Real Romance
Real
(가상, 허구가 아닌) 진짜의, 현실적인, 실제의, 실재하는
Romance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 또는 연애 사건.
Real Romance
(부제; 수학여행)
EP 19. 수학여행 가기 전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보낸 학원 수업 중에 하라는 공부는 하지도 않고, 나란히 앉아 학교에서 나눠준 가정통신문 뒷장에 이거 챙겨야지, 저거 챙겨야지 속닥거리며 수학여행에 챙겨갈 물건들을 머리 맞대어 쓰고 있었다.
결국 선생님께 들켜 매로 머리 한 대씩 콩콩ㅡ 맞았지만 그저 여행갈 생각에 들떴는지 우리는 맞고도 웃어보였다.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려는데,
“탄소야. 쇼핑 갈래?”
“지금?”
“응. 수학여행 때 챙겨갈 거 같이 사자.”
“…늦었는데.”
“내가 데려다 주잖아ㅡ 같이 사면 안 돼? 이 앞에 이마트 있잖아. 같이 사자ㅡ 으응ㅡ?”
알겠으니까 길거리에서 그러지마, 제발. 태형아...
결국 같이 근처 이마트로 왔는데 쇼핑카트를 하나 뽑더니 과자 코너로 돌진하는 태형이었다. 이게 뭐라고 신중하게 고르는지.
그나저나 같이 살 게 과자였냐.
“같이 살 게 과자야?”
“응! 탄소는 치즈보다 초코 좋아하지?”
신이 나 고르는 모습에 ‘응. 초코가 좋아.’ 태형이 기분이 맞춰주기로 했다. 그리고 과자 사는 거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문득 더 이상 피부가 탈 수 없다는 태형이 말이 생각나, ‘너 선크림 사야지.’라고 말하니 바쁘게 과자를 고르던 손을 멈추고는,
“아 맞다 선크림! 오ㅡ 김탄소 기억력ㅡ”
매장에 남자 선크림 제품이 없어서 다음에 사기로 하고 과자만 계산 하려는 태형이의 팔목을 잡았다.
“라면은 안 사?”
“거기에도 팔 텐데 뭐. 짐도 많아지고 그냥 가자ㅡ”
“거기선 비싸. 여기서 사가면 안 돼?”
내 말에 우리는 다시 라면 코너로 향했고 컵라면 2개를 꺼내려는 데
“오ㅡ 김탄소ㅡ”
태형이가 내 어깨를 갑자기 밀었다. 그 덕분에 컵라면은 데구루루 굴렀다. 아오 김태형.
갑자기 왜 치냐고 한 소리 하려는데,
“오늘 좀 내 이상형같은데ㅡ”
“…뭐라는거야.”
“꼼꼼하고, 내 돈도 생각하네.”
“……”
“이런 모습이 있었네. 돼지.”
“인정하기 싫지만 예쁘네. 또 반했다.”
EP 20. 수학여행 첫 날
- 멀미
좋은 건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것처럼. 수학여행은 좋았지만 멀미는 싫었다.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했던지라 항상 버스 앞자리에 탔었는데, 지금은 전에 비해 많이 괜찮아졌다 생각해 버스에서 친구들이랑 놀아보겠다고 뒷자리에 앉은 게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아서 ‘이제 나도 멀미 탈출이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는 게 급하게 똑바로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응시했다.
점점 심해지는 멀미에
‘왜 버스에서 친구들이랑 놀겠다고 나댄 거니. 나 자신아…’
나를 원망했다.
그러다 내 어깨를 톡톡 치는 한 사람이 있었다.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창문으로 비췄기 때문에. 그리고 내 어깨를 이렇게 조심스럽게 치는 사람은 태형이밖에 없거든.
“…태형아 왜.”
“나 봐ㅡ”
자신을 보지 않고 말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을 봐달라는 말에도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태형아. 지금 나는 창밖의 풍경을 봐서 겨우 멀미를 버티고 있어…
한참이고 말이 없다가 갑자기 귓속말로 ‘내가 다른 여자애랑 놀아서 화났어?’라고 했다. 그 말에 곧바로 태형이를 노려봤다.
아니 이 새끼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놀아났어?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겉옷도 챙기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울렁이는 속을 잠재울 수 있는 건 바로 상쾌한 공기였으니까.
가장 먼저 버스를 나가 하늘을 쳐다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자,
“아무리 돼지여도 공기는 나눠 마시자, 좀!”
“그나저나 겉옷 안 입을래? 환절기야, 환절기. 감기 걸리기 쉽다고.”
검정색 가디건을 팔에 끼고 걸어오는 태형이가 있었다.
“뭐, 뭐. 뭐 안 먹어도 돼? 아직도 속 울렁거려?”
“응. 괜찮아.”
“그래도 뭐 먹어야하지 않을까? 배고프면 어떡해? 김밥이라도 먹을래?”
“아니 먹고 버스타면 토할 수도 있어.”
“그럼 멀미약이라도 사올까?”
“됐다니까. 괜찮아. 앞자리에 앉으면 돼.”
“야 김태형 뭐야ㅡ 왜 앞자리에 앉아?”
“나 멀미.”
“너 멀미 안 한다며!”
“아 오늘부터 하는 듯.”
내 옆에 앉는 태형이에게 친구들이랑 가서 놀라고 하니까,
“우리 돼지 혼자 심심하잖아. 그냥 같이 있자.”
“나 아무런 말도 못하고 노래 들으면서 창밖만 보고 있어야해. 그러니까 가서 놀아.”
“나 노래 듣는 거 좋아해. 같이 있자.”
“심심할거라니까? 그냥 가서 놀라고.”
“에헤이. 진짜. 걱정 돼서 못 놀겠으니까 그냥 같이 있자고. 이렇게 말해야 알아들어?”
‘정말 눈치 없어 이 여자.’
그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토 할 거 같으면 말해.”
어디서 가져온 건지 검정 비닐봉지 하나를 흔들며 웃는 태형이였다.
가면서 우리 사이에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지만 창밖의 따스한 햇살처럼 내 마음도 따스했다.
EP 21. 수학여행 두 번째 날
- 수학여행의 꽃, 장기자랑
들뜬 아이들 때문에 대강당은 떠나갈 듯 시끄러웠다. 그 원인은 바로 수학여행의 꽃, 장기자랑 때문에.
저녁을 먹고 각 반 아이들은 방에 숨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장기자랑 전, 절대 다른 반에게 들킬 수 없다는 듯이. 이런 이상한 신경전과는 반대로 장기자랑 시작하면 목이 쉬도록 다들 응원해줬지만.
물론 나도 들떠서 친구들이랑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태형이가 내 팔목을 잡더니 끌고 대강당을 벗어났다. 얼떨결에 나오게 된 나는 무슨 일 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너 나 좋아하지?”
뜬금없는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진짜 표현 같은 거 못 한다니까!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내가 익숙해진 건지, 애당초 들을 생각이 없던 건지.
“좋아하면 오늘 나한테 반하고. 안 좋아하면 좋아하게 될 거야.”
뻔뻔한 말에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 쳤다.
‘4반 점수 100점!’
‘1반 같이 박수? 착해 착해ㅡ 1반 점수 50점!’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앞에 나가 아이들의 흥분을 돋웠다. 그 덕에 땀이 날 정도로 후끈해졌다.
친구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무대에 열심히 반응하고 있는데 갑자기,
“6반! 김태형 외 5명!”
제 귀가 잘못 된 건가요…?
내 귀를 의심하는 중에 무대 끝에서 나오는 6명의 남자에 아이들의 데시벨은 더 커졌다.
그 이유는 언제 여자 교복을 챙기고 주워 입은 건지 6명 모두 교복 입고 있었기 때문에.
교복만 입고 있으면 다행일까. 화장은 또 언제 했는지 입술은 빨갛고 핀으로 앞머리를 고정한 게…
이 아이들은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췄습니다.
근데 잘춤. 대상 받음.
“김태형 너 이거 언제 준비했어?”
“나 잘 췄지!”
“아니… 어…”
“반했지!”
그건 아니야. 태형아.
반하게 한다고 하기에 노래 부를 줄 알았어…
예쁘긴 하네.
EP 22. 수학여행 두 번째 날
- 진실게임
수학여행 첫 날에는 꽤 감시가 심했다. 그래서 다른 방으로 옮기는 게 아예 불가능했는데 두 번째 날에는 다들 풀어주는 분위기였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사이가 좋아서 한 방에 모여 같이 놀았다.
챙겨온 과자, 앞 편의점에서 산 과자를 모조리 뜯어 상 위에 올렸고 컵라면도 먹고 있는 중에 한 아이가,
“진실 게임 하자!”
역시 수학여행 밤에는 진실게임을 빼놓을 수 없었다.
다 먹은 1.5L 포카리스웨트 페트병을 돌렸다. 많은 아이들이 있어서 안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김탄소!!!”
걸려버렸네?
“너 김태형 좋아하지?”
전에도 말했다싶이 우리는 암묵적인 비밀연애였다. 그렇다 해서 따로 다니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학교에서 손을 잡는다던지 뭐 그런 오해를 살만한 행동은 안했다는 거다. 하도 붙어 다녀 사귀냐고 물어보면 나는 항상 친한 사이라고 둘러댔다. 그리고 그 말에 아이들은 수긍했다. 학교도 학원도 같이 다녔고 정말 친했거든.
물론 내가 체육선생님한테 혼나 태형이가 안아버린 그 다음 날은 한동안 아이들이 의심하긴 했지만…
태형이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 짧은 찰나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싫어한다고 해야 하나, 친구로서 좋아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사귄다고 말해야하나. 그렇게 혼자 고민하는데,
“너네 눈치 안 깠어? 내가 그렇게 티냈는데?”
“내가 더 좋아해! 우리 사귀거든ㅡ”
럭비공 같은 김태형 때문에 비밀연애는 그 날로 끝났다.
이제 알려진 후에는,
“아 속이 다 시원하네ㅡ 이제 손 잡는 건 괜찮지 …않아?”
안 돼.
번외; 수학여행 첫 번째 날
- 베란다
내가 쓰는 방 위에가 태형이가 쓰는 곳이였어. 둘 중에 한 명이 방을 옮겨서 같이 놀려고 했는데 감시가 너무 심해서 못 옮기게 된 거야.
그런데 갑자기 태형이가 전화로 베란다로 나와보라해서 나오니까 태형이가 허리를 쭉 핀 채, 날 내려다보고 있었어. 좀 위험해보여서 다친다고 들어가라 했는데 우리의 김태형. 그 말을 듣겠어?
나는 위를, 너는 아래를 바라보며 전화로 이야기 하는데,
"우리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같다. 이뤄지기 힘든 사랑 뭐 그런 거?"
태형이의 말이 귀여워 크게 웃다가 들켜서 기합 받았어ㅠㅠ...
이제 곧 수학여행 기간 아닌가요? 아닌가 (동공지진)
졸업한 거 오래 된 거 티낸..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라요 5월달에 수학여행이긴 하잖아요! 수련회든 수학여행이든 예...
그래서 문득 생각나서 썼어요.
사실 제가 쓰는 글이 모두 우울해서 저까지 우울해져서... 밝은 글을 꼭 써야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신데렐라가 대박이였는데 브금을 Miss Right을 해서 뭔가 웃기게 쓰기 힘들더라고요.
정말 대박이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그럼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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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글은 실화 바탕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보고 싶은 일화 있다면 알려주세요. 있다면 써올게요 :)
궁금한 게 있어도 알려드리죠 호홍 나이 제외...
다음은 싸운 걸로 올ㄲ...ㅏ나...
몰라. 그냥 쓰는 날의 기분에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