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파전이 놓인 대면식 테이블에서 어색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맞은 편에 앉은 아이는 뽀얀 피부를 가진 꽤 이쁘장한 외모지만... 큰 흥미는 없었고 자꾸 추근대며 들러붙는 아이를 간신히 떼어 놓자마자 학과장선배를 필두로 학년 선배들의 소개식이 시작됐다. -헤에.. 다들 안녕 나는 패디14 박보검. 다들 잘지내자아 참, 패디과 여러 인간 많다지만 저 인간은 뽕이라도 빨고 다니나.. 박보검. 붕붕 뜬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어줍잖게 말꼬리를 늘리는 모습이 남자치곤 가시내스럽다, 라는 느낌이 많았다. 점잖지 못하게 소매 끝이 손등을 헬렐레 덮는 모양새하며 부끄럼새를 타는 양 볼도 은근히 거슬리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맘에 들지않아 눈썹 끝을 문지르고 있자니 어느덧 눈을 맞춰오는 남자가 보였다. 베시시, 너가 날 봐주어 행복해요, 라며 웃는 꼴을 보니 저 새끼 뭔가 싶다. 내가 안 무섭나, 입만 다물어도 쎈 인상이라고들 하는데... 하여튼 정석같은 인생을 추구하는 내 삶에 꽤 짜증나는 자투리길 하나 만났다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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