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안재효] 오매불망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2/8/5280348a4f3b08702ddb453b66ea4fd6.gif)
寤:깰 오
寐:잘 매
不:아닐 불
忘:잊을 망
[ 寤寐不忘 ] 오매불망
' 자나깨나 잊지 못하다' ,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여 잠 못 들거나 근심 또는 생각이 많아 잠 못 드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
평소처럼 무거운 눈꺼풀을 뜨려는데 무언가 달랐다. 눈을 뜬것같은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느낌이 소름이 돋아 무서웠다. 입을 올싹달싹하자 거칠게 뺨을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 아프다. 왼쪽뺨인지 오른쪽 뺨인지. 무엇이 나를 이리도 고통스럽게 하는가. 너무 아파 소리를 지르자 입을 틀어막았다. 귓가에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닭살이 돋았다.
" 더러운년."
아, 나는 더러운년이 되었구나. 더이상 처녀가 아니구나.
눈물이 나지만 무언가에 막혀있어 흐르지 못하고 축축해졌다. 소리를 지르며 누구냐고 했지만 비웃음이 섞인 조롱만이 귀속에 세게 박혀왔다. 그때 어떤 남성목소리가 들려왔다.
" 뭐하는 짓이오, 원림!"
정말 서럽게도, 소리 친 목소리는 아버지였으며 그가 말한 여자는 나의 어머니였다.
" OO아. 충격이 크겠지만서도,"
성폭행을 당했다. 나는 더이상 처녀가 아니였다. 애석하게도, 장터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치한을 만나 당했던 것같았다. 어렴풋이 나는 기억으로는, 그는 분명 내가 아는사람이다. 그는,그는-. 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내 옷을 벗기며 곳곳에 입을 맞춰오고, 세게 대하는것에 너무나도 힘들었다. 17세, 내 나이로 버틸 수 없는 고통이였다. 육체적 고통 뿐만이 아닌 정신적 고통이 날 더럽혔다. 그리고, 원림. 나의 어머니가 그날 내가 가문을 더럽혔다며 실신해 있는 나를 끈으로 눈을 묶고 손을 묶고 뺨을 때리며 홀로 조롱하여 더욱 슬펐다.
" ...아버지도 제가 더럽겠지요. "
" OO아. 아비는, 널 위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단다. 네가 더럽혀 진게 아니야. 너는 깨끗해. 충격이 큰건 안다만, 그 모습이 너무나 가슴이 찢기는구나, 아비는. "
" 죽여주세요 . "
" 그놈을 말이냐? 알겠다. 언놈인지 알게되면 내가 꼭-"
" 아니요. "
아버지, 그사람 말고 저를 죽여주세요. 자신의 몸도 지키지 못하는 이 딸을요.
잠시 산책을 나오며, 어두운 밤길이라 초록빛이 아닌 검은색의 잔디를 밟으며 연못으로 향하였다. 큰 기와집 마당에 작게 자리잡은 연못. 어릴시적, OO이가 참으로도 좋아하던 연못이였다. 원림과 함께 두손을 잡고 막 뗀 걸음마를 아장아장 거리며 그 작은 손에 연못물을 담아 꺄르르 웃고는 하였다. 방에서 붓글씨를 쓰며 문서를 정리하다가 바깥공기를 쐬려 나가면 단란한 두 모녀가 웃으며 있는 모습에 웃음을 짓곤 하였는데.
어느날부터 원림은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그리도 사랑하는 그녀였는데, 아직도 사랑하는 나의 님인데.
나를 보며 소리치고, 자신이 끔찍히 사랑하는 OO을. OO이 어릴적 아파할때 자신이 대신 죽고싶다며 오열하던 원림이. OO을 내치고 나를 내치었다. 마음속에 틀을 만들어 자신을 가두었다. 어느날은 그녀의 문을 열면 밤꽃향과 함께 그녀의 향기와 외갓남자의 향기가 풍겨져 나오고, 좁디좁은 방안에 모르는 남자와 몸을 섞는 원림이 보이기도 하였다.
다 참았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이다. 아껴주고싶은, 비록 나를 봐주지 않는다해도, 아프다고 하여도 사랑하는 그녀인데.
내가 무슨 죄라도 지었는지, OO은 치한에게 불행을 당하였다. 원림이 아플때도 웃음을 잃지 않고 그 생글생글한 미소를 귀여운 얼굴에 띄우던 그녀였는데. 웃음기가 사라지고 매일 집안에는 울음소리가 가득차였다. 성폭행도 모자라 원림에게 모진말과 행동을 그 어린아이가 한번에 겪고 버티기에는 너무 격하고 힘든일이였다.
어느날은 성폭행범이 아닌 자신을 죽여달라며 통곡하고 애원하는 그녀에, 아비의 심장이 쿵 떨어지는 듯 했다. 모진 아비여서 아내도,딸도 고통받는 듯 하였다.
" 미안하다, 미안해-. 내가, 아비가 다,"
홀로 쓸쓸한 가슴을 부여잡고 방안에서 울음소리를 막으며 울었다. 아비가 할 수 있는 일은, 딸을 위해,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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