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엑소 성찬
카모 전체글ll조회 508l

그러나 그 후에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 날을 기점으로 우정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유권은 곧 다시 포기하기로 했다.



이제 신경쓰지말자고 마음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말 한번 걸어줬다고 절친이라도 먹을 줄 알았냐.


바보 김유권. 병x 김유권.



의식만 했더라면 유권의 자학하는 모습이 볼 만 했겠지만,

지호는 물론 경 또한 유권의 고통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 날에는 자괴감이 들었다가도, 

어느 날에는 희망이 치솟았다.




유권을 향한 것이 아닌데도 지호의 수줍은 미소를 보면 마음이 놓였다.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친근한 말소리가 짜증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다 한 순간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는가.



분명히 지호에 대한 호기심은 단순히 전학생을 향한 관심이었다.


경이의 친구는 자신의 친구라는 사나이의 의리도 조금 가미되어있었다.


아니 어쩌면, 전학생이 경에게 훨씬 우호적이라는 데서 오는 일말의 질투심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미지의 존재에서 오는 신비감이 변질되어 지금의 복잡한 감정을 만든걸까?


애초에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얼까.


행동 하나하나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그저 우지호가 싸가지이기 때문일까.





유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지호의 지나친 낯가림에 대해 고찰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같았다.



답이 없다는 점.



"아.. 진짜 미쳐 버리겠다.."




유권은 책상에 힘없이 쓰러졌다.

대체 뭐냐 저 놈은. 

대체 뭐하는거냐 나는.




"권아. 너 어디 아프냐? 아픈데는 역시 내 얼굴이 특효약인데.





잠깐 조용하다 했더니 또 다시 유권의 속을 긁는 경이였다.


유권은 괜히 틱틱대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친구는 경이밖에 없다는 생각에 문득 울컥했다.



"경아..."

"응."

"그래도 너 밖에 없다.."

"그치? 내가 또 한 비쥬얼 하잖아. 너의 건강이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나 밖에 없단다"


유권은 할 말을 잃었다.




"왜, 뭐. 왜, 뭐. 내가 뭐.
너 고개 돌리고 있다고 표정 안 보이는 거 아니다. 표정 풀어라."




유권은 몸을 일으키고서는 뒤로 돌아 흐흐, 웃었다.




"들켰네."



"근데 너 요즘 진짜 왜 그러냐. 
내가 저번에 물어봤었잖아. 밤에 뭐하냐고. 

너 역시 너 혼자서 좋은 거 보는거지. 
야 진짜 치사한 놈. 우정같은거 다 부질없구나.."





그러나 유권은 경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대강 고개를 끄덕여버리고서는 지호에게 눈을 돌렸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창밖을 내다보는 눈은 공허하리만큼 무심했다.

바람에 연갈색 머리가 흩날렸다.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보고, 금새 고개를 돌렸다..
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경과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경의 눈은 유권을 향해 물음표를 잔뜩 띄워놓고 있었다.



그 큰 눈이 꼭 유권을 놀리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오래 본거야? 왜? 왜?




유권은 눈을 피하고 다시 몸을 돌렸다.

급하게 이어폰을 찾아 귀에 꽂았다.

박경이 알아챘을까.




설마, 나도 모르는 내 감정을 경이가 어떻게 알겠어.

심장이 빨리 뛰는게 느껴졌다. 

유권은 이러다 얼마 못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수업이 끝난 후에 질문을 퍼부을 줄 알았던 경은 금새 피시방으로 사라져버렸다.

오늘은 찔리는 것도 있고 하니 집에 가서 발닦고 조용히 잠이나 자자 싶었는데,

뒷자리가 텅텅 빈 걸 보니 괜히 또 미술실에 가보고 싶어졌다.






유권은 트랙리스트를 쭉 내려 곡 하나를 선택했다.
리드미컬한 드럼과 베이스의 비트가 귀를 메웠다.

이거라면, 잡생각들도 잠시 잊을 수 있겠지.

모두가 사라진 후에 유권은 이어폰을 뺐다.






복도가 이렇게 길었었나.

유권은 5층 복도를 소리내지 않고 걷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도착한 미술실.


창틀에 조심스레 손을 얹고 고개를 움츠려 교실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림에 집중하고 있을거라던 예측과는 다르게 지호는 멍하게 앉아있었다.

손에는 연필도 들려있지 않았다.

정자세로 앉아있었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유권은 교실로 뛰어들고 싶은 욕구를 참았다.






한참동안을 멍하니 앉아있던 지호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더니 앞치마를 벗기 시작했다.

오늘 그림 그릴 기분이 아닌가보다,

유권은 생각하고 손에 묻은 먼지를 털면서 계단을 향해 걸었다.






평소에도 쾌활한 애는 아니지만, 

이렇게도 멍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쟤 건강은 괜찮은거야?

근데 내가 쟤 걱정을 왜 해,

진짜 이상하네.








그 날 밤은 잠을 설쳤다.

지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걸까.

아프기라도 한 걸까.


안 그래도 연약해 보이더니, 하루종일 골골 비실비실거리던 애가 안 아프다는 게 더 거짓말같지.





약이라도 사 가야 하나.

유권은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고쳐 맸다.

오버하긴. 내가 엄마야 뭐야.







생각보다 일찍 집 밖에 나섰다.

이렇게 여유있는 아침은 꽤 오랜만이었다.

봄볕이 뜨거웠다.






감기는 아니겠지. 이렇게 따뜻한데.

아냐, 환절기니까 걸렸을지도.

유권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코너를 돌아 10분 정도 거리에 약국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일찍 열었을리도 없고 등교시간이 위험해진다.






그렇다면 플랜 B.


버스 정류장 옆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팔지도 모른다.




'아, 나 진짜 너무 똑똑한 거 아냐?'




유권은 순식간에 생각 정리를 마친 자기 자신을 쓰다듬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호등이 바뀌었다.

유권은 괜히 들뜨는 기분으로 한달음에 달려 편의점에 들어갔다.

설레임도 잠시, 막상 원하던 것을 눈 앞에 두니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감기가 맞을까. 아니라면 어떤 약을 사야 할까.


알고 보니 아프지도 않았던거면 되게 웃길텐데.









결국 생각에도 없었던 오렌지 쥬스 한병을 들고 나왔다. 

뭐, 아팠던 안 아팠던 비타민은 몸에 좋으니까.

때마침 저멀리 버스가 오는 것이 보였다. 


아침부터 만병통치약을 손에 넣은 기분.








교실 문앞 부터 분위기가 심상치않았다.



"이 새x 가만보니까 진짜 웃긴 새x 아냐. 

눈빛 봐라. 한 대 치겠다?"

안 좋은 예감.




유권은 급하게 문을 열려다 순간 멈칫했다.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오버하지말자.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숨을 가다듬고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광경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스무명 남짓한 사내놈들이 우지호를 위협적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몇몇은 죽을듯이 눈을 부라리고 있었고, 몇몇은 낄낄거리며 손가락질했다.

역시 그 무리의 중심은 목소리 큰 녀석이었다.





"내가 지금 묻잖아. 우리가 더럽냐고"

"..무슨 소리야."

"허, 이 새x 말 할수 있었네."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비아냥거리는 어조를 들으며유권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말을 걸어도 아예 상대를 안하시잖아요 니새x가. 

왜, 일본에서 와 보니까 니 수준이 우리랑 안 맞아?"






분위기는 완전히 험악해졌다.

금새라도 주먹이 날아갈 것 같은 팽팽한 분위기에서 유권은 문을 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낄낄거리던 녀석들도 이제 노골적인 비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권은 그들의 입모양을 가만히 주시하다 뒷목이 쌔해졌다.



'호x새x'

분명히 그들이 우지호를 칭하는 단어였다.





무리의 중심인 녀석도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

녀석은 우지호에게 다가가 어깨에 한 손을 얹었다.





"경이 어디에 그렇게 푹 빠지셨나?"



순간 모두 박장대소했다.

어정쩡하게 서 있는 우지호만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보였다.




지호는 거칠게 손을 밀어내며 뒤로 물러섰다.



"뭐?"

"이 여우같은 새x가 모르는 척 하네.

너 박경 졸졸 따라다니면서 존x 붙어먹는거 우리가 모를 줄 알아?"



그리고 이어지는 웃음소리.

지호의 입술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눈시울도 점차 붉어졌다.

처음엔 상황을 지켜보던 유권도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도 꼬리 좀 쳐 보지 그러냐?"




미쳤나-

마지막 말에 눈이 돌아가 달려들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팔을 잡는 것이 느껴졌다.






"권아."



경이였다.

유권이 벙찐 사이 경은 느긋한 미소를 띄며 교실로 들어갔다.






"어우~ 아침부터 이게 뭔 난리래. 

친구야, 우리 분위기 더 험악하게 만들지말고 이제 좀 앉아볼까?

사람이 마음속에 그렇게 화가 많으면 될 일도 안된단다. 

좀 흥분을 가라앉히고, 응? 그렇지." 





경은 미끄러지듯 무리 안으로 들어가 녀석의 등에 손을 얹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끌고 나왔다.

녀석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가 경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아.. 난 그런 뜻이 아니라.. 저새x가"

"어어 조용조용. 그래 그래 알았어. 나가서 얘기하자."





녀석이 군말없이 경에게 떠밀려 나가자 무리도 곧 웅성대며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나간 문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노닥거리는 사내놈들도 있었지만,

유권이 신경 쓰이는 건 그들이 아니었다.




지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서있다가 힘없이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유권의 마음 어딘가가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부끄러울텐데, 못 본척 해야하는 걸까.

위로해야 하는걸까. 




유권도 자리에 앉았다.




가방을 거는 척 뒤를 돌아보았을 때 지호는 엎드려있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어깻죽지가 가냘펐다.





"저기.. 지호야."


떨림은 멈췄지만 지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어.. 그.. 괜찮.."

"나쁜 놈.."





아침부터 사내놈들에 둘러싸여 불여우 취급을 받았던 지호다.

겉으로는 친구를 가장하더니 역시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던 거잖아.

유권은 문득 바보같은 질문을 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괜한 자존심이 머리를 치켜들었다.

적어도 널 걱정하는 사람은 여기 나뿐이잖아?

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봤을 뿐이라고.

그런 나를 나쁜 놈이라고 하는거야?





유권은 멍하니 엎드린 지호를 바라보았다.

그 때, 지호가 팔 사이로 얼굴 한 쪽을 내밀었다.

새빨개진 얼굴은 온통 눈물에 젖어 번들거렸다.





"나쁜..놈.."




유권의 심장이 멎는 듯 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은 제가 가장 큰 죄를 지은 날인 것 같아요.

이렇게 심장이 아프고 숨이 막힐 수 있다니.




유권은 급하게 몸을 돌려 앉았다.

다시 흘낏 지호를 봤을 때 지호는 얼굴을 다시 묻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문 열자마자 달려가서 널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참아서 미안해.

네가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서 미안해.





유권은 입 속으로 사과들을 되뇌였다.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ㅠㅠㅠㅠㅠ 지호야ㅠㅠㅠ 권이 나뿐애 아니야ㅠㅠㅠㅠㅠ
7년 전
카모
ㅠㅠㅠㅠㅠ과연 이 오해는 풀릴 것인가ㅠㅠㅠㅠㅠㅠ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7년 전
독자2
헐 지호야...ㅠㅠㅠㅠㅠㅠㅠ나쁜넘들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ㅜㅠㅠㅠㅜㅠㅠㅜ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ㅠ
7년 전
카모
나빴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2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1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채형원] 유사투표2 꽁딱 08.15 06:49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19 콩딱 08.10 05:04
[세븐틴/정한] 바나나 우유 먹을까요3 꽁딱 08.09 03:36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