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알바생, 그 손님 06完 |
by.팊 “ 아, 쪼옴‥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 이 놈의 똥개쉐리는 매일 아침 8시가 되면 꿀잠을 자는 나를 괴롭히냐, 아 진짜 오늘은 내가 냄비에 물 끓인다. 라고 떠지지않는 눈을 비비며 일어난 태환은 사료봉지를 더듬더듬 거리며 찾았다. 밥그릇에 사료를 촤르륵 부어주었더니, 눈 깜짝 할 사이에 깨끗이 비워내었다. 다시 자려고 누웠다가 벌써 사료를 다 비우고 헥헥 거리며 놀아달라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강아지 덕에 태환은 누운 상태로 고개만 들고 눈을 가늘게 떴다. “ 아, 나 쑨양 이자식. 대체 개를 어떻게 훈련 시켰길래 나를 이렇게 괴롭혀? ” 결국 태환은 잠을 포기하고 그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침 산책을 시켜주었다. 숨을 후 하고 내쉬자 뽀안 입김이 퍼졌다. 벌써 겨울이 다 됐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가운 기운에 몸을 부르르 떨었더니 태양이도 따라서 몸을 푸르르 털었다. 그런 강아지를 보며 태환은 소리내어 웃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니 주인은 언제 너 데려가려고 이렇게 안오냐~ ” 그리고 밀려오는 서러운 느낌에 고개를 푸욱 떨구고 한숨을 쉬었다. 왠지 축 쳐진듯한 모습을 강아지 또한 느낀건지 끼잉- 거리며 고개를 태환의 발언저리에 슥 기대어왔다. 짜식‥, 그래 사람보다 개가 낫다니까. 라며 태환은 쪼그려앉아서 태양이를 품안에 꼬옥 안고 쓰다듬어주며 벌써 두달도 지난 일을 떠올렸다. “ 할 말이 있습니다, 박태환씨. ” 등 뒤에서 감싸안은 기다란 팔이 어쩐지 조금 떨리는거 같아서 괜시리 태환의 마음도 떨려왔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딸꾹질까지 튀어나와 더욱더 그를 당황캐했다. 당황한 티를 내지않으려 괜히 몸을 슥 비틀며 투덜대었다. “ 아, 뭐야. 형이라니까. ” 끌어안은 쑨양의 팔은 쉽사리 풀리지않았다. 그렇다고 쑨양이 입을 여는거도 아니여서 태환은 몇 번 더 투덜대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얼마나 정적이 흘렀을까 태환의 딸국질이 멈출 무렵 드디어 쑨양이 꾹 닫았던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형은. ” “ 알아. ” “ 정말 좋은 남자구요. ” “ 뭐야? 왜그래? ” “ 그래서 내가 그랬나봅니다. ” “ 뭐를? ” “ 그래서 내가 박태환이란 사람을 보고 설레하고, 두근거려하고 그랬나봅니다. ” “ 뭐? ” 이건 무슨 개소리인가? 하고 태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쑨양을 마주보려 했지만, 뒤에서 끌어안은 탓에 쑨양의 얼굴이 보이지않았다. 답답해서 태환은 쑨양의 손등을 툭툭 쳤지만 그럴수록 쑨양은 팔에 힘을 주어 더 세게 끌어안았다. 지금 이상황이 태환에게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 혹시 기억합니까? 나는 진짜 게이가 아닙니다. 남자 안좋아합니다. 그래서 나도 참 많이 어렵습니다. ” “ 쑨양, 뭔소릴 하는거야 너. ” “ 왜 하필 같은 남자입니까, 태환은? ” “ 엄마가 그렇게 낳아줬는데 나보고 어쩌라‥가 아니라, 쑨양 이거 좀 놔봐. ” “ 내가 남자를 좋아하게 됐다는걸 대체 누구에게 말을 해야되는겁니까, 형? ” “ 뭐? ” “ 아니, 남자를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그건 절대아닌데, 다만 박태환이라는 사람이 남자라는겁니다. ” “ ‥쑨양. 이거 좀 놔봐. ” 태환도 남자였기에 힘으로 쑨양의 팔을 풀어내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져서 몸을 틀어 쑨양을 마주보았다. 쑨양은 죄지은 사람마냥 고개를 푸욱 숙인채 있었다. 그 넓은 어깨가 저리도 여려보이긴 처음이였다. 태환은 잠시 입술을 달싹이며 머릿속을 정리했다. 지금 쟤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건가? 나 지금 남자한테 고백 받은거지? 게이 아니잖아? 근데 왜? 뭐야, 대체 나 어떻게 반응해야돼? 아, 근데 이 와중에 왜 쟤 저러고 있으니까 내가 다 슬프냐. 아, 미치겠네 진짜. 거기까지 생각한 태환은 미간을 움켜쥐었다. “ 쑨양, 난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 ” “ … ” “ 니가 무슨 소리하는지도 모르겠고. ” “ 태환‥ ” “ 내가 알아들 수 있게 말해봐. 잘 알잖아. 나 이해력 안좋은거. ” 축 늘어진채 말이 없던 쑨양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표정이 정말 서러워보여서 보는 사람이 다 슬퍼지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태환은 그런 쑨양의 얼굴을 보며 괜시리 울컥하고 뭔가 올라오는걸 애써 눌렀다. “ 미안합니다‥ ” “ 뭐가. ” “ 미안해‥ ” “ 뭐가 미안하냐고. ” “ 더럽습니까? ” “ 뭐가? ” “ 혐오스럽고 밉겠지. ” “ 아, 대체 뭐가! ” “ 그치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좋아합니다. ” “ … ” “ 나는 태환을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미워하지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쑨양, 너‥ ” “ 미안합니다. ” 쑨양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렇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쑨양의 집에 홀로 멍하니 남겨진 태환은 쑨양을 따라갈 생각도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닫힌 문만 정신을 놓고 보고있었다. 아, 이게 바로 멘탈붕괴라는거구나. 태환은 그렇게 느꼈다. 십분정도 넋나간 사람처럼 있다가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난 태환은 겉옷을 걸치고,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었다. 문득 발에 걸리는 종이가방을 가만히 보다가 왜인지 꼭 가져가야할거 같아서 손에 쥐고 강아지에게 인사를 한 후 쑨양의 집을 나왔다. 태환이 길을 걸어가는 동안 쑨양은 어디에도 보이지않았다. 마치 꼭꼭 숨어버린거 같았다. “ 난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되는거냐고. ” 태환은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그 날 어떻게 알바를 했는지,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않을 만큼 정신을 놓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한참을 또 넋을 놓고 있다가 종이가방을 끌어와 박스를 다시 열어보았다. 자신이 그렇게나 갖고 싶어했던 아이폰과 아이팟이 들어있었다. 물끄럼히 내려다보다가 태환은 돌려줘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쑨양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연락이 오지않았다. 아무렇지않게 넘기고 평소처럼 지내다가 그 다음날도 연락이 없자 무슨일 있나? 하며 걱정이 되었다. 문자도 해보았지만 답이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다가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역시 받지않았다. “ 뭐야, 지금 피해야할 사람이 누군데 지가 날 피하는거야. ” 짜증이 났다. 왜인지 모를 짜증이 치밀어올라서 폰을 던져놓고 잊으려 노력했지만 자꾸 시선은 폰을 향해 갔다. 하루이틀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되질않자 결국 태환은 수영강의가 끝난 후 쑨양의 학과를 찾아갔다. 두리번 거리는 태환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학생 하나를 겨우 붙잡았다. “ 저기요, 혹시 쑨양 이라는 중국인 학생 아세요? 키 엄청 큰 남자애인데. ” “ 아, 쑨양이요? ” “ 아세요? 혹시 불러 줄 수 있어요? 제가 아는 형인데 전해줄게 있어서요. ” “ 어, 못 들으셨구나. 쑨양 몇일 전에 중국에 갔는데. ” “ 예? ” “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뭘 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다시 중국으로 간댔어요. ” “ 아, 예‥ 죄송합니다. ” 태환은 뒷통수를 맞은 느낌에 어안이 벙벙해서 멍하게 학교를 빠져나왔다. 몇일간 또 그렇게 넋을 놓고 지냈다. 태환은 점점 생각할수록 알 수 없는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머리가 터져라 고민해봤다. 점점 생각의 한계에 닳은 태환은 에이씨, 몰라! 라고 외치고 원래 들고있던 폰을 해지시키고 쑨양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아이폰을 개통시켰다. 그리고 아이팟도 켜보고 이리저리 매만졌다. 아이팟을 만지작 거리던 태환은 문득 뭔가 발견했다. 기계는 분명 새것이였는데 안에 노래들이 있었다. 제목이 없는 파일 들이였다. 이어폰을 꽂고 재생을 시켜보았다. 피아노곡 몇 개와 태환이 듣지않는 그런 발라드 노래가 몇 개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파일을 재생 눌렀을 때 태환은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깜빡였다. [ “ 잘 들립니까? 혹시나 부담스러워서 받지않는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이걸 듣고 있다면, 사용하려고 켠거겠지? 박태환씨, 태환형. 태환. 너무 화내지마십쇼. 나도 정말 많이 고민하고, 나한테 화도 내보고, 태환을 안보려고도 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해봤다면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자신의 일상이 되어버린 그 사람을 절대 밀어낼 수 없다는걸, 태환도 분명히 알거라 생각합니다. ” ] “ 쑨양, 이자식은 무슨‥ ” [ “ 나는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종종 그냥 놓치는게 많이 있습니다. 근데 태환은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알고있습니까? ” ] “ ‥근데 말도 없이 가냐? ” [ “ 나 때문에 많이 당황스럽고 화도나고 어이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 ] “ 알면서 그러냐. ” [ “ 미안합니다. ” ] “ 그놈의 미안합니다. ” [ “ 사랑합니다. ” ] “ 뭐? ” [ “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태환. ” ] 띡, 하는 소리와 함께 음성은 끝났다. 태환은 잠시 멍하게 이미 재생이 끝난 아이팟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태환은 아이팟을 손에 쥔채 그대로 벌떡 일어나 집을 나섰다. 겉옷도 안입고 어딜 가는거냐며 엄마의 잔소리가 들렸지만 태환은 신발을 구겨신은채 달렸다. 쑨양의 집앞에 다 닳았을 때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멈춰섰다. 그리고 문을 열려고 초인종에 손을 대었다가 다시 거두었다. “ 중국으로 떠났댔잖아. 박태환 멍청한 놈아. 여긴 왜 온거냐. ” 그제서야 태환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들어 눈가를 손등으로 가렸다. 이제는 자신을 반겨줄 사람이 없을 빈 집의 현관문에 등을 기대었다. 다리가 풀려서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 계속 웃었다. 한참을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인채 멍하게 있었다. 점점 느껴지는 추위에 정신을 놓고 잠이 들것만 같았다. 집에 가야겠다. 싶어서 일어나려 바닥을 손으로 짚었는데 뭔가 손에 잡혔다. 어? 하고 시선을 내려보니 포스트잇 같은게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 ‥태양이는 집앞에 애견샵에 있습니다, 잠시만 부탁합니다. ” 쑨양의 글씨였다. 한글 쓰는걸 별로 안좋아하던 쑨양의 삐뚤삐뚤한 글이였다. 그 글을 보고 또 웃음이 나와서 픽 웃고 일어나 한기가 들어서 닭살이 오소소 돋은 어깨를 살살 문지르며 쑨양의 집앞에 있는 애견샵에 가서 맡겨놓은 태양이를 찾았다. 사람의 품이 그리웠던건지 품안에 자꾸만 파고드는 강아지를 보다가 문득 주륵하고 뭔가 뺨을 타고 흘렀다. 어? 하고 손을 올려 뺨을 닦았다. 눈물이였다. “ … ” 자신이 울고 있다는걸 깨달았을 때 태환은 한없이 서글퍼졌다. 사람들이 볼까봐 태양이를 꽉안으며 고개를 푹 숙여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도저히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었고, 태환은 손 안에 꾸깃꾸깃해진 포스트잇을 꽈악 더 움켜쥐었다. “ 미안하면 다냐? 이게 뭐냐, 너 대체. 나쁜새끼… ” 낑낑 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더니 품안에 안긴 태양이가 답답했는지 몸을 비틀며 빠져나오려 하고 있었다. 바닥에 다시 내려주고 고개를 절레이며 집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세수를 했다. 거울을 보니 왠지 마른거 같아서 미간을 찌푸렸다. “ 정신차려라, 박태환. ” 뺨을 두어번 짝짝하고 내리쳤다. 너무 세게 쳤는지 아파서 잠깐 후회를 했지만 애써 화끈거리는 뺨을 무시하고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평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가방을 들었다. 책상에 올려진 아이팟을 물끄럼히 보다가 챙겨서 나왔다. 밖같은 여전히 추웠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숙여 어깨를 움츠린채 총총 뛰었다. “ 눈 올거같네, 으‥추워! ” 편의점에 도착해서 파트 알바생과 교대를 한 후 잠깐 몸을 녹이고 간단히 청소를 한 후 카운터에 앉아 아이팟을 만지작 거리다가 전원을 켜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눈을 감고 노래를 들었다. 잔잔한 노래가 뭔가 알 수 없이 공허한 마음을 달래주는거 같아서 좋았다. 그렇게 말없이 떠난 쑨양은 전화도 없었고, 언제올거라는 말도 없었다. 처음에는 화가 났고, 그다음은 어이가 없었고, 또 그다음은 왠지 서글퍼졌었다. 태환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본적이 있어서 쑨양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였다. 하지만 여지껏 누군가 그렇게 자신을 열렬히 사랑한다고 해준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고, 사람을 찔러놓고 홀연히 사라진 쑨양이 미웠다. 노랫소리에 딸랑 거리는 종소리가 묻혀서 들리지않았다. 눈을 감고 있던 태환은 똑똑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고 카운터에 슥 내밀어지는 물건에 아, 하고 정신을 차리며 바코드를 찍어 계산을 했다. “ 1800원입니다. ” 만원 짜리 한 장이 슥 내밀어졌다. 태환은 익숙하게 잔돈을 거슬러서 손님의 손 위에 올려주었다. 문득 내려다본 손이 엄청 커서 우와, 쑨양이랑 손이 똑같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내려다보는데 말소리가 들려왔다. “ 무슨 노래 듣습니까? ” “ 예? ” 태환은 귀에서 이어폰을 빼며 시선을 들었다. 쑨양이 서있었다. 눈을 깜빡거리며 보고 있자 쑨양은 이어폰을 살짝 가리키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 무슨 노래 듣습니까? ” “ … ” “ 한국말을 못합니까? ” “ ‥너 ” “ 기다렸습니까? ” “ ‥아니. ” “ 내가 누군지 기억은 합니까? ” “ 아니. ” “ 정말입니까? ” “ 모르는 사람인데요. ” “ ‥그렇습니까. ” 쑨양은 작게 웃어보이고는 한때 매일 사갔던 라면과 음료수를 챙겨들고 씁쓸하게 돌아서서 문을 열고 편의점을 나섰다. 태환은 애써 고개를 숙이며 영수증을 정리하는 듯 하다가 에이씨. 라고 욕을 짓거리고는 그대로 편의점을 뛰어나갔다. 익숙한 큰 덩치가 앞에 있었다. 이번엔 태환이 먼저 팔을 뻗어 쑨양의 등뒤로 그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럽게 잡힌 탓에 쑨양의 몸이 크게 흔들렸지만 이내 균형을 다시 유지했다. “ ‥… ” “ 오늘은 잔돈 받았습니다. ” “ … ” “ ‥무슨 문제 있습니까? ” “ 네, 존나 큰 문제가 있네요. ” “ 뭡니까? ” “ 왜그랬어? ” “ 뭘 말입니까? ” “ 내가 만만해? ” “ ‥무슨 ” “ 나한테 왜그래. ” “ 태환? ” “ 너 도대체 왜그래. ” 쑨양을 끌어안을 태환의 팔이 떨려왔다. 쑨양은 태환의 팔을 풀고 돌아서서 그를 마주보았다. 태환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고개를 들게하려 팔을 뻗었더니 몸을 뒤로 빼버렸다. “ 보지마. ” “ 태환. ” “ 보지마, 졸라 추하니까. 보지마. ” “ ‥태환. ” “ 보지말라고! ” 결국 태환은 쑨양의 손에 의해 고개를 들었다. 눈물을 머금은 태환의 얼굴이 마구 일그러져있었다. 쑨양의 얼굴을 마주한 태환은 그나마 참고있던 눈물을 후두둑 흘렸다. 쑨양은 손가락으로 태환의 뺨을 쓸어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 기다렸습니까? ” “ 나쁜새끼야. ” “ 많이 기다렸습니까? ” “ 너 싫어. ” “ 보고싶었습니다. ” “ ‥너 정말 싫어. ” 태환은 그렇게 쑨양의 품에 안겨서 어린아이처럼 목놓아 울었다. 쑨양은 그런 태환이 진정될때까지 꼬옥 끌어안고 있다가 조금 진정되었을 때 비어있을 편의점이 생각나서 우선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동안 훌쩍이던 태환은 문득 자신이 울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서 등을 돌리고 앉아있었다. 그런 태환을 보던 쑨양은 입꼬리를 올리며 작게 미소지었다. 태환의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라면 먹으러갈래요? ” “ … ” “ 나 라면 잘끓입니다. ” “ … ” “ 그거밖에 못하는거지만, 그정도는 해줄 수 있습니다. ” 태환은 퇴근할때까지 한마디도 하지않았고, 다음 알바생이 와서 교대하고서 나설때도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편의점에서 나와서 길을 걸으며 태환과 쑨양은 나란히 섰다. “ 넌 내가 아직 좋아? ” 몇시간 만에 입을 연 태환이 꺼낸 한마디였다. “ 좋습니다. ” “ 언제부터 좋았는데? ” “ 처음부터. ” “ 그래서 친구하자고 했어? ” “ 그건 아닙니다. 그냥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 “ 왜 고백했어? ” “ 좋아하니까. ‘ “ 너 게이야? ” “ 아닙니다. ” “ 나도 게이 아닌데‥ ” “ 알고있습니다. ” 태환은 그렇게 다시 입을 다물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쑨양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곰곰이 뭔가 생각하는 듯 태환은 입을 꾹 다문채 퉁퉁 부운 눈을 깜빡거렸다. “ 왜 말도 없이 갔어? ” “ 미안합니다. ” “ 그 말 좀 안하면 안돼? ” “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도망갔습니다. 중국에 있던 학교에 볼 일도 있었고‥ ” “ ‥왜 도망갔는데? ” “ ‥내가 싫다고 할까봐. ” 힐끗 바라본 쑨양의 얼굴이 굉장히 아파보였다. 못본 사이에 쑨양도 많이 말라있었다. 태환은 왠지 또 눈 앞이 흐려지는거 같아서 손을 들어서 눈을 문질렀다. 그리고 작게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 안싫은데‥ ” “ 예? ” 태환은 갑자기 걷는 속도를 빠르게 하더니 유유히 쑨양을 지나쳐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쑨양은 문득 빨갛게 물든 태환의 귀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가 베시시 웃었다. 태환을 따라잡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몇 발 못가서 쑨양의 손에 의해 멈춘 태환은 그대로 포옥 쑨양의 품에 안겼다. 놓으라고 버둥거렸지만 쑨양은 놓지않았다. 등 뒤에서 끌어안고 머리맡에 고개를 살짝 뭍고있던 쑨양은 태환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좋아합니다. ” 태환은 버둥거리던걸 멈추고 그대로 시선을 살짝 떨군채 귓가에 들리는 쑨양의 숨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 문득 차가운 느낌에 고개를 들었고 우와, 하며 웃었다. “ 눈 온다. ” 쑨양의 품에 안긴채 가만히 하늘에서 내리던 눈을 보던 태환은 힘이 풀린 틈을 타서 손을 풀었고, 쑨양을 마주보았다. 쑨양은 눈을 깜빡거리며 자신을 빤히 보고 있었다. “ 그거알아? ” “ 뭘? ” “ 첫눈 올 때, 좋아하는 사람이랑 보면 영원히 헤어지지않는데. ” “ 예? ” “ 배고프다. ” 태환은 추워서 끝이 빨갛게 얼은 손을 내밀었다. 쑨양은 얼굴을 한번 보았다가 손을 한번 보았다가 하더니 이내 손을 내밀어 태환의 손을 꽉 쥐었다. 맞잡은 쑨양의 손이 너무 따뜻해서 태환은 또 울컥하고 눈물이 올라와 고개를 도리도리 거렸고, 쑨양은 작게 미소지으며 태환의 옆에 찰싹 붙어서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 내가 좋아해도 되겠습니까? ” “ 하지말라고해도 그럴거잖아. ” “ 나를 좋아해줄겁니까? ” “ ‥하지않으려고해도 그럴거같아. ” “ 고맙습니다. ” “ 바보멍청이. ” 쑨양은 푸흐흐 웃으며 혹시나 놓칠세라 태환의 손을 더 꼭 잡았다. 태환은 손이 아프다며 투덜거리면서도 빼지않았다. 쑨양의 어깨에 살짝 기댄 태환은 추위에 작게 떨면서 살짝 뾰루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또 그렇게 홀랑 가버리면 태양이 뜨거운물에 넣어버릴거야. ” “ 잔인해. ” “ 가지말라고. ” 쑨양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덩달아 멈춰선 태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올려다보였고, 순간 고개를 숙인 쑨양의 입술이 이마에 닿았다. 쪽- 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눈을 동그랗게 뜬 태환의 얼굴이 금새 빨갛게 달아올랐다. “ 가라고해도 안갈겁니다, 이젠. ” 해사하게 웃어보이는 쑨양을 보던 태환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느꼈다. 이 미소를 처음 봤을 때, 그때 이미 자신의 심장은 이렇게 될걸 알고 그렇게나 두근거렸구나. 라는걸 느꼈다. 그렇게 쑨양을 따라 웃으며 다시 손을 꼬옥 맞잡으며 첫눈이 내리는 거리를 둘이 함께 걸었다. “ 편의점 커플이네. ” “ 이제 아르바이트 그만하십쇼. ” “ 왜? ” “ 다른 사람이 나처럼 태환한테 반하면 어떻게합니까. ” 쑨양은 아이처럼 입술을 삐죽 내민채 투덜거렸다. 그런 쑨양을 보며 태환은 푸하하 웃었고 달래듯 맞잡은 손을 토닥거려주었다. 편의점 알바생과 조금 이상한 편의점 손님으로 만난 두사람은 그렇게 이상하게 친구가 되었고, 조금 돌고돌아서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태환은 복잡한거 싫어하는데 우리 참 다사다난하게 하루하루를 보낸거 같아. 라고 말했고, 쑨양은 웃으며 그러게요. 앞으로의 일이 더 기대됩니다. 라며 태환의 말에 응해주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잡은 손을 놓지말자고 꼬옥 약속을 하며 그렇게 두사람은 수줍게 사랑을 시작해나갔다. “ 근데, 쑨양. ” “ 예? ” “ 형이라니까? ” “ … ” “ 정말 의지의 한국인입니다, 태환형. ” “ 당연하지. ” |
팊.
이렇게 그,그는 조각글부터 6화를 마지막으로 완결을 맞이했습니다 ^0^*
우왕 짝짝짝ㅈ깢깢깢깢깢깢짝짝짝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ㅇ<-<
아니 진짜 제가..ㅠㅜㅜ 너무 글이 손에 안잡혀서.. 엏ㅇ흐긓그흑흐 ㅠㅜㅜㅠㅠ
현실도피를 하다가 겨우 다시 썼는데 저도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ㅠㅜㅜㅠㅜ
그저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 그,그는 번외편이 없습니다 ㅠㅜ
써달라고 하셔도 못써요 저는 ㅇ<-< 로코ㅋㅋㅋ 우와 생각보다 너무 힘드네요 ㅋㅋㅋㅋ
그냥 저는 병맛글을 써야되는게 제일 맞나봐요 ^0^ !!! 그, 그의 메일링은 지금은 안합니다!
흐흐흐.. 1화부터 함께 달려주신 독자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스릉흡느드...S2
다음작품은 내바보는 언제 올라올지는 확답을 못드리지만 항상 그랬던거처럼
금방 또 오겠죠ㅋㅋ 이 슬럼프도 금방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S2
| 제가 정말 애끼는거 아시져? 암호닉 여러분 핫투핫투핫트 S2 |
륜(히륜), 옥메와까, 탱귤, 빈츠, 우구리, 아롱, 잼, 박쑨양, 포도주스, 마린페어리, 태환찡, 초코퍼지, 매치드, 쌀떡이, 행쇼S2, 비둘기, @히히, 박태쁘, 고구미, 앙팡, 촹렐루야, 감튀, 코난, 샤몰이, 태쁘, 음마, 아와레, 양갱, 대후니요정, 광대승천, 농민밭일꾼, 오동통, 렌, 유스포프후작, 뺑, 피클로, 햇반보이, 앙팡, 상우, 빌보드, 하늬, 너구리, 카리스, T, 부레옥잠, 소어, 콩가루, 나나, 텔라, 이율, 허니레인, 수풀, 또윤, 쑤냥이여친태환이엄마자처리, 빠삐코, 토야, 아스, 백구, 스완지, 카르페디엠, 햄돌이, 모닝, 귤, 무슈, 까망이, 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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