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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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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고래사냥 01 | 인스티즈 


 



 

 


 

BGM :: 에브리싱글데이 - Lucky Day 


 


 


 


 


 


 


 


 

 우현아! 남우현! 문 좀 열어봐 자기야! 


 

 또, 또 시작이다. 막 선잠이 들려던 순간에 불청객이 찾아와 훼방을 놓는다. 매 새벽마다 애처롭게 울부짖는 낯선 여자들의 목소리에 이젠 이골이 날 지경이었다. 묵묵부답인 그 이름을 애타게 불러보아도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는 걸 왜 저 여자들만 모를까! 이제 볼까지 안착한 거무잡잡한 다크서클을 떠올리며 성규가 짜증스럽게 베개로 귀를 틀어막았다.
 


 


 


 


 


 


 

[인피니트/현성] 고래사냥 


 


 


 


 

  

  

“우현 선생님은 정말 성격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요즘 우현 씨처럼 인성 고운 청년 찾기도 힘들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칭찬세례에 우현은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봐봐, 답지 않게 순진한 면도 있다니까. 교직원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여선생이 귀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성규는 차마 입 밖으로는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만 혀를 찼다. 다들 지금 속고 계신 겁니다. 저 남자가 얼마나 음탕하고, 문란하며 사생활이 더러운 남자인 줄 아세요? 다들 저 남자 실체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질 걸!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작게 한숨을 내쉰 성규는 다음 교시에 필요한 자료와 교과서를 챙겨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도 모르게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교무실을 빠져나가려는 성규의 발걸음을 낭창한 목소리가 붙잡았다. 


 


 


 

“김성규 선생님! 같이 가요.” 

“아… 아, 네….” 


 


 


 

 한 걸음에 제 옆으로 달려온 우현이 뒤로 돌아 큰 소리로 선생님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탓에 성규도 따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어야 했다. 얼른 교무실 문을 열고 나오는 성규의 어깨 위로 묵직한 팔이 자연스럽게 둘러진다. 아래로 축 처진 손이 갈 곳을 잃고 가슴 언저리를 배회하는 것을 보며 성규는 입바람을 후- 불어 눈가를 살짝 덮는 앞머리를 휘날렸다. 


 


 


 

“손. 치우시죠?” 


 


 


 

 잔뜩 짜증이 묻어나는 투에 우현이 멋쩍게 웃으며 팔을 거둬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이게 습관이 되다보니까…. 누가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고 하였는가. 같은 교내 교원만 아니었더라면 생글생글 웃고 있는 저 얼굴에 지금 입 안 가득 모인 침을 뱉았을 것이다. 하긴, 그와 같은 학교가 아니었더라면 애당초에 속이 썩을 일도 없었겠지만은. 


 


 


 

“어젯밤에 맥주 사 가는 것 같더니 속은 괜찮으세요?” 

“네, 아주 멀쩡합니다. 그나저나 남우현 씨. 제발 새벽에 애인들이 찾아오는 일 좀 없도록 해주면 안 됩니까? 어찌나 울어대는지. 시끄러워서 밤에 잠을 못 자요, 잠을.” 

“다 이 죽일 놈의 인기 때문이죠 뭐. 우리 어머니는 왜이리 아들을 잘 생기게 낳아서 고생을 시키는지.” 


 


 


 

 핫핫핫! 호탕한 우현의 웃음소리가 한산한 복도에 울려퍼졌다. 저가 말하고 저가 웃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성규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저런 놈한테 뭘 바라겠어. 오늘은 집 가면서 귀마개나 하나 사 가야겠다. 손거울을 꺼내 머리를 매만지는 우현을 뒤로한 채 혹여나 따라올까 성규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 


 


 


 


 


 

 콜라 싫어 싫어. 홍차 싫어 싫어. 

 샛노란 맥주 오우예에!  


 

 성규의 손에 들린 비닐봉지가 흔들릴 때마다 캔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한 손은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을 꽂고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입구 현관에 들어오던 성규가 우뚝 그 자리에 멈춰섰다. 못 볼 걸 봤다는 듯 눈썹을 찡그린 뒤 다시 뒤로 돌아 나가려는 성규의 귓속에 파고든 건 다름아닌 나른한 우현의 목소리였다. 


 

 성규 씨, 어디 가요? 


 

 분명 우현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성규는 멈추는 기색 없이 그대로 밖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나 원 참. 어이가 없어서. 내가 왜 그 놈 때문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처량맞게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돼?” 


 


 


 

 누구도 성규에게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고 명령하지 않았고 제 발로 도망쳐 나온 것이건만 성규는 입술이 댓발 튀어나온 채로 중얼거렸다. 후줄근한 차림으로 맥주를 사 들고 오다 목격한 게 하필이면 남의 키스장면이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피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그 둘이었는데. 바보 같은 김성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성규가 문득 고개를 내려 자신의 차림을 훑어본다.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무릎이 다 늘어난 추리닝 바지, 집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던 색이 바랜 흰 티와 수능을 치던 날 누나가 선물해 준 후드집업. 영락없는 폐인 꼴이다. 누구는 볼품없게 벤치에 앉아서 술이나 마시며 금요일 밤을 불 태우는데 누구는 다른 의미로 불타는 금요일 밤을 하얗게 보내겠구나. 쌩- 하니 불어오는 차가운 밤바람이 얇은 후드집업 안으로 파고들었다. 어깨를 부르르 떨던 성규가 코를 훌쩍였다. 오늘 밤은 왠지 모르게 다른 날 보다 더 추운 것 같다. 

 마저 남은 맥주를 비우기 위해 캔을 입가로 가져가는 성규의 손에서 누군가 재빠르게 맥주캔을 낚아채갔다. 두 눈을 버젓이 뜨고 있는 상태에서 맥주를 도둑맞은 성규가 눈을 부릅 뜨고 홱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노총각 아저씨가 이러고 있으면 여고생들이 무서워서 못 지나가잖아요. 궁상맞게 왜 여기서 술을 마시고 있어요?” 


 


 


 

 그걸 정말 몰라서 묻는 겁니까?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는 성규를 모른 체 하며 방금 전까지 성규의 손에 들려있던 캔을 제 입에 가져갔다.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맥주를 몽땅 비운 우현이 조금 떨어져 있는 쓰레기통으로 캔을 던져버린다. 


 


 


 

“제가 부르는 거 못 들었어요? 왜 그냥 나갑니까?” 

“그쪽 애정행각 방해 안 하려구요. 그나저나 볼일 벌써 다 보셨어요? 일부러 피해줬더니.” 

“정정해주세요, 애정행각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한 겁니다. 성규 씨한테 구조요청 하려 했는데 매정하게 가버리는 바람에 완전 난감했잖아요.” 


 


 


 

 허! 말이라도 못 하면. 더는 우현과 대화를 나눌 가치를 느끼지 못한 성규는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먼저 간다는 인사도 없이 휑 가버리려는 성규의 손목을 우현이 다급하게 붙잡았다. 아, 왜요! 바락 신경질을 부리는 성규의 앞으로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을 흔들어보였다. 


 


 


 


 


 


 


 

“성규 씨 술 많이 먹는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진짜 장난 아니다.” 

“은근슬쩍 말 놓지 마요.” 

“에이, 학교도 아닌데 뭐 어때. 그리고 성규 씨랑 나랑 나이도 엇비슷해요.” 


 


 


 

 엇비슷한데 뭐 어쩌라고…. 빈 술잔에 다시 술을 채우며 성규가 중얼거렸다. 흐리멍텅하게 풀린 눈으로 오징어 다리를 질겅거리던 성규의 고개가 돌연 아래로 푹 꺾였다. 푹 푹 한숨을 내쉬는 통에 까만 머리통이 들썩거린다.   

 강감덕 씨부라알 노옴ㅡ 강감덕이라 함은, 2학년 부장이자 나이에 맞지 않게 장난끼가 다분하여 요즘 성규를 놀리기에 재미를 들인 선생의 이름이었다.    

 내가 나이 많다고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나를 아주 그냥 호구로 보지! 단숨에 소주를 들이킨 성규가 바닥에 깔린 신문지 위로 소주잔을 쾅 내려놓았다. 이미 술을 마시는 건 뒷전으로 밀어두고 쇼파에 기대 성규의 술주정을 방관하고 있던 우현이 피싯 웃는다. 동글동글 까만 뿔테 안경을 쓴 얼굴은 학교에서 늘상 봐온 김성규가 맞건만, 지금 제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쌍욕을 내뱉는 모습은 성규가 아닌듯 낯설다. 학생들 사이에서 별명이 ‘부처’ 인 만큼 유하고 관대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막상 그건 성규에 대해 잘 모르는 자신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일 뿐이었보다. 


 


 


 

“뭘 쳐다봐? 형님 술잔이 비었잖아! 빨리 술 채워!” 


 


 


 

 새빨갛게 물든 귀처럼 양볼이 분홍빛으로 달아오른 성규가 눈을 찡그리며 술잔을 우현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넌 술자리 매너가 완전 꽝이다, 꽝! 손에 쥐고 있던 소주잔으로 우현의 정수리를 콩콩 내리찍더니 뭐가 그리 웃긴지 혼자 깔깔깔 웃음보가 터져서 배를 부여잡고 웃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사람, 여태 제가 알던 ‘김성규’ 보다 훨씬 재밌는 사람일 것 같다.
 


 


 


 


 

 


 


 

# 그냥 찌질이 성규가 보고싶었어요 kyuzizi!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꿈 꾸세요^▽^ 

 


 

[현성] 고래사냥 01 | 인스티즈 

제목 지어준 익인11에게 고맙다는 말 전해주고 싶네요. 아.. 아리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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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재밌어요ㅠㅠㅠㅠㅠ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재고고고고!!!!연재구나~♡이성규가귀여워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정기억
넌 나의 첫 번째 댓글 감사합니다 ㅋㅋㅋ크카핳 다음편에서 봐요~~
10년 전
독자2
나 익인11이야 와우!!!!!!! 사실 나도 글잡 작가야. 내가 지은 제목이 되어서 너무 기분 좋다 ㅋㅋㅋㅋㅋㅋ 이 다음편 어서 올려줘!!!!!
10년 전
정기억
역시 내 촉은 정확했어 고른 게 글잡 작가의 추천 제목이었다니 뚜기가 기분이 좋다니 나도 기분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3
테라규 암호닉신청되나요? 완전 제스타일이에요ㅠㅠ 엉엉 고래사냥 막 팍꽂히네욬ㅋㅋ 잘지어줬네요 뚜기갛ㅎㅎ 신알싱!!
10년 전
정기억
독자2이자 익인11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비루한 글에 암호닉이라니..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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