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X빙산] 스치는 인연 04

안개가 짙게 내리던 그 날 저녁.

스치는 인연 04

너 빙 앞에는 골목 어귀에 앉아 있는 김기범이 보여. 한껏 두들겨 맞았는지 양쪽 볼에는 멍이 들어있고 주먹은 피투성이야.

"괘..괜찮아요?"

너의 말에 김기범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어. 그리고는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해.

"무시하고 지나가는게 좋을거다."

"아니 어떻게 무시하고 지나가요.. 사람이 이렇게 맞았는데.. 혹시 우리 오빠가 그랬어요?"

너빙 입에서 '우리 오빠'라는 단어가 나오자 김기범이 살짝 미간을 찌푸려.

"아.. 이진기? 뭐 사실만 말해주자면 이진기가 때린 건 아니지."

너빙은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김기범을 내려다보고 있어. 가로등 불빛이 흐릿하게 김기범을 비추고 있었고 안개 때문인지 더욱 창백해 보여. 뭔가 익숙한 광경이 너빙 앞에 펼쳐지고 있어. 너를 좋다고 따라다니던 남자들은 이진기가 이런 식으로 흠씬 두들겨패줬으니까. 그리고 너빙은 항상 고개를 숙이고 울며 사과를 하는 쪽이었고.

"왜.. 우리 오빠가 당신을 싫어하는거에요?"

"유일하니까."

"네?"

"그 새끼 치부를 알고 있는 세상에 살아있는 단 한 사람.. 그게 나거든. 죽도록 싫겠지 내가."

"치부요..?"

"왜? 말해줄까?"

그말에 너는 손사레 치며 괜찮다고 뒷걸음질쳐. 그런 너의 모습이 귀여운듯 김기범은 웃어. 김기범은 몸이 뻐근한듯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우고는 벽을 집고 몸을 지탱해 서 있어. 그리고 천천히 너빙 앞으로 얼굴을 가져다대.

"가까이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누구를요?"

"나말이야 나. 이진기가 분명 좋아하지 않을테니까."

"내가 언제 당신을 가까이했다고 그래요? 오늘도 우연히 지나가다가..."

"스치는 것도 인연이랬다 꼬마야."

너빙 귓가에 조용히 읊조리고는 김기범은 절뚝이면서 골목 밖을 나서고 너는 그저 그 뒷모습만 멀뚱히 바라보고 있어. 친오빠의 치부를 알고 있다는 단 한 사람...김기범..그리고 김기범을 죽도록 싫어하는 오빠... 

*

"야 ㅇㅇ 너 왜이렇게 늦게 들어왔어."

"오다가 친구 만나서 잠시 얘기좀 하느라고."

"연락을 해야지. 걱정했잖아."

이진기는 너빙이 집에 오자마자 신발장 앞에서부터 따라오며 잔소리를 시작해. 이제는 익숙해진 터라 더 이상 잔소리 같지도 않지만..

"오빠."

"응?"

"아니야."

"뭐야..싱겁게.."

"웃어봐. 환하게. 오빠 잘 하잖아 그런거.. "

"갑자기 무슨.. 왜 갑자기 이 오빠의 꽃미소가 보고싶은거야?"

"미친노..ㅁ.. 됬어."

"자 여기."

이진기는 방으로 들어가려는 너빙 앞을 막아서고는 환하게 웃어.

그래 저 미소. 저 얼굴. 언젠가부터인지 볼 수 없었던 오빠의 표정이야. 너빙은 뭔가 안심이 된다는듯 같이 웃어주고는 방에 들어가.

"ㅇㅇ야. 무슨일 있는건 아니지? 왜 그러냐 너 갑자기.."

"아무 일도 아니야. 신경 꺼."

"그래 뭔 일 있으면 이 오빠한테 즉각 말해라..알았지?"

[독자1]

엉엉기범아ㅜㅜㅜㅜㅜㅜ진기야뭔데그래ㅜㅜㅠㅠ기버이때리지마ㅜ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