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과 이지훈과 남친 더쿠가 연애하는 법
(부제: 이지훈 맘 김세봉)
01
우리의 연애는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축제날부터였다.
별거 없이 고등학교 2학년 떄 문과를 선택하면서 문과반에 얼마 없던 남자애 중 하나였는데 귀여운 얼굴과 달리 단호박 100개를 한 번에 먹은 듯한 무심함과 단호함 덕분에 친해지느라 꽤나 오래 걸렸던 거 같다.
2학년 때 반장을 해서 모든 애들과 친해져야 했는데 그 중 이지훈이 가장 어려웠다.
초기에는 애교가 많게 생기고 나랑 키도 비슷하고 그리고 쪼꼬미여서 잘 맞을 줄 알았는데 그건 바로 경기도 오산.
그리고 이지훈이 좋게 말하면 4차원, 나쁜 말로는 초콜렛에 미친 놈이라는 것도 몰랐지.
교복 주머니에 항상 미니 초콜릿을 몇 개씩 가지고 다녔던 지훈이는 첫 등교 날 부터 몰래 나에게 초콜릿 공세를 해왔다.
항상 점심을 먹고 나면 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초콜릿을 받고는 처음에 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게 일주일, 한 달, 몇개월이 가면서 누가 계속 주는 건지 궁금해 나는 점심을 굶고 반 구석 뒤에 몰래 숨어있었던 적이 있었다.
배고픔을 겨우겨우 참고는 나에게 초콜릿을 준 사람은 무려 우리반 공식 단호박 쪼꼬미 이지훈, 데자뷰.
나름 예상하지 못 했던 사람이라 어버버거렸지만 내 책상위에 초콜릿을 올려둘려는 지훈이의 손목을 잡았다.
"이, 이거 뭐야?"
"초콜릿"
"나한테 이거 계속 왜 주는 거야?"
"니가 좋아서"
"대체 왜?"
"이쁘잖아"
어,,어레스트,, 심장에 무리가 온 나와 달리 눈을 꿈벅꿈벅거리며 내가 뭔 잘 못 헀나 라는 눈빛으로 보는 이지훈은 당당했다.
나름대로 지훈이는 서투른 고백을 했는 대 말이다.
나는 지훈이에게 한 마디를 더 꺼내려고 했지만, 문 뒤에서 우당탕탕 뛰어오는 소리에 살짝 열렸던 입을 다시 다물었다.
"김세봉, 너 담임이 교무실로 오래!"
급한 선생님의 호출로 지훈이 한테 고마워라고 말하지 못하고 가버린게 아직도 후회로 남아있다.
초콜릿 사건은 이렇게 끝나고 사귀게 된 건 수학여행 전부터 약간 썸을 타고 있었을 때이다.
"자, 각 반 반장들 나와서 장기자랑 한번 해야겠죠?"
수학여행 마지막 밤 장기자랑 날 각 반 반장들이 나와서 댄스타임이며 말도 안같은 소리를 듣고 내 등을 떠미는 소리에 반 강제적으로 나간 적이었는데
대충 노래를 하고 나가자는 생각에 뚜벅뚜벅 올라게 나는 마이크를 받았고 1반이라 맨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에는 평소에 잘 부르던 노래가 기억이 안 나서 청혼이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애들 말로는 이지훈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고 한다.
넋나간 표정으로 말이다.
노래를 마치고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고 내려오는데 뒤에서 '왜 얼굴 가려 예쁜대'라는 소리를 얼핏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지훈이가 그랬다고 하더라ㅋㅋ
수학여행 마지막 밤에 있었던고백은 지훈이 답지 않게 분위기 있었던 것 같다.
반장이라 애들 재우고 다 피곤해서 자는 척하다가 잠이 안 와 바람을 쐬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니 지훈이의 뒷통수가 보이더라.
"추운데 왜 나왔어?"
"바람 쐬고 싶어서ㅋㅋ"
"너 아까 장기자랑때 노래 부른거 잘하더라"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 얘기 하지마"
"세봉아, 많이 좋아해"
"어, 어?"
"그러니깐 많이 좋아해"
***
"이지훈! 영화보자 응?"
"몰라,, 귀찮아"
"여자친구 말 거절하는거 아니다, 이지훈."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때 우리는 그때 고등학교 인생 중 가장 많이 데이트했던 것 같다.
아니다. 내가 억지로 지훈이를 끌고 같던 거 같기도
카페 구석에서 엎드려 날 쳐다본 지훈이는 한숨을 푹 쉬며 그래..그냥 가자라는 대답을 끝으로
카페를 뛰쳐나온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팝콘도 사고 로맨틱한 영화도 보고 지금에 비해 풋풋한 연애를 했던 것 같다.
맨날 톡도하고 그랬는데 지금에 비하면 이지훈 죽일 놈.
"이지훈, 어디과 지원할거야?"
"너랑 같은 대학교 유교과"
수능이 끝나고 슬슬 점수가 나오기 시작할 때 지훈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목표였던 대학교에 유교과에 서류를 넣었다.
지훈이는 자기가 유치원에 가야 할 것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나름대로 애기들을 좋아해서 유교과에 지원을 했고, 지훈이와 달리 나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기 위해 교대를 넣었다가 처참히 떨어질 걸 알기 때문에 지훈이와 같은 대학교 초등교육과에 지원을 했다.
우리는 그때부터 대학교에서 cc라고 놀림을 당할 걸 몰랐지.
유교과 이지훈과 남친 더쿠가 연애하는 법
"야 김세봉, 이지훈 못 봤냐?"
"왜 나만 보면 이지훈만 찾아요?"
"네가 이지훈 여친이잖아."
그놈에 이지훈. 나도 실습 기간이라 바쁘고 지훈이도 알바하느라 서로 바쁜데
나만 보면 지훈이를 찾는 선배들을 보면 등짝 한대를 스매싱하고 싶지만 대학교 선배는 하늘 같은 존재기에 그런 마음을 싹 고이 접는다.
데이트하자며 어제 먼저 연락한 지훈이가 연락이 안돼서 짜증 나 죽겠는데 톡에 1자리도 안 사라지는 남자친구 덕분에 속앓이를 하고 있을 때 내 어깨 위로 걸쳐 진 긴 팔, 우리 과 공식 전봇대 김민규.
"야 뭐하냐"
"보면 모르냐? 이지훈 기다린다 왜"
"카페 고?"
"고"
지훈이는 우리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커피 만드는 알바를 하는데 지후니의 조그마한 그 손으로 커피를 만들다니 김세봉, 이지훈 손에 발려서 죽다.
어영부영 걸어가는데 전봇대 김민규씨의 우월한 다리길이에 못 맞춰 걷다가 정신 차리니 지훈이가 알바하는 카페더라.
딸랑- 문소리에 지훈이가 보여 김민규를 버리고 달려가니 오자마자 지훈이가 한숨을 쉬더라.
내 새끼가 한숨을 쉬다니 이 카페 사장 누구야
"자기야, 내가 김민규 데리고 오지 말랬지"
"참, 야 이지훈 내가 애 데리고 온 거야"
암암, 지훈이 질투났구나? 우쭈쭈 내 새끼
옆에서 김민규는 나를 미친놈으로 보고있지만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쉬고 있는 지훈이의 손을 꼭 잡고는 지훈아 이 누나가 너 꼭 먹여살릴게 너는 장가만 와 라고 말했다가 옆에 있던 김민규한테 등짝을 한대 맞았지만
꼭 성공해서 지훈이를 먹여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주입식 교육처럼 내 머릿속 한 구석에 박혀 제 정신이 아니지만 이지훈, 이 누나가 꼭 먹여살린다!
"세봉아, 딸기라떼?"
"아 김세봉 누가보면 얘기인줄"
"아메리카노나 쳐먹어 전봇대야"
김민규한테 대 들고 지훈이가 만들어 준 딸기 라떼를 받고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빨대를 하나 챙겨 김민규의 아메리카노를 깨끗하게 비웠는데
목에서 쓴 맛이 올라와 콜록콜록 거렸지만, 나름대로 먹을만 하다라는 걸 알고는 지훈이한테 자랑했다. 나도 아메리카노쯤은 먹는다!
옆에서 이 광경을 본 김민규는 손가락을 자기 머리 옆에 두고 빙빙 돌렸다. 김세봉이는 이지훈한테 미친 또라이.
하지만 나의 남친 이지훈은 나를 기특하게 보는 광경을 보곤 김민규가 중얼거렸다. 이지훈도 김세봉이한테 미친 또라이라고.
지훈이는 벌떡 일어나 다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주곤 김민규한테 넘겼다.
이거 받고 꺼져. 데이트 할거야.
세상에 지훈이 입에서 꺼져라는 말이 나오다니. 나 김세봉, 오늘도 이지훈한테 발림을 당하다.
"데이트 하자 세봉아"
-
"김세봉, 김민규랑 놀지말라니깐?"
"우쭈쭈, 우리 지후니 질투하는구나? 알았어 누나가 민규랑 놀지말게"
"에휴, 말을 말자, 야 볼뽀뽀"
"응응!"
***
안녕하세요 지후니 더쿠입니다!
원래 일본 판타지물을 먼저 올리다가 메모장에 우연히 적힌 유교과 지훈이를 보고 생각이 바껴서 이 글로 먼저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아직 많이 서툴지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오늘 구독료 무료라서 얼른 올렸어요!
사실 이 글이 여주 마음 = 작가 마음
여주가 아마 지훈이 맘이라고 불릴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모습을 많이 보시게 될거 같아요!
글 분량이 적지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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