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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오빠 

 

 

[VIXX/차학연] 연이 오빠 | 인스티즈 

 

   

 

 


  엄마. 엄마의 희고 까슬한 손을 두 손으로 붙잡고서 입을 뻐금거렸다. 엄마, 하고 소리내려해도 눈물이 차올라 울음을 참는 소리만 목에 걸렸다. 엄마. 불러야하는데, 우리 엄마 부를 수 있을 때 한번이라도 더 불러야하는데. 억지로 침을 꿀꺽 삼켰다.  


"엄마" 


  천장을 향하던 시선이 내게로 돌아왔다. 입을 벌리고 무언가 말하려는 엄마의 입에서는 거칠게 들이마시는 숨소리만 새어나왔다. 마주치는 두 눈이 너무 소중해서, 아까워서 눈물을 닦지도 않고 부릅 떠 바라봤다. 엄마. 엄마. 제발... 


"엄마"
"여...연아..." 


  쉰 목소리 사이로 많은 말들이 숨어있었다. 연아 미안해. 연아 사랑해. 엄마 없이 잘 할 수 있지? 이별을 준비하면서 몇 번이나 나누었던 말들이 아직은 부족했었던 걸까.  

  가지마, 엄마 가지마 나는 아직 무서워. 마음을 치는 말들이 입 안에서 뒹군다. 붙잡고 싶은 말을 뒤로 하고 씩씩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나 괜찮아. 


"내 걱정 하지마. 나 괜찮아. 응? 알았지? 나 괜찮아 엄마. 그러니까 걱정...걱정하지말고 잘....잘 가 엄마...나 괜찮아..나 엄마 딸이라서 너무 행복해...고마워 엄마...엄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엄마." 

"...연...오빠..." 


  엄마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나 쉼없이 말을 뱉었다. 그 사이로 엄마의 힘없는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하던 말을 멈추고 엄마의 입을 바라봤다. 


"응? 엄마 뭐라고?" 

"...여...연이...오..빠.." 


  오빠? 몸을 일으켜 엄마의 입쪽으로 귀를 가져다대었다. 한번만 더 말해줘 엄마. 뭐라고? 


"연이....말고 너를..." 

"응..." 

"사랑해...엄마가 미안해" 

"나도 엄마 많이...." 


  천천히 거두어지는 평온한 숨소리를 들었다. 사랑해... 엄마 나도 많이 사랑해... 사랑해... 듣고 있지 엄마? 엄마 딸로 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 정말 고마워. 하늘에서는 아프지말고 잘 지내. 질기고 아팠던 우리의 고된 싸움이 끝나가고 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 엄마. 사랑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마지막 49일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에 머물 수 있대 연아. 엄마가 떠나도 49일은 연이 옆에 꼭 붙어있을거야. 그리고 49일이 지나면 저기 하늘에서 엄마가 연이 지켜볼게.  

  환하게 웃는 영정 사진이 벽에 기대 앉아있는 내게 속삭였다. 

 엄마 연이 걱정 안할거야. 연이 잘 할거니까. 우리 예쁜 딸 똘똘하고 씩씩하잖아. 우리 연이 예쁘고 착해서 어디가도 사랑받고 잘 살거니까 엄마 걱정 안한다. 엄마 어디서나 연이 곁에 있을거고, 지켜줄거고, 항상 응원할거야. 


  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기위해 빈소를 찾았다. 떠나는 길이 조용한 것보다는 조금 소란스러운 게 좋겠다 싶었는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나이에 가기엔 참 아까운 사람이라며 통곡하는 이도 있었다. 눈물을 찍어내리고 헌화를 하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다 맞절을 했다.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나는 그들에게 위로받는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 엄마의 딸이기 때문에. 고마워 엄마. 혼자 있는 나를 위로해주는 건 항상 엄마 몫이네. 

 

 

 


  쾌청한 날에 푸릇한 나무들, 이제 막 피어나는 꽃들이 흘러지나간다. 따뜻한 엄마를 품에 안고 작은 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또 차갑게 식어가는 것이 아까워 품에 안아 따뜻하게 데운다. 납골당을 소개하는 브로셔를 함께 보던 날, 엄마는 바다보다는 산이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바다 보고싶다고 해서 여기로 온 거잖아."
"그 때는 그 때고..." 


 평생 쉬기에는 바다보다는 산이 낫지. 고요하고... 풍경도 좋고... 나무 많으니까 공기도 더 맑고.. 웃으면서 말하는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엄마가 좋아한다던 풍경은 나만 볼 수 있는거였는데. 창밖 풍경이 바다에서 강으로, 강에서 산으로 바뀌는 것을 바라보다 유골함을 끌어안았다. 엄마, 엄마도 봐. 우리 같이 보자. 예쁘지. 진짜 예쁘다.  

  도로 아래로 흐드려져 늘어진 개나리 나뭇가지가 창문을 긁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집은 낯설었다. 그래도 봄인데 너무 춥다. 넉달 넘게 사람 손을 타지 못해 이곳저곳 먼지가 덮여있었다. 요양원에서 가져온 짐을 신발장 앞에 내려두고 겉옷을 여며쥐었다. 

 요양원으로 향하던 그때처럼 우리는 아니, 나는.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이곳을 정리한다. 병원 세번에 요양원 두번.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집을 그대로 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는 희망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집으로 다시 돌아올 때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며 집안 물건을 모조리 버리곤 했었는데.
 

 오늘 내가 하는 일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입술을 꽉 깨물고 집안을 정리했다.  


"네. 아니요, 오늘 오셔도 돼요. 네." 


 하루 빨리 집이 나갔으면. 솔직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던 학교로 다시 돌아가야할지, 일을 시작해야할지. 흐릿한 마음 대신 방바닥을 여러번 닦았다. 엄마처럼. 엄마처럼. 엄마가 자기 손으로 청소를 할 수 있었던 때는 아주 오래 전의 일인데도 나는 어제처럼 그 모습이 생생했다. 

 거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또 눈물이 새어나왔다. 청소하는 내 모습에서 엄마를 찾는다는 게 우스워서. 우스워서? 아니 어이없어서 아니, 서러워서 아니, 아니. 그냥 엄마가 보고싶어서. 엄마가 보고싶다.  


띵동 

  
"네!" 


 재빠르게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다. 키가 큰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마스크 벗던 손을 멈칫한 채로 눈이 마주쳤다. 문을 활짝 열어 남자를 안으로 인도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부동산에서 오셨죠? 들어오세요." 


 조심스럽게 따라들어온 그 남자는 천천히 거실을 둘러보다가 짐을 넣어놓은 상자에 시선을 멈추었다. 상자 안으로 손을 뻗기에 앞을 막아섰다. 


"아, 이건 이사가려고 모아둔 건데. 한쪽으로 치워둔다고 놓은 게 여기네요. 청소하다 보니까.."
"...이름이 뭐였죠?"
"네?"
"이름이..."
"아.. 홍연이에요. 성이 홍이고 이름이 연. 외자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차학연이에요."
"아 네. 반갑습니다. 보통은 부동산쪽에서 같이 오시던데 어떻게 혼자 오셨네요." 


 살갑게 말을 건넨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굳어진 남자의 얼굴은 풀어질 줄을 몰랐다. 남자가 잡으려했던 상자 안의 영정 사진이 신경쓰인다. 세상 떠난 사람이 살았던 집이라 불편할 수도 있지.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라 옅게 미소를 지었다.  


"...어렸을 때 본 적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 였나..."
"네?"
"아프시다고 얘기 듣고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돌아가셨다는 얘기 듣고,"
"누구...누구세요?"
"기억 못할 수도 있어요. 나, 오빠예요." 


   ...연...오빠...연이...오..빠... 

 엄마의 마지막 숨결과 갈라진 목소리가 떠올랐다.  

 연 오빠. 연이의 오빠. 


"아... 안녕하세요."
"나 기억해요?"
"...아니요...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벌써 10년도 넘었으니까... 겨우 두번 본 게 다고..." 


 저는 당신이 기억하는 그 홍연이가 아닐거예요. 차오르는 말을 삼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남자를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 홍연의 오빠라는 그 남자를. 

 

 

 

 

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무작정 글을 썼네요.  

허허헣 아직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조각글 입니다. 정말 생각 안하고 써서.... 

이어갈 수 있게 된다면 번호 붙여서 가지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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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호옹이.. 이게 뭐여... 성이 다르니까 학연이가 뭐 어릴때 헤어졌던 오빠는 아닐테구ㅠㅠ이복남매인감 ㅜㅠ무슨 사연일까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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