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날 새벽 당신과 헤어지고 나서 깨달은 사실은 내가 사과에서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을 아주 어려워 한다는 것이었다 보이지 않게 돌려 놓았던 껍질의 작은 점만 까면 되는 줄 알았더니 내 사과는 너무 많은 과육이 물러져 있어 모두 베어 버리고 나면 쓸 수 있는 부분이 모자랐다 무른 사과를 버리고 새 열매를 따 와야 하는 것인지 남은 내 작은 과육이라도 소중히 음미해 줄 손님을 맞아야 하는 것인지 나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내다버린 과육이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더욱 내키지 않아서 우선 나는 사과 사진을 찍어 액자에 넣었다 벽에 걸지 못하고 서랍에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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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남편한테 이혼 통보 당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