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너를 다시 만나면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23/0/ff6a2bc1cb6603ffb40ca7be45166aef.jpg)
"오셨어요."
"시작하지."
"예, 현재 인천을 통해..."
피피티에 뜨는 사진이 낯익어서 손가락 사이에 빙글빙글 돌리던 볼펜을 멈췄다. 김탄소가 사라지던 날 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장면 속 그 곳이였다. 곧 화면이 바뀌자 시선을 앞에 놓인 서류로 내렸다. 김탄소. 곧 1주기다. 김탄소가 사라졌던 그날, 고열로 쓰러지고 3일을 앓았다. 깨어보니 링거까지 꼽고 병실에 누워있었다. 예전엔 칼 맞고도 하루 입원하고 말았는데. 웃음이 났다. 그리고 누군가 병실에 들어오길래 봤더니 왠 화병을 든 지민이가 날 보고 놀래서 화분을 떨어뜨려 혼내니 울며 안겨오길래 토닥여줬다. 울음 사이로 탄소선배랑 선배님 둘 다 잃는줄 알았다는 말이 들려서. 아직도 안 돌아왔구나. 지민이 뒤를 따라 주르륵 들어오는 팀원들이 모조리 달려들어 안기려고 들길래 꺼지라고 했다. 지민이는 아담해서 귀여운 맛이라도 있지 나보다 큰 사내새끼들 안아줄만큼 자상한 성격은 아니라서. 그 뒤로는 퇴원하고 복귀까지 일사천리였다. 웃기게도 윗선에선 내게 위로금과 휴가, 그리고 승진을 안겨줬다. 정보위원장 면상에다 사표를 던지려다 참았다. 혹시 돌아올지 모를 김탄소 때문에. 휴가로 받은 한달과 위로금을 김탄소 찾는데 다 썼다. 정말 혹시하는 마음에 신원미상 변사체도 다 찾아다녀봤지만 결국엔 못 찾았다. 그리고 복귀해서 짐을 꾸리고 복잡한 표정으로 저를 보는 팀원들에 웃어줬다. 친구 팔아먹고 승진하는 개새끼로 보이면 욕이나 실컷 하거나, 저들 남겨놓고 떠난다고 생각하면 오며 가며 만날테니까 슬퍼하지 말라고. 팀원을 잃고 나면 더 똘똘 뭉치게 되는 팀을 알기에. 그 뒤로 직접하던 현장 통행에서 손 떼고 서류로 정리되러오는 상황에 지시만 내렸다. 김탄소가 왜 그렇게 현장 뛰기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종이로만 보니까 영 답답하고 찌뿌둥했다. 난 사무직이랑 안 맞나보다. 그리고 김탄소네에 찾아갔다. 웃으며 덥다고 아이스 커피를 태워 오시던 홀어머니 앞에서 차마 하나뿐인 딸의 죽음을 말할 수 없어 동동 띄워진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사소한 말을 몇 마디 나누니 주름 진 고운 얼굴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얘기 하러 오신거 아니지예? 우리 딸, 혹시 죽었는교?"
그렇단 대답이 안 나와 입을 다무니 옷자락을 끌어올려 눈물을 찍어내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그저 안아드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린 것이 자기 하나 희생해서 사람들 편하게 살게 해주는걸 그렇게 자랑스러워 했다면서, 언제 죽을지 모르니 그렇게 잘 해주던 똑똑한 제 딸을 부르짖던 어머니는 시체조차 없는 장례식에서 결국 입원하셨다. 친인척조차 없어 어머니를 대신 해 내가 상주를 맡았는데 내 폰에 있던 김탄소랑 같이 찍은 사진에서 뽑은 영정사진이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국정원 동료들만 가득한 장례식장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찌르면 피도 안 나올거라는 소문이 돌던 내가 우니까 친화력 좋은 김탄소랑 안면식 있는 사람들이 죄다 울음을 터트렸다. 김탄소가 이거 봤으면 되게 좋아하겠네. 자기 때문에 우냐면서, 인생 제대로 살았네 하면서. 그렇게 5일의 장례식이 끝나고 납골당 한 켠에 유골함조차 없는 김탄소의 공간이 생겼다. 한달에 한번쯤 줄 사람도 없으니 자기가 자기한테 선물 하는거라며 꽃다발을 쥐고 오던 김탄소가 떠올라 좋아하던 알록달록한 안개꽃을 사다 넣었다. 그리고 한 팀이였던 김탄소를 잃은 동료들과 술 한잔을 기울이니 죄다 김탄소 얘기뿐이었다. 예전에 김탄소가 책상 서랍에 숨겨놓은 수많은 과자 중에 딱 하나 집어먹었는데 귀신같이 알고 죽이려고 하더라 같은. 아마 오늘이 지나면 다시 못 꺼낼 얘기들이 겹겹이 쌓였다. 많이, 보고싶다.
"나는요, 선배님이랑 탄소 선배 사귈 줄 알았어요."
"맞아. 윤기 선배님 탄소 선배 볼 떄마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져서 둘이 결혼까지 할 줄 알았다."
그 말에 멈칫했다. 내가 대꾸를 안 하니 다른 주제로 넘어간 테이블에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내가 그랬던가. 내가 김탄소를 그렇게 봤었나. 웃음이 좀 났다. 그랬구나. 내가 김탄소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어. 술잔 안으로 눈물이 들어갔다. 냅킨을 뽑아 건네며 호들갑들을 떨길래 괜찮다고 하며 카드를 주고 나왔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 술집도 김탄소 단골집이다. 온통 김탄소네. 그리고 종종 데려다주던 김탄소 집으로 향하는 길을 혼자 걸어봤다. 조그만 더 일찍 알걸. 네가 처음 현장에 투입됐을 때. 아니면, 같은 팀이 됐을 때. 하다못해, 그 날 현장에 나가기 전에라도. 불 꺼진 김탄소 방으로 한참 올려다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후회가 시간을 돌려주진 않으니까. 그리고 1년을 종이쪼가리나 쳐다보며 살았다. 지금쯤 되니까 진짜 안 돌아오려나 싶다. 1주기엔 사표나 멋들어지게 던지고 이 좆같은 직장을 떠날 생각이다. 보고가 끝나 두 손을 모으고 내 말을 기다리는 후배에게 지시를 내리던 중에 누군가 문을 쾅 열고 들어와 이목이 집중 되었다. 어떤 새낀지 몰라도 내 말을 끊어먹은 새끼가 누군지 쳐다보니 지민이다.
"선배, 선배님. 탄소, 선배..."
심장이 쿵 했다. 내가 일어서니 의자가 저만치 밀려났다. 그런 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달려나가는 내 뒤로 지민이가 따라 뛰며 5층 저들의 팀 방을 말했다. 계단을 두세칸씩 뛰어내리며 도착한 그곳엔.
"여, 민윤기 오랜만."
김탄소가 있었다. 1년 새 홀쭉하게 마른 예쁜 얼굴에 여러 상처와 흉터를 달고. 안 보이는 곳은 더 할 것 같았다. 믿기지 않아 아무 말도 못 하고 천천히 다가가니 보기만 해도 달아서 속이 니글거리는 초코가 잔뜩 든 음료를 쪽 빨아댕긴다. 이 와중에 태평한거 보니 김탄소가 맞나보다. 시야가 흐려졌다.
"야, 우냐? 왜 울어! 새끼, 누나가 그렇게 반갑냐."
휴지를 뭉탱이로 뽑아 내 손에 쥐여주는 김탄소를 끌어앉았다. 말라서 속상하다. 자꾸 머리가 뒤집힌다고 잘라버린다던 어깨쯤 오던 머리를 가슴께를 맴돌았다. 마주 안아서 토닥이는 손이 김탄소였다. 토닥이다, 쓰다듬다하는 김탄소 특유의 리듬. 김탄소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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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주말에 오려고 했는데 일주일 쓰차를...
윤기 시점 끝났어요! 다음 주 중으로 오만 고생 다 한 탄소 시점입니다!
사랑하는 암호닉분들♥
윤기윤기님
일바하는 망개님
곰지님
0309님
♥계란말이♥님
삼다수님
늦어서 죄송해요 사랑합니다♥
문장 길어서 읽기 물편하다 하시면 한문장씩 엔터 할게요!
분량은 다음부터 길거에요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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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인스타 봄..? 충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