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5827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잘생긴토끼 전체글ll조회 818

   

   

   

   

   

   

노래가 바보같아서 글도 바보같음주의   

귀여워서 계속 듣다가 충동적으로 싸지른 글ㅋㅋㅋㅋ   

   

   

   

   

   

   

   

   

으, 춥다.   

   

나는 한껏 몸을 움츠리며 발걸음을 빨리 했다. 안 그래도 작은 키가 더 작아보이겠네. 망했다. 어, 그런데 이 생각 하니까 더 화가 난다? 아 시발 기상청 그거 존나 구라청 시발 구라도 정도껏 쳐야지......! 평소엔 잘 하지도 않는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다. 분명히 오늘 날씨 좋다며! 좋기는 개뿔, 어여쁜 기상캐스터 누님의 말만 믿고서 반팔에 얇은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나왔다가 입이 돌아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난 그냥 길거리에 나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었을 뿐인데 졸지에 냉동인간이 될 판이라고. 얼어있다가 미래에 깨어나면 그 땐 일기예보 정확도가 조금은 높아져있을까...... 실 없는 생각을 하는데 아까부터 계속 딱딱거리는 소리가 신경을 거스른다. 뭐야. 언 놈(년)이 자꾸 이상한 소리를 내? 인상을 팍 쓰고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그게 내 윗니 아랫니가 맞부딪히는 소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스벌 오즈그 츱드......"   

   

괜히 혼자 쪽팔려서 아무렇지 않은 척, 길가의 악세사리 구경하고 있던 척, 흘끗 뒤를 돌아보자마자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무 생각 없이 넘겼다가...... 어? 잠깐만. 영 이상한 느낌에 다시 한 번 그 남자를 쳐다봤는데. 역시 잘 못 본 게 아니였어. 부담스런 눈빛하며 묘하게 승천해있는 광대, 슬몃 올라간 입꼬리. 뭔데. 뭔데 저거? 일순간 내 안면 근육이 붕괴되었다. 뭐랄까, 포크로 찌른 소시지가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광경을 목도한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얼굴은 멀쩡한데(그러고보니 진짜 소시지를 닮긴 했다. 그 뭐냐, 코코몽? 그래 그거.) 풍기는 오오라가 흡사 바바리맨 혹은 변태...... 에이 그래도 난 아니겠지. 난 남자잖아? 애써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했다.   

   

-타박, 타박, 타박   

-뚜벅, 뚜벅, 뚜벅   

   

......   

   

-탁, 탁, 탁   

-턱, 턱, 턱   

   

......왜 자꾸 따라오는데! 내가 발걸음을 빨리 해도 그에 맞춰 들려오는 발소리에 소름이 쫙 끼쳤다. 시발 혹시 인신매매 이런건가? 이렇게 사람 많은 명동 한 복판에서? 아니겠지. 설마. 에이 설마. 녹슨 기계처럼 끼기긱거리며 잘 돌아가지도 않는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리자 눈이 마주쳤다. 다행히 별 반응은 없네. 하, 괜히 쫄았잖아.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앞을 보려는 순간. 그 소시지가 나를 향해 씩 웃어보였다. 날 보고 웃었......   

   

......오 시발.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이 먼저 튀어나갔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이미 초저녁 주말의 명동 거리를 미친듯이 질주하고 있었다. 으악 시발 변태야 변태가 나타났어요 얏빠리 헨타이데스 히도이요! 속으로 울부짖으며 발이 땅에 닿는지도 모르게 뛰었다. 저거 정체도 그렇지만 제일 무서운 건 발소리가 끊기질 않는다는 거. 대충 봐도 키 크고 다리도 길던데. 존나 존마니인 내가 아무리 달려봤자 잡히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았다.   

   

"헉, 허억, 흐어, 어으으, 헉......"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진 곳의 조그만 골목으로 뛰쳐들어온 나는 무릎을 잡고 숨을 골랐다. 키가 작아(절대 자랑 아님) 틈새를 요리조리 파고 들 수 있는 점을 이용해서 심장을 토해낼 것 같이 뛰다보니 뒤에서 쫒아오던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소시지 덩치도 존나 크니까 사람 많은 거리를 헤집고 쫒는 게 마냥 쉽지는 않았겠지......? 여기까지 생각하자 온 몸의 긴장이 쫙 풀렸다. 이마는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분명히 5분 전까지만 해도 추워서 죽을 뻔 했는데 지금은 가디건이고 뭐고 다 벗어제끼고 싶을 만큼 더웠다. 그나저나 그 소시지같은 건 멀쩡한 상판떼기 해 놓고 변태짓을 하냐, 변태짓을...... 정신이 좀 돌아오자 짜증이 울컥 치솟았다. 소시지 새끼 아주 그냥 똥꼬를 십자모양으로 갈라서 존나 문어모양으로 볶아버려야지 그냥. 나는 궁시렁대며 바닥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집어들고 뒤돌아 골목을 빠져나갔다. 아니 빠져나가려고 했다.   

   

"안녕하세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 깜짝아!"   

   

소시지가 내 눈앞에 뙇! 하고 버티고 있었다. 그걸로 모자라서 인사까지 건냈다. 나는 정말로. 진심으로 심장을 토해낼 뻔 했다. 하지만 진짜 심장이 튀어나오진 않았고, 대신 전력을 다해 비명을 토했다. 유리라도 하나 깨부술 기세로. 그러자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던 소시지가 흠칫하더니 다시 웃었다. 놈이 잔뜩 들떠서 새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목소리도 좋으시네."   

"으? 으, 으으......?"   

"와, 진짜 귀엽다."   

   

그러더니 그리 크지 않은 눈을 완전히 접고 입은 하트모양을 하고서는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게 아닌가. 나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어버버거리기만 했다. 아, 네. 제가 노래도 잘 하고 음색깡패란 소리도 조금 듣죠. 그러시는 댁은 혼자 지하 3층에 들어앉아계신가봐요? 아니면 어디 동굴? 변성기 때 바이크라도 타셨나. 소시지의 목소리는 정말 낮았다. 구라 안 치고 지하에서 울리는 것 같은 저음이었다. 생긴 건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진 않는데. 매치 진짜 안 된다. 아직도 사태 파악이 끝나질 않아 얼떨떨하게 서 있는데 소시지가 묘하게 붉어진 얼굴로 불쑥 손을 내민다.   

   

"형 저랑 가끔 얼굴 보는 사이 하죠."   

"어? 그게 뭔......"   

"어디 가세요? 같이 가죠."   

"을지로 3가역으로......? 아니 근데,"   

"일단 핸드폰 좀 줘봐요."   

"......"   

   

뭐냐. 나 왜 얘한테 핸드폰을 건네주고 있냐. 별 말도 안 했는데 형형 거리면서 이상한 소리를 잔뜩 늘어놓더니 다짜고짜 폰을 내놓으라는데, 왠지 모르게 휘말리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영혼 없이 핸드폰을 내밀자 그걸 가져가 화면을 몇 번 터치하고 제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또 하트 입술로 만족스럽게 웃더니 폰을 다시 돌려주며 내 손목을 잡아 끌었다.   

   

"가요, 형."   

   

* * *   

   

결국 그 정신나간 소시지는 명동에서부터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역까지 꿋꿋이 동행했다. 소시지의 이름은 표지훈. 나이는 18살. 나보다 3살 어렸다. 어째 보자마자 형이라고 하더니만. 내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건 어찌 알았나 모르겠다. 나는 집으로 들어서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 그래도 꽁기한 하루였는데 막판에 집채만한 소시지가 굴러들어와갖고. 아으으 죽겠다. 앓는 소리를 내며 쇼파 위에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자마자 주머니에서 윙 하고 진동이 울렸다. 한 번 울리고 끝나는 걸 보니 문자인가. 누구지. 딱히 연락할 사람이 없는데. 안재효가 술 먹자고 불러내는 건가. 그럼 가차없이 엿 먹여줘야지, 생각하며 잠금화면을 풀자 낯선 11자리 번호가 보였다. 스팸? ......근데 요즘은 스팸문자가 데이트 신청도 하나? 급히 확인한 번호 위 발신인 이름에는 '이름없음' 문구 대신 다섯 글자가 당당히 빛나고 있었다.   

   

[♥표지후닝♥]   

   

......아니 대체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레기 뭘 쓴 건데 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표지훈의 끈질긴 구애로 한두달 뒤에는 행쇼한다고 합니다^^! 사겨라(짝!) 사겨라(짝!)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귀야워짝귀야우ㅏ짝 작가님 얼릉 오일글로컴백홈 하시죠
11년 전
대표 사진
잘생긴토끼
사실 지금 장편 찌고 있긔요ㅎㅎㅎㅎㅎㅎ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