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꼭 틀어주세요!
*
난 가끔 네 생각이 난다. 잊을만하면 꿈에 나오는 너 때문에
밉지만, 옛정 때문인지 모르지만 때론 네가 보고 싶기도 하다.
그 잘난 크래커 때문에 나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던,
나를 떠나던 너의 모습이 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사는지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아직도 하얗고 말랐을지
그리고 아직도 날 기억할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난 너를 찾을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찾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만난 걸 후회할까봐.
“탄소야.”
“민윤기?”
“탄소야.”
꿈속에서의 시간은 나에게만 흐른다. 나는 스물넷이지만
꿈속에서의 넌 열아홉,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그리고 넌 언제나 내 곁을 떠난다.
가지마.
“미안.”
“좋아했어 탄소야.”
그런데 난 여전히 네가 보고 싶다.
*
매일 같은 꿈
반복되는 꿈
날 떠나는 꿈
지이잉-
오늘도 일인가... 저번 주 동안 크래커들과 싸우느라 진이 다 빠졌다. 요즘 크래커들이 해킹을 못 해 안달이 났다. 아 이 크래커들은 리벨리온이 아니다. 리벨리온보다 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히려 리벨리온은 좀 잠잠한 듯하다. 아무래도 뉴스에 거론된 게 꽤 타격이 컸나 보다. 뭐 딱히 걱정 하는 게 아니고 나보다 누가 먼저 채갈까 걱정된다.
“....여보세요.”
- .... 뭐냐 지금 일어났냐?
정호석이다.
이미 해는 중천에 뜬지 오래다.
해커에게 잠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어쩌겠냐 난 잠이 많다.
그래도 할 건 다 하고 자니까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왜 친절히 전화까지 해주셨을까..우리 홉이님께서.”
정호석 (Code Name : hope)
나이 25
나보다 한 살 위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선배라서 별로 친하진 않았다. 그냥 박지민 동아리 선배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정호석은 우리 팀에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나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남들은 모르는 우리만의 코드가 있달까? 아 선배인데 오빠라고는 도저히 못 부르겠다.나보다 애 같을 때가 있다니까?
- 다 잡은 거 같다
- 리벨리온
띵동- 1층입니다.
드디어 잡는 건가. 오랜 시간 동안 쫓았지만, 놈들의 흔적이라곤 이미 다 털어간 흔적뿐. 매번 그들은 우리를 일부러 약이라도 올리는 듯이 잡힐 듯 안 잡힐 듯 아주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항상 우리가 나타날 것 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기다렸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주차장까지 내려가 차에 시동을 거는 그 순간까지
오직 내 생각은 그놈들에게 향했다.
리벨리온을 왜 못 잡아서 안달이냐고? 사실 딱히 큰 사연은 아니다.
몇 년 전, 리벨리온에게 해킹을 당할 뻔 했었다.
그때의 우리는 그들의 해킹을 막기엔 역부족했다.
*
삐삐-
요란한 경보소리가 들리고, 메인 화면엔 빨간 글씨로 '침입'이라는 경고문이 띄어졌다.
“뭐야 김태형”
“대장 우리 보안 시스템 지금 뚫리고 있는데?”
“뭐? 정호석, 어떻게 된거야?”
당황한 표정의 정호석이 바쁘게 손가락을 놀리며 대답한다.
“아.. 야
이거 완전 선수들인데.”
“형, 이러다 다 뚫릴 거 같은데 어쩌죠.”
“50퍼 남았어.”
“포맷시켜.”
“뭐? 김탄소 진심이야?”
“어쩔 수 없잖아. 지금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거 없어.
그냥 포맷시켜.”
“80”
“하 씨발”
정호석이 낮게 욕을 읊조리더니
그만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탁- 타다탁-
“90.”
탁-
네트워크 시스템을 종료합니다.
-
“야, 얘네 눈치챈 거 같은데 어쩌지.”
여유롭게 책상에 걸터앉아
메인화면을 바라본다.
“그냥 진행해. 어차피 아마추어들이야.
보안도 그냥 뚫리는 거 보면 한심하다.”
“50.”
“민윤기, 그러다가 진짜 포맷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게.”
“지금 쟤네는 포맷 할 생각도 안 들껄.
해킹 당한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을진 몰라도.”
“윤기형, 쟤네 신원만 알면 되는 거예요?”
80
“어, 처리는 알아서 해준데.”
“다 죽이려는 거네.”
90
삐-
"연결이 해제되었습니다.”
모니터엔 98%의 막대가 채워져 있었고
그 막대는 나머지 2%를 채우지 못한 채 멈췄다.
“어쭈.”
김남준이 키보드를 쾅-쾅- 내리친다.
“씨발, 진짜 포맷시킨 거야?
와, 이 독한 것들.”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전정국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 아깝다. 거의 다 왔는데,
아이피는 땄는데 어쩔까요. 쳐들어갈까요?”
“그냥 내버려둬.”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될 거 같은데
*
정호석의 집으로 가던 중, 신호에 걸려 잠시 창밖을 내다보았다.
“날씨는 좋네”
맑은 하늘을 바라볼 때가 제일 좋다.
그렇게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 시선을 찾으려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건너편에 서 있는 너와 똑 닮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눈 맞춤
그는 바로 내 눈길을 피했다.
아
그제야 알았다.
저 남자가 너라는 사실을
얼굴을 못 본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난 알 수 있었다.
3년이라는 우리의 추억들이 내 기억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민윤..!”
빵빵-
너를 부르려고 하는 순간 클락션을 무작정 울려대는 뒷 차들 때문에 난 곧바로 액셀에 발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왜 거기 너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졌다. 혹여라도 날 만나러 오진 않았을까 물어볼 것도 많고, 이대로 가면 영영 널 다시 만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핸들을 꺾어 바보같이 난 너에게로향했다.
그곳에 다시 갔을 땐 당연히 넌 이미 떠나고 없었다. 그저 텅 빈 공기만 네가 떠나간 그 자릴 메꾸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서야
그 때 너가 날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띵동-
“나야 문 열어.”
철커덩-
“무슨 일 있었냐 표정이 안 좋은데?”
말하면 뭐하나
길가다 첫사랑이라도 만났다고 해야하나.
“아니 괜찮아. 그것보다
잡을 수 있겠다니 뭐라도 건졌어?”
이 집은 지하에 있는 작업실만 빼면 가정집들과 다를 바 없다.
그냥 평범한 집이다. 사람 사는 집.
“요즘 말이 많이 짧다? 일단 설명해줄게. 가자.”
“탄소야~~”
지하로 가자마자 마치 주인을 반기며 뛰어오는 개같은(절대 욕이 아니다.) 김태형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 이건 직감적인 직감이다. 피해야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왼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덥석-
그대로 날 낚아채 안아버리는 김태형
그 순간 난 보았다.
정호석의 흔들리는 저 눈빛을
뭔가 하찮은 생물을 보는 듯한 저 눈빛을...
“김탄소 너 왜 자꾸 나 피해. 나 서운해..”
울상을 지어 보이는 김태형.
어휴..
이름 김태형 (Code Name : V)
나이 24
나랑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 인정하긴 싫은데 얼굴은 또 기가 막히게 잘생겼다. 전교에서 200등 했으려나? 우리 학교 전교생이 200명 정도니까..장난 아니고 진짜 그 유명한 전교 꼴등. 그래도 지금 하는 거 보면 머리는 좋은데 여태 안 쓰고 묵혀뒀던 거 같다.
“안 놓냐.”
김태형을 나에게서 떼어
자신의 뒤로 날 가려 버리는 박지민.
“너 씨이- 박지민 까분다.”
김태형을 향해 승리의 V를 펼쳐 보였다.
메롱-
이름 박지민 (Code Name : J)
나이 24
얘도 같은 고등학교 나왔다. 김태형이랑 다니기엔 정말 아까운 애다. 얜 착하다. 그냥 착함. 가끔 화날 땐 무섭기도 한데 뭐 그건 아주 가끔이니까 아 욕 할 땐 섹시하기도 하다..... 그리고 습득력이 남들보다 빠르다. 되게 금방금방 배웠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왜 지민이만 칭찬하는거 같다고?
귀여우니까.
“그만하고 모여봐.”
그래 저거 바로 저 눈빛 정말 마음에 안든다.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든다니까.
“그니까 새벽에 김태형이 스니핑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에 메일 하나가 온 거지.”
《스니핑(sniffing) - 네트워크상 트래픽을 몰래 엿듣는 도청 행위》
옆에서 우쭐해 하는 김태형을 보니
기특해서 머리 한번 쓰다듬어 줬다.
“헤-”
진짜 개 같다.
“돈을 줄테니 일 좀 처리 해 달라는 거야. 지금까지 블랙은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고 일을 처리해주는 역할을 해왔던 거 같고, 내용 보니까 그게 이번만이 아니라는거고.”
돈은 우리도 가끔 받을 때가 있다. 그냥 도와주면 알아서들 챙겨주신다. 돈 받으려고 해커 하는건 아닌데 준다면 받아야지. 그 돈으로 생활하고 작업 할 때 쓴다. 현장도 우리가 우리 발로 뛴다. 따로 뛰어줄 사람도 없고, 사람을 구하자니 돈이 아깝고, 아 얼마 받느냐고? 대부분 한 건에 수백 또는 수천까지 받는다. 억 단위까지는 못 받아봤다. 그냥 예의상 챙겨주는 거니까… 진짜 제대로 돈을 목적으로 하면 억까진 받을거 같다. 뭐 주면 받아야지 어쩌겠냐 거절은 없다.
“작전지시라니? 블랙을 부려먹어?”
“응. 근데 이번에 온 게…”
“J그룹이더라고.”
“뭐? J그룹?”
“왜 내 말 자르냐.. 박지민 죽고 싶냐?””
정호석이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던져버린다.
잽싸게 피하는 박지민
툭-
갈 곳을 잃어버린 펜이 내 옆으로 떨어진다.
“헤헤- 미안해요.”
어머 쟤 웃는거 봐.. 귀여워라..
“J그룹이 너희 아버님 회사랑 우리나라 투톱인가?”
“아 맞다 탄소네 아버님 회사가 K그룹이지.”
“그래서, 작전이 뭔데.”
“어.. 그게.”
정호석이 뜸을 들인다는 건
“뭔데 뜸 들여.”
주저하는 정호석을 보자
김태형이 먼저 입을 뗀다.
“너네 K그룹 비자금 터는거.”
역시 우리 회사구나.
“오랜만에 아버님 뵙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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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삼주년!!!!!!!!!!!!!!!!!!!!!!!!! 분량 조절 실패! 많이 늦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ㅠㅠ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지만 어김없이 부족한 글이 나왔어요... 다음편은 좀 더 열심히 써 보도록 할게요 띄어쓰기 맞춤법 틀린 거 지적해주세요! **** 암호닉 신청 오늘부터 받겠습니다!! 신청은 [리벨리온] 이렇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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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잔 뭔가 단어하나에 너무 집착하는경향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