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아고물 (아저씨라고 한적없다ㅎ)
아줌마 너탄 X 고등학생 김태형
*
나는 남편을 만나기전 SNS에 얼굴도 알려지고, 어린나이에 성공한 쇼핑몰의 사장님이기도 했다.
내 인생은 결혼과 함께 엉망이 되었다. 나는 결혼 전 소위 말하는 속물이였다.
내가 벌어들이는 만큼 씀씀이도 컸고, 남자를 돈과 얼굴로 판단했다. 사람의 마음을 잘 볼줄 몰랐다. 어릴때부터 모두가 나를 예쁘다 말해주었고, 호의를 베풀었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결혼과 함께 내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난 속물답게 얼굴 반반하고 돈 잘버는 젊은 사업가와 결혼을 했다. 내 불행의 시작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남편을 따라 남편의 고향인 서울로 올라갔다. 서울은 나에게 모든게 낯선 도시였다. 내가 살던 부산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큰 도시였고,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나보다 예쁜사람, 나보다 돈 잘버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나는 한순간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되어버렸다. 남편은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다. 일을 핑계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들은 늘어만 갔다.
운좋게 나는 임신을 했고, 예쁜 딸 소율이를 낳았다. 하지만 시댁에서는 아들을 낳지 못해 항상 구박을 받아야했다.
그리고 소율이가 1살이 되던 해, 사건을 터졌다. 남편의 내연녀가 부른배를 끌어안고 집에 쳐들어와 내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다. 아들을 낳지 못한 년은 이집에서 떠나라며 내 머리채를 흔들었다. 모든게 꿈만 같았다. 자신이 남편의 아들을 가졌으니,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저 그녀가 잡아 흔드는대로 난 여기저기 끌려다니기만 했다.
우는 소율이를 달래야 하는데... 소율아 엄마가 미안해, 눈물이 났다.
한바탕 소동이 있고난 뒤, 저녁에 남편이 돌아왔다. 일주일만에 집으로 들어온것이다. 머리는 산발이 된 채 소율이를 안고 거실 쇼파에 앉아있었다. 남편은 당연스럽게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위자료도 섭섭하지 않게 챙겨주겠다, 원한다면 이집도 가지라며 말하는 남편의 말에 웃음이 났다. 실성한 여자처럼 웃어댔다. 소율이의 양육권을 주겠다고 선심쓰듯 말하는 남편의 말에 소름이 끼쳤다.
나 또한 그 미친년에게 내 딸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순순히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매달 양육비와 위자료를 챙겨서 조용히 나는 부산으로 내려왔다. 위자료로 작은 아파트를 얻었다.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쉽게 내 자식을 버리지 않을것이다. 비록 나는 어린시절 버려졌지만, 나는 소율이를 꼭 지켜낼거라는 굳은 의지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지났고, 나는 예전만큼의 큰 쇼핑몰과 성공은 아니더라도 밥벌이는 할수 있을만큼의 수입을 낼수 있는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다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
"사장님~ 곧있으면 5시예요, 소율이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 아니예요?"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그럼 지은씨가 마무리 좀 해줄래요?"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근무 외 수당은 챙겨줄테니까 달력에 체크 해놓고 퇴근해요!"
오늘은 쇼핑몰에 주문량이 많아 시간을 좀 지체했다. 이시간에는 차가 많이 막히는데... 나는 핸들을 한손으로 잡고 손톱을 물어뜯었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위는 이미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5분 10분이 흐를수록 나는 더더욱 불안해졌다.
결국 나는 소율이가 있는곳에 30분이나 늦고 말았다. 유치원 차가 서는 아파트 단지앞에 소율이가 없었다. 곧장 유치원에 전화를 했지만 유치원 선생님은 그곳에 제시간에 내려줬다는 이야기만 할뿐 모른다고 했다. 이렇게 무책임 할수가 있나... 나는 울며 소리를 질렀다. 비록 내가 늦은게 잘못이긴 하지만, 요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어린아이만 두고 그렇게 휭 갈수가 있단 말인가... 울며 소리를 지르다가 문득 제정신이 돌아온 나는 선생님께 사과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렇게 성질을 낸다고 해서 내가 소율이를 찾을 수 있는건 아니다. 미친듯이 아파트 단지를 뛰어다녔다. 집에도 가봤지만 소율이는 없었다. 소율아! 소율아!! 제발 어딨니...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아파트 놀이터로 향했다.
눈물이 차올라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율이였다.
"엄마!!!!"
"소..소율아!!!"
"엄마아아, 왜 이렇게 늦게왔어! 소율이 무서워서 막 울었잖아!"
"미안해, 소율아... 미안해... 왜 집에 안가고 여깄는거야? 위험하게!"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소율이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차올랐고, 뺨을 타고 흘렀다. 잘못한건 난데 괜히 소율이에게 화를 냈다. 우는 소율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달래다가 내 시야에 들어온 한 교복입은 남자아이...
"아줌마가 잘못했으면서 왜 얘한테 소리를 질러요?"
"누..누구세요?"
"저요?"
"네..."
"김소율~ 오빠 누구라고?"
"잘생기고 멋진 태형이오빠!"
"...네?"
"옳지~ 우리 김소율 똑똑하네~"
"엄마, 엄마 올때까지 나랑 놀아준 오빠야"
"...놀아줬다고?"
"엄마가 없으니까... 너무 무서워서 집이 몇호였는지 기억이 안나서 막 울고 있었는데, 저 오빠야가 사탕도 주고 놀아줬어!"
"감,감사합니다"
"얘한테 팔찌나 목걸이로 집이랑 아줌마 전화번호 같은거 새겨져있는거 하나 해줘요. 아줌마 말대로 요새 세상 얼마나 무서운데 저렇게 예쁜애기를 길에서 그렇게 기다리게 해요? 아줌마가 잘못한거예요. 그치 소율아?"
"맞아! 엄마가 잘못했어!"
"응, 그래그래 엄마가 잘못했어... 미안해"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누가봐도 불량학생 같아 보이는 저 고등학생이 울고있는 소율이를 달래주고 놀아줬단 말인가? 게다가 낯을 많이 가리는 소율이가 웃으며 이야기 하다니 거의 기적과도 가까운 일이였다.
"사례비는 얼마나 드릴까요?"
"아줌마... 그렇게 제가 속물로 보여요?"
"아..아니요"
"아! 받고싶은거 있긴 있는데...."
"뭔데요?"
"아줌마 전화번호요"
"...네?! 그건 왜요?"
"소율이는 휴대폰이 없으니까, 소율이 보고싶으면 아줌마한테 전화해서 만나려구요"
"아..."
"줄거죠?"
"설마 소율이를 좋아하거나..."
"저 로리타 관심없거든요? 그 정도 변태 아닙니다. 제가 로리타 막 좋아하고 어린애한테 막 침 흘리면 제가 소율이를... 아 됐어요, 입에 담기도 더러워서 진짜, 주기 싫으면 됐어요 나도 기분 나빠요, 참내 여태껏 우는 애 달래가면서 놀아줬더니 고작 받는 취급이 소아성애자로 몰아가니 됐어요!"
"아 죄송합니다."
뭔가에 홀린듯 전화번호를 건냈다. 뭐라고 저장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 내 휴대폰을 빼앗아 [잘생긴 태형오빠] 라고 저장했고, 자신의 휴대폰에는 나를 [소율엄마]로 저장했다.
폭풍같은 하루였다. 집에 오니 온몸이 물먹은 솜마냥 무거웠다. 소율이는 태형이라는 고등학생과 논것이 그리도 재밌었는지 내귀에 대고 재잘거렸다. 나는 재잘 거리는 소율이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꽉 끌어안았다.
소율이는 숨막힌다며 놓아달라 했지만, 나는 놓을수 없었다. 놓치지 않을것이다.
*
그렇게 한달이 흘렀다.
나에게 태형이라는 고등학생 그리고 소율이를 잃어버릴뻔 한 일은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 갔다. 애초에 휴대폰을 자주 만지지 않는 성격이라 태형의 휴대폰 번호를 지우는 일도 깜빡했다.
오늘도 10분 늦었다.
부리나케 아파트 단지 입구로 뛰어가니 이번엔 아파트 단지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소율이가 보였다. 소..! 소율이를 부르려는 순간 소율이 옆의 익숙한듯 낯선 실루엣이 보였다. 한달전과는 다른 빨간머리를 한 그 고등학생이 소율이와 함께 쪼그려앉아 사탕을 먹고 있었다.
"김소율! 저기 엄마 왔네~"
"엄마아아!!!"
소율이는 바로 달려와 내품에 안겼다. 벌써 2번째... 저 고등학생에게 신세를 졌다. 고등학생은 사탕을 씹어먹고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내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소율이를 안아든채로 뒷걸음질을 쳤다.
"아줌마 소율이한테 아직 팔찌나 이런거 안 해줬어요?"
"아.. 맞다"
"아 맞다? 참나 어이가 없네~ 뭐 소율이 없어지고 나면 그때 채울래요? 아줌마 걱정할까봐 심심하다고 보채는 소율이 데리고 여기 앉아있었건만 아줌마는 속편한 소리 하시에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그 고등학생은 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더 꺼내서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김소율 간다! 하며 손을 흔들었다. 근데 고등학생은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밖으로 향했다. 뭐지? 나는 왜 아파트로 들어가지 않냐고 물었다.
처음으로 그 고등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고등학생은 가던길을 멈추고 다시 내앞으로 걸어왔다.
"나 이 아파트 산다고 한적 없는데?"
"아.. 그렇구나"
"풋.. 아 그렇구나? 푸하하 아줌마 진짜 웃긴다"
"..."
"아줌마 근데... 아줌마 휴대폰에 내번호 저장 안되있어요? 그때 분명 저장한걸로 기억하는데"
"아.. 있어요"
"근데 왜 문자한통 없어요?"
"제가 왜..."
"아줌마 진짜 야박하네, 아무리 그래도 딸 보호해줬는데 고맙다는 한마디 정도는 보낼수 있는거 아닌가?"
"..."
"거참 야박하네~ 갑니다, 다음번에도 늦을거 같으면 남편한테 부탁해요,! 애 혼자 길가에 두지말고!"
남편이라...
멀어져 가는 고등학생 뒷모습에 차마 남편이 없다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쌩판 남이나 가까운 저 아이에게 굳이 남편이 없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었다. 소율이는 내품에서 잠이 들었다.
나는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소율이를 깨워 씻긴 다음 저녁을 먹이고 잠자리에 눕혔다. 오늘도 투정없이 잠든 소율이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소율이의 얼굴에서 전남편의 얼굴이 보였다. 멋지고 빛이 나던 그 남자의 얼굴이 겹쳐보였다.
그의 딸이니까 당연한거지만 슬펐다. 왜냐면 나는 미련하게도 아직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수신자 [잘생긴 태형오빠] 였다. 그 이름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어쩜 이렇게 유치할까, 딱 그나이에 맞다고 해야하는걸까... 확인 버튼을 누르자 글이 쏟아졌다.
[아줌마 너무 야박해, 오늘도 역시 고맙다는 한마디 없네ㅡㅡ]
나는 답장을 했다. [고마워요, 잘생긴 학생....]
*
"야박한 아줌마야, 정말..."
불꺼진 고시텔 작은방에 태형은 누워서 문자를 보내고 휴대폰을 구석으로 휙 밀어버렸다. 카톡을 보내지 않고 문자를 보낸 이유는 간단하다. 카톡을 보냈다간 1이 없어지고 답이 오지 않으면 씹혔다는걸 알고 마음이 찢어질게 뻔하니까... 그래서 문자를 보내서 씹힌게 아니라 그 아줌마가 아직 읽지 않았을거다. 라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이다.
에효, 남편있는 아줌마를 마음에 두는 자신이 스스로 너무 한심한 태형이다. 눈을 감으려는 순간 문자 알림음이 들렸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아닐거야, 아닐거야... 그 아줌마가 아니라 스팸문자 일거야... 스스로를 다잡고 구석에 밀려있는 휴대폰을 주워들었다.
[고마워요, 잘생긴 학생...]
"아싸!!!!!!!"
태형은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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