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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개그동아리 EXO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2






점심을 먹고 난뒤 수업시작까지는 아직 30분도 더 남았어. 왠일인지 쪼잔한 찬열이가 쏘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반으로 올라가지.
찬열이랑 백현이만 둘이서 장난을 치며 틱틱대느라 너징은 그냥 쭈구리야,쭈구리.

아이씨, 나만 어색해 죽겠네. 여사친을 사귀는게 시급해.

너징은 다먹은 아이스크림 막대를 어금니로 잘근잘근 씹어.


"참, 징어야 우리 2학년 11반 갈껀데. 경수한테 갈래? 아님 우리랑 같이 갈래?"


서로 허공에다 주먹질을 하는 걸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백현이가 너징쪽으로 고개를 휙 돌리더니 말해.
너징은 표정을 싹 풀고 선한 눈빛으로 백현이를 보지.
이래나 저래나 백현이랑 찬열이는 너징이 무슨 표정을 하던 아무 생각이 없어.
그냥 밥을 먹고 난뒤라 기분이 좋은 둘이야.


"2학년 11반?"

"응. 도경수꺼 신청서 받으러 가야지."


존나 의지 확실한 놈들.


너징은 순간 표정을 싹 굳히는데 저 멍청이들은 눈치도 못채니까 걱정마.
그래도 너징은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멀뚱히 서서 너징의 대답을 기다리는 둘을 봐.
경수한테 가는게 나을까..싶은데
경수한테 백현이랑 찬열이가 신청서 받으러갔다고 말하면 경수가 어떻게 될지 무서워.
그렇다고 저 두놈들을 따라가자니 꺼림칙한 너징이야.


"도경수한테 가봤자 재미없어. 우리랑 가자."


너징이 고민을 하며 우물쭈물하니까 찬열이가 너징의 손목을 잡고 앞서나가.
백현이도 좋다고 뒤따라오지. 가자가자!
너징은 체념을 해. 이래나 저래나. 나한테 좋을건 없는 것 같다.



너징의 학년 층보다 한 층 더올라가 2학년들 층에 왔어.
뭔가 다들 백현이를 힐끔힐끔 보면서 웃는것 같은데 뭐 때문인지 알것같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너징은 앞으로 자신도 그 시선을, 웃음을 받게될 생각을 하니까 끔찍해.

아 집가고 싶다. 엄마가 보고싶어.


백현이가 익숙하게 11반을 금방 찾았어. 
교실안은 점심시간인지라 다들 무리지어서 떠들기 바빠보이고 개그동아리 회장같이 생겨보이는 사람은 안보여.
으, 그 사람은 또 얼마나 병신같을까.

백현이는 당당하게 문 앞으로 가고 너징은 찬열이와 함께 약간 뒤떨어져 있었어.
소리치는 건 아마 백현이일것 같지만 너징은 그거 보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이 쪽팔릴 것 같아서 도망치고 싶지.


"저.. 박찬열. 나 화장실 좀 갔다올께."


너징이 찬열이의 교복 소매자락을 슬며시 잡으면서 얘기를 해.
찬열이가 백현이 쪽을 향하던 시선을 거두고 너징을 내려다 봐.
아주 흥미진진하다는 미소를 씨익 띈 채.


"응? 아, 왜. 나 이거 혼자보는거 창피한데.. 이거 보고가자."


나도!! 창피하다고!! 아악!!

찬열이가 너징의 양어깨를 붙잡고 흔들면서 매달려.
찬열이가 힘주는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너징은 힘없이 알았다고 얘기해.
아.. 변백현 교실 문 연다.
너징은 살짝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아. 제발 숨고싶어, 어디든.
찬열이는 킥킥대면서 백현이를 보지.



"흠,흠. 아-. 김!! 준!! 면!!"



나.. 제발.. 울고싶다, 정말.

백현이가 우렁차게 소리치니까 찬열이가 좋아 죽으려고 해.
너징의 어깨를 퍽퍽 치면서까지 자지러지게 웃지.

쟤는 멀쩡하게 생겨서 왜 저렇게 웃을까..
얼굴 참 비효율적이게 쓰네.

너징은 이제 아예 백현이에게 등을 보이고 섰어. 금방이라도 도망갈 태세지만 찬열이가 너징의 어깨를 꽉잡고 있다.

더 짜증나는건 저렇게 소리지르는데도 김준면이란 사람이 안나와!


"김!!준!!면!!!!"


그만..그만!!


"김!준!며어언!!!"


제발!!!


너징은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어.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들리는게 정말.. 이 기분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
옆에서 웃어대는 찬열이를 패주고 싶어.



"어, 너 또 왔네?"


드디어 나오셨다. 너징은 등뒤로 들리는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슬며시 돌렸어.
어.. 누가 개그동아리 회장인거지?
신입모집 홍보용지를 연필로 휘갈겨 쓰고 이딴 신청서 퀘스트를 준 병신은 누군거지?

너징이 생각한 비주얼의 회장은 안보이는 듯 해.


"어제 신청서 3장이나 줬잖아."


너징은 저 말의 주인을 찾고는 혼이 빠져나갔어.

도대체 왜 멀쩡하게 생기신 분들이 이러시는거죠?

반듯하게 생긴 김준면이라는 사람이 헤실헤실 웃으면서 백현이 앞에 서있어.
보기에는 학생회장처럼 생겼는데 왜 개그동아리나 하고 있는건지.

아씨 근데 자꾸 박찬열이 웃으면서 나 때리네.


"그믄 뜨르, 븍츤을..."

"아하하하핰하핳!! 미안해해하핳하핰!! 변백현핳하하핰!!"


집에가면 어깨에 멍든 것 부터 확인해야지.


백현이랑 준면선배는 둘이서 한참을 얘기했어. 뭐가그리 재밌는지 하하하!하면서 웃기에도 바빴지.
뻘쭘하게 뒤에서 찬열이와 둘이 서있자니 주위 선배들의 시선도 그렇고 얼른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 해.



"야! 받아왔다! 또 세장줬어!"


왜 또 세장주고 지랄이야.


괜히 마음에 안들어서 트집잡는 너징이야.
백현이는 주머니에 대충 꼬깃꼬깃 접어서 넣어둔 먼저 받았던 신청서를 꺼내.
찬열이 한장, 너징에게 한장 주고 백현이도 한장을 들지.
나머지는 또 대충 구겨서 주머니에 집어넣으려다가


"아, 경수꺼. 징어야 이거 경수 가져다 줘."


경수것도 챙겨서 너징에게 줘.








[EXO 개그동아리 신청서]


이름:                                                                     
학번:                                                                     
휴대폰:                                                                   
*동아리 회장을 향한 사랑, 그리고 열정.:                          

                                                                         *중요.


오디션 날짜: 20XX.03.XX. 야간자율학습시간 1교시.

늦으면 귓방망이. 신청서 내고 오디션 보러 오시지 않으면 저희가 직접 찾아가니까 걱정마세요.
                                                                                      
                                                                             -회장.김준면.-








다행히 신청서는 깔끔하게 프린트했네.
동아리 회장을 향한 사랑이랑 열정은 뭐야.. 게다가 중요표시까지 해놨네..

시발 싫어!!

한번 신청서를 훑으니까 거부감이 확 오는게 정말 울고싶은 너징이야.
친구를 잘못사귄거 같다 생각하지.
밥을 같이 먹자는 경수가 떠올라.

넌 나에게 손을 내밀어선 안됐었어.




5교시 수업예비종이 치고 백현이는 자신의 반으로 돌아갔어.
너징도 찬열이와 반으로 들어가지.
저기 앞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경수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이 미안한 감정은 뭐지.
나도 피할 수 없었어 경수야.



"도~ 갱수,갱수,갱수, 개애앵~ㅅ, 억-"


경수에게로 가면서 깝쭉대던 찬열이가 경수한테 한방 맞았어.
그럴줄 알았다.
너징도 조심스럽게 경수 옆에 가서 앉지.
경수가 왔어? 하고 물어보길래 너징도 응- 하고 짧게 대답해줘.
이 신청서를 진짜 줘야되 말아야되..



"야 이거봐라!"


고민하는 와중에 찬열이가 자신의 신청서를 경수한테 내밀어.
힐끗 쳐다본 경수는 아주 한심하다는 듯 찬열이를 쳐다보지.
어휴, 병신들. 가지가지한다.
경수의 속마음이 들리는것 같은건 왜 일까.
찬열이는 그래도 좋은지 헤죽헤죽 웃으면서 경수에게 알짱대.


"너것도 가져왔어! 징어야 얼른 줘."


힉. 경수 표정이 싹 변한걸 보고 너징이 침을 꿀꺽 삼켜.
찬열이의 말에 너징에게 고개를 휙 돌리고 너징을 뚫을 듯이 쳐다보는데..
나 진짜 이거 못줄것 같아! 나 죽으면 니가 책임 질거냐고!
이런 너징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넌씨눈 찬열이는 자꾸 너징을 재촉해.
빨리,빨리!

시발..



너징은 말없이 그냥 흰종이만 경수에게 스윽 내밀어.


"나도 피해자야..경수야.."

경수에게만 들리게 아주 작게 얘기하는 너징.
그런 너징을 경수가 조금 안쓰럽게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더니 이내 종이를 받아들어.
아까보다는 더 찬찬히 신청서를 살펴보더니 픽- 하고 웃지.
의미모를 웃음에 너징이 갸우뚱해보이고 찬열이는 더 깝쭉대. 

저러다 또 한대 맞는거 아닌가 몰라.


"재밌겠지?"


찬열이의 물음에 경수는 대답대신


쫙-쫙-.


그 흰 신청서 종이를 국수가락처럼 가늘고 길게 찢었어.
두동강 나던 종이가 이내 점점 여러조각으로 찢어지지.
너징이 조금 놀란 눈으로 그 찢겨지는 종이를 봤어.
나도..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아아아!! 그걸 찢으면 어떡해!"


찬열이도 놀란 듯 머리를 쥐어잡으며 소리쳐.
나도 종이 찢고싶다..

경수가 바닥으로 내던진 종이 쪼가리들을 찬열이가 두손으로 주섬주섬 모아.
한 조각도 놓치지 않고 주워대는 찬열이를 보니 안쓰러워.
그리고 그 종이를 더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찬열이야.


"아아..소중한 신청서인데.."


어휴, 병신.


너징은 손에 쥔 멀쩡한 신청서를 내려다 봐.
나도 종이 찢고싶다.
경수를 한번 흘끔 쳐다보니까 경수가 너징을 보고있어.

너도 해.

단호한 눈빛이 느껴져.
그 눈빛에서 너징은 용기를 얻어가는 중이지.


그래.. 나도 할 수있어!

너징은 힘있게 종이를 움켜쥐어.
찢는거야!
나 개그동아리 안해!

그때 벌떡 일어나는 찬열이.



"괜찮아. 백현이한테 두장 더 있거든."



... 경수나 너징이나..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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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테라피로 암호닉 신청가능한가요???ㅋㅋㄲ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현앜ㅋㅋㅋㅋㅋㅋ이러지마ㅋㅋㅋㅋㅋㅋㄱㅋㅋㅋ헬게이트열리나요?ㅋㅋㅋ징어대신 제가들어가주고싶네여ㅋㅋㅋㅋㅋㄱㅋㅋ엏?그러고보니1111첫댓이라니!!신난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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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앜ㅋㅋㅋㅋㅋ동아리회장을향한사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들이 뭐라고써넣을지기대되네옄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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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미친다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수징어힘쇼...ㅁ7ㅁ8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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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비타민이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징어힘쇼,,,,,,,,,,,,,,헣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저한테도 신청서한장주시져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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