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민규] 국어쌤 너봉 X 체육쌤 민규 교내연애 썰 - 15. 수련회를 따로 갈 경우 ①

~~다시 돌아온? 돌아올?~~

: 동갑내기 체육쌤 김민규와 교내연애 중 :

15. 수련회를 따로 갈 경우 ①

"자, 수련회 동행교사가 결정이 되었습니다~!"
"와~"
"와아."

세봉고의 수련회 일정이 공개되었어. 지난 번 민규와 승관이의 투표전쟁으로 떠들썩했던 농촌봉사활동은 아쉽게도 실현되지 못하고, 결국 수련회로 대체되었지. 는 물론 말만 수련회지, 어떻게 보면 농촌봉사활동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승관이는 와아. 하는 영혼 없는 리액션을 보여줬어. 모두의 시선이 권부장님의 손으로 집중되고, 권쌤은 뒤집어져 있던 종이를 쫙 펼쳤지.

[ 2학년부 수련회 동행교사 ]

1반 : 김민규, ( )

2반 : 김너봉, 부승관

3반 : 이석민, 전원우

4반 : 권순영, 이지훈

5반 : 홍지수, 최승철

"빈칸은 뭐에요?"
"아, 1반이 여자반이라 남자교사만 갈 수가 없어서요, 2학년부 여자교사가 한명 뿐이라 3학년부에서 다른 썜이 가시기로 했습니다. 누가 갈지는 아직 미정!"
"아아.."
"3학년부 쌤들도 가는거에요?!"
"네, 3학년들은 학교에서 자습하기 때문에.. 수업 없으신 두 분이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아싸, 원우쌤이랑 간다!"

신난 석민이가 원우쌤과 하이파이브를 했어. 모두 시끌벅적한 가운데 유독 민규만 표정이 좋지 않았지. 민규는 당연히 너와 같이 갈 줄 알았는데, 틀어진 계획에 멘탈붕괴,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진 민규를 보고 넌 속으로 픽 웃어. 너는 승관이와 함께 가게 되었고, 또 가면서 얼마나 치고박고 싸울지가 제일 먼저 걱정이었지. 각 반마다 다른 곳으로 떠나는 수련회였기 때문에, 수련회가 진행될 2박 3일동안 너와 민규는 강제 이별이었어.

"우선 예산이나 숙박 문제는 다 해결이 되었고."
"아이들이랑 재밌게 한번 다녀와봅시다!"
"2학년부!"
"화이팅!!!!!!!!!"

회의가 끝나고, 퇴근 준비를 위해 네 자리로 온 넌 슬쩍 민규를 쳐다봤지. 민규는 제 책상 앞에 앉아 얼빠진 표정으로 멍 때리고 있었어. 권부장님이 미안했는지 민규에게 조용히 과자 하나를 갖다 주었지만, 민규는 그 과자를 까먹으면서도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를만큼 여전히 얼빠진 표정이었지. 잠시 후 지수쌤이 들어와 '김민규, 야자감독 안할거야?!' 라고 민규를 부르자 그제서야 파일을 들고 터덜터덜 걸어나가는 민규였어.

"..."
"어떡하냐."

상황을 알고 있는 석민이가 조용히 옆으로 와서 네게 말을 건넸어.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석민이에게 조용히 대답한 넌 가방을 챙겨 석민이와 함께 학교를 나왔어. 다른 쌤들은 모두 야간자율학습 감독 때문에 늦게 퇴근이었고, 감독이 아니었던 너와 석민이는 함께 학교를 나와 집으로 향했어.

"김민규쌤 아마 내일도 저럴 듯."
"내일도 안멀쩡하다에 내 핸드폰을 건다."
"내일 출발인데, 내일부터 그럼 완전 생이별이네, 둘이."

"그러게.. 나도 조가 저렇게 짜질 줄은 몰랐는데."

민규만 아니라, 너도 같이 못가게되어 울적한 마음에 길가에 있던 돌을 멀리 차버렸어. 네 집앞에 다 온 석민이가 어깨를 두드려주며 힘내라고 응원을 해줬지. 짜식, 처음 너와 민규의 사이를 알게 되었을 땐 음료수까지 떨어트리며 그렇게 난리난리를 쳤었는데,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지켜보면서 오히려 제가 연애하는듯이 더 좋아하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한 너야. 내일 보자는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던 너를 갑자기 석민이가 붙잡았어.

"야."
"응?"
"내일, 아니 그냥 2박3일동안."
"응."
"수련회 가서 웬만하면 김민규랑 연락하지 마."
"뭐?"
"아, 그냥, 연락할거면 제발 숨어서 해."
"???"
"부승관 앞에서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나 절대 하지말고."
"아, 당연하지..!"
"그냥 연락을 아예 안 하는건 어때?"
"아, 갑자기 무슨 소리야!"
"연락 3일동안 안해보는 것도 서로의 사랑에 좋은 방…"
"헛소리야, 또!"

석민이의 등짝을 한대 때리자 석민이가 울상을 지으며 알겠다며 네 손을 놔줬어. 자기 집 쪽으로 돌아가려뎐 석민이가 다시 발걸음을 돌려 너에게 마지막으로 말했지.

"아, 근데 진짜. 부승관 앞에서는 연락 하지 마라."
"들킬일 있냐!"

석민이에게 빽 소리를 지르고 넌 집으로 돌아왔어. 갑자기 왜 저런 말을 한담, 그저 석민이가 웃겼던 넌 방으로 들어와 내일 출발하게 될 수련회 짐을 싸느라 바빴지. 그 덕에, 넌 핸드폰에 찍힌 카톡도 보지 못하고 짐을 싸자마자 잠이 들어버렸어.

네가 집으로 들어가고, 네 방에 불이 켜질 때 까지 기다리고 있던 석민이는 네 방에 불이 켜진걸 확인하고 자신의 집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지. 집에 가면서도 핸드폰을 자꾸만 확인하던 석민이는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했어.

"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드디어 수련회 당일! 몇달 전 교육 연수를 위해 캐리어를 싸들고 운동장으로 모였던 날이 생각나 싱글벙글 웃으며 넌 1등으로 학교에 도착했어. 너가 도착하자마자 승철쌤이 뒤따라 도착했지. 반갑게 승철쌤과 인사를 한 넌 수련회가 그저 신나 승철쌤에게 아기새마냥 조잘조잘 떠들었어. 그 모습이 마냥 귀여웠던 승철쌤은 네 얘기를 들어주면서 아빠미소를 짓고 있었지. 운동장에서 둘이 열심히 얘기를 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아이들에게 나눠 줄 간식을 가지고 오기 위해 넌 교무실로 들어갔어.

초코파이, 음료수, 과자 등등 네 앞에 산더미만큼 쌓여있는 상자를 보고 넌 식겁하지만, 이정도 쯤이야 세봉고 국어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넌 과자 한 박스를 들었지. 하나 들고, 내려가서 하나 가져다 놓고의 무한 반복. 왜 2학년부는 4층에 있는가 를 연신 속으로 외쳐대던 넌, 마지막으로 남은 제일 무거운 음료수 박스를 들기 위해 손을 뻗지. 너무 무거웠던 탓에 그만 상자를 놓쳐버린 넌 헉 소리와 함께 얼른 눈을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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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방금 큰일 날 뻔 한거 맞죠."

네 뒤에 몰래 서있던 원우쌤이 네 위로 쏟아질뻔한 박스를 한 손으로 받쳐주었고, 넌 얼른 그 사이를 빠져나왔어. 아무렇지도 않게 그 무거운 박스를 한 손으로 내려주는 원우쌤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 넌 네가 박스를 들겠다고 원우쌤에게 말을 하지. 그냥 귀엽다는 듯이 널 쳐다본 원우쌤이 네게 자신이 들고 있던 작은 가방 하나를 주고는 말했어.

"그거나 들고 가요."
"아까 보니까, 국어쌤이 박스를 드는건지 박스가 국어쌤을 드는건지 모르겠던데?"
"...다, 다 보셨어요?"
"네, 사실 아까부터 뒤에 서있었는데."
"진짜요?!"
"뻥이에요."

귀여운 캐릭터 가방을 손에 들려준 원우쌤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곤 박스를 들고 계단을 내려갔어. 넌 얼른 그 뒤를 졸졸 따라갔지. 원우쌤을 따라 나온 학교 밖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많이 와 있었어. 얼른 넌 눈으로 민규를 찾아보지만, 민규가 아직 안 왔는지 보이지 않는 탓에 시무룩해졌지. 운동장 한가운데로 온 너와 원우쌤은 너가 낑낑거리며 들고 온 박스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어. 지퍼백에 담아주기 위해 엄청 많은 지퍼백을 들고 온 권부장님과, 원우쌤, 그리고 너는 운동장 한 구석에 앉아 열심히 간식을 포장하기 시작했지.

"저 초코파이 하나만 먹으면 안돼요?"
"안돼요."
"..."
"ㅋㅋㅋㅋ 장난이에요, 먹어요. 두개 먹어도 돼요."
"양심이 있지, 하나만 먹을게요."

"그럼 난 세 개."
"부장님은 안돼요."
"아, 왜!"

"김너봉 어디갔어?"
"지금 저기서 간식 포장 중."

학교에 도착한 승관이가 오자마자 너를 찾았어. 두리번거리다가 석민이의 말에 널 캐치한 승관이가 한숨을 쉬며 얼른 네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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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누누히 말씀 드렸습니다."
"어!"
"프로멀미러 김너봉씨는 멀미약을 챙기셔야 한다고."
"아, 맞다."
"하지만 프로멀미러는 내 톡을 보지 않았고~"
"..."
"결국 착한 승관이는 멀미약을 가져오게 되었다."
"...역시 너밖에 없어!"
"카톡!!!!!읽으라고 몇번 말했는데!!!!!"

열심히 간식을 포장하던 넌 프로잔소리러 승관이에 의해 멀미약을 먹었어. 고맙다는 의미로 초코파이 하나를 주자 신이 나서 까먹고는 어느새 네 옆에 앉아 열심히 과자를 포장했지. 권부장님이 아이들 통제를 위해 먼저 가고, 남은 원우, 승관, 너가 포장하기에 열을 올렸어. 출발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5분, 5분 안에 남은 과자를 포장하기 위해 너는 임용고시를 치던 시절의 집중력을 발휘했지. 여담으로, 과자포장을 하던 셋을 멀리서 지켜보던 지훈쌤은 그 쪽에 불이 난 줄 알았다고.

"다 했다!"
"으아!!!!!"

셋의 외침과 동시에 버스 출발을 알리는 종이 학교에 울려퍼졌어. 3학년 아이들은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해탈한 표정으로 운동장에 모인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지. 지퍼백에 담긴 간식세트를 한 아름 들고 운동장 가운데로 달려간 너는 잠시 상자를 내려놓고 한숨을 돌리다가, 민규가 생각이 나 얼른 주위를 둘러봤어. 버스 출발하기 전에 꼭 얘기하고 싶었는데, 간식 때문에 민규를 찾지도 못하고 떠나버릴 판이었어. 얼른 1반 쪽을 살펴보지만 민규는 아이들을 확인하러 갔는지 보이지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며 계속 1반 쪽을 확인을 하지만, 끝내 보이질 않았어.

어쩜 한번도 보이질 않는지, 살짝 속상해진 넌 계속 고개를 내밀고 민규를 찾아봤지만 꽁꽁 숨어버린 밍쌤의 머리카락 하나 볼 수 없었지. 결국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올라타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네 이름을 크게 불렀어.

"김너봉!"

익숙한 목소리에 넌 얼른 버스에 올라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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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부르곤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민규는 빤히 널 쳐다보기만 했어. 민규가 있는 쪽으로 얼른 달려가려던 넌 민규의 입모양에 걸음을 멈췄지.

'오지 마.'

오지 말라는 민규의 말에 심장이 쿵한 넌 민규를 바라봤어. 오지 말라는 말만 하곤 가만히 널 바라보던 민규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로 네게 이렇게 말하곤 버스에 올라타버렸어.

'3일동안, 다치지 말고 잘 다녀와.'

'연락 안 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