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ㅅ'*~
w. 양배추
왜 학교에는 허준도 못 고친다는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이 한명 씩은 꼭 있다. 한 명이 왠 말인가 그 보다 더 많을 수도 있는거고. 지금 내가 말하는 중2병이란 한 마디로 일진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얘기다. 그리고 그런 일진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와 정 반대로 빵셔틀이나 하는 찌질이들이 있다. 그 찌질이가 나라서 문제인 거다. 난 정말 평범한 남고를 다니는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아이였다. 단지 소심한 성격과 낯가림이 심해서 딱 붙어다니는 친구가 없었을 뿐이였다. 그래도 완전 왕따는 아니였다는 소리다.
학교 급식을 먹으면 항상 배탈이 나서 매점에서 빵이나 우유로 간단히 점심을 떼우는건 내 일상이였다. 그 날도 아이들이 모두 급식소로 가고 나는 매점으로 항했다. 매점 아주머니도 내 얼굴을 익히신 듯 자연스럽게 왔니? 라는 인사를 하며 메론빵을 건내 줬다. 나는 무슨 사춘기 소녀처럼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메론빵을 받았고 그 순간 뒤로 그늘이 드리워 졌다. 뭐지? 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키가 큰 1학년 남자애와 나랑 키가 비슷한 남자애가 나를 보며 실실 웃고 있었다. 그 때 걔네들을 무시하고 도망쳤다면 지금 쯤 이런 찌질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았을 텐데. 항상 그 때를 생각하면 나는 자려고 누워있다가도 하이킥을 날리고는 한다.
"선배님, 돈 많은신가 봐?"
그렇다. 나는 2학년, 날 보고 실실 쪼개고 있는 쟤네들은 1학년. 나는 남학생의 큰 키에 압도 되어 어버버 거렸다. 옆에서 나랑 키가 비슷한 남자애는 야 쫄았나봐ㅋㅋㅋㅋㅋ 하며 큰애를 손으로 퍽퍽 치며 웃고 있었다.
"내가 항상 선배님 매점에서 뭐 사먹는거 지켜봤는데, 돈 많나봐?"
시발 그렇다는 말은 항상 나를 지켜봤다는 소리잖아? 존나 소름돋는 순간이였다.
선배님, 배고프다~ 하며 처음 보는 주제에 내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둘렀다. 안 그래도 작은키인데 더 쭈구리가 되는 기분이였다. 지금 내가 1학년한테 무슨짓을 당하는 거야. 이게 말로만 듣던 삥 뜯는 건가. 그 때 나는 존나 찌질하게도 내 메론빵을 들어 보이며 머,먹을래? 했고 키 큰애는 와! 하며 메론빵을 받아들였다. 머,먹을래 라니변백현 인생 중 가장 쪽팔린 BEST 5 안에 드는 사건이였다. 옆에서 키가 비슷한 남자애는 나는? 나는? 하며 내얼굴에 지 얼굴을 들이밀었고 나는 억지로 웃으며 메론 빵을 하나 더 사줘야 했다. 그 날 아마 하루종일 쫄쫄 굶었다지. 그 날 이후로 항상 나를 찾아와 배고프다, 백현선배님 하며 치근덕 거렸고 나는 한 살 어린 후배놈들의 빵셔틀이 되었다.
빵셔틀 인생도 익숙해질 때 쯤 나는 도경수를 만났다.
"아 선배님, 나 배고픈데 어떡할거야"
"아, 저기, 찬열아…."
그 날 하필 버스를 놓쳐서 빵 값으로 택시를 타서 돈이 한 푼도 없었다. 하루 일과로 나를 찾아와 삥을 뜯는 박찬열과 김종대는 내가 돈이 없다는 걸 알고서는 아무도 없는 체육창고에 앉혀두고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변백현 인생 18년, 엄마 내가 한살어린 새끼들한테 얻어 터지나봐요. 못난 아들이라서 죄송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하고 도는 기분이였다. 내가 어쩌다가 빵셔틀이 돼서는 씨발….
"아, 도경수다. 도경수! 일로 와 봐!"
도경수, 그 이름도 유명한 도경수. 우리 학교에서 도경수를 모르면 간첩이였다. 학교는 밥 먹듯이 빠지고 애들 돈 뜯고 싸우는게 일상인 도경수는 우리학교에서 꽤나 골치 아픈 애였다. 그래도 그 도경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많았고 도경수를 좋아하는 여학생들도 많았다. 하지만 도경수는 엄청난 철벽남이라 말도 잘 안하고 웃지도 않고 그냥 무념무상 한 애라고 얼핏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엄청난 애를 여기로 부르고 있는 김종대의 뒷통수를 후려 갈기고 싶었지만 나는 찌질한 빵셔틀이였기 때문에 속으로만 연신 김종대를 씹고 있었다. 선배님 우리 친구야 인사해. 웃고 있었지만 강제적으로 인사를 시키는 박찬열의 말에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슬쩍 들었다. 누가 선배고 후배인지 모르겠다.
노란 패딩 주머니의 손을 찔러 넣은 채 나한테서 좀 멀찍이 떨어져 있는 도경수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괜히 움찔거리며 놀랐고 도경수의 무념무상이던 눈은 깜짝 놀란 듯 커졌다. 그리고는 꽤 빠른 걸음으로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한 참 쭈그리가 돼서 앉아있는 나와 눈을 마추 듯 무릎을 굽혀 앉았다. 삥 뜯는 놈이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는 존나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에? 하며 고개를 들자 도경수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접으며 웃었다. 그 순간 옆에서 박찬열과 김종대가 헉, 하며 숨을 헛 들이마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와서 걔네가 하는 말로는 도경수가 그렇게 웃는 건 처음봤다고 하더라. 아무튼 ㅂ,벼,변백현이요... 하며 엄청난 찌질한 대답을 한 나는 괜히 쫄아서 떨고있었다. 그러자 도경수는 추워요? 하며 자신의 패딩을 벗더니 내 어깨 위에 얹어주었다. 또 다시 옆에서 헐 씨발... 하는 욕짓거리고 들렸다. 도경수는 추위를 존나 싫어해서 겨울에는 패딩 벗은 모습을 절대 볼 수 없다고 한다. 근데 그런 도경수가 패딩을 벗어서 내 위에 얹어놨어? 응? 시발?
"저는 도경수예요."
알아요... 나는 더욱 쭈구리가 되어 몸을 움추렸고 도경수는 아직도 추워요? 하며 반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그 순간 소름이 돋았었다. 추워서가 절대 아니였다. 그 날 이후로 도경수는 박찬열과 김종대와 같이 나를 찾아오는게 일상이 됐다. 물론 다른 의미로. 왠지 그렇게 도경수를 만난 날 이후로 박찬열과 김종대가 내 돈을 뜯는 일은 없어졌다.
"첫 눈에 반했습니다."
나를 반으로 데려다 주겠다며 옆에서 같이 걷던 도경수가 말했다. 나는 존나 놀라서 어깨에 살짝 얹혀져 있던 도경수의 패딩을 떨어트렸고 뒤에서 같이 걸어오던 김종대는 넘어졌고 박찬열은 존나 크게 욕을했다. 도경수는 아무렇지 않게 떨어진 자신의 패딩을 주워 다시 어깨에 얹어주었다. 반에 도착하자 반 아이들은 도경수를보고 한 번 놀라고 그런 도경수의 패딩을 입고있는 나를보고 두 번 놀랐다. 그리고 나에게 측은한 눈빛을 보냈다.
"끝나고 봐요"
시발 보고싶지 않아... 오지마...
![[EXO/오백] 도경수는 일진짱 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4/f/54f1c90f3ecc74a0376c48fc4fa6d1a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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