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티베트 국경 사이에 우두커니 솟아 있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 신의 영역이라는 에베레스트 정상엔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칼같이 부는 거센 바람과 차가운 눈덩이는 차가운 공기 안에서 에베레스트에 올라있는 모든 이들에게 살이 에는 듯한 아픔을 주었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눈보라가 멈췄다.
캐나다에서 온 원정대는 길에 익숙한 세르파들을 대동하고 기쁨에 찬 얼굴로 산 정상을 50m 남기고 천천히 딛고 있었다.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여섯 시간 동안의 험난한 여정을 이겨낸 캐나다 원정대는 극한의 기상에 염려했지만, 다행히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햇빛을 받으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텐트도 아닌 것을 보았다. 이불을 보았다. 침낭도 아닌 이불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보다니 그들은 이 상황을 기이하게 여겼다.
그리고 곧 원정대 막내가 그것에 가까이 다가갔고 사람이 들어가서 덮고 있는 듯한 그 이불을 만지려 했다.
손을 댄 순간 막내의 손이 엄청난 힘에 밀린 듯 갑작스럽게 튕겼다. 뒤로 튕긴 그의 손은 팔 전체가 어깨에서 빠져나갈 것만 같이 튕겼고, 곧바로 어깨도 밀려 온몸에 균형을 잃었다.
그 자리에서 모두가 놀라 시간이 멈춘 듯 잠시 동안 이불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번엔 정신을 차린 원정대장이 그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불 안에서 뭔가 꼼지락 거렸다. 이 극한 상황에 어떤 생물체가 살아 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도대체 이불 안에는 뭐가 있는 건가? 정말로 놀랐다. 하지만 두려움 반 궁금함 반으로 거기 누구 있냐고 말을 건네 보았다.
그러자 낮은 목소리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들렸다. 한국어 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불 안에 있는 생명체가, 극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비상식적인 생각을 못한 채 얼른 구조해야겠다며 다시 다가갔고, 또 튕겨 나갔다.
결국 생각해낸 방법은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다른 이들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었고, 그들은 이불을 정상에 내버려 둔 채 하산했다.
----
글은 쓰는 대로 올리겠습니당.. 얼마전에 꿨던 꿈을 재구성해서 쓰는 소설이에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ㅠㅠ..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