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간호사 권순영 02 "민규야!" "왜이렇게 늦게 왔어, 여기 게토레이" "ㅊ..찾는게 없더라고...! 들어가서 마실게!" "쌀쌀한데 춥겠다" "저녁이라 그런가? 쌀쌀하긴 하다?" "그럼 내가 안아줘야지" "뭐야.. 그럼 나는 안겨야지" 우리 둘은 언제 싸웠냐는 듯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 서로를 안고 입을 맞췄다. "미안해, 말로만 믿는다고 하면서 너 의심하고 몰아세운것도 맨날 틱틱거린것도 어제 너 그렇게 두고온것도 다 미안해 그냥" "아니야, 그럴 수도 있는데 내가 말을 함부로 했어 내가 더 미안해" "앞으로는 싸우지 말자 내가 더 잘할테니까" "나도 말 함부로 안하고 예쁜말만 할게 사랑해 김민규!" "나도 사랑해 ㅇㅇㅇ 아프지말고 내일 아침에 잠깐 들릴게 밥 먹지말고 기다려" "알겠어, 늦었다 빨리 들어가! 이쁜 언니들이 쫒아오겠다!" "질투가 늘었다? 오빠 못믿냐? 걱정말고 들어가자 감기걸려" "말만? 1층까지 같이가자 너 가는거 보고 들어갈래" "오늘은 안질래 나도 너 눕는거 보고 갈거야" "치.. 알았어, 나 너 만나고 지는연애하는거 알아둬라?" "진적은 있고?" "진적이 왜없냐!? ....없나?" "그러니까 오늘 져, 빨리 누워" "누웠으니까 너도 빨리가 늦었어" "전화할게, 자면 어쩔 수 없고" "안자고 기다릴테니까 집 도착하면 전화해" "내일봐, 사랑해" "나두" 민규를 보내고 문자를 보내려고 대화창에 들어다보니 마지막 문자내용이 보였다. 그리고 사랑받고 있다는게 이런 느낌인지 다시한번 느꼈다. [ㅇㅇ야, 아프다며 걱정된다. 미안하고 연락줘 기다릴게] . . . 다음날 아침 "개미친 지금 몇시야?" 시계를 보니 9시... 내가 미친년이지... 어제 민규가 아침에 잠깐 보러온다고 했는데 세상 모르고 자버렸다. 민규에게 연락하려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고 침대 옆에는 서툰 글씨가 빼곡히 적혀있는 조그만 메모지가 붙어있었다. [공주 누가 업어가도 모르겠네. 죽 같이 먹으려고 많이 해왔는데 너무 예쁘게 자서 그냥 두고갈게. 일어나면 죽먼저 먹고 다 먹으면 냉장고에 있는 과일 꺼내먹고 나한테 연락해! - 멋있는 김민규 -] 참내... 여러분 김민규가 세상 온갖 멋있는거 다 해먹습니다! 게다가 죽도 맛있어... 메모지에 적어놓은거 보면 엄청 많은 양의 죽을 가져온것 처럼 되어있는데 왜 내가 긁고 있는건 빈 바닥일까...? 아무튼 민규가 만들어준 죽을 다 먹고 인증샷을 찍어 민규에게 보냈다. [잘먹었습니다~ (사진)] [야... 그거 3인분인데] [... 나 첫끼였다...?] [그래도 다 먹어줘서 기분 좋네, 수업 들어간다! 점심시간에 전화할게 사랑해] [나 없다고 자지말고 내 몫까지 필기 왕창하다가 와! 나도 사랑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병원에 혼자 있으니 좀 심심하긴 하다. 한참 먹은 것 같은데 시계는 10시 정각을 가르키고 있었다. Tv나 볼까 하고 tv를 켰는데 다 못 봤던 또 오해영이 연속방송한다!! "개이득!" "하루종일 이거나 봐야지" 잘됬다 싶은 마음으로 드라마에 몰입해 있을 때 쯤 병실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곧 이어 어제 그 남자 간호사가 들어왔다. "고딩 부은거 보니까 엄청 잘 잔것 같은데?" "왜 또 오셨어요" "이거 안보여요? 영양제 맞을 시간이라서" "아... 빨리 걸어주세요" "오늘은 안 돌아?" "........" "농담이야 보던거나 마저 봐 어제 고딩 남자친구는 잘 보내셨고?" "저기요 아저씨 아니 간호사님, 원래 그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아요?" "음... 딱히?" "근데 왜 이렇게 물어봐요?" "음... 딱히 물어보고싶어던건 아니야" "그럼 저도 딱히 답 하고싶진 않은데 답 안해도 되는거죠?" "맘대로, 근데 고딩 남자친구랑 몇일이나 됐냐?" "그걸 왜 물어요? 아니 그것보다 왜 갑자기 반말하세요?" "음... 딱히 이유는 없는데 반말이 친근하고 좋잖아? 맘에 안들면 존댓말 쓸까요?" "얼마나 본다고 친근까지... 그냥 편하신대로 부르세요" "근데 고딩 뽀뽀, 키스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네? 제가요?" 남자 간호사랑 기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가르키는 곳을 보니 어머.. 드라마에서 진한 키스신이... 타이밍 참...^^ "ㄱ..거..참 제가 볼게 없어서 틀었는데.. 저 오늘 처음 보거든요!!" "애써 변명하지마, 누가보면 하다가 걸린줄 알겠네? 어제 옥상에서 남친이랑 뽀뽀라도 했나봐?" 당황하는 날 보며 웃는 저 남자간호사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다. 눈이 위로 찢어진 사람이 웃으니까 더 얄미워... "영양제 교체 하신것 같은데 빨리 일 보세요!" "점심시간 전에 니가 마지막이야" "아, 그럼 빨리 점심 드세요" "너무 일러, 고딩은 점심 남자친구랑 같이 먹나?" "걘 학교밥 먹고 저는 병원밥 먹죠 아니 제가 이걸 왜 말해야해요?" "먼저 다 말해놓고선" 아오... 저인간이 어제 그 일로 한동안 날 놀려먹을 심산인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평화롭게 병원생활을 마칠 수 있을것인지 연구를 좀 해야겠다. "아, 저 좀 피곤한데 이만 자야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그래 그럼, 이따 2시에 다시올게" "아니 왜와요?" "왜오냐고? 몰라서 묻는거야?" "저 남자친구 있는거 아시잖아요" "........" "저 좋아하세요?" "........" "아니 생각해보니까 남자친구랑 몇일됬냐, 빨리보내라, 밥 남친이랑 먹냐 계속 물어보셨잖아요!" "그건...." "저 걔때문에 엄청 행복해요 제발 방해하지 마세요" "영양제 액 교체하러 온다고 하루 4시간마다 교체해야해" "........" "그럼 이만" "가세요..." 간호사가 나가자마자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졌다. 넘겨짚지말자 ㅇㅇㅇ 항상 다짐했건만 하필 넘겨짚어도 저 간호사일게 뭐람... 맘 같아선 간호사를 교체해달라고 하고싶지만 계속 쫒아다닐게 분명하다... 아니 이것도 넘겨짚은건가? 또 점심은 언제오는거지 민규 보고싶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으니 시간 참 안간다는걸 느꼈다. 그래도 1시간만 있으면 학교 점심시간이니 1시간만 더 눈뜨고 있으면 민규랑 통화할 수 있다. 12시가 되자 그렇게 맛 없다던 병원밥이 나왔다. 오늘의 메뉴는 계란국 김치 콩자반... 아까 죽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배도 안고팠던 터라 밥을 뒤로 한 채 산책하러 나왔다. "ㅇㅇㅇ!!" 뒤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 간호사일까 싶어 뒤도 안돌아보고 병원입구를 빠져나왔다. "와.. 날씨 엄청좋네" "왜, 데이트하기 딱 좋은 날씨야?" "응...어...?" 뒤를 돌아보니 민규가 서있었다. "나 안보고싶었어? 불러도 뒤도 안돌아보더라?" "김민규 뭐야, 왜왔어?" "보고싶어서 왔지 혼자있어서 심심할까봐" "학교는?" "다 수가 있어요~ 밥 안먹었지?" "아 뭐야 감동..." "감동받기는, 나 떡볶이 먹고싶은데" 병원 정문에서 보고싶었던 민규를 만났다. 틴트라도 바를껄. 아무리 후회해봐도 이미 늦은 일이라 군소리 없이 민규를 따라 근처 떡볶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학교에서 전원우가 너 걱정하더라?" "전원우가 왠일이야? 날 다 걱정하고?" "사실 좀 짜증났는데 너 생각해서 참았어 잘했지?" "오구 우리 민규! 고마워 잘했어" 학교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나에게 말해주며 재잘대는 민규덕분에 손만잡고 걷는 이 길이 더 좋게 느껴졌다. "아줌마 저희 치떡2개 튀오뎅2개 참치김밥2줄 화인쿨1개 주세요!" "그렇게 많이시켜?" "아, 빨대는 하나요!" 도착해서 주문하는 김민규를 빤히 보는데 누구껀지 참 잘생겼다... 그리고 빨대는 하나요 라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빨대는 하나요 뭐야 너" "왜? 잘못된건가?" "아니 부끄럽게 사람많은데서..." "뭐가 부끄럽냐 더한것도 하는데" "ㅁ..및..뭘.. 야 너 조용히해" "당황하는거봐, 왜 아니야?" "조용히해... 좀..." 오늘따라 유난히 들떠보이는 민규는 잔망이 늘었다. 연구를 하는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메뉴가 나왔고 나때문에 아침도 못먹은 민규는 배가 고팠던지 허겁지겁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ㅇㅇ야 느드 머겅" (ㅇㅇ야 너도 먹어) "너 많이 다 먹어" "(웅얼웅얼)" 음식을 입에 넣고 웅얼웅얼 거리는 민규가 귀여워서일까 죽을 싹싹 비워서일까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그릇까지 싹싹 비운 민규가 배를 두드릴때 쯤 우리는 떡볶이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우리 환자님 데려다줘야하는데 오빠 가봐야해서 여기서 헤어져야겠다" "오빠는 무슨 죽을라고" "예쁜말" "아...." "귀엽기는, 다음시간 국어라서 가기싫은데 그냥 가지말아버릴까?" "너 옆에없으면 허전해서 가라고 하는건 거짓말인데 그래도 안돼, 가서 열심히 수업듣고와 열심히 졸지말고" "그래도 가기싫은데" "가서 수업 열심히 듣고오면 뽀뽀해주고" "ㅇㅇ야 못데려다줘서 미안해 오빠 수업들으러 갔다 올게" "지랄이다 진짜 ㅋㅋㅋㅋㅋ 빨리 갔다와 벌써 보고싶어질것 같으니까" "학교 도착해서 문자할게, 빨리 들어가!" 민규는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뒤도 안돌아보고 학교로 뛰어갔다. 그런 민규를 뒤로한채 병실에 들어오니 시곗바늘은 어느덧 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2시가 다가올수록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아까 헛다리 짚은것 때문에 더 불편한데..." "통화하는 척 할까?" "안돼.. 그럼 또 민규냐고 물어보겠지? 어떻게든 물어볼꺼야 아마" "자는 척 할까?" "자면 말도 못걸겠지? 그래 자는 척 해야겠다" 나는 두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하다가 자는척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내가 침대에 눕자마자 병실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병실 문이 열렸고 간호사가 들어왔다. "고딩 영양제 맞을 시간인데... 뭐야 자는거야?" "........" 나는 필사적으로 자는 척을 했다. "고딩 진짜 자?" "........" "피곤했나보네, 이거 같이먹으려고 가져왔는데 괜히 가져왔네" "........" 간호사는 내가 잔다고 확신한 것 같았다. 그리곤 영양제를 교체한 후 병실을 빠져나갔다. "이렇게 빨리 교체하는걸 왜 이렇게 질질 끌었던거야?" "근데 이건 뭐야" 간호사가 나간 후 눈을 떠 침대 옆을 보니 아이스크림 한 통과 숟가락 두개가 놓여있었다. 숟가락이 두개인걸 보니 아마 이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나보다. "놓고간거면 먹으라고 놓고 간거겠지?" "내가 성의를 봐서 먹는다" 내가 한치의 의심도 없이 숟가락을 들고 입에 넣자마자 병실 문이 쾅 하고 열렸고 남자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뭐냐 고딩" 오랜만에 올려요 ! 반응 연재하려고 해서 곧 사라지겠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많이 사랑해주세요 ~ 세봉이들 컴백무대전에 올리고 도망갑니다요 ! 암호닉은 다음편부터 넣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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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잔 뭔가 단어하나에 너무 집착하는경향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