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지권] 잘 지냈으면 한다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6/8/c6843bf5e4bb4ef3d59c28255466423b.jpg)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리던 그냥 뒀다.
이게 제일 좋은 거 같았다.
감정만 더 상하는 거 같았다. 나만.
"권아."
대답이 없었다.
이젠 헛웃음까지 나온다.
무슨 일 있냐는 말에 날 향해 그냥 웃어 보인다.
그러곤 휴대폰만 잡고 있다.
답답했다.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그만할 생각도 해봤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생긴 거 같기도 했다.
만나자는 횟수도 줄었다. 물고 늘어질 것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근데, 그건 아닌 거 같다. 아닐 거다.
다른 이유가 있을 거다.
이유 없이 나한테 이럴 놈은 아니다.
화면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이는 모습이 괜히 슬퍼 보였다. 그냥 그랬다.
왜 이러는지라도 알면 좀 덜 답답할 텐데.
"무슨 말이던 나한테 해 줬으면 좋겠다 권아."
"어?"
"그냥 새겨들어라."
"야, 우지호."
"어? 어, 어."
"뭘 그렇게 놀라, 죄지었냐."
"뭐래, 왜."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이게 뭐냐."
정신이 빠졌든 어떻든 잔소리는 그대로다. 어후, 지겹다.
똑같은 소리만 해대니까. 전화로 매일 듣는 소릴 김유권한테 한 번 더 들으려니 괜히 부글부글 끓는다. 내가 애새낀가, 뭐.
그래도 딱히 싫다는 건 아니다. 나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까.
"대답."
"아, 알겠."
"그래,"
웃는 게 괜히 얄밉다. 어린애 같았다. 나 놀리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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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박 경."
"어."
"잘부탁한다."
"..."
"대답."
"알았다. 근데, 괜찮겠냐."
"뭘 쫄아."
넌 뭘 웃냐. 귀가 입에 걸렸네,
"그래도 연락 자주 해."
"생각해보고"
"나 놀리냐."
"응."
"허,"
장난기는 똑같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아니다, 그냥 지금 이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듯했다.
괜찮았다. 오히려 보기 편했다. 김유권은 그게 아닐 거다. 그냥 조금 불편할 거다. 많이는 아니고.
김유권은 알고 있었다. 아니다, 내가 먼저 말했다. 그런데도 잘 부탁한단다. 웃긴다 얘도.
조금 화났다. 이렇게 쉽게 결정할 거면,
됐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 머리만 복잡하다. 김유권도 알 거다. 어느 정도 이 상황을 즐길지도 모른다.
좀 미친놈 같다, 웃기네 김유권.
근데 뭐, 제가 결정한 걸 내가 붙잡고 늘어질 수는 없는 거다.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어쩌면 나에겐 기분 좋은 일 일지도 모른다. 나쁘게 생각하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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