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 째 이야기*'ㅅ'*~w. 양배추 "뭐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어, 어, 아니 저…." 나는 지금 존나 불편하다. 내 짝궁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아니 어디로 쫓아낸 건지 내 옆자리에는 노란 패딩을 입고있는 도경수가 떡하니 앉아있었고 내 책상에는 김종대가 걸터 앉아 있었고 내 뒤로 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걸로 보아 박찬열이 서 있는 듯 했다. 무슨 버뮤다 삼각지대도 아니고... 시발 나는 점심을 먹고 싶을 뿐이야... 이런 나의 작은 바람도 모른 채 도경수는 히터가 빵빵한 교실 안이 덥지도 않은지 패딩 주머니에 손까지 찔러넣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종대는 책상에 걸터앉아 바닥에 닫지 않는 발을 동동 구르며 연신 배고프다는 말만 중얼거렸다. 그래 다 급식소로 꺼져버려. 는 말하지 못 하고 생각만 할 뿐이였다. "배고프지 않아요? 빵이라도 사다 줄까요?" 뭐?! 나는 도경수의 빵셔틀 같은 발언에 놀라 육성으로 소리를 쳤고 경수는 왜요? 먹고 싶어요? 아님, 어디 아파요?! 하며 내 어깨를 큼지막한 손으로 잡고 나를 살펴보았다. 나는 갑작스러운 도경수의 행동에 놀라 몸을 크게 움찔했고 도경수도 덩달아 놀라며 아, 미안해요. 하며 어색하게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아직 스킨쉽은 너무 빠르죠? 하는 개소리를 짓거리며 말이다. 옆에서 김종대와 박찬열이 연신 헛 구역질을 하는소리가 들려왔지만 도경수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선배 너무 말랐어요." "……." "만날 밥 안 먹고 빵같은 것만 먹어서 그래." "아, 아니야…." 시발 나는 왜 얘네들 앞에만 서면 말 더듬는 병신이 되는 걸까. 아, 아니야라는 찌질한 대답을 하자 경수는 아니예요? 뭐가요? 하며 다정함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를 물어왔다. 그런 도경수가 나는 정말! 아주 많이! 이빠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냥 어색하게 웃어 줄 뿐이였다. "내가 학교 급식 먹으면 배탈나서 일부러 안 먹는거야…." 좋았어 변백현! 이번엔 말 하나도 안 더듬었어! 혼자 자신을 기특해하며 웃자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종대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도경수는 그런 나의 말에 깊게 고민하는 듯 싶더니 급식을 다 갈아 엎어야 겠네요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였지만 도경수는 우리 학교 이사장의 아들이라고 했다. 사립학교인 우리 학교에 있어서 이사장에 영향력은 막대했다. 그 얘기를 들은 이후 왜 학교에서 도경수한테 꼼짝을 못 하는지 알게 됐다. 도경수가 급식을 다 갈아 엎겠다는 소리를 하면 진짜 뒤 엎을 것 같아서 나는 도경수를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내가 안 맞는건데 학교 잘못은 아니야…." "우리 백현선배한테 맞춰 줘야죠. 제가 그것도 못 할 것 같아요?" 뭔 개소리야 시발…. 그리고 백현선배 앞에 붙은 그 단어는 또 뭔데…. 존나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졀했고 점심시간이 끝나가는지 반 아이들이 하나씩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은 하나도 안빠지고 도경수와 아이들을 보고 흠칫 놀라며 조용히 자기자리에 착석했다. 그래 내가 너네 마음을 잘 안다. 만프로 공감하며 그런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을 때 계속 조용히 뒤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던 박찬열은 이제 교실로 돌아가자고 했다. 아쉬운 표정을 한가득 담은 도경수는 50분뒤에 봐요, 선배. 라는 끔찍한 소리를 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수업시간이 간절해지는 건 처음이였다. 그대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며 교실 밖으로 나가려던 도경수는 다시 뒤를 휙 돌아보며 주머니 속에 있던 새콤달콤 복숭아 맛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이거라도 먹어요, 내가 수업끝나고 빵 사올테니까. 라며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 세명을 상대하느라 결국엔 점심 못 먹었잖아! 도경수가 준 거라 조금은 찜찜하긴 했지만 배고픔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게 아니였다. 조심스럽게 껍질은 까는 내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은 도경수는 아이 둘과 함께 사라졌다. 새콤달콤은 맛있네. * 시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오늘 2학년 전체가 야자 1교시만 하고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9시 40분이다. 아까 까지만해도 몇몇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던 운동장은 이젠 나 혼자 덩그러니 서 있었고 가을인데도 꽤 쌀쌀한 날씨가 내 몸을 움추라들게 했다.학교 끝나고 데려다 줄게요, 기다려요. 아까 석식 시간이 끝나고 나를 반까지 데려다주며 도경수가 나에게 신신당부하며 하고 간 소리다. 아마 도경수는 내가 야자 1교시만 하고 끝나는걸 몰랐겠지. 만약 알고있었다면 존나 너는 개새끼야...차가운 바람이 불 때 마다 나는 연신 욕을 짓거리며 몸을 움추렸다. 사실 도망갈 수도 있는 노릇이였지만 내게는 그런 깡이 없었다.아직 가을이라 방심하고 교복만 입고 왔더니 지금 추워서 뒤지겠다. 더군다나 마이도 안 입고 왔어! 대충 운동장 스탠드에 최대한 몸을 쭈구리고 앉아있는 내 자신이 불쌍해졌다. 왜 그런 일진들한테 찍혀가지고 변백현 병신새끼야…. 왜 학교 급식은 못 먹어가지고 병신새끼…. 딩-동-댕-동 나에게 온갖 욕을 퍼 부으며 한참을 쭈구리고 있었을까 30년은 쳐 먹은 학교 종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집에 갈 수 있어!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며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추워서 다시 자리에 조심스럽게 주저 앉았다. 도경수는 왜 이렇게 안 나와…. "에, 으에,흐, 아, 에취!!!!!!!!" 으 시발 콧물! 킁 소리를 내며 나왔던 콧물을 다시 들이마쉰 나는 차가워진 팔을 손바닥으로 열심히 문질렀다. 종이 치고 몇 분 뒤도아닌 몇 초 뒤 학교에서는 민족 대 이동을 하듯 학생들이 빠져 나오고 있었지만 눈 씻고 찾아봐도 도경수의 노란 패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박찬열과 김종대도 안 보였다. 워낙 튀는 애들이라 금방 찾을 수 있었지만 없었다고! 뭐야! 기다리라 해 놓고 설마 먼저 야자 땡땡이를 치거나 한 건 아니겠지?! 그럼 난 지금까지 대체 뭘 한거야…. "에휴-" "선배! 백현 선배!!" 10분을 기다려도 안 나오길래 나는 도경수 무리가 야자를 땡땡이 쳤을거라 단정짓고는 바지를 툭, 툭,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아까운 2시간…. 완전 울상을 짓고 있을 때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울 만큼 크게 부르는 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주위를 돌아봤고 같이 운동장에 모여있거나 교문을 빠져나가던 학생들도 다 놀라서 내쪽을 쳐다봤다. "……어?" 도경수였다. 열심히 내 쪽으로 뛰어오고 있는 건 알아보고 싶지 않아도 한 번에 딱 알아볼 수 있는 노란패딩을 입고 있는 도경수였다. 도경수 뒤쪽으로는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쫓아오는 박찬열과 그냥 혼자 쳐 웃고있는 김종대가 느린 뜀박질로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 셋이 쫓아오는 건 가히 무서운 장면이었지만 나는 뒤로 주춤할 뿐 도망 칠 수 없었다. 헐 도경수다. 뒤 쪽에 모여있던 학생들이 도경수를 알아보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모여든 시선때문에 괜스레 민망해진 나는 볼을 글적거렸고 수근거리는 소리는 꽤나 크게 들렸다. 내 쪽으로 열심히 뛰어오던 도경수는 나와 가까워질 수록 발걸음을 늦추며 인상을 찌푸렸다. 뭐,뭐야 왜 저래.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지은 도경수는 앞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겼다. "선배" "어,응?" "하…, 진짜" 도경수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아무것도 들지 않아 가벼운 가방을 박찬열 쪽으로 던졌다. 시발 갑자기 던지면 어떡해! 하며 불평을 하는 박찬열은 무시하며 도경수는 자신의 패딩을 벗기 시작했다. 추울텐데…. "가방 이리 주세요." "……어?" "빨리." 도경수의 말에 나는 한 번의 반항도 못 한 채 가방을 벗었고 그런 내 가방을 낚안 챈 도경수는 어깨에 살짝 매더니 패딩을 어깨에 얹어주었다. 이번에는 팔까지 끼어 넣어주며 자크도 목까지 올려주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나는 그런 도경수를 빤히 쳐다보았고 아까와는 다르게 풀어진 표정을 짓고 있던 도경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밉지 않게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춥게다니지 마요" "……." "속상하게" "……?!" 네가 왜 속상한데…?! 내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도경수는 찌푸렸던 미간을 풀며 살짝 웃었다. 도저히 화를 못 내겠네요, 백현 선배한테는. 하며 개 오글거리는 대사를 친 도경수는 가요, 하며 앞장서서 걸었다. 뒤에선 박찬열이 야 네 가방은! 하며 소리를 질렀지만 도경수는 깔끔하게 무시하며 나에게 어서 오라는 듯 눈짓을 보냈다. 김종대는 아직도 혼자 킬킬 대며 박찬열 가자, 하며 한껏 삐져있는 찬열을 이끌었다. "……." "……." 시발 어색해서 죽어버릴 것 같다. 근데 어색한건 나뿐인 것 같다. 나는 어색하게 도경수의 걸음에 맞춰 걷고 있었고 도경수는 그 특유의 무념무상한 표정을 지으며 걷고 있었다. 뒤에선 박찬열은 언제 삐졌냐는 듯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고 김종대는 그런 박찬열 옆에서 나와 도경수의 뒷모습을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쳐다보던 그게 문제가 아니였다. 나는 지금 어색해서 죽고싶다고. "……저,저기" "응?" 더이상 어색함을 이기지 못 하고 도경수에 조심스럽게 말을 걸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 쪽을 쳐다보는 도경수였다. 막상 부르기는 했지만 할 말이 없는 나는 눈알만 굴리다가 주머니에 넣어놨던 새콤달콤을 꺼냈다. 머,먹을래? 왠지 박찬열에게 처음으로 빵을 뜯겼을 때가 생가나는 순간이었다. 그런 내 손에 들려있는 새콤달콤을 한 번 쳐다본 도경수는 나를 쳐다봤다. 빨리 받아줬으면 좋겠는데…. 민망하니까 빨리 받으라고! "이거…, 진짜 나 주는 거예요?" 이거 원래 네가 준거였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도경수는 무슨 보물단지를 만지 듯 새콤달콤을 받아 들더니 그것만 빤히 쳐다보았다.새콤달콤을 받아든 도경수의 손은 빨갛게 돼 있었다. 아마 추워서 그런 듯 했다. 괜한 죄책감이 든(패딩도 억지로 입은거지만) 나는 주머니 깁숙히 넣어놨던 핫팩을 꺼내서 다시 도경수 쪽으로 들이 밀었다. 도경수는 이번엔 깜짝놀라며 나를 쳐다봤다. 빨리 받아…. 라는 눈빛을 보내자 도경수는 맞지 않게 허겁지겁 핫팩을 받았다. 그리고 그런 핫팩을 손에 몇번 비비더니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양배추 입니다경수는 백현이 때무넹 행복해요 ⊙♥⊙ 이전 글[EXO/오백] 도경수는 일진짱 prologue12년 전 양배추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현재글 최신글 [EXO/오백] 도경수는 일진짱 01 2112년 전위/아래글현재글 [EXO/오백] 도경수는 일진짱 01 2112년 전[EXO/오백] 도경수는 일진짱 prologue 3612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