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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같은 
(엉켜버린 실타레)


w. 비감
















그러니까, 나는 매사 모든 일에 행동이 느린 편이었다.
밥을 먹으러 갈 때면 항상 내가 마지막으로 문을 나섰고, 밥을 다 먹고 나서도 매번 늦게 챙기는 바람에 모든 돈은 내가 내기 일수였다.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그랬기에 나는 변함없이 사랑에도 느리고 깊은 편이었고, 혼자 천천히 달아오르기 시작해
상대방이 모든 걸 태우고 난 뒤 떠날 준비가 되어도 나는 계속 불타오르고 있는 진행 중일 때가 많았다.

어쩌면 그래서 김태형과의 만남이 더욱 힘들었는지도 몰랐다.

모든 것에 성격이 급하고 빨랐던 너는 내가 놀랄 정도로 뜨겁게 불타오르다 한순간 예고도 없이 차갑게 식어버렸고,
헐레벌떡 너를 따라가던 나는 그런 너를 보며 당황한 채 뜨거운 마음만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다 와가는데, 뜨겁게 불타오르던 너를 이제야 따라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이미 그 자리엔 뜨겁게 타고 남은 재 가루만이 가득했다.

으레 친구들이 말하듯, 나는 사람과의 관계 앞에 있어 그 누구보다 미련하고 바보 같았다.
너와의 약속을 체크해 놓은 날, 너와 헤어졌다는 걸 실감하지 못해 헛수고한 발을 이끌고 저녁이 돼서야 집에 들어온 적도 있고,
네가 줬던 몇 안되는 물건들을 태우려다 괜히 불어오는 씁쓸한 추억들에 몇 시간을 엉엉 운 적도 있고,
너를 보는 건 또 부담스러워 네가 없는 시간에만 맞춰 너의 집에 가 궁상을 떨고 오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텅 비어버린 너의 빈자리만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너를 그리워하겠구나, 하고 생각했고
가볍게 사랑을 즐기는 너에 비해 사랑의 크기가 큰 나는 또 한참동안 혼자 아파하겠구나, 하고 생각했기에

지금 이 상황이 그 누구보다 더 당혹스럽고 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너 2학년이죠.'



처음엔 두려웠다. 조금 더운 듯한 날씨에 웬 스카쟌을 입고 나타난 허여 멀거한 사내가.
터덜터덜 힘 없이 걸어가는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나 싶었고, 나중에는 아무 말도 없이 찡그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에
혹시 이거 신종 사기인 건가 싶었다. 근데, 빌어먹을.
생각보다 낮게 울리는 그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고, 차갑게 얼어있던 얼굴이 푸스스하고 웃음을 터뜨렸을 때,
그래. 솔직히 말해서 설렜다, 그것도 엄청.

김태형과 연애를 할 때보다 더 큰 충돌음이 심장께에서 번뜩하고 울려 퍼지는 것만 같았다.
맨 처음 김태형이 나를 졸졸 따라다녔을 때에도, 그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피어났을 때에도, 그와 거지 같은 마지막을 장식할 때에도,
이런 떨림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흡-하고 들이킨 숨이 콧구멍을 통해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그 당시엔 얼이 빠져있었다.




'나 심리학과 4학년 민윤긴데,'




뒤이어 들리는 목소리엔 한동안 엉엉 울기만 해 잘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심리학과 4학년에 저런 남자가 있었나를 생각해야 했다.
 
엄마, 엄마 딸이 또 사고를 치려나 봐요. 다시는 사랑 같은 거 안 하겠다고 다짐한 게 일주일도 안됐는데, 엄마 딸이 또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네?
제가 차비 드릴 테니까 제발 여기 와서 내 머리끄덩이 좀 잡고 흔들어줘요. 정신 좀 차리라고 해줘 엄마, 응?

아무리 속으로 빌고 또 빌어봐도 변하는 건 없었다.



'자꾸 울지 좀 말고,'




말도 자꾸 설레게만 꺼내놓는 그가 햇살이 뜨거운지 인상을 잔뜩 찌푸리다가도 하-하고 옅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런 그를 바라보며 꿀꺽 뜨거운 침을 삼키는 나를 바라보던 그가, 살이 없어서 그런지 입동굴이 어마어마하게 큰 입으로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 기다란 눈 속으로 나를 담았다.




'선배가 밥 사줄게, 밥 먹으러 가요.'




그래, 이번엔 진짜였다. 진짜 사랑이 찾아온 게 틀림없었다.

물론, 김태형을 만났을 때도 이 말을 하긴 했었다만, 이번엔 진짜 무언가 달랐다.
침대에 누워 발을 동동 구르다 바보처럼 헤헤 웃으며 베개 밑으로 얼굴을 묻었다.


엄마.

역시, 엄마 딸은 사랑 없인 못 사나 봐.














"밥도 잘 먹였고,"

"몇 시간 동안 울지도 않았고, 됐지?"



씻지도 않은 몸을 침대에 그대로 던져버리며 세모난 눈을 잔뜩 치켜뜬 채 지민을 노려보자,
발그랗게 달아오른 볼을 한 그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방글방글 웃어버리고,
그렇게 좋냐? 내 말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배시시 웃는 그의 얼굴에 고개를 절레절레 젖다 피곤에 쩔은 두 눈을 감았다.

사실 그 아이가 그렇게 쉽게 따라나올 줄은 몰랐다. 뱉고 나서 내가 생각해도 이건 어떤 미친 작업질이야, 싶은 대사였는데
망했다. 하는 얼굴로 암담하게 고개를 푹 수그린 내 앞에선 조그마한 그녀는, 헤- 벌린 입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금세 고개를 끄덕이곤 졸졸 나를 따라나섰다.


선배님, 근데 저 밥 왜 사주시는 거예요?

저 심리학과 아닌데, 선배님 저 아세요?

선배님, 선배님. 근데 뭐 사주실 거예요?


언제 울었냐는 양, 금세 쫑알쫑알 떠드는 모습은 박지민을 닮아있었고,
박지민이 떠오르는 그녀의 모습에 질색을 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하트 뿅뿅 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진짜 박지민이 있었다.

와, 시발. 민윤기 인생 진짜. 어떻게 박지민이 둘이야.

사람은 자기 닮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어쩜 그리 둘이 하나부터 열까지 빼다 박았는지, 쉴 틈 없이 움직이는 두 개의 입에, 질릴 대로 질린지 오래였다.
밥을 먹는 동안에도, 빤히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식사가 끝났고,
왠지 아쉬운 표정으로, 선배님 이제 가실 거예요? 하며 입맛을 다시는 아이에게 귀엽다며 지민이 달려드는 걸 겨우겨우 말린 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 X같은 인연 01 (엉켜버린 실타레) | 인스티즈



'융기야아아- 고마워어, 진짜. 나 그렇게 웃는 탄이 진짜 오랜만에 봤어어-
융기야, 넌 진짜 대단한 거 같아.'





말 한마디도 안했으면서 뭐가 그리 좋았다고, 붉게 달아오른 눈으로 헤실헤실 웃는 꼴이 달덩이같이 동글동글했다.
해맑은 얼굴로 배시시 웃어버리는 얼굴을 바라보다, 왠지 모를 감정에 고개를 휙 하고 돌렸다.
뭐야, 뭐가 좋았다고 저렇게 웃는 거야, 진짜.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헌신적인 사랑에, 재고 따지기만 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민윤기, 너 때문에 나 다시는 연애 못할 것 같아.

이렇게 거지같은게 연애였음, 나 시작도 안했어.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이야. 내 생각도 제발 좀, 조금이라도 해주면 안돼?

이럴 거면 왜 나랑 사귄 거야, 응?


붉어진 목으로 잔뜩 성을 내며 눈물을 펑펑 쏟아내던 추억 속의 그녀가 번뜩 튀어나왔다.
분명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 아이는 자꾸 그런 나의 사랑을 부정하려고만 했다.
너 때문에 다시는 연애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말.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추궁하고 지치는 게 연애라면, 나 같아도 시작 안 했다. 먼저 시작한 건 그쪽이었으면서 매번 잘못은 내가 한 것처럼 화를 내는 모습이 지겨웠다.

시발, 그럴 거면 그냥 헤어지던가.

그래서였다. 펑펑 우는 얼굴에 가슴이 아려 죽겠으면서도 짜증스레 인상을 찌푸렸던 건.
그냥, 끝내. 다신 연락하지 말고. 차가운 내 말에, 입술을 꾹 깨물며 미안해 윤기야. 내가 예민했어. 그러니까 그런 말하지 마.
애절한 표정으로 내 팔목을 붙드는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을 애써 뿌리친 건.

그땐 나도 어려서였을까,
이렇게 위태롭게 이어져 나갈 연애라는 게 무섭기도 했고, 점차 멀어져 갈 우리 사이가 두렵기도 했다.


몇 년 전 내 팔을 감싸잡던 그녀의 느낌이 생생히 또 느껴지는 듯해, 허공으로 팔을 획하니 뿌리치다, 허- 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젠 어디서 연애 잘 하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너에 비해, 나는 네 말 대로 연애도 못하고 거지같이 시작도 못하고 있어.
괜히 원망스러운 마음에 이를 바득바득 갈다 옆으로 몸을 돌려 눕자, 그런 나를 바라보던 지민이 의아한 표정으로 옆에 따라누웠고,
고요히 가라앉은 밤하늘 밑에서 어지러운 머리를 애써 잠재우다 피곤에 눌린 목소리를 툭-하고 뱉어냈다.



"근데, 박지민 너는 걔가 왜 좋은데?"



나조차도 내가 왜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던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창밖에 지나다니는 고양이 소리가 듣기 싫어 차라리 박지민의 쫑알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고,
자꾸 떠오르는 구질구질한 기억이 싫어 나도 몰래 회피를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었다.

피로함에 물든 눈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나와, 그런 내 뒤에서 꼼지락거리는 지민의 사이로 바람이 몇 차례 스쳐 지나가고,
부끄러워서 말을 아끼고 있는 건지, 적당한 말을 고르고 있는 건지 한참을 아무런 대답 없이 뒤척이던 지민이
돌아있는 내 등에 콕 하고 이마를 붙여왔다.



"그냥,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에 따뜻한 사람이 탄이 하나였거든."

"빛 같은 존재였어. 진짜. 어딜 가든 모두들 탄이만 보고 있었어."

"...나도 그중에 하나였고."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목소리가 통통 튀며 바닥을 돌아다니고, 잘 들리지도 않게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던 지민이 말을 하다 잠에 든 건지
고요해진 정적 속에서, 빛이 있으면 잠에 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환한 백열등을 바라보며 아무 말없이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을 덮었다.


사랑한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너 그거 자격지심이라고 했지.

내가 여기서 도대체 뭘 얼마나 더 해야 만족할 건데.


빛 같은 존재라. 아마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뱉어냈을 지민의 목소리를 떠올리다 문득 회의감에 휩싸였다.
너도 과연 나에게 빛과 같은 존재였을까. 그 시절의 나도 너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지겹도록 말해왔던 사랑이라는 그 이름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제발 나 좀 사랑해달라며 울음을 터뜨리던 그 모습이, 나의 마음을 믿지 못하겠다며 입술을 꽉 깨물던 그 얼굴이,
이제야 이해가 갈 것도 같아 바보같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엉엉 울던 그 모습을 앞에 두고,

단 한 번도 안아준 적이 없었다, 나는.











*










'융기야- 일어나. 융기 네가 어제 1시에 수업 있다고 했잖아아-
지금 벌써 12시 반이야, 융기야. 융기야아- 일어나아아아-'


귓가를 울리는 지겨운 목소리에 으으- 하며 무거운 몸을 일으켰을 땐 이미 후회하기에도 늦어버린 후였다.
12시 36분.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시계를 바라보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켜 세수도 못하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야속하게도 10분을 초과해버린
시계를 바라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자리에 주저앉아 끙끙 거리는 신음소리만을 뱉어냈다.
와, 민윤기 너 미쳤지, 진짜. 아무리 피곤해도 어떻게 미친개 수업에 늦잠을 자냐고.
1초만 늦어도 얄짤없이 후드득 점수를 깎아버리는 미친개를 떠올리니 더욱더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융기야- 수업 들으러 안 가?'

남 속도 모르고 배시시 웃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는 지민을 잔뜩 노려보다, 손으로 꾹 눌러 밀어버리자 우으읍- 하며 발버둥을 치던 지민이
뒤로 콩- 하고 넘어가버렸다. 안 가는게 아니고 못 가는 거야, 이 멍청아.
한숨을 폭 내쉬며 어찌할까 생각하다, 짜증스레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차피 까일 점수, 그냥 확 집에 가버려?
아니 근데 지금까지 박지민 때문에 까인 점수가 몇이더라. 하도 많이 빠져서 간당간당 할 텐데, 이러다 졸업 못하면 또 어떡해?

잔뜩 머리를 굴려가며 고민을 하다, 그냥 딱 죽은 셈 치고 1점이라도 더 벌자는 생각에 수업을 듣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아이가 재빠르게 내 소매를 잡아챘다.


"서, 선배님! 안 돼요!!"


시야 안에서 흔들리는 갈색의 긴 머리카락에 지민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탄소??! 커다란 지민의 목소리에 나 또한 덩달아 놀라
동글동글한 눈을 맹랑하게 치켜뜬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눈이 꽤나 가라앉아 있어서 못 알아봤던 건지,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제 그 아이가 맞다. 뭐, 뭐야. 왜? 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으며 내 소매를 잡은 아이의 팔을 어색하게 떼어내자,
홀로 남은 손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이가 다시금 밝게 싱긋 웃어 보이더니 수줍게 머리를 긁적였다.



"제가 아는 선배한테 선배님 대리 출석 부탁드렸거든요."

"어, 그러니까. 안 들어가시는 게 좋을거예요."



대리 출석? 생각지 못한 말에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다 살풋 인상을 찡그리자, 우리 탄소 앞에서 인상 찡그리지 말라며
볼을 땡땡하게 부풀린 지민이 내게 거세게 달려들었다. 우리 탄소 착한 거봐, 융기 너 생각해서 선배님한테 부탁드렸나 봐.
이미 콩깍지가 단단히 씐 지민은 헤벌쭉 한 얼굴로 방방 뛰며 아이를 칭찬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발끝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듯싶었다.
아니, 대리출석해준 건 진짜 엎드려 절 받기 해도 모자랄 정도로 고마운 일이긴 한데, 근데 네가 왜?
네가 왜 내 대리 출석을 해 줘?
그보다, 내가 이 수업 듣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선배님?"

"선배님, 제 말 들리세요?"



한참 동안이나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자신을 노려보는 내가 이상했던 건지, 눈썹을 축 늘어뜨린 아이가 나를 올려다봤고,
그런 그녀에게 한 마디 말이라도 꺼내려 입을 여는데, 언제 쪼르르 달려간 건지 아이의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지민이 고개를 세차게 도리도리 저었다.
왜, 뭐. 어쩌라고? 그녀에게 보이지 않도록 입모양으로 지민에게 톡 쏘아붙이자, 우리 애 심장 약해. 화내지마. 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뱉어 놓은 지민이
부탁한다며 울상을 지어 보이고,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아 허- 하고 헛웃음을 쳐내자, 승낙의 뜻으로 받아들인 건지 지민이 배시시 웃음을 터뜨렸다.

또다시 방긋 올라온 광대를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쟤도 병이야, 병. 미친 게 틀림없어.
잡히지도 않는 손을 허공에서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가, 또 그게 뭐가 좋다고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혼자 별 미친 짓을 다 하는 지민을 바라보며 잔뜩 질린 얼굴을 하는데, 그런 나를 앞에 두고 머리만 배배 꼬던 아이가 문득 나를 불렀다.


"선배님."

"...어?"

"근데, 저 착한 일했는데..."


착한 일? 아, 대리 출석 말하는 건가. 그래 좋은 게 좋은 거라면 착한 일이지. 그래.
그거 덕에 자존심이고 뭐고 교수님한테 달려가 1점이라도 더 달라며 징징거릴 일을 면했으니까.
근데, 왜 그 말을 꺼내는 거지? 고맙다는 말을 바라는 건가? 혼자만 복잡하게 굴러가는 머리가 빙빙 어지럽게 섞여오고,
또다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자, 수줍음이 가득 묻은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밥 안 사주세요?"



뭐? 뜬금없는 말에 옆으로 쭉 째진 눈이 번뜩 동그랗게 커지고,



"어..., 싫으시면."

"제가 사드릴까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뒤로 살짝 물러서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역시,

쟤도 정상은 아니야.

















윤기윤기 / 돌고돌아서 / 돌하르방 / 꾹이 / 박력꾹 / 1158 / 꼬이 / 빠밤 / 비비빅








오랜만에 글을 쓰니 뭔가 어색하고 그러네요ㅎㅎ
그래도 흐름 안 끊기려고 열심히 쓰고 있다는 거!ㅎㅎ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ㅎㅎ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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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윤기윤기에요.
오늘도 지민이랑 탄소는 쪼잘대네요. 그래도 나중엔 윤기도 익숙해지겠죠 ㅎㅎㅎㅎ오늘도 글 잘읽고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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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기님 안녕하세요!!ㅎㅎ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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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뭐죠... 이 신선한 글은.... 귀신이 만들어내는 인연? 그런 건가요!
아직 깊게 이해는 되지 않지만 소재도 신선하고 무엇보다 지민이와 윤기의 말투와 행동이 정반대라서 귀엽고 여주도 당돌하고 기대돼요!
암호닉 받으시면 [핑퐁]으로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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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ㅎㅎ앞으로 이야기를 더 풀어나가다보면 독자님의 이해를 도울 수 있겠죠...?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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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비비빅이에요! 지민이 행동 하나하나가 상상도 되고ㅠㅜㅜㅠㅜ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ㅋㅋㅋ여주도 윤기 덕분에 금방 밝아져서 지민이랑 같이 너무 귀엽고ㅋㅋㅋㅋ오늘은 윤기 과거도 알게 됐는데 앞으로 여주 만나면서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ㅠㅜㅠ오늘도 잘 보고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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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빅님 안녕하세요!!ㅎㅎㅎ밝은 글은 진짜 안써서 걱정했는데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기쁘네요ㅎㅎ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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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꾹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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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후호 밍윤기이중성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지민이넘나 사랑스러운것...지민아...!!!!왜여주랑 사귀지못하고죽어버렸어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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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이님 안녕하세요!ㅎㅎ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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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9.128
[●달걀말이●] 암호닉 신청할게용♡+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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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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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돌하르방이에요 엉엉박지민부은눈늩로헤헤웃을거생각하니맘이아리네ㅠㅠ 우래기 보는거로도행벅하니ㅜㅠ? 나더그래ㅠㅠ 윤기야밥사줄게 먹으러가쟈..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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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님 안녕하세요!!ㅎㅎ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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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꼬이에요!!!!윤기랑 탄소 사이가 뭔가 설레고 좋은 반면 지민이는 몰려오는 찌통이 느껴져요 (훌쩍)
윤기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네요.. 너무 쟈가워 보여서 몰라봐써 윤기야.. 미아내.. 앞으로 차차 탄소로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박취미니)
오늘도 예쁜글 감사히 읽고가고 항상 응원해요 작가님!!!!! (하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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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님 안녕하세요!!ㅎㅎㅎ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지요...?ㅎㅎㅎ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하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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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모야....얘네 왜케 기여워....ㅠㅠㅠㅠ찌미니가 옆네거 노잘되는것도 기엽구 귀칞아하먼서 다들어주는 융기두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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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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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박력꾹이에요 지민이랑 여주 제가 보쌈해갑니다 아니 둘 다 너무 귀엽잖아 ㅠㅠㅠㅠ 윤기 ㅋㅋㅋ 투지민 사이에서 완전 츤데레야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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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력꾹님 안녕하세요!!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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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빠밤입니다ㅋㅋㅋㄱ아 여기서는 박지민이킬링파트인가요 진짜귀여워서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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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님 안녕하세요!!ㅎㅎ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전 글이 너무 어두웠어서 지민이는 밝게 밝게!!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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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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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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