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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디 ] 봄여름가을,

W . 혜림

bgm 에피톤프로젝트 - Binoche

※도용 X 무단배포 OK 단, 작가이름 적어주세요

 

 

 

 

 


   어리숙하던 열네 살을 지나 격동의 열다섯 살을 돌아서 어느 때 보다 더 깊은 고민에 빠지는 열여섯이 되었다. 젊다 못해 혈기 어린 소년의 패기와 겁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던 나는 열다섯에서는 나는 이제 다 큰 어른이야, 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좀 더 자란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까지도 영 어린애 인 것만 같았다. 날아오는 총알처럼 빠르게 닥쳐오는 무수한 시험들과 얼마 안 있어 다가올 고입에 점점 저 멀리서 '어른' 이라는 굴레가 달려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눌렀다. 나는 아직 어린데 과연 진정한 '어른'이 될 순 있을까, 하던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어른스러워지려고 퍽도 노력하고 있는 내 자신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앳된 얼굴과 아직까지도 풋내기 같은 생각과 행동들을 바르게 교정해 줄, 나의 본보기가, 나의 '롤모델'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김종인이라는 걸 그다지 어렵게 깨닫지 않았다.

 

   나는 김종인의 모든 것들이 어른스럽고 '쿨'해보였다. 무심한 표정부터 과묵한 모습, 그리고 매사에 뛰어난 그의 모습은 마치 완벽한 '어른' 같았다. 무지하고 어렸던 나는 마치 예수의 어린 양이요, 그의 광신도였고 김종인은 내게 있어 어른이 되기 위한 지침서이자 나의 종교, 나의 맹목적인 동경의 대상이었다.

 

 아아, 나의 메시아여. 나의 김종인이여.

 

 

 


    나는 김종인처럼 쿨해지기 위해서 뭘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마치 공부를 처음 하는 학생처럼 김종인은 내게 자습서였다. 나는 그 애의 풀어헤쳐진 와이셔츠 윗 단추가 멋있었다, 언제나 단답형인 그 말투가 멋있었다, 꺾어 신은 운동화 뒷굽이 멋있었고 뒷주머니에 찔러 넣은 그 손이 멋있었다. 다른 사람이 한다면 분명 껄렁한 느낌이 더욱 묻어날 행동들은 김종인에게만 닿으면 허세라던가 껄렁함 보다는 어른의 성숙함, 원숙함이 물씬 풍겨났다. 나는 마치 김종인 따라 하기 대회라도 준비하는 듯, 그 애의 모든 것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김종인을 따라하면 따라할 수록 점점 더 어린애 같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단짝인 백현과 찬열은 내게,

 

" 너 요새 꼭 엄마 옷을 걸친 어린애 같아."

 

 하는 말을 건넸다. 내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멍청했고 오히려 쿨하기보다는 잔챙이 같았다. 나는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도대체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김종인은 어째서 나보다 빠른 성장을 이루어냈는가 하는 질문들에서 나는 다시 방황했다.
 나는 다음시험에서는 반드시 1등을 하리라고 마음먹지만 빈번히 미끄러지는 2등이었고, 김종인은 만인의 워너비wannabe이자 매 시험마다 2등에게서 열 발짝 씩 멀어져 다가갈 수도 없게 만들어버리는 1등이었다.

 

 

 

 


    동경소년은 모방을 멈추고 관찰에 들어갔다. 내 주변에서 나를 지켜보던 백현은 필경 내가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출했고, 자기도 연애를 하겠다며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있던 건 연애는커녕 우정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일이라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산 면에 대해서는 해명을 할까 하구 생각도 해보았지만, 백현이 아직까지 누구를 동경-백현은 연애라고 오해하는-하는지는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 될 것 같지 않아 그저 슬적 넘어가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게 있어서 김종인을 보는 일은 마치 태어나 숨 쉬는 것 과 같은 일상이 되었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붙이며 해석하고 암기하는 것들 또한 밥을 먹는 것 같은 일이 되었다. 하루가 갈 수록 눈은 칠판보다는 종인을 향한 날이 더욱 많았고, 나는 뿌듯한 마음이 가슴깊이서 벅차올랐다.

 

 내가 종인을 관찰하던 중, 백현은 어느 샌가 이성 친구를 만들어 내게 자랑 아닌 자랑을 마구 해대며 내게 비웃음섞인 말을 던졌다.

 

 

" 너 김종인 좋아해? 김종인만 맨날 쳐다보구만 있고 그래, 좋아보인다 진짜. "

 

 

‘ 좋아 보인다 ’는 말이 언제부터 그렇게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백현이 말을 마친 후부터 100미터 달리기를 마친 것처럼 자꾸만 숨이 가쁘고 턱턱 막혀왔다. 꼭 저 바닥에서부터 뭔가가 목을 꾸욱 누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분명 김종인을 닮고 싶은 건데, 어째서 연애로 보이는 걸 까, 과연 나는 정말로 김종인을 닮으려고 하는 걸까. 점심을 먹는 내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가는지 알지도 못할정도로 깊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놓았다. 그래, 분명 나는 어른이 되고 싶은거야,하는 마음 아래서는 혹시 내가 너를 좋아하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의심이 올라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그런 물음에 머리가 복잡해 그 날은 침대에 일찍 누웠다. 내가 정말로 그 앨 동경하는 건가, 아니면 동경을 빙자한 설렘인 걸까. 다 지나갔다고 믿은 사춘기가 다시 찾아온 느낌이었다. 머리서 부터 배꼽까지 온통 울렁울렁해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가 없었다. 밤새 뒤척이며 겨우 내린 결론은 완벽한 문장도 아닌 조각난 단어들일 뿐이었다. 내가, 김종인은, 어른, 닮고싶다, 열여섯, 어른…. 수많은 생각들의 조각에 쏘이는 혼란의 열대야는 나 같은 바보에게는 길고 어지럽고 습했다. 열대야의 구름 사이로 태풍이 다가오고있었다.

 

 

 

 


    누가 가을비는 흐리다고했던가. 뭐든지 빈도가 적다면 세기가 센 것이 당연한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장맛비처럼 쏟아져내려 바닥에 주욱주욱 꽂히는 장대비는 시야를 가렸다. 아직까지 남아있던 한여름 열기의 잔재들은 공기를 데워 목을 졸라왔다. 나는 지금 내가 뭘 하는 건지, 하루하루를 겨우 짓눌려 살아가며 헉헉대고 있었다. 어른이 되고싶단 순수한 성장의 열망 아래서는 ' 과연 어른이 되면 얻는 건 뭘까? ' 하는 불신의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도경수라는 기차가 전속력으로 달리다 갑자기 우뚝 서버렸다. 앞으로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있고, 뒤에선 다른 기차들이 달려오고있다. 그저 갈팡질팡해서 혼자 길 한가운데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내게 뭐가 힘드냐 물어보면 무어라 대답할 거리가 없다는 게 막막했다.
 낮엔 몸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기와 숨통을 턱턱 막는 뜨거운 공기가 나를 괴롭혔고, 밤에는 혼란스러운 생각들에 잠을 못이루는 열대야를 지샜다.

 


     아무도 모를 고민에 지쳐갈 때 쯤, 박찬열은 내게 충고했다. 박찬열은 언제나 어리고 낙천적이던 나와 백현을 이끌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어쩌면 박찬열이 김종인 보다 더 어른스러운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때 열여섯의 태풍에 갖혀있던 내게는 여전히 박찬열 보단 김종인이 더 쿨하고 멋졌다.

 

 

 " 경수야, 청춘은 뜨거운 거란다."

 

 

    어쩌면 찬열은 오래 전 부터, 내가 어른이 되고 싶어했단 걸, 그리고  종인을 따라하고 있었단 걸 이미 알 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뜨겁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준 찬열의 말은 그간의 열대야와 습기들을 몰아냈다. '쿨함' 과 '뜨거운 사람' 사이를 열 댓번 왔다갔다 한 후에야 나는 찬열의 말을 알아차렸다. 남의 멋진 것을 따라하는 것보다 나를 가꾸는 게 더 빠르게 어른이 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완연한 가을향이 짙게 났다.

 

 

 

 


      나는 김종인 모조품 에서 다시 도경수로 돌아왔고, 도경수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어른이 되어갔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데에 힘을 쏟기보다는 스스로를 가꾸는데 좀 더 시간을 투자하고, 그동안의 부담으로 닥쳐왔던 고입과 시험들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나, 하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도 나는 어린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김종인은 더이상 나의 롤모델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는 멋있는 사람이었다.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큰 일교차에 나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어른스럽지 못하구나, 하고 때때로 깨닫게 되었다. 어린애 처럼 천진하게 굴다가도, 아 이러면 안되지, 하구 갑자기 어른스러운체 하며 구는 내모습이 우습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좀 더 자랄 것이라고 믿었다.

 


     몇 달이 지나 이제는 농담삼아 이야기 할 수 있는 종인을 롤모델로 삼았던 이야기를 들은 백현과 찬열은 날 보고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었냐며 놀림거리로 삼았다. 찬열은 마지막에 아마도 내가 김종인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많았나 보다, 하고 예상했다. 백현은 장난 삼아 멋진 사람을 친구로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며 나와 종인이 친구가 되기를 적극 주장했다.

 


 

    물론, 나도 그와 친해지고 싶었지만 그는 내게는 여전히 너무 어려운 존재라서 선뜻 다가갈 수 가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중학교를 졸업하는 날이 다가왔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이제 곧 헤어지고 앞으로 볼 일은 그닥 없을 거니 서로에게 하고싶은 말을 롤링 페이퍼에 적으라는 둥의 유치한 일을 시키셨고 나는 이를 계기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종인의 종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을 건냈다.


  안녕, 종인아, 나는, 너랑, 친해지고싶어.

 

조회가 끝났다. 열여섯 소년들은 해방감과 고등부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왁왁 소리를 지르고 다녔고, 그 소란스러운 틈새로 종인은 내게 다가왔다. 롤링페이퍼를 건냈다.

 

  우리 고등학교 가서도 친하게 지내고 너랑 같은 반이어서 참 즐거웠어

 

사무적인 말투가 적혀있었다. 어쩌면 내가 여기 까지만 봤더라면, 계절은 끝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두꺼운 볼펜으로 눌러쓴 글씨 아래는 연필자욱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난 니가 싫어 도경수

 

 

퍼뜩 고개를 들어 종인을 눈으로 좇았다. 떠들썩한 가운데 혼자서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가는 종인의 동그란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느꼈다.

 


우리는 인제 겨울을 맞이하겠구나.

 

 

 

 

 

 

 


 +

진짜 이걸로 방학숙제냈던 제 패기가 부끄럽고ㅋㅋ

나도 솔직히 이거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가을을 일단 과도기적 요소로 잡았던거는 기억나네요

어린애 = 여름, 가을 = 사춘기, 과도기 , 겨울 = 어른 … 뭐 이런식으로 잡았었는데

지금 읽어보니깐 오그리토그리 으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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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 뭔가 분위기가 차분한게 겁나 좋네요 종인아 왜 경수를싫어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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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경수싫어하지말자 종인아 가슴이아프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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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왜 경수를 싫어하는 건가요ㅠㅠㅠ아님 좋아하는 감정을 모르눈건가?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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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우와ㅠㅠ뭔가많은게담겨있는듯한..ㅠㅠ종인이는대체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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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이걸 방학숙제로내셨다니 짱인듯.. 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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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금소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신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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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머야머야 종인이 왜 경수싫어하는거죠 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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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대박이다....이런게진짜문학이지...ㅠㅠ이상한썰이나 초딩팬픽같은거말고ㅠㅠ이런거많이읽으면좋겠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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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ㅠㅠ뭐죠ㅠㅠㅠ악...뒤에너무궁금해요ㅠㅠㅠ필력이 진짜...♥ㅠㅠㅠ잘읽고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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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금손이시다 진짜문학인듯ㅠㅠㅠㅠㅜㅜㅠㅜㅡ스쿠랩해가영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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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우와 ..퀼리티 대박 ...작가님 ♥담화도 얼른 ㅎ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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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신알하구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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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신알신이요!작가님 와 글진짜잘쓰시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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