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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으실 때 방해가 되신다면 꺼주세요~ㅎㅎ 

 * 커플링은 세준입니다. 

  

  

  

  

 

[EXO/세준] Topsy-turvy 1 | 인스티즈[EXO/세준] Topsy-turvy 1 | 인스티즈 

  

 

  

  

  

  

  

근래에 부쩍 몸이 허해지는 것 같던 세훈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으로 앓아누웠다.
친구인 준면과의 통화 중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증세와 발작으로 의식을 잃은 것이 아직까지도 눈을 뜨질 못하고 있었다.
링거를 맞고 곤히 잠든 그의 옆에서 꼬박 밤을 새워 가며 시간마다 손수 물수건을 갈아준 준면이 다소 불편한 자세로 침대에 엎어져 선잠에 들었다.
그러다 제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이 눈치도 없이 지이잉 하고 길게 울리기라도 하면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인상을 찌푸린다.
서둘러 알람을 끈 준면이 세훈의 상태를 한번 살펴보곤 언제까지 자고만 있을래, 하고 힘없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병자는 대답이 없었다. 짧게 한숨을 내쉬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벽시계를 쳐다본 준면이 꽤나 의아해했다.
분명 초침 돌아가는 소리는 나는데, 언제부터 멈춘 거야 저거? 이미 훨씬 전에 고장 난듯한 시계는 5시를 가리킨 채로 멈춰있었다.
알람은 틀림없이 새벽 4시에 맞춰져 있었다. 혹시나 싶어 다시 화면을 켰다. 잠금 화면 중앙엔 정확히 4시 9분이라는 문구가 둥둥 떠있었다.
어, 4시 맞는데... 이왕 잠이나 더 잘까. 적어도 6시에는 새벽 기도를 가야 했다.
준면이 아직 아침이 되려면 조금 여유 있게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세훈이 쓰러진 지 사흘 째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Topsy-turvy 1
w.핏어첸  

  


  

정신을 차려보니 온 사방이 폐허로 가득한 마을 바로 앞 고개 중턱이었다.
꽤 오랫동안 외부에 노출된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프진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옷자락을 끌어당겨 억지로 덮어놓으니 그나마 안심이 된 모양이다.
세훈은 자신이 왜 집이 아닌 낯선 이 곳에, 그것도 맨 땅에 누워있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자 사박사박 밟히는 풀소리와 함께 나무에 붙은 벌레 우는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마을과 가까워질수록 익숙한 제 방의 체취 대신 풍겨오는 옅은 가스 냄새에 세훈이 머리를 감싸쥐고 미간을 좁혔다.
늘 가벼운 두통에 시달려왔었지만 어쩐지 평소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지독히도 아팠다. 마을과 그 주변이 모두 불에 타면서 미처 날아가지 못한 탄 내 인듯 했다.
이런 곳에 과연 사람 하나 있을까? 코와 입을 살짝 틀어막고는 어느 한 집을 지나치려는데 곧 무너질법한 건물 안에서 사람의 형체가 불쑥 튀어나왔다.
보아하니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사내였다. 세훈은 가만히 사내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본래의 색을 알아볼 수도 없을만큼 더럽혀진 사내의 낡은 옷차림과 길고 덥수룩해 서로 아무렇게나 엉겨붙은 머리는 그동안의 힘든 생활을 대충 짐작케 했다.
세훈은 가만히 사내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사내는 아무렇지않게 길에 떨어진 나무열매 같은 것을 주워먹고 있었다.
그에 놀란 세훈이 앗, 하고 소리를 내자 사내가 고개를 틀어 세훈을 발견하고는 먹던 나무열매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천천히 세훈을 향해 다가왔다. 저기요.. 여기가 어디에요? 조심스러운 세훈의 물음에도 아무 대답 없이 걸어오던 사내가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세훈의 앞에 멈춰섰다.
의외로 그의 체구는 생각보다 많이 작은편이어서, 얼굴을 맞대려면 고개를 살짝 숙여야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에 기분이 나빴는지 사내가 잔뜩 눈썹을 찡그렸다.
마주친 사내의 두 눈동자는 잿빛을 띤 진한 회색이었다. 세훈이 신기해하며 얼굴을 가까이하자, 뒷걸음질하며 이빨을 세워 그르릉 거린다. 자신에게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리곤 마치 자신이 개라도 되는 것처럼 이리저리 냄새를 맡았다. 아마 세훈을 경계하는 모양 인듯 했다. 

  

이 사람,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세훈은 생각했다. 이런 곳에서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보니 말을 잃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열매 따위로 겨우 허기를 채우던 사내가 한없이 가엾어 보였다. 

  

  


 *  

  

  


밖에서 들린 낯선 섬뜩한 소리에 번쩍 눈이 뜨였다. 이는 분명 사내의 신음소리였다. 다 헤진 이불 위로 천천히 몸을 일으킨 세훈이 불안한 마음에 다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받은건지 걷잡을 수 없는 공포감에 조금씩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과 똑 닮은 소년의 손에서 사내가 피를 흘린 채 맥을 못추리고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제 눈을 의심해봤지만 닮은 정도가 아니라, 소년은 오세훈이라는 존재 그 자체였다.
억지로 그를 일으켜 세운 소년이 한손으로 사내의 턱을 부술듯이 움켜잡고 입안에 총구를 들이밀었다. 타아앙-
눈 깜짝 할 새에 총성소리가 울렸고, 턱이 산산조각 나버린 사내의 몸뚱이가 비틀거리더니, 세훈의 눈 앞에서 풀썩 쓰러졌다.
놀란 가슴이 쿵, 쿵 소리를 내며 뛰었다. 사방에 사내의 피가 튀겼다. 잠시동안 넋이 나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그러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무릎을 떨군 세훈의 시선이 사내의 시체로 옮겨졌다.
차마 눈도 못 감고 죽은 사내가 자신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흐어어, 어..어... 두려움에 벙어리 마냥 입 밖으로 쉰 소리만 나올 뿐 이었다.
마치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모습은 세훈의 뇌리에 선명하게 맴돌았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당신...정말 죽어버린거야? 

  

  

  

그것도 잠시, 소년의 두번째 표적은 이제 자신의 차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망연자실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괜히 종아리에 힘이 들어갔다. 살려면, 지금 도망쳐야 한다. 세훈은 사내의 몸을 뒤지던 소년을 지나쳐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저 살고싶다는 생각 하나 뿐이었다. 

  

"멈춰, 너를 죽일 생각은 없다." 

  

그러나 도망치면 죽는다. 소년이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과연 저게 진심일까, 세훈이 부르르 입술을 떨며 뒤를 돌았다.
그러자 사내가 이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겁 내지 말고 와라.
그의 신호에 따라 세훈이 성큼성큼 걸어가 그의 옆에 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처박았다.
가만히 소년의 구둣코를 쳐다보다 힐끔 그의 얼굴을 살폈다.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생겼을까.
사내의 시체에서 무언가를 꺼내 주머니에 구깃구깃 넣은 얼굴에 피가 잔뜩 묻어있었다.
익숙한 듯 옷 소매로 아무렇게나 스윽 닦아내곤, 태연하게 겉옷 안주머니에 총을 집어넣으며 겁에 질린 세훈을 쳐다보았다.
내가 무서워? 하곤 픽 웃는 모습에 세훈은 온 몸에 소름이 우수수 돋을 정도 였다.
세훈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얼굴 앞으로 갖다댔다. 사...살려주세요.... 생사의 기로에서 세훈이 간신히 말을 꺼냈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을 해 주지 않던 소년은 세훈의 턱을 잡고 가볍게 고개를 들어올렸다. 눈이 마주친 소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세훈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소년의 눈동자가 사내의 눈동자와 겹쳐졌다. 마찬가지로 회색빛이었다. 그 두 눈으로 세훈을 가득 담고있었다. 이미 세훈은 기절할 지경이었다.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 될 지도 몰랐기에 애써 시선을 피했다. 재밌네.. 겁 내지 말라니까.
소년이 부드럽게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장은 죽일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긴장은 늦출 수 없었다.
너.. 이름이 뭐지? 소년이 물었다. 세훈이 조금 망설이다 오,오세훈..입니다... 하고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여기에 온 이유는? 질문이 계속 되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묻는거야 이 새낀. 소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가늠 할 수 없었다.
저도 잘 몰라요.. 눈을 떠 보니 이 마을 앞이었어요... 

  

  


세훈의 대답에 소년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그렇군. 소년이 몸을 돌아세웠다. 이대로 가려는 모양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 때, 허벅지 위로 무언가 빠르게 관통했고, 고통이 느껴졌다.
왈칵 선혈이 솟구쳤다. 손바닥으로 지혈을 시도했다. 고개를 들어 소년을 바라보자, 역시나 소년은 권총을 들고 있었다.
병-신, 소년이 큭큭 웃었다. 그리고 이내 그의 형체가 허공에 흩뿌려지듯 사라졌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태어나 이런 고통은 처음이었다. 또 다시 정신이 아득해져왔다.
정말 죽는건가... 이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건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던 세훈이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느새 상처에서 흐르던 피도 모두 멈추었다. 이미 자신이 죽어버린 건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시간을 되 돌린 것 같았다, 혼자 이 곳에 남겨져 있을때로. 

  

  


한참을 멍하게 있던 그에게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
아까 죽어버린 사내였다. 그가 자신을 보며 환하게 웃고있었다. 얼얼한게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세훈은 뒤늦게 알아차렸다. 분명 이건 꿈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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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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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준이네요ㅠㅠㅠ 뭔가 무섭기도해요
다음편 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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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다음편 최대한 일찍 들고올게요~
읽어주셔서 감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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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신알신이요! 다음편 기대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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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신알신 감사합니다♥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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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우와 재밌어요ㅠㅠㅠㅠ신알신 쿵짝하고 갑니당!!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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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ㅠㅠ신알신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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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재밋어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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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ㅠㅠㅠㅠ다행이에요, 다음글도 꼭 보러오쎄연ㅇ..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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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헐 재밌어요ㅠㅠ 다음편 빨리 보고싶어요ㅠㅠㅠ헝헝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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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ㅠㅠㅠㅠㅠ헝헝 감사해요 최대한 빨리ㄷ들고올께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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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 되게 묘하네요ㅠㅠㅠ기대됩니다! 다음편 얼른 보고싶어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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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감사합니당ㅠㅜㅠㅜㅠㅜ일찍 들고올 예정이긴한데.....최대한 일찍올꺼에요!!!!!coming soon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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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다음 편이 무척 궁금하네요. 세훈이는 이상한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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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어첸
다음편에서 확인해주세요~*____* ㅎㅎㅎㅎㅎ읽어주셔서 감사함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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