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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뽜봠 전체글ll조회 738l

향불이 피어올랐다.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곳에서 사진은 홀로 조용했다. 그 환한 웃음이 버거웠다. 너는 왜 죽었는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너는 왜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졌는가. 사람들은 그것이 궁금하였다. 눈물과 목소리 뒤에는 늘 물음표가 존재했다. 왜? 너는 왜 죽었는가. 누가 너를 그곳으로 몰았는가. 무엇이 너를 그리도 아프게 하였는가. 사람들은 저마다 의문부호를 가지고 서로 눈을 맞추었다. 말이 오가고, 추측이 얽히고, 생각이 뒤집혔다. 울음소리가 장례식장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너의 죽음 또한 조금씩 스며들었다. 너는 행복한가. 그 높은 아파트 옥상에서 홀로 바라본 세상이 어떠하였는지 너는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너는 왜 내게 유언장을 보냈는가. 너는 왜 친구도 무엇도 아닌 내게 쉽게 유언장을 주었는가.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아직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처럼, 너는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너는 똑똑하고, 친구도 많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너는 친절했고, 잘생겼으며,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그러면 뭐하나, 너는 죽었는데. 이미 죽어 한 줌 재가 될 터인데. 너의 유언장은 두 개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하나, 네가 가지런하게 벗어둔 신발 옆의 하나. 가지런한 너의 글씨는 흰 종이봉투 안에서 빛났다. 미안한 마음만 앞선 글씨가 춤을 추는 너의 유언장에는 이유가 없었다. 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열띤 유언장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악마의 외침처럼 달았다. 차라리 그 봉투를 뜯지 않았다면, 나는 달라졌을까. 단 한 번도 말 섞은 적 없는 너에게 이러한 관심을 보였을까. 너를 죽을 만큼 저주 했다가, 다시 용서를 빌었을까. 너의 영정 사진을 보며 말없이 고개 숙일 수 있었을까.

너의 편지에는 구구절절한 나에 대한 사랑이 적혀 있었다. 남자치고는 둥글고 고운 글씨가 마음에 걸렸다. 처음부터, 정말 거짓말처럼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너의 말이 처음에는 우스웠다. 재미없는 장난일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그 글. 너는 내게 사랑한다 속삭였다. 미려한 글이 내 시야를 가득 채울 때에야 나는 그 글자들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나 너나 멍청하고 미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는 겁쟁이였다. 무서웠다.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웠고, 사람들의 눈이 두려웠다. 그 긴 한숨의 시간들을 다만 너로 채울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좋다. 내가 어리석었음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너에게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 긴 문장들의 답을 쓰려던 내 손은 늘 가늘게 떨렸다. 무슨 말을 해야 내가 너에게 말할 수 있었을까. 무슨 말이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까. 과연 어떤 문장과 글과 활자가 너를 찌르지 않을까. 나는 알 수 없었다.

죽기 전 너는 나를 찾아왔었다. 그 때 나는 네가 죽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채 나는 너와 마주앉았었다. 한참이나 고개 숙인 모습으로 앉아있던 너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 긴 시간을, 너는 무슨 말을 골랐던 것일까. 갑작스레 들이닥친 너의 방문에 적잖이 화가 나있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너의 태도에 짜증을 내며 너를 내보냈다. 그 때 나를 보는 너의 눈빛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그래서 네게 묻고 싶다. 만약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이, 아주 오랫동안 준비했던 고백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너는 나를 원망 하였는가. 그 매몰찬 말에 혹시 상처라도 입었다면, 만약 그렇다면, 너는 죽기 전에도 나를 사랑했는가.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느 새 먹구름이 하늘을 타고와 비를 뿌린다. 다시 한 번 네게 말하고 싶다. 너는 그곳에서 행복한가. 죽어서 행복하다면, 만약 그렇다면, 나는 지금 너를 사랑하노라고 말하고 싶다. 비겁하고 또 한심한 고백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말하려 한다. 다만 네가 없는 지금에서야 네게 사랑을 말하려 한다. 묻겠다. 너는 지금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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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이거ㅠㅠ대박이다ㅠㅠ
12년 전
뽜봠
으헐.. 감사합니다ㅠㅠ
12년 전
독자2
글 쩌는데 필명 왤케 웃김ㅋㅋㅋㅋㅋㅋ 뭄었네
12년 전
뽜봠
ㅋㅋㅋ나름 고민해서 지은 필명인데ㅠㅠ
12년 전
독자7
사마귀 유치원 생각나서용ㅋㅋㅋㅋㅋㅋ 담편도 써주실꺼죠!!!!!!!!!!!!1ㅋㅋㅋㅋㅋ
12년 전
뽜봠
헉.. 빠른 시일내에 돌아오겠슴다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2년 전
독자3
ㅇ..으어
12년 전
뽜봠
ㅇ...어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뽜봠
헉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 금손이라니ㅠㅠㅠ 이런 칭찬 처음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12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뽜봠
감사합니다ㅠㅠㅠㅠ막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막ㅠㅠㅠ 익인님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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