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티즈앱 "오오오 죽인다....이거 시판되나 지금"
피규어 덕후 태환의 하루는 피규어로 시작해서 피규어로 끝난다. 은퇴하고 매일 놀고먹는 요즘 같은 때에는 더더욱.
모니터에 기어들어갈듯한 눈빛을 번쩍이던 태환은 불현듯 무언가 생각났는지 급하게 핸드폰을 눌러댄다.
"어,형. 그 윙크곰돌이 구했어?못구했어?!아 왜!!!!!"
'한국엔 들어오지도 않았다잖아 개자식아.지금 중국이랑 일본쪽 아는애들한테 부탁해서 알아보는중이니까 좀 기다려 거참 새끼 나보다 심한새끼는 처음보네'
"얼마가 됬든 상관없으니까 꼭 좀 부탁한다고해줘.사례금은 원하는만큼 해줄게!"
'미친놈. 니가 수영그만둘때부터 알아봤어. 넌 미친놈이야 이 미친놈아'
아는형에게 부탁해놓은 녀석이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너 왜이렇게 형아 애를태우니 이녀석아....
같은시각. 중국 번화가의 한 피규어샵에서 태환과 비슷한 눈빛을 번뜩이는 쑨양.
"죽이네....."
벌어진 입술새로 침이라도 흐를것만 같다.
그의 눈동자 안에는 유리상자 안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있는 순금으로 된 곰돌이가 윙크까지 하고있다.
위...윙크라니....!
"이거 몇개남았어요? 한정판이라던거 같던데"
"전세계로 딱 9개 수출했다는데 일단 중국에선 이게 마지막일걸요?"
"마지막이요?"
이런젠장! 이런 레어템을 발견할줄 알았다면 지갑 챙겨오는 건데!
대회때문에 호텔에서 묵고있는 쑨양은 선수들끼리 구경만 하려고 나온지라 지갑은 챙기지 못했다.
자신에게 윙크를 날리는듯한 피규어에 시선을 고정한채로 머리만 벅벅 긁어댄다.
"저 그럼 내일 저녁쯤에 다시 올테니까 절대 딴사람한테 파시면 안돼요. 알았죠?!"
입을 삐죽이며 징징거리는 쑨양에게 사장은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원하는 대답을 받아낸 쑨양은 자기 자식 쳐다보듯 피규어를 바라보며 말한다.
"좀만 기다려 내새끼....내일 아빠가 데리러 올께"
쑨양이 아쉬운 발걸음으로 샵에서 나가고 사장도 가게문을 닫을 준비를 한다.
"어어어!잠시만요!"
어디선가 들리는 어색한 중국말에 고개를 돌리자 한 남자가 막 문을 잠그려던 사장의 손을 덥썩 잡는다.
"여기 그 윙크하는 순금 곰돌이. 아직 하나 남아있죠?"
"그...렇긴 한데 방금,"
"두배드릴께요"
"아니..저 금액이 문제가 아니고,"
"세배"
"어허 이사람참.방금 나간 손님이 먼저 사시겠,"
"네배!!!!!!!!"
"....네배?"
"다섯...배?"
"나도 양심이 있지"
흡족한 표정을 지은 사장이 가게문을 다시 열고는 따라오라는듯 손짓한다.
"그러니까 이녀석 말하는거죠?"
잠금장치 안에서 유리상자를 조심조심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남자가 바싹 코를 대고 꼼꼼히 살펴본다.
"오....진짜 정품이네요"
"허허.당연하죠.그럼 계산은 어떻게...?"
"아아.얼마죠?"
"원가가 2천이니까....8천 주면 되겠네"
"여기도 인터넷 뱅킹 됩니까?"
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자한 얼굴로 노트북을 내어주자 바로 결제를 끝낸다.
"감사합니다!"
"그래요.잘가요"
쑨양과의 걸음과는 상반되게 위풍당당하게 가게문을 나선 남자는 한국으로 전화를 건다.
"예,형!구했어요!8천달러!"
'뭐?이 새끼도 미쳤나봐. 지돈 아니라고 막 쓰냐?!"
"아,얼마던 상관없다매요. 태환이형 돈이지 형 돈인가?"
'야 아무리 그래도 네배까지 쳐서 넙죽 주냐 병신아!'
"누가 먼저 예약했던거라 그래요.아진짜 자꾸 이러면 얘 확 내가 들고 튀는수가 있어요?"
'이새끼가 돌았나.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 박모씨한테 살해당하고싶냐?'
"아 알았으니까 비행기 시간이나 카톡으로 보내줘요"
'알았다 새끼야. 너 그거 보관잘해서 와.괜히 잃어버리지 말고 품에 안고와 알겠어?'
"뉘예~뉘예~알게쯥니다~"
한편 이시각. 다시 쑨양에게로 시점을 돌려보면
"음.....아빠가 이쁜옷 입혀줄게 음냐...."
도망가는 윙크하는 순금곰돌이에게 바니걸 옷을 입혀주겠다며 그뒤를 쫓는 단꿈을 꾸는 쑨양이다.
"뭐요?!팔아?!이봐요 아저씨!"
경기 끝나자마자 기자들 인터뷰도 죄다 거절하고 달려왔건만 뭐가 어쩌고 어째?!
멱살이라도 잡고 짤짤거릴 기세의 쑨양의 기에 밀려 한없이 작아지는 사장이다.
"아니.....그.....요즘 같은 불경기에 네배나 쳐준대잖나....내가 먹여살려야할 처자식도 있고...."
"아니 네배가 뭐라고!저 모르세요?저 쑨양인데?!열배도 쳐드릴수 있다고요!"
"알지 그럼....그래도 거 다른나라에서 여까지 온것같던데....노력이 가상하지않나"
"그게 뭐가 대수라고....뭐요..?다른나라..?!"
이런 망할!내새끼가 그럼 지금 중국땅을 떠났다는거야?!
"어,어느나라!누,누군데요!"
"알려주면 찾아가기라도 할겐가?"
"당연하지!"
"쉽게 넘겨주진 않을텐데....."
"어떻게든 다시 찾아올거에요!됬고,어느나라 누군데요!"
"거 어제 결제할때 보니까 한국에서 온거같던데"
"한국?남한?북한?"
"코리아밖에 못봤는데....있어봐 결제내역보면 뜨겠지"
"빨리요.빨리"
노트북을 뒤적이는 사장을 뒤로하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잠시도 가만있질 못하는 쑨양.
"리퍼..블릭?이면 남한이지?남한에 태환박?이라네"
엥?태환박?박태환?!
"맙소사!"
갑자기 벙찐얼굴로 쇼파에 털썩 주저앉아버리는 쑨양에 놀란 사장이 얼른 다가와 묻는다.
"왜왜.뭐 문제있나?"
"사장님 올림픽안봤어요...?나랑 같이 은메달딴 남한 선수 있잖아요. 박태환.....내가 수영복까지 똑같은거 사려고 엄청 고생했는데 그새끼 나보고 비웃었었지 망할놈 내가 지를 얼마나 동경했는데 나 엿맥이려고 은퇴하더니 이딴식으로 뒤통수를 쳐...?"
우아아아악!
초점없는 눈빛으로 중얼거리던 말소리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커지더니 별안간 알수없는 비명을 지르며 가게문을 박차고 나선다.
"아니뭐.....이세상에 박태환이가 그사람 하난가...."
홀로 남겨진 사장만이 쩝하고 입맛을 다실뿐이다.
열배라니.....좀 아깝네 쩝.
안녕하세여러분
조각킹입니다이어트원래 필명은 조각 임금(왕) 이였는데리야끼치킨까스모바일이라 한자를 찾기 힘드네요리왕비룡저는 쑨환분자이므로 쑨환만 씁니다리알어떡해안물어봤다구요?죄송해요*^^*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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