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상 순서로, 아직 여주가 윤기와 사귀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번외이므로 안 읽으셔도 상관없지만 태형이와 정국이의 연극 관계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과정을 최대한 줄여 썼습니다
▶▶ Rewind
* * *
"자체 휴강이야?"
- 뭐래, 내가 박지민이나 정호석인줄 알아? 오늘 휴강 문자 받았어. 교수님 개인사정으로 수업 못 하신대.
툴툴거리면서도 착실하게 대답하는 여주의 말에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던 태형이 피식 웃었다. 옥상에 올라와 있으니 아직 완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은 바람이 차가웠다. 여기는 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이었지만 한국은 달 대신 해가 떠 있을 시각이었다. 조잘거리는 목소리가 더할 나위없이 사랑스럽다. 태형은 순간 튀어나올 뻔한 말을 간신히 억눌렀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굳이 지금 일을 벌일 필요는 없겠지.
- 넌 안 자?
"새나라의 어린이냐. 벌써 자게? 아직 12시도 안 됐어."
- 그래도 일찍 자야지 키가 크지.
"...더 크라고?"
180cm에 육박하는 키라 동양인 치고는 키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론 여기에서는 190cm도 넘는 사람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었기에 제가 엄청나게 큰 축이라고는 말은 못 하겠지만 하여튼 그래도 큰 편은 맞았다. 태형이 되묻자 핸드폰 너머로는 웃음기가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한 말이야, 농담이야 농담. 넌 지금도 충분히 커. 예전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그립다~.
저 쪽에서 누군가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듯 말다툼을 벌이는 소리가 들려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묻힌 바람에 태형이 그쪽을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말을 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넌 어떻게 바뀐 게 하나도 없어."
- 그게 내 매력이지.
"뭐래냐..."
뻔뻔함에도 웃음을 지은 태형이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 때였다. 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삐용삐용 하고 도난 방지용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퍼졌다. 태형이 고개를 돌렸다. 느낌이 좋지 않아, 이만 전화를 끊겠다고 하려 했으나 여주 쪽이 빨랐다. 태형아 나 나갈 준비 해야 해서 이만 끊을게, 일찍 자! 굿나잇! 발랄하게 이어지는 목소리에 간단히 답한 태형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서는 소음이 들린 곳을 향해 걸어갔다.
가려져있는 모퉁이를 돌아 막 나갔을 때였다.
"「 동작 그만. 」"
서늘한 목소리에 태형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빛이 닿지 않아 어두운 곳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저를 마주하고 있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손에 들린 것은, 총이었다.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청객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고개가 살핏, 기울어진다. 들은 적이 없던 목소리였다. 태형은 신원불명의 남자를 알아내기를 빠르게 포기했다. 들었어? 질문이 날아왔지만, 태형이 대답하기도 전에 내뱉어진다. 못 들었을 리가 없겠지. 그러니까 이리로 온 거고. 해치우는 게 낫겠군.
태형이 입술을 깨물었다. 도망칠 수 있을까.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었다, 상대를 도발할 가능성이 컸으니까. 옥상 위를 날아가는 바람이 한 번 매섭게 치고 지나갔다. 태형의 앞머리 또한, 휘날려 얼굴 전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러자 남자가 주춤하는 기색을 보인다.
"「 앨런의 삼형제 중 하나네. 」"
".........."
"「 라이언? 」"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별로 되지 않아서 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위의 두 형들처럼 많지는 않을 거였다. 그런데도 단 한번으로 절 알아봤다고? 태형은 머리를 굴렸다. 그런 태형의 심경은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낭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필이면 왜... 쉽게 처리할 수도 없겠지... 남자는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 보내주죠. 이대로 아무것도 묻지 말고, 조용히 가요. 」"
".........."
"「 다만, 오늘을 누군가에게 말하기라도 하면... 」"
".........."
"「 당신만 끝장나는 게 아닐 거야. 」"
베리 메리 체리
번외 : 장막(帳幕) 계약
늦은 시각의 갤러리 안은 한산했다. 마침내 불이 꺼지고 한 남자가 밖으로 나왔다. 태형이었다. 검은색 셔츠를 목 끝까지 단정하게 채운 태형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 라이언입니다. 평이하게 대답하는 태형의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스르르 미끄러져 섰다. 태형은 제 앞에 멈추어 선 택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 곳이 목적지인 손님을 내려주기 위해 멈췄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 태형이 통화를 마쳤을 때는 때마침 값을 지불한 손님이 택시에서 내리고 있었다. 타이밍 좋게 선 저 택시를 타고 가야겠다고 생각한 태형은 입을 열어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외친 후, 택시를 향해 빠르게 걸었다.
"「 720 5번가요. 」"
태형이 말을 내뱉자, 택시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핸드폰을 두드려 뭐라 답을 보내던 태형은 문득 창가를 보았을 때 원래 목적지로 가려는 경로에서 한참 어긋나있음을 깨달았다.
"「 어딜 가는 겁니까? 여기는 길이... 」"
"「 얌전히 따라가는 게 좋을 겁니다, 라이언 씨. 」"
서늘한 목소리에 태형의 눈이 매서워졌다. 태형의 손이 어디를 향하는 건지 눈치챈 택시 기사, 아니 납치범은 유유히 말했다.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게 나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순간 그 사람은 끝장이 날 테니까요. 믿기 힘들다면 전화해보시던지요. 당신은 그분이 부탁할 게 있다 하니 죽일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 쯤은.
저 말이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고 태형은 직감으로 알았다. 상대는 총도, 칼도 쓰지 않고 말로만으로 위협하고 있지만 목소리와 거울에 비치는 눈빛에서부터 저 말은 진실이라고 느껴졌다. 태형은 피식 웃으며 되받아쳤다.
"「 부탁하는 태도가 살벌하군. 」"
"「 이해해주시길.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십시오. 」"
허, 하고 짧게 혀를 찬 태형은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누구에게 데려가려는 건지, 잡히는 게 없었다.
얼마동안을 더 달린 택시는 카지노 앞에 도착했다. 저 사람을 따라가세요. 혹여 도중에 도주 기미를 보인다면, 가차없이 대응할 겁니다. 단조로운 말에 기분이 나빠진 태형은 제 앞으로 선 여자를 따라 카지노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카지노라. 예전에 온 적은 있었지만 태형은 운이나 속임수에 의해 돈을 버는 카지노를 좋아하지 않았다. 안쪽까지 따라 들어간 태형은 절 안내해주던 여자가 갑자기 사라지자 고개를 홱 돌리며 그녀의 행방을 찾았다. 그러나 사방에는 도박에 미친 자들만이 보일 뿐, 안내원은 사라져 있었다. 뭐를 어떻게 하라는 거야... 짜증스러움에 된통 인상을 쓰고 있을 무렵,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안녕. 소란 없이 와줘서 고마워요. 」"
등에 닿는 감촉이 손가락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서 거절의 말을 표한다면 겨누고 있는 날카로운 나이프가 옷과 살갗을 뚫고 안으로 들어올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긴장되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 태형이 여유있게 물었다. 당신이 나에게 부탁할 게 있다고 부른 사람? 응. 근데 여기는 시끄러워서, 방으로 들어갈까요. 뒤에서 뻗어져나온 손이 한 방을 가리켰다. 저기로 들어가요.
방 안으로 들어온 태형은 놓여져있는 소파에 가 앉았다. 뒤에서 절 협박하고 있던 목소리도 드디어 태형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태형은 절 협박한 사람이 생각보다 어리고, 또 생각보다 훨씬 선량하게 생겼다는 것에 내심 놀랐다. 물론 얼굴이 선하다고 범죄자가 아니란 말은 아니다. 실제로 그 점을 이용해서 더 악질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많으니 말이다. 남자는 테이블에 놓여져있는 음료를 집어들으며 태형에게 권했다.
"「 마셔요. 안에 뭐 안 탔어요. 」"
칵테일 잔에 담겨 있는 오렌지 빛의 음료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태형은 그것을 집어들었다. 안에 뭐 안탔다고 하는 말이 왜 더 미심쩍을까. 술이겠거니, 해서 한 모금 마신 태형은 안의 내용물이 단순한 오렌지 주스라는 것을 깨닫고 또 한번 놀랐다. 정말 의외의 연속이었다.
태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리가 없는 남자는 그새 다 마신 빈 잔을 내려놓고서는 입을 열었다. 당신을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부탁을 하기 위해서에요.
"「 당신의 협조가 필요해요. 」"
"「 무슨 협조? 」"
"「 뒤통수를 치기 위한 기나긴 연극을 할 건데, 도와줘요. 」"
"「 나는 남의 복수극에 참여하는 취미는 없는데. 」"
"「 없어도 하게 될 걸요, 여기서 살아서 나가고 싶다면. 」"
그 말과 동시에 잘칵, 하고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태형은 고개를 돌려 절 겨누고 있는 두 총을 바라보았다. 허. 부탁이 아니라 협박인데, 이건. 내 이름도 알고 있으니 날 죽이면 어느 정도의 파장이 올 것도 알고 있겠지? 부동산 재벌인 자신의 아버지가 제가 죽었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에게 복수할 것이기에, 각오하고 있냐는 뜻이었다. 태형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많이 귀찮아지겠죠, 그래서 협박이 아니라 부탁을 하려던 거에요.
" 「 그리고 사실 난 협박 같은거 못해요. 」"
이미 충분히 협박을 잘 하는 정황상으로는 상당히 신뢰성을 잃는 말이었다. 말을 끝마친 남자가 사내 둘을 향해 고갯짓했다. 치워. 거두어진 총을 보던 태형은 비웃었다. 부탁을 하고 싶다면, 자세가 글러먹었군. 통성명도 안 해, 내가 널 도와준다고 해서 얻는 게 뭐가 있는지도 말 안 해. 얻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누가 협조를 하겠어? 남자가 웃었다. 그렇네요, 내 이름을 안 말해줬군요.
"「 제이, 내 이름은 제이에요 라이언. 」"
"「 가명 같은데. 」"
"「 궁금하시면 직접 조사해 보시던가. 향수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텐데.」"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름에 태형이 눈을 크게 떴다. 네가 그 '제이'라고? 남자가 웃었다. 내 직업은 조향사에요, 지금 보면서 멋대로 마피아니 갱단이니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식겁스러운 말에 태형이 헛웃음을 삼켰다. 무슨 조향사가 저래? 총 들고 남을 협박하는 조향사는 처음 봤다. 설마 나중에 피비린내나는 향수를 만드는 건 아니겠지, 하고 작은 상상을 한 태형은 고개를 흔들었다. 태형이 그러는 사이에 제이가 말을 이어갔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당신의 스토커로 미친 짓들을 벌일 거에요. 」"
"「 ...뭐? 」"
"「 난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면서 사사건건 개입할 거고, 당신은 그런 나를 피곤해하면 돼요. 중간중간에 도와줄 것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 저기, 잠시만. 난 아직 들어준다고 말도 안 했어. 그리고 무슨 부탁이 그 따위야? 네가 날 스토킹 한다고? 」"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길래 남자가 남자를 스토킹하는 척을 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대체 뭐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며 제이라는 저 애가 얻는 것은 무엇일지? 굳이 스토킹을 해야 한다면, 여자를 하는 편이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태형의 말에 제이가 웃었다. 그 이유는 도와준다고 해야지 알려줄 거에요. 내가 미쳤다고 벌써 다 알려주겠어요, 라이언. 순수하게 웃어버린 그는 덧붙였다. 아, 짚어준 대로 당신이 도와준다면 얻는 게 있어요.
"「 쇼 비즈니스는 그림자와 불가분의 관계이죠. 다른 분야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 부분만큼은 내가 전폭적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당신은 진이나 레이몬드와는 달리 뭐로 밀고 나갈 건가요? 아직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별로 되지 않았을 텐데. 」"
"「 ...... 」"
"「 앨런은 장성한 자식들은 남이라고 보잖아요. 당신도 성인이 다 되었고, 아버지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해야 하고. 」"
"「 쇼 비즈니스의 90%는 BS가 주도하고 있어. 네가 그의 아들이라도 돼? 」"
"「 네. 」"
예상치 못한 대답에 태형의 눈이 더 커졌다. 아까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당신 눈 정말 크네요. 감탄하는 제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왓더. 태형은 한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설마설마 했지만 정말일 줄이야. 물론 눈 앞의 꼬맹이가 구라를 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다분했다, 그렇지만 왠지 사실 같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쇼 비즈니스 분야를 건드릴 생각은 하고 있었기에, 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이 들어오는 것은 대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아무리 협박은 안 하겠다 하지만, 거절하고 나가면 기밀을 지키기 위해 당장이라도 자신을 쏠 총신들을 고려해보아서도 받아들이는 게 맞았다.
태형은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눈을 가린 손을 넘겨 머리를 쓸어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좋아. 그 엉뚱한 계획에 응해주지. 자세히 말해봐. 」"
태형의 수락을 받은 제이가 환하게 웃었다.
* *
BS안에서 차기 세력으로 꼽히는 것은 두 개. 이반과 제이였다. 그러나 현 보스 딜런,의 아들인 제이는 본래부터 조직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목숨을 위협받은 적은 많이들 있었지만 원체 음지보다는 양지에서 활동하고 싶었기에 제이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성격이 낙천적이기도 하고, 손에 피 묻히는 일들은 좋아하는 편이 아닌 데에다가 이반과는 친한 사이였기에 유순하게 이반이 차기 보스가 되고, 그는 지금처럼 편하게 살 줄만 알았다.
그러나 세상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년도 초부터 무언가 일이 많이 나던가 싶더니, 급기야는 죽을 위험까지 몇 번 간 적이 있다고 했다. 조사 끝에 자신을 죽이려고 한 사람이 이반이란 것을 알고서는 싫어도 살기 위해서는 반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이가 자신을 처음 본 것도 그 날, 옥상에서였다고 했다. 이반의 사람을 반 불구로 만들어놓았는데 우연히 자신이 총 소리에 돌다가 마주친 것이지.
'「 기간은 3개월 정도. 」'
태형은 덧붙이던 어린 목소리를 떠올렸다. 혹시 이반의 당신 목숨을 노린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 전에 예고해줄게요. 외국으로 잠시 피신해 있어요.
당신이 아는 사람 그 누구에게도 나와의 계약을 발설하면 안 돼요. 혹시나 그런다면 당신의 목숨 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목숨도 보장하지 못해요. 나 말고, 이반이 노릴 테니까. 왜 굳이 나를 스토킹 해야 하나, 는 말에 제이는 어깨를 으쓱였다. 적당한 사회적 명성이 있어서 함부로 해칠 수 없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생각이 없는 어린애라고 어필하기에는 정신나간 짓이 최고죠. 말만 스토킹이지, 당신 주변에 있는 정보들을 사용할 거에요. 진의 자료에 엑세스 할 수 있죠? 그것도 필요하고. 아, 기밀 자료를 빼오라는 건 아니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 연기 잘 해요? 」'
'「 뭐? 」'
'「 난 연기 잘 해요. 사실 예전에 배우 할까 생각도 했는데, 귀찮아서. 난 역할에 무척 몰입하는 타입이니까 염두해 둬요. 」'
그 말이 정말 이토록 실감나게 연기한다는 것일 줄은 몰랐다. 태형은 소름끼칠 정도로 저에게 반한 미친 사람의 표정을 하고서 달려드는 그를 보고 연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인가 이걸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착각도 했다. 전화번호 달라고 괴롭히고, 미팅이 끝나서 집에 가려는데 바로 앞에 차를 대고서 기다리고. 왜 내 사랑을 안 받아주는 거에요?! 하고 화를 낼 때는 진심으로 소름이 오도도 돋았다. 이건 다 제이의 행동거지가 너무 리얼한 탓이었다.
'「 말해두는 거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철저히 내가 스토커라고 인식하게끔 말하고 행동해요. 당신의 가족들이나, 친한 친구, 연인에게까지. 부탁해요. 당신 목숨 뿐만이 아니라 내 목숨도 걸려서... 선량한 사람 하나 구한다 셈 치고. 아, 비웃지 마요. 이래뵈도 아직까지 내 손으로는 한 명도 안 죽였으니까요. 」'
방 안에서 몇 시간 동안 줄줄이 내뱉던 제이의 말이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연락하지 마요. 도청 가능성이 있으니까. 연락은 내 쪽에서 할게요. 덕분에 제 핸드폰만큼은 그의 번호로 시도때도 없이 울리지 않게 되었다. 너 요새 제이인가 뭔가, 꼬맹이한테 시달린다며? 남준의 말에 태형이 인상을 잔뜩 썼다. 아, 걔 이야긴 꺼내지도 마. 내가 떼어줄까? 그거 못 할걸. 왜? 딜런의 아들이야. 태형의 말에 남준이 침묵하다가, 태형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힘내라, 핸드폰 번호 털렸어? 아니, 아직.
최근 들어 차에 치일 뻔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어요? 제이의 말에 태형이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횡단보도 건너다가 그럴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물었다. 혹시 그것도 이반의 짓이야? 제이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제기랄. 태형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뱉어냈다. 그저 운이 없던 것으로 치고 있었는데, 제이에게 휘말려 들어 죽을 뻔했단 것을 상기하니 화가 났다. 그런 태형을 알아차린 그가 미안하다는 어조로 내뱉었다.
'「 위험할 지도 모르는데, 잠시 피해있길 권할게요. 」'
'「 내 목숨이 위험할 일은 없다며. 」'
'「 만일의 상황이에요. 그러고 보니 당신 체리인가 뭔가 걔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한국이었나? 그리로 가면 되겠네. 」'
'「 여주 위험해지는 건 아니지. 」'
「 그럴 리가요. 이반의 팔다리를 거의 끊어 놓았을 때 연락할게요. 와도 좋다는 신호는 이걸로 할까요? 」'
- 왜 <약혼식>에 안 왔어요!!
다시 생각해도 그 애의 발상은 정말 독특한 것임이 분명했다. 약혼식이라니, 그 누구도 그 단어 안에 다른 의미가 들어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들어도 미친 스토커의 고백이라고만 생각하겠지. 여주의 입에서 '약혼식'이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태형은 미국으로 돌아와도 괜찮다는 말을 알아들었다. 생각보다 빨리 끝냈네. 그러나 마음 놓고 좋아할 수 없었던 것은, 민윤기에게 가버린 그녀의 얼굴이 떠올라서였다.
아무리 위험을 피해 피신해 온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녀를 보기 위해 한국에 오고 싶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한국에 온 것은 위험을 피해서가 20%, 그녀를 보기 위해서가 80%였다. 이만큼 기다렸으니 되었다. 이만큼 기다렸으니, 이제는 말해도 될 것이다. 태형은 손에 들고 있던 팬던트를 힘없이 내려놓은 채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 전달받았을지 모르겠는데, 이제 돌아와도 안전해요. 아, 이건 도청 위험이 없으니까 괜찮아요. 」'
'........'
'「 무슨 일 있어요? 」'
상대의 감정을 읽는 데에 능숙했다. 태형은 팬던트를 딸각이다가, 흘러나오는 말을 들었다. 체리 때문이에요? 왜요? 당신이 싫대요? 태형은 어둠 속에 홀로 서서 한참을 침묵하다가, 답했다. ...나 말고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대, 많이 좋아하나봐. 그러자 바로 반대편에서 말이 날아온다.
그 남자, 죽여줄까요? 깜짝 놀랄 만한 말에도 태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됐어. 태형은 침묵했다. 민윤기의 집에서 있을 여주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머릿속은 제멋대로 최악의 상상을 그려냈다.
'「 이쯤되면 당신이 목 멜 정도의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좀 궁금해지는데요. 」'
'「 관심 가지지 마. 」'
날카로운 태형의 목소리에 제이가 침묵했다. 그러더니 이어진다. 내가 되게 몰입해서 그런가, 실제로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 착각을 받았어요. 그 여자는 놔두고 우리 정말 연애해봐도 괜찮을 거 같지 않아요? 태형이 짜증을 냈다. 징그러운 소리 좀 하지마, 그럴 마음도 없는 주제에. 제이의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이래야죠. 힘없이 혼자서 수그라들지 말고, 한순간 나쁜 놈이 되어서 사랑을 쟁취하던지 아니면 평생 멍청한 착한 놈이 될 건지 알아서 선택해요.
'「 돌아올 때는 그녀랑 둘이 돌아와요. 내가 잊지 못할 찐한 추억 만들어 줄게. 」'
'「 ....... 」'
'「 쉬이 친구 관계를 벗어나기 힘들 걸요. 그토록 오랜 기간동안 친구였대면서요. 중간에 고난과 역경이 있어야지 빨리 가까워지지. 」'
'「 장난할 기분 아니야, 끊어. 」'
'「 나 장난치는 거 아닌데. 그리고 계약 아직 안 끝난 거 알죠? 더 남았다고요. 당신이 체리를 놓쳐서 힘없이 돌아오는 건 연기하는 나도 힘들어요. 그니까 내가 빌어줄게. 잘 되라고. 」'
'「 ........ 」'
'「 잘 될 거야. 」'
태형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럼, 끊을게요. 끊으려는 제이를 태형이 붙잡았다. 물어볼 거 있어. 뭔데요? 태형이 입을 열었다. 너,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는 제 말에 핸드폰 번호를 묻지 않았던 제이였다. 어차피 연락은 도청이 안 되는 다른 것으로 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저한테 걸려온 전화는 뭐란 말인가. 그러자 피식 웃는 소리와 함께 말이 들려온다.
-「 레이한테서요. 」
아 김남준 진짜...
* *
제이, 아니 정국이 너무 역할에 몰입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실제로 태형은 정국을 만날 시간이 다가오면 경기가 일어나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애가 조금 덜 열심히 해도 좋을 텐데. 이러다가 남자 거부증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같이 있는 여주를 보았을 때 화가 난 건 당연한 거였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이는 건 철저한 자신의 스토커지만, 실제로는 스토커를 연기하는 멀쩡한 남자애니까. 왜 그녀를 멋대로 끌고 패션쇼 장으로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예상은 갔다. 전부터 대체 그녀의 무슨 매력이 자신을 홀렸냐며 줄창 묻곤 했었기에 아마도 궁금했던 거겠지. 어찌보면 순수한 호기심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마냥 그렇게 느껴지진 않았다. 첫만남부터 지금까지 거의 4개월 동안 정국에게 시달린 터라 태형은 알고 싶지 않아도 정국의 성격을 대강 파악하고 있었다. 가끔씩 좀 심각한 스토킹을 하는 것을 볼 때면 스토커가 컨셉이 아니라 진짜인가?싶다가도 연기라는 걸 떠올리면 연기같기도 하다. 결론은 종잡을 수 없단 말이었다.
빨리 약속했던 기간이 와서 날 자유롭게 놔뒀으면. 태형은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히 저건, 전부 다 연기는 아니다. 분명히 진짜 성격이 4차원인 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는다.
* * *
▶▶ Play back
그래, 이것도 말이다. 조종도 못 하는 헬기를 대체 왜 조종한 건지...
아무래도 저 애는 머리가 조금 맛 간게 분명하다고, 태형이 단정지었다.
암호닉♡ |
<1기 암호닉 분들> #그대에게/~계란말이~/오하요곰방와/♡20♡/틸다/♥MLJS♥/민군주짱짱맨/심슨/옥수수수염차/0070/0207/0221/0309/0328/0419/0515/0526/0528/060909/06130310/ 0724/0902/1001/10041230/1013/1029/11023/1211/1234/2330/414/423/627/66♥♥/6번탄소/818/8개월/980703/990419/abcd/BTS방탄소년단/CGV/chouchou/eeggg/J/nameless/Remiel/Rosebud/ 가온/가위바위보/간장밥/감귤/감자/감자감자펀치/감쟈/갓찌민디바/갓태형/강변호사/강여우/개떡/건감깡/검더리/게살버거/겨란/겨울냄새/계란후라이/계피/고구마/ 고등어민윤기/고래야/고룡/고미/골드빈/곰지/공대생/공정쟁/관계의회복이에요/굥기굥기/굥기는맑음♥/굥기요정/구구콘/구기네/구름/국숲/국정전/군밤양갱/군주의정석/규짐/그뉵쿠키/ 그레/금붕/기디/기화/김밥의미학/김석진센빠이/김태태/김태형하트/깜비/깡바/꼬깔콘/꼬마이모/꼬이/꽁냥꽁냥/꽃길/꽃님/꽃봄/꾸기꾸기/꾸깃꾸깃/꾸꾸/ 꾸꾸기/꾸꾸야/꾸꾹이/꾸민/꾸엥/꾸쮸뿌쮸/꾹꾹이/꾹냥꾸가냥/꾹블리/꾹빵/꾹아가/꾹젼/꾹콩/꿀떡맛탕/꿀띵/꿈빛/꿍꾸/꿍디/뀨기/뀨뀨/ 뀨루뀨뀨루/뀩/뀰/끙챠/낑깡/낑챠/나라빛/나야나/나연/나의 그대/나의별/나인/나침반/난석진이꺼/날봐태태/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남쥰/내마음의전정쿠키/ 내맘에니콩/너랑나/너만볼래/넬오라인/녹차라떼/누가보면/눈부신/눈뷔신태양/뉸뉴냔냐/늘봄/늘품/닉태형/다곰/다다눌/다름/다소니/단미/단호박쓰/달꾸/ 달님/달달한비/달려라방탄/당근/대두/더푸/덤불/덩율곰/데이먼/도비/도손/독자1/돈까스/됼됼/두둠두둠/두둠칫/두뷔두뷔둡/둘리여친/둡부/둥그랗게/둥둥/ 둥이마망/들레/디보이/딘시/딩가/또또/또롱/또이/또치/뚜벅뚜벅/뚱이/뜌/띠뚜/띠리띠리/라블리/라온하제/라이언/라일락/라임슈가/라즈베리에이드/ 레몬/레몬사탕/레인보우샤벳/로봇시계/로제/론/루이비/룬/리블리/리자몽/마리/마망고/마앙개애/마이크로칩쿠키/마지/마틸다/막꾹수/말랑/맙소사/망개는망개야/ 망개떠억/망개똥/망개베리메리체리/망고/망고꾸기/망무망무/매직레인/매직핸드/맨투맨/맴매때찌/머루/메리딸기/메리뮤/멜랑꼴리/명언/명탐정코코/모찌/모찌모찌해/모찌한지민/모찌햄찌/ 몽구스/몽또몽또/몽쉘/몽유/몽자몽/몽총이덜/무네큥/무리/무민/무지개소녀/무지티/물결잉/물망개/뮈뮈/뮹딩/미끄럼틀/미니꾸기/미니미니/미랑아/미름달/ 미미/미스터/미역/미자탈출/민군주♥/민들레설탕/민설탕수육/민윤기 코딱지/민윤기/민윤기군주님/민윤기다리털/민윤기예쁨보스/민윤기천재짱짱맨뿡뿡/민트/민트초코칩/밀짚모자/밀키/밍/밍도/밍뿌/ 밍아/바라기/바비/박력꾹/박여사/박지민/박침침/반딥/밤공기/밤비/밤열한시/밤이죠아/밥한끼해요/방소/배고프다/백허그/베네/베리메리/베리베리/벨베뿌야/ 별콩벌콩/보라도리/보마/보호/복숭아츄/본시걸/부농이/부들부들/불고기/붕붕카/붕어/뷔까번쩍/뷔던/뷔랑이/뷔밀병기/뷔뷔뷕/뷔여워/뷔키/뷩꾹/브이백/ 블락소년단/비글/비글워터/비눗방울/비데/비림/비븨뷔/비비빅/빙봉/빅토리아 시크릿/빙그레/빠밤/빡찌/빨강/빵떡아 좋아해/빵빠레/빵빵/빽쮸/뽀로로/뽀야뽀야/뾰로롱/ 뿌Yo/뿌뽀뿌/뿡뚱/뿡뿡99/뿡뿡이/쀼/쁄/삐리/삐삐까/삥꾸/사과/사랑꾼/사랑둥이/사랑별/사랑사랑사랑/사랑아태태해/사막여우/산들코랄/살구잼/삼월/상큼민트/ 새벽/새벽밤/새벽별/새우/샤군/서영/설레임과자/섬혜/섭징어/성인정국/세레니티/세일러문/세젤예세젤귀/소금/소녀/소심/소진/소청/솔랑이/솔트말고슈가/솔트액/ 솜지/송아리/수마이/순대곱창/순별/순수/순심아버지/순이/숩숩이/숲늘/슈가슛/슈비슈비/슈웩/슈팅버블/슙디/슙슙이/슙큥/스케일은 전국/스티치/시나몬/ 시에/식염수/싸라해/싸운날/썩은촉수/ㅇㅅㅇ/아니두/아띠아띠/아망떼/아몬드/아침에비타민/안돼/알/알바하는 망개/암소/애기동자/애플릭/애플파인/액희/야꾸/ 야호야호/양념치킨먹닭/양슙/어른꾹꾹/에그/에이블/에이치/엑스/엔젤/엔젤안녕/여름달/여름방학/여지/연꽃/연두/연이/연화/열꽃/열오/열원소/ 예찬/예화/오레오/오빠/오타/오호라/온도니/옮/와싯/와장창/왕부채/요괴/요랑이/요정이야사람이야/우니꾸기/우동/우리사랑방탄/우린/우와탄/우유퐁당/ 운전/웁윱/워더/월드콘/윈다/윈터/유뇽뇽/유니/유뜨/유루/유월/유자/유자차/유자청/유쟌/윤기와 산체/윤기의 봄/윤기이진/윤꾹/ 윤맹/윤이나/율예/융기태태쀼/융융/융기융/융융힝/은갈칰/음오아예/응캬응캬/인생꾹팅/일게수니/임세명/임슈가/입틀막/ㅈㅁ/자라/자몽/자몽더쿠/ 자몽맛망개/자몽석류/자몽선키스트/자몽슙/자몽이즈뭔들/자몽주스/자몽쥬스/작가님사랑해요/작은별/재영이/전.정국/전아장/전정국오빠/정감/정개/정국아블라썸/정국이마누라/정근/정글벙글/정꾸요미/ 정콩국/제티/조붱/조삼효/조은나래/존경/종구몽구/종구부인/주름/주지스님/줍줍/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지니/지듀/지민새끼손가락/지민채율/지안/지우개/지호/진진/ 짐나왜숨니/짐니뿌뿌융/짐빈/짐짐/징징이/짜근/짜몽이/짝짝/짹짹이/쩡구기윤기/찐망개/찜침/참치미/창가의토토/채영/챙으니/챠이잉/챠챠/처음처럼/ 천상여자/천재민윤기/천하태태평/청보리청/청퍼더/체리/체리맛사탕/체리메리미/체셔리어/첼리/쳌쳌/초딩입맛/초록비/초코마카롱/초코붕/초코생크림/총총총/쵸코두부/춍춍/추억/ 충전기/츄러스츄/칅칅칅/치즈/치즈빙수베리빙수/치카 초코/칙촉/칠태/침쨔/침침럽/침침모찌/침침하다/침탵/카라멜마끼아또/카페라떼도둑/칸쵸/커몬요/커잠정쿠키/코코/코코몽/콜라/ 콧구멍/콩콩/쿄쿄S/쿠맘/쿠요/쿠우쿠우/쿠키/쿠키앤크림/큄/크슷/태굴/태꿍태꿍/태둥이/태랑이/태백/태태(김태형)/태태/태태뀨/태태마망/ 태태사랑태태/태태한 침침이/태형아/탱탱/탵태/텐텐/토깽이/토끼/토마스/토마토는맛있어/퉁퉁이/팅팅탱탱/파란/파티/팔이/팥빵/팬케이크/퍼퐁/펄맛/포마토/ 포키/퐁퐁/푸들푸들/풀네임이즈정국오빠/퓨어/플랑크톤회장/피리부는아이/피카피카/핑몬핑몬핑몬업/하누월/하늘하늘해/하람/하리보/하이얀/하트반지/핫초코/항암제/햄버거/햄찌/햄키♡/ 행기/허니자몽/허블/헐마이니/헤헤태형/현/현이/형아/호두마루/호비/호비요정/호비호비/호빈이/호빗/호석이몰래/호시기호식이해/호어니/홍삼/홍시/ 홍홍/화개장터/환타/황금올리브유/황막꾸기/황토색/후르츠눈꽃빙수/흥흥/흩어지게해/흰색/히동/ * * * @천일/7896/♡이마♡/하트태태하트/0115/0506/0623/1022/1023/1102똑/1158/1220/3x8/8ㅁ8/9852/ 계탈수니/고기/고다/고답이/고대가고싶다/곰씨/굥굥/굿베베/권지용/귀요미/그래영/기태혀/김냥/김석진사랑해요/김자반/김태팡/까까/까꿍이/꽃소녀/꽃오징어/ 꽃진/꾸꾸꾹/꾸루꾸루/꾸잉/꿀돼/낙화유수/녹차잎/니베아피치립밤/닉주디/다도해/다람이덕/다홍빛/단리/단아한사과/달다리/달콤윤기/대박나자/댐므/더럽꾹럽/동상이몽/ 둘셋/따시따시/딸기쨈/딸기탱탱/또비또비/또잉또인/라임/라코/라프/랩런볼/레몽/레이첼/마농/마리스코티/망개한지민/망망이/목소리/몬무이/미늉/민슈팅/ 민윤기기윤민/바나나우유/바닐라라떼야/바다맛사탕/바람에날려/박지민다리털/백/베리믹스에이드/복숭아꽃/봄플/부니야/불타는고구마/붸이붸/뷔켜/비누/뿌까/뿔테/삐삐걸즈/사과즙/새우깡/서유윤/ 세이쓰/섹시태형/소년방탄단/슈퍼침침/슙비둡비/슙슙슈룹슙/스고이김태형/스삼/스페셜캔디/아리랑/안녕진아/얄루얄루/양념치킨/어화둥둥내진이야/여릉잉/오빠미낭낭/오윈/오페라/와와/완뚜꽁/ 요2/요롱코롱/용달샘/우리집엔신라면/우연/우유/원형/위티/윈터/윈트/유레카/유비/유자마카롱/유자에이드/윤기야 나랑 살자/윤민기/윤치명/융깅얌/이월십일일/ 일반여자/일일구1/있잖아요..?/자몽몽몽/저장소666/전막내/정꾸기냥/정꾸마망/정꾸야/젤귕/젤라/즌증구기/지민이랑/진리/짱짱구리/쪼꼬망개/쫑냥/쭈꾸미/쮸뀨/찐빵/ 참기름/책가방/청포도/체리마루/체리블러썸/초코퍼지/취해쏘/침구/쿠마모토쿠마몬/쿠우마몬/쿠키가게/쿡/크왕/탄저균/태누나/태링링/태태요정/태형아김태형/태황제/테형이/ 텐텐/토끼굴그래피티/토끼정/토마토마/피닝/핑가/하얀레몬/허니레몬/화이탱탱/황새/후니/후엥/흥탐/희망빠/
<2기 암호닉 분들> 인연/어른공룡둘리/딸기빙수/망고슈/방톨이/진라떼/윧/냉채족발/Milky/뒷방마님/눈꽃ss/빛나무/잘 읽었습니다!/딸기/디셈버/딩동/헤융/다송/쌈장/피터팬/민피디 니니/깡통/스타일/777/메기/뷔주얼/한라봉/가나/꿍꿍/#침쁘#/시니/바나나칩/뮬란/err4/꾸기/전정국 극성맘/핫탱/쿠야/태리둥절/으아이/ 고고싱/메첼/즁이/쿠쿠/스프라잍/설탕니/너라는별/돵돵/#아미/탄둥이/푸른하늘♥☆/민트자몽/침침빵/김시준/모찌섹시/뚜시뚜시/뷔야/분홍/문준휘/슈가나라/ 캉탄/청록/피짜/과일장수/제이뷔/이첼/이졔/니나노/스팸/아현이/쿠마몬/모지리/뷔티뷔티/라슈라네/꾸기여미/스노우볼/육개장/현질할꺼에요/복쯍/12300/ 태형문화재/츄파츕스/너라는태형/고여비/이브/티토티토/채린별/나진/헐투헐/막대사탕/생태/화이트초코/순살/군주님/*자도*/안녕엔젤/웃음망개짐니/낙화유수/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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