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한 거짓은 곧 진실
-prologue-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그 아이는 나의 소꿉친구다.
그녀는 얼마 전부터 내 부모님을 아주 조금은 원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왜 나의 부모님은 나를 이 동네, 그것도 그녀의 옆집에 심지어 같은 해에 낳아주셔서, 하필 또 왜 부모님은 그녀의 부모님과 절친한 사이여서 그녀와 나를 강제 소꿉친구로 만들어버리신거지? 그녀의 부모님(마음속으로는 이미 장모님과 장인어른이라고 부르고 있다.)과 부모님 간의 사이가 조금만 멀었더라면, 아니면 내가 그녀보다 먼저 태어나 옆집오빠 행세를 할 수 있었더라면, 아님 그냥 집이 조금만 덜 가까워 썸타기 쉬운 남사친정도가 되었더라면. 그랬다면 난 더 마음놓고 그녀를 좋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유명한 누군가의 노래처럼 나도 어디선 꿀리지 않는다. 공부도 곧잘하고, 운동은 더더욱 곧잘하고, 외모도 이정도면 반듯하고, 그 덕에 여자 애들한테 고백도 종종 받아보고. 그런데 도대체 왜 그녀 앞에만 서면 왜 꺼내놓은 지 삼십 분은 된 것 같은 아이스크림 케잌이 되어있는지. 그녀가 멀리서 보이기만 하면 내게 가까이 올 때까지 예의 주시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녀에게 건네는 말은 왜 어벙한 말장난뿐인지. 왜 이렇게 헛소리만 하는 걸까? 사랑하면 원래 이래?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나의 그녀는 이렇게 어벙하게 굴지 않는단 말이다. 매사에 똑 부러지고, 공부도 잘하고, 라면도 기깔나게 끓이고, 애니팡 끝판도 무지하게 잘 깨고(그녀에게 내가 애니팡을 알려준 이후로 나는 다시는 1위 탈환을 할 수 없었다.), 반찬도 잘 담고, 칠판 정리도 기가 막히게 하고, 심지어는 숨 쉬는 것도 너무 예쁘게 쉰단 말이다.
말해놓고 보니까 이상하지만 절대 콩깍지 씌인 거 아니다. 입증 가능한 사실만 적었다. 그리고 나만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물론 반찬을 잘 담는 것이나 숨 쉬는 것에 열광하는 건 나뿐일 것 같긴 하다.) 주위에서도 나 같은 모습을 보이는 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작년 수학여행 때 그녀가 친구에 의해 끌려나와 노래를 부른(그냥 부른 정도가 아니었다. 무지막지하게 잘 불렀다. 나의 그녀가 노래도 잘한다니!) 이후로는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위 친구들마저도 그녀를 다르게 볼 정도였다. 그래도 신경 쓰이진 않았다. 마치 아이돌을 함께 덕질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느낌이었다. 단 한 XX. 민윤기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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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리얼버라이어티라고 합니다. 독방에서 용기내어 이렇게 글잡에 오게 되었네요.
부디 오래도록 볼 수 있길.
프롤로그에 이어 1화도 수정을 마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