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HOUSE
*
“진심이냐?”
“응, 진심”
성용은 계속 해서 술을 들이켰다. 용대는 생각 했다. 세상에 이렇게 빨리 게이가 되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성용의 말을 들어보면 자철을 보자마자 이상한 감정에 휩싸이고, 또 그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발전 하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 너나 나나 절친은 절친인가 보다. 이렇게 다들 게이가 되어 가는 거지
“근데, 난 너처럼 답답하게 안 굴려고.”
“내일 당장 고백할 기세네.”
“못할 건 없지.”
용대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리곤 성용의 뒤통수를 아프지 않게 때렸다. 에라이 새끼야….
“너 처럼 뒤에서 앓는거 보단 말하고 확실하게 까이는게 낫지”
“…….”
“안그르냐?”
“까인다고 단정짓지 마.”
“푸흐흐, 왜?”
“진짜 까이면 어쩌려고.”
역시 우리 용대, 나 걱정 해주는 거야? 하며 자신에게 두 팔을 벌린채 안으려 다가오는 성용을 뿌리친 용대가 시계를 확인 했다. 열시, 아직 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대훈인 뭘 하고 있으려나….속으로 중얼 거려 보는 용대였다.
*
태환은 자신을 데려다 주겠다는 쑨양을 만류하고 결국 버스 정류장 에서 둘은 헤어졌다. 쑨양은 매일 카페에 놀러 가도 되냐고 태환에게 물었다. 태환은 흔쾌히 승낙 했다. 쑨양은 상당히 들떠 보였다.
'태환 커피 맛있어요, 최고!'
양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펼쳐 보이던 쑨양이 떠올라 태환이 작게 웃었다. 이야기 나눈지 하루 만에 벌써 많이 친해 진 것 같았다. 쑨양은 한국말을 하는건 어렵지만 듣기는 자신 있다고 얘기 하였다.
“알아 듣는다고 너무 한국말로만 얘기 했나….”
듣기는 자신 있단 쑨양의 말에 태환은 주구장창 한국말만 해댔다.쑨양이 알아 듣는 것 같긴 하였으나,헤어지고 난 뒤 이제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버스 안에서 창 밖을 내다 보던 태환의 눈에 '중국어 학원' 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 왔다.
“중국어나 배워 볼까….”
그래도 간단한 건 할 줄 아는데…. 니취팔러마?
*
열 두시가 다 되어서야 바에서 나온 성용과 용대는 서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 놓아서, 그자리에서 쿨 하게 헤어졌다. 용대가 주차된 곳으로 이동 하다. 익숙한 인영이 눈에 보였다. 그 역시도 용대를 알아 본 건지 눈이 휘둥그레 진 채 쳐다 보고 있었다.
“이대훈?”
“어, 맞네. 아닌가 했는데….”
“여기서 뭐해?”
“방금 친구랑 헤어졌어요. 형은요?”
“형도 방금 친구랑 헤어졌어.”
'말을 해야, 대훈이가 알 거 아냐.' 용대의 머리 속으로 성용의 음성이 스쳐 지나 갔다.
“저기, 대훈아.”
“네?”
“저…. 그 공원에서 산, 산책이라도 할래? 내가 술을 마셔서…. 좀 깨고 싶은데…”
멍청한 이용대, 어디서 성용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용대가 대훈의 눈치를 슬쩍 보자 대훈이 응?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요 형. 이라고 답했다. 대훈과 용대는 가까운 공원에 가, 벤치에 앉았다. 조금 많이 쌀쌀 해진 날씨에 대훈이 입고 있던 집업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 그런 대훈의 행동에 용대가 금세 미안해 졌다. 괜히 데리고 왔나… 그래도, 거짓말 까지 해서 라도 같이 있고 싶다.
“대훈아.”
“네?”
너는 항상, 날 먼저 부르는 일이 없었다. 내가 먼저 너에게 말을 걸고, 그제야 너는 대답 했다. 사소하지만 너의 모든 행동이 신경 쓰여서, 그래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게 너인게 짜증나고, 같은 남자 라는게 짜증이 난다.
“너 나 어떻게 생각하냐?”
“…….”
뜬금없는 질문에 대훈이 당황한 듯 했다.질문을 던진 용대는 애써 장난이야 장난- 이라고 말하며 무덤덤한 척 했지만 속으론 이미 후회 중 이었다.
“흠….”
대훈은 진지하게 고민 하는 듯 했다. 용대가 피식 웃었다. 누가 이대훈 아니랄 까봐…. 고민하는 그 모습이 귀엽다고, 용대는 생각했다.
“좋은 사람 인 것 같아요.”
“좋은 사람?”
“네, 카페 직원 중에서도 제일 괜찮은 것 같고….”
“…….”
“그러니까, 사람대 사람으로서 봤을때 참 좋은 사람 인 것 같아요.”
말을 마친 대훈이 민망한 듯 씨익 웃었다. 그래 내가 저 웃음에 반했지, 라고 용대가 생각했다. 조용히 웃는 대훈을 가만히 바라보던 용대가 입을 열었다.
“좋아해.”
“…….”
“…….”
“네??”
“아, 아니! 그러니까, 나도 너 좋은놈 으로 생각 한다고….”
횡설수설 하는 용대에 대훈이 에이… 놀랬잖아요, 고백하는줄 알고 라고 대답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대훈은 장난으로 넘 긴 듯 했다. 용대가 그런 대훈을 가만히 바라보다 벌떡 일어섰다.
“데려다…줄게, 가자.”
대훈이 고마워요, 라고 얘기하며 자신도 일어섰다. 차 안에서,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용대는 그게 신경 쓰였지만, 대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늘 데려다 주던 대훈의 집이라, 익숙하게 용대가 대훈의 집 앞에서 차를 세웠다.
“잘 가고, 카페에서 보자.”
“네 형, 잘가요.”
대훈이 내린 차 안은, 정말 텅 빈 느낌이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왔는데, 대훈이 없자 허전함을 느낀 용대가 진짜 좋아하는 구나 이용대. 라고 작게 읊조렸다. 그리곤 허탈하게 웃으며 자신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
자철이 카페에서 일 한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성용은 직접적으로 고백 하지는 않았지만, 자철에게 항상 장난을 걸며, 관심을 보였다. 그럴때 마다 자철은 용대에게 다가와 사장이 이상하다며 한탄을 했지만…, 용대는 변함이 없었다. 대훈과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고, 집에 데려다 주고, 늘상 있는일을 반복 하였다.그날 좋아한다고 무심코 얘기한 밤, 집에서 이불위에 하이킥을 하긴 했지만…. 한가지 카페에 달라진게 있다면 일주일 째 태환의 손님으로 쑨양이 카페에 찾는다는 것 이었다.
“사장님 오셨네요.”
대훈이 문을열고 들어오는 성용에게 인사해 보였다. 사실 비웃음이 살짝 담겨 있는 인사였다. 분명 일주일전, 내일 부터 아홉시에 출근 할 거라던 성용은 다음날 오후 늦게 카페를 찾았다. 대훈은 퇴근 시간 두시간 전에 카페에 출근한 성용을 보며, 기대한 내가 바보지. 라고 중얼 거렸었다.
“오냐-”
그런 대훈의 비웃음도 모른채 성용은 기분 좋게 인사를 받아 들였다.
“안녕하세요.”
학선 역시 쉴 새 없는 주문에 바쁜지 대충 고개를 까딱 이며 인사를 했다. 종종 거리며 카페안을 누비는 학선의 모습에 성용이 절로 우쭈쭈, 라는 말을 했다. 그리곤 주방 에서 준비된 음식을 가지고 나오던 자철과 마주쳤다. 성용의 입가에 자연스레 장난끼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오늘 따라 예뻐보이네.”
“아, 사장님! 저도 남잔데 자꾸 예쁘단 말 하지 말라니까요?”
“뭐 어때, 내 마음이야.”
씩씩 거리는 자철을 뒤로 한 채 성용이 기분 좋게 웃으며 그를 지나 쳤다. 그러다 태환에게 다가가 헤드락을 걸었다.
“악!”
“너 임마, 일 안하고 뭐해”
“아, 잠깐 서 있었던 거에요! 이거 놔요!”
“어쭈, 사장한테 대드냐?!”
“사장일도 제대로 안하면서!”
“어허!”
투닥투닥 다투던 성용과 태환쪽으로 갑자기 그늘이 졌다. 헤드락을 건 채로 잉? 하는 성용과, 헤드락에 걸린 채로 응? 하는 태환이 한 곳으로 시선이 쏠렸다.
“왜 그러는 겁니까?”
“…얜 누구냐…?”
테이블에서 가만히 태환을 지켜 보던 쑨양이 태환에게 갑자기 헤드락을 거는 이상한 남자때문에 놀라 벌떡 일어나 그들 에게 향했다.
“제 친구에요, 쑨양 이라고, 중국…”
“왜, 태환 괴롭혀요?”
“뭐냐, 중국인 보디가드냐?”
“친구라니 까요.저, 쑨양, 장난이야 장난…”
장난? 쑨양이 되 묻자, 태환이 고개를 끄덕끄덕 해보였다. 쑨양이 그제야 웃으며 다시 자기 테이블에 돌아가 앉았다. 그런 쑨양을 성용이 멍하게 쳐다 보았다.
“한대 맞는줄 알았네”
“에이, 안 때려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아니긴, 생긴건 중국 땅부자 아들 처럼 생겨가지곤”
마음에 안 들어, 라고 낮게 읊조린 성용이 헤드락을 풀고 사장실로 향했다. 아 귀찮아, 라고 얘기하며 의자에 앉자마자 기지개를 킨 성용을 보며 언제 뒤 따라 들어 온건지 혀를 끌끌 차는 용대가 있었다.
“뭐냐, 사장실을 다 찾아 오고 나 보고 싶어서?”
“이번주 내로 직원 한명 더 구하라고, 가뜩이나 자철이 온 뒤로 손님만 더 늘어나서 힘들어 죽겠어. 넌 일도 안하잖아”
“파트 타임 중에 쓸 애들 없어?”
“걔네는 대훈이나 태환이, 자철이가 학교 마치고 오면 다 가는 애들 이라…. 아 그리고 이건 사장인 니가 해야지 왜 내가해, 그리고 파트 타임 애들 얼굴이나 아냐?”
“아아, 알았어 알았어, 직원 한명만 더 구하면 되지?”
“응, 하는 짓 없으면 밖에서 서빙이나 돕던가.”
용대의 말에 성용이 난 일이 많아서…. 라고 중얼 거리며 컴퓨터를 켰다. 용대는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사장실을 나섰다.몇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대훈이 보였다. 대훈은 여학생 들에게 잡혀 있었다. 딱 보아하니 또 번호를 달라는 것 같았다. 오빠 저랑 사귀면 안돼요? 라는 말도 서슴치 않게 해대는 여학생 들을 보며 용대가 저 기집애 들이…, 라고 생각했다.그러곤 에휴, 자신은 장난이라도 고백 한 번 못해 보는데… 나도 차라리 눈 감고 고백하고 차이는게 나을까. 라고 중얼 거려 보는 용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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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확실히 재미가 없네요 저번 편도 재밌진 않았지만;ㅠㅠ 쓰면서 느꼈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흑_흑 없던 슬럼프 까지 생길 지경@_@ 스아실, 다음편을 마지막으로 주연은 다 등장할 듯 해요!ㅋㅋㅋ 주연 다 등장하면 인물편 써내야징 룰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 졸작 내놓고 좋아하고 있져 반성합니다. 중간에 갑자기 일주일이 지나는 걸 보면 아실거여요, 다 제탓입니다. 제탓..흑흑흑.. 이런 졸작에 댓글 달아 주시는 분들 감사해요ㅠ 존경합니다ㅋㅋ 이런 똥글에 암호닉 신청 해주신 [시든나메코님 박쑨양님 바닐라라떼님 코피님 하하하하님] 감사해요 하트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