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원한 건지도모르겠다. 고개를 들어 앞을 쳐다보았을 땐, 너무나도 멀리 온 듯싶었고 내가 걸어온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발끝을 쳐다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발끝을보고 오늘도 역시, 잠에서 깨어난다.
러브앤챠밍 ; 사랑과 매력 그 어딘가,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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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오겠습니다. "
아무도 듣지 않는 아침 인사를 건네고 집을 나섰다. 말도 안 하고 서울로 이사를 해버린 터라 아침부터 친구들의 연락으로 휴대전화가 뜨겁게 달구어졌다. 꽤 살벌한 투로 얘기하는 메시지들을 의미 없이 눈으로 훑어보다, 한 메시지에 멈추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아침 인사를 건네고 집을 나섰다. 말도 안 하고 서울로 이사를 해버린 터라 아침부터 친구들의 연락으로 휴대전화가 뜨겁게 달구어졌다. 꽤 살벌한 투로 얘기하는 메시지들을 의미 없이 눈으로 훑어보다, 한 메시지에 멈추었다.
확인하면 전화해라 / AM. 7:11 고모
고모의 메시지에 입술을 꾹 깨물고 그대로 삭제했다. 화면을 끄자마자 울리는 진동에 발신자를 확인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을 하는 고모였다. 한숨을 쉬고 전화를 받자, 앙칼진 고모 목소리가 귀를 찔러대었다.
- " 넌 왜, 한마디 상의 없이 올라가니? "
" 얘기 다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제발 전화 좀 그만하세요, 고모. "
- " 당돌한 년, 너는 네 엄마를 너무 닮았어. 싹수없는 말투하고는.. 이번 달돈 입금했다. 너와 연을 끊고 싶어도 연석이 때문에 그렇게 하질 못 해. 네 엄마, 재혼도 했으면서 왜 자꾸 돈을요구하는 거야? 이번에는 돈 많은 남자 꼬셨다며 "
" 끊을게요. "
지금 내 기분과 달리 하늘은 매우 화창했다. 휴대전화를 바닥으로 내리꽂고싶은 심정이었다. 애꿎은 휴대전화만 손에서 꽉 쥐어 놓질 않았고, 손은 부들부들 떨려왔다.
기억조차 희미한 어린 날부터 내겐 아빠란 존재가 없었다. 아니, 친아빠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싶다. 부모님이 이혼을 한 후 엄마는 돈 많은 남자와 여러 번의 재혼을 했다. 내가 어떤 짓을 해도 신경을 쓰지 않았고 엄마의 관심사는 늘 재혼한 남자였다. 이번에도 성격이 맞지 않아 이혼을 했다가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한 상태였다. 새아빠라는 사람은 엄마에게 4번째 남자인 셈이었다.
" 끊을게요. "
지금 내 기분과 달리 하늘은 매우 화창했다. 휴대전화를 바닥으로 내리꽂고싶은 심정이었다. 애꿎은 휴대전화만 손에서 꽉 쥐어 놓질 않았고, 손은 부들부들 떨려왔다.
기억조차 희미한 어린 날부터 내겐 아빠란 존재가 없었다. 아니, 친아빠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싶다. 부모님이 이혼을 한 후 엄마는 돈 많은 남자와 여러 번의 재혼을 했다. 내가 어떤 짓을 해도 신경을 쓰지 않았고 엄마의 관심사는 늘 재혼한 남자였다. 이번에도 성격이 맞지 않아 이혼을 했다가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한 상태였다. 새아빠라는 사람은 엄마에게 4번째 남자인 셈이었다.
가을은 가을인 듯싶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덥게 내리쬐던 햇살과 달리 꽤나 쌀쌀해진 날씨였다. 느긋한 걸음으로 거리를 조금 더 걸었을까, 생각보다 큰 학교에 자리에서 걷던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7시 50분, 손목에 차여진 시계의 바늘을 힐긋 보고 교문으로 들어섰다.
" 복장 불량, 이름표도 없고 머리색도 너무 진해. 학반 이름 대고 들어가. "
" 전학생인데 "
교문을 통과하는 나를 붙잡고 하는 소리가 학반 이름을 대라는 말이었다. 바람 때문에 엉킨 머리를 풀며 전학생이라는 대답을 하자, 남자는 수상쩍은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더니 이내 다시 장부로 시선을 돌렸다. 정적이 맴돌았고 남자는 제자리에 서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 전학생이라며 안 들어가? "
" 복장 불량, 이름표도 없고 머리색도 너무 진해. 학반 이름 대고 들어가. "
" 전학생인데 "
교문을 통과하는 나를 붙잡고 하는 소리가 학반 이름을 대라는 말이었다. 바람 때문에 엉킨 머리를 풀며 전학생이라는 대답을 하자, 남자는 수상쩍은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더니 이내 다시 장부로 시선을 돌렸다. 정적이 맴돌았고 남자는 제자리에 서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 전학생이라며 안 들어가? "
남자의 말을 듣고 엉킨 머리를 손으로 빗던 행동을 멈추고 가방을 고쳐 매고 몸을 돌렸다. 학교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나에게 향한 남자의 시선은 떼지지 않았다. 기분 나빠.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앞에 바로 떡하니 교무실로 보이는 곳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침부터 바쁜 건지많은 양의 제본을 들고 뛰어다니는 선생님이 보였고, 구석에서 학생을 혼내는 듯한 선생님도 보였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방황을 하고 있으면 문 바로 앞에 있던 여자가 내게 무슨 일로 찾아왔냐며 물었다.
" 전학생인데…. "
" …아, 네가 고여주니? "
" … …. "
" 전학생인데…. "
" …아, 네가 고여주니? "
" … ….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저 멀리 있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프린터기 앞에 계시는 선생님 보이지? 저 분이 네 담임이셔. 여자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 아까 제본을 들고 다닌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자신 앞에 서자 프린트기에 있던 시선을 돌려 나를 쳐다보는 여자였다. 조용히 전학생이라고 말하자 손뼉을 짝 치며 내게 손가락질을 하는 선생님이었다. 그 손가락을 쳐다보자 무안하게 손가락을 접는 여자였고 아까처럼 말없이 서있자 여자는 종이를 품 안에 가득 안으며 말했다.
" 혼자 올라가기엔 조금 그렇지? "
" 네. "
" 그러면 선생님이랑 같이 올라가자. 저기 소파 보이지? 잠깐 앉아 있어. 프린트 물만 빠르게 정리하고 갈게. "
" 혼자 올라가기엔 조금 그렇지? "
" 네. "
" 그러면 선생님이랑 같이 올라가자. 저기 소파 보이지? 잠깐 앉아 있어. 프린트 물만 빠르게 정리하고 갈게. "
소파에 가서 힘없이 앉아 교무실을 쭉 둘러보았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내가 소파로 가자마자 빠른 손으로 프린트물을 정리하는 담임이 보였고, 구석에서 혼내던 선생님이 씩씩거리며 남자애의 머리를 치는 장면까지 봐버렸다. 저런 건 안 봐도 되는데.
" … …? "
" … …. "
" … …? "
" 미친…. "
지금 선생님이 말하는데 욕 쓴 거야?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새끼야.
아, 쌤…! 머리 때리지 말라니까요? 뇌세포 죽어서 공부 못하면 선생님이 책임 지실 거예요?
미친 소리 하네. 너만 보면 혈압 오른 다. 부승관, 문준휘 혈압 오르니까 빨리 너네 반으로 꺼져.
지금 선생님이 말하는데 욕 쓴 거야?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새끼야.
아, 쌤…! 머리 때리지 말라니까요? 뇌세포 죽어서 공부 못하면 선생님이 책임 지실 거예요?
미친 소리 하네. 너만 보면 혈압 오른 다. 부승관, 문준휘 혈압 오르니까 빨리 너네 반으로 꺼져.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욕을 짧게 내뱉으며 급하게 시선을 돌렸고, 남자 앞에 있던 선생님이 남자의 머리를 다시 세게 쳤다. 솔직히 저건 아파 보이는데, 맞아도 대놓고 개기는 남자를 보니 부산에 있을 때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남자 둘은 교무실을 빠져나갔고, 그중 한 명이 계속 나를 쳐다보는 듯싶었다.
" 오래 기다렸니? 예비 종 친지 조금 된 거 같은데, 애들 나 안 온다고 신났을 텐데 얼른 가자. "
" 오래 기다렸니? 예비 종 친지 조금 된 거 같은데, 애들 나 안 온다고 신났을 텐데 얼른 가자. "
러브앤챠밍 ; 사랑과 매력 그 어딘가, 01
" 부산에서 올라온 고여주야. 여주 따돌림 시키거나 괴롭히면 가만 안 둬. 화장실 청소 시켜버릴 거야. "
" … …. "
" 어디 보자, 여주는…. 지훈이 옆에 앉아. 저기 갈색 머리 남자애 보이지? 저기 가서 앉으면 돼. "
네. 2학년 7반, 4층 맨 끝 반인 듯했고,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오자 시끌벅적했던 교실은 어느새 잠잠해졌다.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고 또는,
" … …. "
" … …. "
" 어디 보자, 여주는…. 지훈이 옆에 앉아. 저기 갈색 머리 남자애 보이지? 저기 가서 앉으면 돼. "
네. 2학년 7반, 4층 맨 끝 반인 듯했고,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오자 시끌벅적했던 교실은 어느새 잠잠해졌다.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고 또는,
" … …. "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눈으로 쳐다보는 너도 있었다. 선생님 말을 듣고 자리를 옮기면 나를 향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쟤 강전이래. 언제 이들 귀에까지 들어간 건지 내가 자리에 갈 때까지 수군거림은 줄어들지 않았다. 틀린 말도 아니니 딱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기분이 되게 나빴다. 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안다고 이야깃거리가 되는 건지, 자리에 앉아 그들을 한 번 쳐다보니 자신들끼리 놀라 몸을 앞으로 돌린다. 가방을 옆에 걸어다 두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얘가, 지훈이라는 아이인 것 같았다.
" 오늘도 뭐라고? "
" 공부 열심히 하고 수업 시간에 졸지 말자. "
" 그래. 아, 승관이랑 준휘 오늘도 부장 선생님한테 걸렸더라. 내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지? "
" 전학생도 왔는데 오늘 하루만 봐주는 건 센스 아닙니까? "
" 맞아요. 쌤, 전학생도 왔는데.이번 주에 어제 딱 하루만 빠졌어요. "
헛소리하고 있네. 어제 월요일이었거든? 너넨 일요일에도 학교 오니? 잔말 말고 오늘도 화장실 청소한다 실시.
" 공부 열심히 하고 수업 시간에 졸지 말자. "
" 그래. 아, 승관이랑 준휘 오늘도 부장 선생님한테 걸렸더라. 내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지? "
" 전학생도 왔는데 오늘 하루만 봐주는 건 센스 아닙니까? "
" 맞아요. 쌤, 전학생도 왔는데.이번 주에 어제 딱 하루만 빠졌어요. "
헛소리하고 있네. 어제 월요일이었거든? 너넨 일요일에도 학교 오니? 잔말 말고 오늘도 화장실 청소한다 실시.
아, 쌤 자비 리스.
그럼, 수업 잘 들어.
그럼, 수업 잘 들어.
선생님이 문을 닫고 나가자 언제 조용했냐는 듯 다시 시끄러워진 반이었다. 시끄러운 것을 워낙 싫어하는 편이라 미간을 찌푸리며 이어폰을 끼고 밀린 카톡에 답을 하였다. 단톡에 전부 하는 말이 내가 카톡을 보면 죽여버리겠다는 살벌한 대화들이었다. 친구들의 카톡에 헛웃음이 나와 열 내며 카톡을 하자 옆에 앉아있던 이지훈이 나를 툭툭 치며 말했다.
" 액정 나가겠네. 손톱으로 너무 세게치지 마. 시끄러워. "
" 우리 지훈이 왜 그러냐, 그럴 수도있는 거지. 문준휘 봐, 기록 세우겠다고 미친 듯이 두드려서 액정 나갔잖아. 준휘에 비해서 전학생은 "
" 왜 나를 걸고 지랄이야. "
" 얌전한 편이지, 안 그래? "
아까 교무실에서 봤던 남자애들이다. 이지훈은 남자애의 말에 흘러내린 안경을 다시 들어 올리며 흘겼다. 문준휘는 남자애가 자신을 걸고넘어진 게 퍽이나 억울한 듯 액정이 깨진 휴대전화를 보이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 우리 지훈이 왜 그러냐, 그럴 수도있는 거지. 문준휘 봐, 기록 세우겠다고 미친 듯이 두드려서 액정 나갔잖아. 준휘에 비해서 전학생은 "
" 왜 나를 걸고 지랄이야. "
" 얌전한 편이지, 안 그래? "
아까 교무실에서 봤던 남자애들이다. 이지훈은 남자애의 말에 흘러내린 안경을 다시 들어 올리며 흘겼다. 문준휘는 남자애가 자신을 걸고넘어진 게 퍽이나 억울한 듯 액정이 깨진 휴대전화를 보이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 시끄러워. "
" … …. "
" 어? "
" 너 시끄럽다고. "
" … …. "
" 어? "
" 너 시끄럽다고. "
| 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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