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 남우현 계단에서 담배피지마
W.Ma
「야, 거기.」
아침 조회 시간이었다. 여느때처럼 조례를 빠지고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학교 구관의 구석진 계단에서 어제 아침에 피같은 이천칠백 원을 주고 산 자신의 담배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우현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깊은 박하향을 들이마셨을 때, 뒤쪽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뭔데.」
우현이 손에서 담배를 놓지 않은 채로 고개를 돌려 뒤쪽 계단에 서 있는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흐트러짐 하나 없이 깨끗하게 다린 단정한 교복, 윤기나는 살짝 갈색 빛 도는 머리카락, 찢어진 눈매.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하고 우현은 생각했다. 남학생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자그만 수첩이랑 샤프… 존나 모범생같네. 명찰이, 김성규? 뭐야, 초록색이면 삼학년이잖아.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형이었구나.
「용건 있으면 빨리 말해, 뭔데.」
「교내 흡연, 벌점 5점.」
「뭐?」
우현이 황당하다는 듯 성규를 쳐다보았다. 인상이 전체적으로 유순한 우현이지만 얼굴을 굳히면 꽤 무서운 타입이었음에도 성규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목조목 우현을 향해서 쏘아 댔다. 넥타이, 명찰, 조끼, 마이 미착용. 벌점 3점. 입학하고 처음 있는 일이어서 우현이 벙찐 얼굴로 성규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뭐야 이 좆같은 상황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던 성규가 환한 얼굴로 수첩을 덮었다.
「총 벌점 14점. 아슬아슬하게 교내봉사는 피했네.」
「뭐 이 씨발,」
「아 근데, 몇학년 몇 반이야?」
「야, 돌았냐?」
무턱대고 성규에게 욕지거리를 해대는 우현을 빤히 바라보던 성규가 샐쭉 웃었다. 저거 존나 상또라이 아냐? 욕 듣고 쪼개냐, 미친놈이.
「니가 남우현이구나.」
「…뭐야, 어떻게 알았어?」
「전학 온 첫날 들었어. 개망나니라며.」
전학? 아, 고삼인데 전학온 미친놈 있다더니 이게 걔였구나. 고삼에 대체 왜 전학을 오고 그러는거지? 아 여튼, 뭐 개망나니? 아니 이런 씨발… 내가 대체 뭘 했다고 개망나니야, 씨발 또 아무것도 모르는 전학생한테 지껄였겠지. 뭣도 모르는 것들이, 아, 짜증나. 우현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개망나니? 어떤 개새끼가 그딴 소문을,」
「개망나니 맞네. 욕 좀 그만 써.」
니가 뭔데 나한테 지랄이야. 라고 우현이 말하려고 했을 때 종이 울렸다. 어, 종쳤다. 하고 작게 중얼거린 성규가 수첩을 주머니 안에 찔러넣었다. 구관에서 신관으로는 조금 먼 거리기에 성규는 계단을 탁탁 뛰어올라갔다. 저거 진짜 또라이… 하고 우현이 성규를 멍하니 올려다봤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우현의 시선을 느낀 성규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우현아! 공부 열심히 해! 담배피면 죽어!
이학년 육반 교실이 쾅 하고 열렸다. 언제나처럼 선생님이 나가고 나서 기막히게 들어오는 타이밍에 아이들이 힐끗힐끗 우현을 쳐다보았다. 우현이 자리에 앉자 쪼르르 우현을 따라온 성열이 우현의 옆에 턱하니 앉았다. 빵을 입 안에 가득 채우고서 잔뜩 꼬인 목소리로 이어 어으애? 라고 물어오는 성열에게 우현이 물었다.
「야, 이성열.」
「애으애?」
「너 삼학년에 김성규라고 아냐?」
성열이 입 속에 가득 들어 있는 빵을 우물우물 씹어 삼켰다. 그리고는 눈을 도록도록 굴렸다. 우현이 귀여운척 그만하고 빨리 아는지나 말해, 토나와. 라고 정말 표정을 굳히고 말하자 아, 알아! 라고 손뼉을 탁 쳤다.
「안다고?」
「김성규, 동우형이 그러던데 존나 유명하대.」
「뭐 어떻게 유명한데.」
「고삼인데 얼마 전에 전학와서는 바로 전교일등 꿰차고 선도부 들어가서 쎈 형들한테도 벌점 막 주고, 근데 이상하게 미움받지는 않는?」
「미움받지는 않는, 이 뭔데?」
「그러니까, 어… 동우형도 그렇고, 호원이랑 명수도 김성규 좋아하는 것 같던데. 일학년에 성종이도. 벌점은 존나 많이 받았으면서.」
뭐 그런 새끼가 다 있어. 우현이 중얼거렸다. 점심시간에 한번 보러 가야겠네. 우현이 성열에게 점심시간에 가보자. 너 김성규 얼굴 못봤지? 하자 성열이 고개를 격하게 끄덕거렸다. 동우와 명수, 성종이는 원체 성격이 좋아 아무하고나 잘 친해지고 정 잘 주는 타입이라서 그렇다고야 하지만 천하의 이호원이 맘에 든다는 그 김성규가 대체 누군지, 성열은 정말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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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렀ㅅ네요..하..
제가 정말 발리는 선도부 김성규랑 일찐형ㅇ아인피닛 설정ㅠㅠㅠㅠㅠㅠㅠㅠ아흐 쓰는데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직 미숙하지만 ㄱㅣ대많이해주세요 그대들 ^ㅇ^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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