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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끝내주게 청초한 날씨, 학교 기숙사에 난데없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나는 그 처절하고 슬픔과 공포가 가득한 비명 소리에 놀라라 퍼뜩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 무... 무슨일이야!!!

 


 온 기숙사를 쩌렁쩌렁 울린 그 날카로운 비명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성규였다. 분명 어제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서 붉은 눈으로 헤메이고 있었을 그가 웬일로 이런 아침부터 일어나 있단 말인가. 아니, 그것보다 왜 컴퓨터 앞에서 저렇게 구슬픈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는 것일까.

 


- 아... 안돼... 이럴순 없는거야. 아 나 지금 꿈꾸는거지, 그치? 내 뺨좀 쳐줘 명수야...


- 응?? 형 무슨 소리야????


- 으아아아아악!!!!!

 


 김성규가 비명을 지르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김성규가 그토록 뚫어져라 바라보던 화면에는 똻 하고 메인에 헤드라인이 찍혀있었다.

 


[ 야동 다운로드시 처벌. 극악무도 성범죄, 야동 때문? ]

 


- 으헉... 성규형....??

 


 아니, 이런 청천벽력 같은게 다 있나...

 

 

 

 

 

 

 

 

 

***

 


 잠시 혼절했다 깨어난 성규형은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며 조용히 컴퓨터 앞에 앉았다. 평소 같으면 일어난김에 아침이라도 먹겠다며 식권을 챙겨들고 식당으로 향했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컴퓨터 앞에서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자신의 바탕하면 한 구석을 차지안 BV라는 이름의 폴더를 열어 아련한 눈빛으로 파일들을 바라고보고 있을 뿐이었다.

 


- 아... 나의 콜렉션들.... 여기서 이제 정지해야 하는거니...

 


 BV 폴더는.... 음... AV.... 그래 야동... 덮어놓고 야구동영상이라 부르는 동영상 파일이 가득 든 김성규의 보물이었다. 족히 500GB가 넘고 그 외 외장 하드 1TB가 넘는... 그의 컴퓨터 하드와 그 부속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폴더였다. 장르와 계열을 불문하고 뛰어난 퀄리티의 작품만 엄선해 모아놓은 그의 보물 중에는... 그가 자주 들렀던 사이트들과 토렝흐~ 파일을 일거수일투족으로 피땀흘려 다운로드 한 파일들이 다수 있었다.

 


- 명수야.............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눈으로 아침부터 그렇게 사람을 애처롭게 쳐다보면 내가 또 사고를 칠지 모른다고 경고해주고 싶었지만 저런 얼굴로 쳐다보는 이유가 너무나 남자다워서... 그럴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그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 거리면서 파르르 떨리는 어깨를 스리슬쩍 감싸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 아무래도 나.... 아랫층에 다녀와야겠어....

 


 붉어진 눈 끝을 꼭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책상 서랍에서 주섬주섬 CD 몇장을 꺼내들고 방을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꼴을 보아하건대 오전 수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어디를 간다는 거지?

 


- 아랫층이라니, 수업 들어갈 거 아니잖아.


- 잠시만... 우현이한테....


- 아....

 


 그제서야 그가 꺼내든 CD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아마도 지난번에 정말 어렵게 구했다며 남우현도 이것만은 못가졌다 의기양양 떠들어댔던 그 야구동영상임에 틀림없다.

 


- 우현이 충격이 클꺼야... 난 그나마 있던걸로 풀긴 하지만... 걔는 오로지 레어템에 노모실사, New... 였으니까...

 


 참으로 고집스러웠던 취향의 후배가 엄청난 충격과 타격을 받았을거라는... 상상으로도 눈물이 고이는 김성규의 눈가... 큰 마음을 먹었는듯 각티슈에서 티슈 몇장을 뽑아들어 눈물을 콕콕찍어낸다. 금쪽같은 그 비싼 각티슈의 종이들이 못내 아까웠다하지만 이상한 분야에서 후배사랑에 빛나는 그를 말릴순 없었다.

 


- 그, 그럼 같이가자. 나도 걱정이 되네.. 아하하하하.

 


 사실 형을 통해 몇번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인 남우현이 딱히 걱정 되는 것은 아니였다. 걱정되는 쪽은 오히려 김성규이다. 둘이 손 붙들고 꺼이꺼이 우는 모습은 배알 꼴리는 것은 둘째치고 추해서 못 봐준다. 빨개진 눈으로 캠퍼스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난 빡이칠게 뻔하니까. 그러나 누군가 말했던가.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형과 내가 살고있는 504호에서 정확하게 두 층 아래인 304호에 살고 있다는 남우현의 방 문을 두드리자 문을 연 것은 대단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잘생긴 남자였다. 같은 과인 이성열이 3층에 서식하고 있는 터에 대충 눈에 익힌 그 얼굴은 3층 층장인 이호원이었다.
 이호원이라는 녀석은 형을 보자마자 안도했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우현이 좀 부탁해요, 선배. 아무래도 선배가 간호하는게 효과가 제일 좋을 것 같아요.. 하는 개소리를 남기고 바람처럼 도망가버렸다. 지금 탈출했어!! 늦어서 미안 동우야!! ㅜㅜ, 빨리 갈께 진짜루!!!!......... 애인 있는 놈이니까 봐준다 젠장.

 


- 우... 우현아!!!!

 


 이호원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난 후에야 눈에 들어온 남우현의 모습은... 아 이거 완전... 퀭하니 패인 눈과 그 아래 어둡고 짙게 자리잡은 다크서클은 뺨 언저리까지 흘러내려와 징그러웠고, 멍한 시선은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천정 어딘가를 배회했다. 게다가 삽시간에 움푹 패인볼에는 까칠하게 버짐까지 피어있었다.

 


- 우현아 정신차려!!!!!


 

 도대체 어디서 솟구치는 것인지 또 다시 눈물을 쫙쫙 뽑아내며 남우현의 앙상한 손마디를 와락 붙든 김성규는 마치 죽을병 걸린 동생을 앞에 둔 양 서럽게 말을 이었다.

 


- 니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 우린 어찌되었든 간에 우물을 파야돼!!! 더 이상 복음을 받을 수 없는 지금이야 말로 우리가 더욱 힘을 내서 전파를 해야된다고!! 우현아! 내가 아는 너는 여기서 쓰러질 놈이 아니야!!


- 선... 선배... 나는... 나는요..... 내가 마지막 지켰던 그 사이트도...


- 말 안해도 니 맘 다 안다.. 다른 누구는 몰라도 나는 알아!!! 그래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된다. 힘을 내야 해!!


- 역시... 성규선배 뿐입니다...

 


 둘은 양 손을 꼬옥 붙들고 세트로 꼴값을 떨고 있었다. 내 이 꼴 볼까봐 무서워서 따라왔는데 남우현의 병세가.. 너무 심했던 탓에 말리지도 못했다. 결국 손 붙들고 거하게 한판 울어제낀 둘은 잠시 내가 혀를 차고 속으로 쌍중지를 내밀려고 했던 차, 다음 차례인 병문안 선물 증정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 네게 큰 힘이 될 거다.

 


 마치 자식에게 가보라도 물려주는 어머니처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CD 케이스를 남우현의 손에 쥐어주는 형의 얼굴은 너무... 귀여워!!! 으악@!!!#@@#

 


- 이...이건 뭡니까?


- 쉿, 조용히 해. 이건 아직까지 내가 한 번도 퍼뜨리지 않은 초 레어 아이템이란 말이다.

 


 CD를 받아든 남우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빛을 잃었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오고 힘없이 늘어뜨렸던 양 손이 번쩍 형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 그, 그게 정말입니까? 이렇게 귀한걸...


- 선배 좋다는 게 뭐냐!!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좋은게 있으면 나누는게 진정한 선후배 아니냐!?!?!!!


- 성규선배!!!

 


 남우현은 감격에 젖은 목소리로 형을 부르짖더니 어깨를 움켜쥔 손을 확 끌어당겨 형을 부둥켜안았다. 그와 동시에 내 눈썹도 휘어져 올라갔다. 아니 지금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거냐??
 말도 안되는 둘의 대화에 심취해 홀리듯 지나치고 있었지만, 이 둘... 아까부터 스킨쉽이 지나치게 많다. 아니,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손을 붙들고 있지 않았는가? 게다가 남우현 이 똥개자식, 손이 은근슬쩍 허리쪽까지 내려가고 있네?

 


- 지금 뭐 해?

 


 일단 내 존재를 완전히 망각한 것 같은 둘의 주위를 환기시켰다. 형은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얼굴로 퍼뜩 나를 돌아보았고, 남우현 이자식은.

 


- 아, 김.명.수.씨?? 왔었어요?????

 


 웃고 있었다. 재수없게.

 


- 정신 없어서 온 줄도 몰랐네요. 참, 우리 전에 말 놓기로 했던가?

 


 형의 등을 감싸 안은 그 두 팔은 그대로.

 


- 니가 먼저 말해놓고 까먹으면 섭하지.

 


 기숙사 최고의 자기위안 실력을 자랑한다는 골드핑거 남우현은,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단순한 야동매니아는 아닌 것 같았다.

 

 

 

 

 

 

 

 

 

 

 

 

 

 

 

 

 

 

 

 

 

 

 

 

 

 


+ ) 외전 이라고 해야되났!?!?!?!???

 

 

 

 

 

 

 

 

 

 그리하여 며칠뒤

 

 

 

 


 명수는 한 손에 CD 한 장을 쥐고 다시금 자기와 성규의 기숙사 정확한 두층 밑. 504호 밑에 밑에 있는 304호로 내려가고 있었다. 엥? 왠일로 성규는 없는거지? 그치만 혼자 내려오는 명수 입가에는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쾅쾅쾅.

 


- 남우현있나? 있으면 문 좀 열어봐. 줄게 있어.

 


 304호에서 자고 일어났는지 쿠당탕 소리와 함께 저번에 애인땜에 튄 호원이 문을 열어준다. 명수가 남우현은? 앞뒤 인사 다 자르고 물어본다. 호원이 아 지금 컴퓨터 앞에서 BV 보고있지. 근데 왜?

 


- 아 이거 남우현한테 직접 전해줘야돼. 성규형이 꼭 그렇게 하라고...

 


 아, 김성규 이름 입밖에서 꺼내자마자 남우현이 바로 뛰어온다. 간나새끼 바지춤이라도 좀 제대로 올리고오지...

 


- 어? 성규선배가?? 나에게 뭐 줄게 있다고? 이상하다. 평소엔 남에게 시키지도 않는 것을...


- 성규형 지금 몸이 안좋아. 그래서 나한테 시킨거고. 어쨋든 이거 너에게 꼭 전해달라고 부탁하더라.


- 어.. 고, 고맙다.

 


 우현이 조금은 꺼림칙한 얼굴로 명수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명수의 해맑은(?) 웃음을 보고나니, 아 성규 선배가 시킨건데 굳이 얘를 갈굴 이유는 없지 않나? 라는 생각에 얼굴을 푼다. 이 CD에 들어있는 내용은 뭘까? 성규선배라면 진짜 대박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데.... 명수와 굿바이를 한뒤 바로 CD를 컴퓨터에 집어 넣는다.

 


- 아 성규선배.... 전 선배가 정말...

 


 우현이 성규 찬양을 하자마자 비로소 CD는 실행이 된다. 현란한 영상과 함께. 근데 그 영상엔...

 


- 아... ㅁ..ㅕ... 명수야... 흐흣, 아앙.


- 성규...형. 신음 참지 말고 계속...


- 으아앙!! 거긴, 흐읏...아... 거기...


- 여기가 좋아요?


- 우우웅, 거기.... 앗!!!

 


 살색으로 뒤덮힌 영상엔 자지러지듯 신음을 흘러내는 성규와 그 위를 점령하고 있는 기세등등한 명수였다.

 

 

 

 

 

 

 

 

 

 

 

 

 

 

- 아.......... 김명수 시발새끼.

 

 

 

 

 

 

 

 

 

***

 


- 으 에취!!!!


- 명수야. 왜그래? 감기 걸렸어?


- 아니? 누가 내 욕하나? 귀도 간지러운거 같네. 흐흐.

 

 

 

 

 

 


 

 

 

 

 

 

 

 

 

 

 

 

 

 남우현 이 똥강아지 새끼야, 천하의 김명수가 가만히 있을꺼 같아? 넌 그래봤자 김명수 손바닥이야. 김성규는 내꺼야.

 

 

 

 

 

 

 

 

 

 

 

 

 

 

 

 

 

 

 

 

 

 

 

 

 

 

 

 

 

--------------------

 

막판급진지 헐?

ㅋㅋㅋㅋ 그 언젠가 쓴 글인데 여기서 올리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현성도 좋지만 역시나 전 엘규.............................................ㅜㅜㅜㅜ 사랑한다 엘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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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ㅋ 잘봤어요 그대!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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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
재밌게봐주셔서감사해욧ㅋㅋㅋ 감사합니다그대여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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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항상 이런 구도 나오면 현성이 이겼는데 엘규가 이겨서 너무 좋네요ㅠㅠ
엘규가 짱이랑능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에도 써주세요~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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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
저도엘규가짱ㅜㅜ 재밌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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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ㅜㅠ오랜만의 엘규현이다 ㅠㅠ 대박 엘규포에버
13년 전
대표 사진
Sz
엘규포에버!!!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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