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to you, my sweet
조금만 자겠다고 했는데, 벌써 다섯 시간이나 지났다. 어느덧 저녁시간. 곤히 잠든 명수를 내려다 보던 성규가 그의 잘 뻗은 콧날을 툭툭 건드렸다. 그러나, 그런 손짓에도 인기척하나 내지 않는 그에게는 수면이 자신보다 더 중요한 모양이었다. 쳇. 성규의 도톰한 입술이 댓발 나와버렸다.
- ..일어나봐아... 응?
세상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 침대 머리맡에 턱을 간당히 걸치고 정갈한 명수의 속눈썹을 멀뚱히 보던 성규가 볼에 한가득 바람을 불었다. 곧, 흰 볼이 빵빵하게 불어오른다. 옥의 티야. 잘생긴 사람은 잠이 많다더니, 다 완벽한데 잠 하나는 끝내주게 잘 자기도 하고, 한번 잠들면 꽤 오래잔다. 키득키득대며 쌕쌕 숨을 내뱉는 명수의 코 아래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본다. 뜨거운 숨이 후욱 느껴졌다. 성규는 어서 그가 눈을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딱히, 깨어난 후에 계획은 없었으나, 그윽한 눈으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무엇이든 대화를 나누었음 했다.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히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사춘기 소녀의 열병마냥 두근두근 타오른다.
- 명수야.. 저녁 먹자...
- ..형...나 조금만 더 잘....게..
- 음.. 그럼 우리 그럼 운동할까?
- .......
아예 들은 척도 안한다. 눈도 뜨지 않고 다 갈라진 목소리로 답을 하더니 그 다음 질문에는 입도 닫아버렸다. 얄미운 자식. 동그랗게 말아쥔 주먹으로 단단한 어깨를 내려쳐도 꿈쩍하지 않는다. 잠 앞에서는 사람은 죄다 노예가 되는 건가.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성규가 배꼽 부분에 덮어진 이불을 조금 더 끌어 올려주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곤히 눈을 감고 있는 얄미운 김명수. 괜히 심술이 나서 방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돌아와 침대 위로 엉금엉금 올라갔다. 그의 무게에 따라 출렁이는 침대의 반동에도 꿈쩍하지 않는 대단한 김명수는 가히 존경스러웠다. 볼을 쓰다듬는다. 손바닥에 착착 감기는 맨들한 볼. 진한 눈썹도 쓱 문질러본다. 그 바람에 명수가 살짝 인상을 썼다. 여태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이제서야 그 어떤 행동이라도 취하자 성규가 옅게 미소짓는다. 형광불이 비추는 방 안에, 것도 침대 위에 있는 두 사람은 소박해 보였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그 행동에서 행복을 얻어내고 있었다. 하도 자신의 얼굴을 만지고, 문질대는 성규의 손길을 이기지 못하고, 무거운 팔을 들어, 명수가 성규의 손목을 잡았다. 자던 사람 치고는 힘이 꽤 들어가 있다. 살며시 눈을 뜬 그의 눈동자에는 피곤이 어려 있는 것이 적나라해서, 성규는 괜히 미안해졌다.
- ..심심해?
- 응...
- 그럼 형도 자. 같이 잘래..?
잠긴 그 목소리.. 됐거든! 얄밉게 명수를 흘기고는 침대 위로 풀썩 엎어진 성규가 숨을 크게 쉬었다. 몸이 그 순간마다 들썩인다. 왠지 둥둥 떠있는 느낌이 들어 다시 한번 숨을 들이쉰다. 후으읍.. 내쉰다. 하아아.. 몇 차례 반복하다가 등 위로 올라오는 무거운 느낌에 고개를 돌려 근원지를 찾는다. 아, 이 약삭빠른 김명수... 아래로 손을 억지로 쑤셔넣고 배를 감싼다. 아.. 손 차가워. 가만히 그 손을 감싸고 귓가에 닿는 뜨겁고도 질척한 물체에 노곤함을 느끼며 살짝 눈을 감았다.
- 으음.. 잘 거라며..
- 더 자면 몸에 긴장 풀릴 거 같아.
끄덕.. 이제는 되려 제가 잠이 올 태세다. 귓볼을 가만히 빨아들이는 그의 도톰한 입술이 까칠해짐을 느꼈다. 아, 요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지. 입술에 크림이라도 발라줘야 할까?
- 저녁 먹어야지..
- 귀찮아...
다 귀찮다지! 뿡ㅡ하는 불만을 터트리는 성규에게, 그의 위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명수는 낮게 웃어보였다. 아.. 웃음소리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안정이 되는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을 거야... 내리깐 눈꺼풀 위에 명수의 입술이 얹혀짐으로써 달큰한 소리가 났다. 자신의 배를 감싸고 있던 손은 어느새 가슴 위로 도달해 있었다. 여자 가슴 만지듯이 둥그렇게 모아 쥐고,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여자처럼 봉긋한 것이 달려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단전이 뜨거워져 주먹을 꽉 쥔다. 그러면서도 성규의 눈꺼풀에는 졸음이 끈덕지게 매달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내가 차려진 밥상을 마다하면 계집이나 마찬가지라며 제 스승은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렇게 나태한 얼굴로 밑에 깔려 나긋한 숨소리를 내고 있는 성규를 그냥 두기는 죽기보다 더 싫었다. 게다가, 엎어져 있지 않은가. 중심으로 와닿는 봉긋한 엉덩이는 말랑한 감촉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오늘 저녁밥은 없다. 아니, 먹기도 싫다. 그저 요 사람이면 된다. 흰 토끼 한 마리.
- 젤 다 떨어졌는데...
- 괜찮아.
- 으응.. 콘돔두 없어..
- 최대한 노력은 해 볼게.
모든 일에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 된다. 그러하면 다 해결 될 것이니.. 어느새 성규의 몸을 돌려 얼굴을 마주본 명수가 싱긋 웃었다. 눈에 핏발은 가득해선.. 그 모습이 무섭거나 징그럽다기 보다는 안쓰러웠다. 안그래도 평소에 잠도 많은 사람이 공부에 취하고, 일에 취했는데 오늘은 그냥 마음껏 수면을 취하게 했어야 하는 것일까? 괜한 죄책감이 들어 성규는 명수의 목에 팔을 둘렀다. 조금은 빨리 옷을 벗겨내는 그 손놀림이 성급해보인다기 보다는, 오히려 여유로웠다. 눈엣 가시가 되어버린 단추들은 그 방법을 득도했는지 정확하고 빠른 동작으로 그의 흰 가슴을 드러내게 했다. 참 희다. 곱다. 그런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 성규의 피부색은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충족시켰다. 반면에 성규의 피부와 자신이 입고 있는 검정 티는 너무나 상반된 이미지라서, 명수는 거침없이 옷을 벗어제꼈다. 옷 속에 감춰진 그의 단단한 상체가 여실없이 드러났다. 거의 매일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입술을 헤- 하고 벌린 채 그의 복근을 정신없이 쳐다보는 성규의 눈에는 서서히 잠이 침입하고 있었다.
- 키스하면 형 잘 것 같아.
- 응..
- 아까 나더러 일어나라던 사람이 누군데 이제 와서 이러냐?
- 헤헤...
멀건히 웃는다. 눈에 졸음은 반쯤 채워진 채로. 한숨 쉰 명수가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스멀스멀.. 위에서 느껴지는 한기에 성규가 본능적으로 살을 더듬는다. 최대한 추위를 느끼지 못하도록. 그러는 사이에 그의 잠 많은 애인은 자신의 중심으로 고개를 파뭍은 상태다. 순간적으로 소름이 확 끼치며 정신이 들기는 커녕, 팔뚝에 자잘한 소름이 돋은 이유는 단지 추워서였다. 아주 제대로 비몽사몽. 버클은 손으로 따고, 자크는 이를 세워 내렸다. 잠들어있는 그의 페니스. 천쪼가리로 둘러쌓인 그것은 전혀 자극을 원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명수는 팬티와 브리프 두 겹을 한번에 내리고 쓰지만 그 속에 소소한 달콤함이 있는 커피를 음미하듯 천천히 성규의 페니를 물었다. 내리깐 눈이지만 뜨거운 속내를 비추진 않는다.
- 우응.. 나 졸려....
아, 정말 맥빠진다. 아이스크림을 핥아도 이보다 더 정성스럽게 핥을 수는 없는데.. 이것을 느끼고 앙앙대는 신음을 뱉지는 못할 망정 졸리다니. 파뭍고 있던 얼굴을 들어올린 명수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성규를 올려다 보고는 풋 웃었다. 진짜,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는 얼굴.
- 그만할까, 그럼?
- 응... 나~중에 콘도옴이랑... 젤이랑 다 사서..... 그때에.. 해....
이제는 말도 느릿느릿. 진짜, 말 그대로 명수에게 일어나라고 말 했던 사람이 누군데! 딱 맞는 사자성어인 피차일반이 여실히 튀는 순간이었다. 아랫도리는 치부를 모조리 드러내곤 벌써 꿈나라로 떠나버린 아쉬운 임이여. 속옷을 입혀주고는 그의 맨들한 볼에 쪼옥 키스를 남긴다. 살이 참 달다.
- 애간장 태우는건 진짜 뭐 있어.
결이 얇은 머리를 쓸어주며 드러난 이마에도 도장을 꾹 눌러 찍는다. 그 부드러운 느낌에 성규가 무심코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입술을 오물거린다. 참, 이 나이 먹어서 이렇게 귀여운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 거다. 그나저나, 콘돔이랑 젤 사서 그때 하자는 그 말에 솟을대로 솟은 이건 어떻게 처리한담.
명수는 그래서 떡을 못했어요............ 잚옮기기... 성규는 떡보다 잠.....ㅜㅜ.............
나름 달달하게 쓴건데.. 아닌가......................... ☞☜
헤헤 그리구 메일링 잘 받으셨나요?? 생각보다 많이 신청해주셔서 감사했어요 ㅜㅜ 흡 감동임 취업 축하해주신분들도 ㅜㅜ 암호닉분들도.. 두번감사해영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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