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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上 

  

깨물고싶어, 같이 놀고싶어! 보송보송하고 흰 털을 가진 포메라니안이 반짝 눈을 빛냈다. 앞 발을 가지런히 모은채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풍성한 꼬리를 흔들어대던 하얀 강아지는 기회를 엿보다 곧 여태 주시하고 있던 목표물을 향해 달려들었다. 왕! 왕! 매트를 긁는 소리와 제법 우렁찬 목소리로 짖어대는 탓에 요즘들어 시력이 나빠져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 독서를 하던 찬열이 인상을 찌푸리며 책을 덮었다. 세훈, 왜 그래. 제 키보다 높은 침대에 누워있는 종인을 따라 올라가지 못해 바짝 약이 올라있던 세훈이 찬열이 다가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찬열의 무릎을 긁으며 안아달라 떼를 썼다. 팔짱을 끼고 모르는 척 지켜보던 찬열이 기어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낑낑거리는 세훈을 안아들었다. 낑낑 앓던 건 언제인지 기분이 좋은 듯 찬열의 턱에 코를 박고 몇 번 부비적 거리던 세훈이 금새 볼을 붉힌 남자아이의 모습을 했다. 익숙하게 옷을 입힌 찬열이 세훈의 콧잔등을 아프지 않게 튕겼다. 

  

  


"너 또 종인이 괴롭히려고 그랬지" 

  

"세훈 안 그랬어!" 

  

"거짓말이면 혼난다?" 

  

  


조그마한 입술을 앙 다물고 엄한 찬열의 표정에 바짝 굳어 눈치를 살피는 꼴이 영락없이 일곱살 남자아이다. 입 안에 공기를 가득 머금어 통통한 세훈의 볼을 본 찬열이 아이의 볼을 꼬집었다. 너 종인이 그만 괴롭혀. 찬열은 아이의 볼에 손자국이 남을 때에야 쥐고있던 손을 놓았다. 형 책 읽을 거니까 쉿하고 있어. 세훈의 엉덩이를 몇 번 토닥인 찬열이 벗어두었던 안경을 다시 쓰곤 종인의 옆에 드러누웠다. 찬열의 눈치를 보던 세훈이 차마 종인을 건들지는 못하고 애꿎은 찬열의 책상만 두어번 주먹으로 콩콩 내리쳤다. 그것도 몇 번 반복하다 곧 손이 아프다며 찬열에게 쪼르르 달려와 무릎을 베고 누워 엄살을 부려댔다. 저거 나빠, 종인도 나빠. 찬열이 시선은 여전히 책에 고정한 채 내밀어진 손을 잡고 붉어진 부분에 호호 입김을 불었다. 찬열의 무관심한 태도에 더욱 뿔이 난 세훈이 칭얼거렸다. 세훈 봐! 세훈 아야했어! 언성을 높혀 찬열을 불러도찬열은 여전히 책을 보며 응응, 우리 세훈이 누가 그랬을까. 하고 아이 달래듯 세훈을 토닥였다. 결국 머리 끝까지 심술이 난 세훈이 찬열의 책을 덮었다. 찬열도 나빠! 어느새 누웠던 몸을 일으켜 찬열의 옆에 앉은 세훈이 꼭 말아쥔 주먹으로 찬열의 어깨를 쳤다. 왜! 세훈이랑! 아무도! 안 놀아줘! 얼굴까지 붉어져 씩씩거리는 세훈을 보고 한숨을 쉬던 찬열이 안경을 벗고 세훈을 끌어안았다. 엎드려서 헤드셋을 낀 채 영화를 보던 종인이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세훈이랑! 왜! 안 놀아줘!" 

  

"왜, 왜. 세훈이 누가 안 놀아줬어." 

  

"찬열도! 종인도! 다!" 

  

"형이 그랬어? 응? 형 나쁘다, 찬열 나빠. 그치." 

  

"찬열 안 나빠! 종인 나빠!" 

  

  

  


그래도 자기가 따르는 주인이라고 밉진 않은지 찬열의 품에 안겨 화를 삭히는 세훈을 보며 찬열이 귀엽다는듯 웃었다. 금새 화를 내고 금새 꺄르르 웃는 세훈은 어렸다. 고작 5개월 남짓한 퍼피인 세훈은 감정기복도 심했고 그만큼 판단 능력도 부족했다. 게다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때와 장소에 구분없이 모습을 바꿔대는 세훈이 찬열은 가끔 난감했다. 세훈은 특히 종인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나있었다. 이유를 몰라 더더욱 답답한 찬열과 종인은 그저 아이를 말리고 혼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씩씩거리던 숨이 잦아지고 화를 내느라 기운을 낭비한 세훈이 찬열의 품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자세가 불편한지 꾸물거리는 세훈을 안아 무릎에 눕히듯 앉혔다. 한 팔로는 세훈의 등을 받치고 남은 손으로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찬열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잠든 세훈이 곧 다시 팔뚝 길이도 채 되지 않는 하얀 강아지로 돌아갔다. 새근거리며 잠든 세훈을 조심스럽게 방석에 내려놓으니 때를 기다렸다는 듯 종인이 노트북을 덮었다. 쩌렁쩌렁하게 울린 세훈의 목소리에 머리가 띵하다며 인상을 찌푸린 종인이 잠든 강아지의 콧잔등을 몇 번 튕겼다. 

  

  


"그러니까 내가 키우지는 말자고 했잖아." 

  

"지도 처음엔 예쁘다고 좋아했으면서." 

  

"예쁘긴 예쁘잖아, 하얗고. 근데 저렇게 말괄량일 줄은 몰랐지." 

  

"변백현한테 세훈이 달라고 조르던게 누군데?" 

  

  


찬열의 말에 눈매를 날카롭게 세운 종인이 세훈의 장난감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곧 방울이 달린 공을 찾은 종인이 공을 던질 자세를 취하자 찬열이 기겁을 하며 손목을 붙잡았다. 안돼, 깨면 시끄러워. 그와중에도 딸랑거리는 방울소리에 세훈이 깨진 않았을까 안절부절하는 찬열을 보고 종인이 조심히 공을 내려놓았다. 작은 기척에도 몸을 비틀며 끙끙거리는 세훈탓에 아이가 잠든동안 찬열과 종인은 묵묵히 움직이지도 못한 채 제 할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고요한 적막속에 기지개를 켜는 듯 길게 끄응거리다 곧 요상한 자세로 다시 잠이 든 세훈을 보며 찬열이 슬핏 웃었다. 신경쓰지 않는 척 다시 영화를 보던 종인도 스페이스바를 눌러 재생을 멈추고 핸드폰을 들었다. 조심히 침대 밑으로 내려가 카메라를 켜고 방석과 세훈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쪼그려 앉은 종인의 등판을 보며 찬열이 혀를 찼다. 저 씨발 데레새끼. 이리저리 몸을 틀며 구도를 잡던 종인이 이내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찰칵거리는 셔터음과 동시에 세훈의 눈이 번쩍 뜨이고 찬열도 종인도 눈을 질끈 감았다. 5개월 된 강아지의 하루는 길고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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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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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소재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신알신하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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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감사해여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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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독방에서 와써여퓨ㅠㅠㅠㅠㅠㅠ세후니 너무 사랑스러우ㅏㅠㅠㅠㅠㅠㅠ 써줘서 고마워 기다리고 있었는게ㅠㅠㅠ학♥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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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헐루ㅜㅜㅜㅜㅠㅠㅠ아마도 10편 안팎으루 끝나지 않을까...! 하트하트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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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학!!팎이되었으면 좋겠어...더마니마니....♡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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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하편하편!!ㅠㅠ언제와....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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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하편 내일 저녁쯤에 올릴게요! 시험기간이라 연재 텀이 좀 길어질거 같아요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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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앗! ㅠㅠ 재촉을 해버렸네요ㅠㅠㅠㅠㅠㅠㅠ 시험 준비도 잘하세요~ 하ㅠ편...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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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안녕ㅠㅠㅠㅠㅠㅠㅠ독방에서 왔쪙..! 글 올렸다는 답글 보고 급하게 들어왔습니당ㅠㅠㅠㅠㅠㅠ신알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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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신알신매우고마우ㅜ오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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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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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종인이는츤츤이제맛이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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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귀여워여 !! ㅋㅋㅋㅋ 포메라니안 세훈이라니.... 하얀게 귀여울 것 같에여.... ㅋㅋㅋㅋㅋ 세훈이의 눈이 번쩍 뜨인순간 찬열이와 종인이의 긴하루는 다시 시작되었겠죠 ㅋㅋㅋㅋㅋ 잘보구 가요 작가님!!! 신알신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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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귀엽고깜찍하고발랄한세훈이하면 다들 불호이실까 했는데 ㅂ좋아해주시니 감사할따름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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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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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
하얗고 예뻐서 딱 세훈이같더라구요ㅋㅋㅋ포메가게다가은근여우라서...(의심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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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허루ㅠㅠㅠㅠㅠㅠ짱귀ㅠㅠㅠㅠㅜㅠㅠㅠㅠ김종인ㅋㅋㅋㅋㅋㅋㅋㅋ데레데렠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훈이 진짜짱귀ㅠㅠㅠㅠㅠㅠ상상되여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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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아귀여웡 오또케 김종인 츤데러야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좋다 히잇 최고인듯? 신알신 하고 가야겠어요 아 귀여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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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제가이걸왜지금봤을까요ㅠㅠㅠㅠㅠㅠ세훈이짱귀인데 종인이츤츤ㅋㅋㅋㅋㅋ신알신했습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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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진짜 소재도 너무 귀엽고 세훈이도 귀엽네요ㅎㅎㅎㅎㅎ 포메랑 딱 맞아요ㅋㅋㅋㅋㅋ다음편 빨리 써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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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헐 이거 뭐에요ㅜㅜㅜㅜ이걸 왜 이제야봤죠ㅠㅠㅠㅠㅠㅠ벌써 1개월전..!일단 신알신하고가요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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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제가 작가님 이 글을 몇번이고 재탕하는 이유는 후니가 너무 귀여워서 서리치고싶기때무니에요ㅠㅠㅠㅠㅠㅠ흫...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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