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전원우 동거
“.. 원우야”
“......."
요즘 들어 원우가 이상해졌다
강의가 끝나고 집에 와서 날 마주칠 때면 표정이 굳어져선 눈도 마주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요즘엔 아예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는다
어디 가 아픈 걸까, 걱정도 되고 내가 뭘 잘못한 건가, 방문 앞에서 문을 두드리면
항상 돌아오는 건 침묵이었다...
-
한 번은 답답해져서 몰래 젓가락 한 짝을 들고 문고리 구멍을 찾아 열었고
네 방으로 조심스레 발을 들였다
“으...”
네가 침대 아래에 쪼그려 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작게 앓고 있었고
놀라서 너에게 다가가서 네 이마에 손을 올리자
내 손을 세게 쳐내고 매서운 눈빛을 내게 보이는 너였다
“나가”
“원우야 왜 그래.. 어디 아파?”
“나가라고”
처음 보는 네 낯선 모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몸이 굳어지자
인상을 찌푸린 네가 내 팔목을 세게 잡아 문밖으로 밀쳐냈다
문을 세게 닫았고
또 방문이 굳게 잠겼다
-
"자자, 우선 건배하자. 짠 !“
앞에서 짠, 하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몸을 들썩이는 이석민을 보고 웃다가 다시 기분이 급격하게 다운 돼버렸다
도른자 표 소맥을 한 입에 털어 넣고도 좋지 않은 기분에 짜증스럽게 입 주위를 손등으로 거칠게 닦았다
잔을 다시 채우려고 손을 뻗자 제지한 이석민이 의자 옆으로 병을 내리고 턱을 괸 채 날 바라봤다
“그래서 고민이 뭔데”
“.......”
“말을 해야 알지”
“... 아 그게 야 진짜 내 친한 친구 얘긴데”
“그럼 그럼, 이름이가 무슨 고민이 있겠냐.
그 친구 누군진 몰라도 되게 내가 잘 알 것 같은데, 자 편하게 얘기해봐”
네 표정과 변명을 보고 쉽게 읽어내렸는지 큭큭대며 웃는 이석민을 살짝 째려보다가,
덕분에 편하게 입을 뗐다
“매일 같이 밥도 먹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하고,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지만 딱 정의 내릴 수 없는 애매한 관계가 있는데”
“그건 또 뭐래, 어쨌든 그래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손도 잡고 표현도, 얘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방에서 나오질 않아. 내가 들어가도 눈도 안 마주치고 나가라고 하는데 너무 낯설어“
“그거 완전 개자식이네."
“어? 개.. 랑 비슷하긴데 나쁜 애는 절대 아니야
무슨 일 있는 걸까“
이석민과 대화에선 별 소득이 없었다.. 그냥 남자가 변하는 건 한 가지 이유라나 뭐라나,
그리고 이해 안 가는 게 많다며 머리를 쥐어짜는 그에 나도 원우에 대해 더 설명했다간 도른자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기에 입을 꾹 다물고 잔을 빠르게 비워냈다
앉아있었을 땐 몰랐는데 일어나자마자 몰려오는 술기운에 휘청이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고
주위 공간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에 눈을 꼭 감았다
완전히 취하진 않았는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석민이 내 모습을 보고 쯧쯧, 혀를 차더니 내 재킷에서 휴대폰을 꺼냈고 내 집 번호를 눌렀다
“안녕하세요 이름이네 집 맞죠?
아 예, 이름이가 많이 취해서 사거리 포장마차로 와주실 수 있나요”
얼른 와주세요 안그러면 제가 데려갑니다- 하며 장난스레 웃는 이석민이 전화를 끊고 내게 휴대폰을 돌려주었고
졸음이 몰려와서 눈을 감자 어둠이 깊어졌다
-
시원한 박하향이다,
다리가 공중에 붕붕 떠있는 게 꿈인가 싶어서 볼을 꼬집자
“아..!”
아프다, 혼란 속에서 상황 파악을 하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자
앞에 익숙한 까만 뒤통수가 눈에 들어왔고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주인 알콜 많이 마시지 마, 몸 상해”
“.......”
“그리고 너한테 다른 남자 냄새나.”
“... 그거 친구,”
“만나지 마”
만나지 말란 말을 끝으로 날 업고서 묵묵히 걷는 그에 아까 석민이와의 말이 생각나서 고민 끝에 네 셔츠를 조금 더 세게 쥐고 망설이다 네 이름을 불렀다
“원우야”
“.. 응”
“요즘 무슨 일 있는 거야? 아니면 내가 잘못한 거라도,”
“아니”
“그럼 왜...”
“.......”
네 침묵에 말없이 한참을 기다렸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과 일방적으로 끊겨버린 대화에 답답해져서 한숨을 쉬다가
팔을 풀고 네 등에서 내려와 네 앞에, 널 마주 보고 섰다
“대답 안 해줄 거야?”
“.......”
내 눈을 피해서 땅을 바라보는 너에 혹시나 석민이가 했던 말이 맞을까, 울컥해져서 주먹을 세게 쥐었다
“.. 너랑 나는 뭐야”
“.......”
“그냥 우리는 키우는 특이한 반려동물이랑 주인이냐고!“
네가 피해버린 눈에 상처를 받아서인지 말이 모질게 나갔고,
넌 내 말에 내게 천천히 시선을 마주했다
“나는 확신이 있는데, 넌 없잖아”
“그건, 네가 아무 말도 안 했잖아”
“내가 진짜 아무 말도 안 했어?”
“.......”
“주인한테 내가 말했던 거, 보였던 거 다 진심이야”
“.......”
“꼭 말로 약속해서 이루어지는 게 관계는 아니잖아,
다른 사람들이 연인이라고 칭하는 관계보다 우리는 더 특별해“
네가 천천히 내게 널 전하며 다가옴에 머리가 어지러워져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고
내게 다가와 무릎을 굽혀 앉은 네가 흘러내린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집에 가자”
내 손을 자신의 목에 두르게 하곤 한 손으로 허리를 감싸 안아올리는 너에
너의 목을 더 끌어안았고
네 작은 숨소리를 들으며 네게 기댔다
-
집에 도착해서 방에 들어가는 널 따라 들어가자 고개를 저으며 나를 들어 올려 내 방 침대 위로 내려두고 자꾸 네 방으로 가는 너였다
또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을까,
또 네 방문 앞에 서서 문을 열자 그때와 같이 머리를 쓸어넘기며 매서운 눈빛을 보내는 너에 잠시 굳었다가 한숨을 깊게 쉬었다
“전원우 왜 그러는데”
“.......”
“말해주기 어려운 거야?”
“... 응”
네 말에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네 왼쪽 손을 꼭 붙잡았다
"네가 우리 특별하다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네가 매일 이런데 내가 계속 모르고 답답해해야 해?“
“아 진짜..”
. . . !
내 손을 잡아당겨 침대 위에 걸터앉고 나를 제 무릎 위에 앉힌 네가
내 허리를 쓸며 입을 급하게 맞춰왔다
네가 내 뜨거운 온기로 날 감쌌다
내 아랫입술을 깨물어 벌어진 틈으로 내게 더 깊숙하게 들어왔고 여기저기를 자극해오는 혀에 정신을 못 차리고 널 받아냈다
-
아랫입술을 물고 늘어지며 서서히 멀어지며 은빛 실과 온기를 남겼다
얼굴이 달아오른 채 숨을 고르고 있자 내 볼을 부드럽게 쓸어주는 너에 눈을 깊이 마주했다
“네가 확신할 때까지 더 안 건드려"
“.......”
“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해서 말 안 했는데
수컷들한테 오는 기간 있잖아, 그거.. 때문이니까 오해하지 말고”
“... 아, 그 호르몬”
요 근래 사람 모습만 보인 너에 다른 모습의 원우를 잊고 있었고,
어쩌면 나보다 더 성숙한 성인이 다 된 너였는데..
고등학교 때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있다
수컷이 발정기가 오면 이성보다 본성이 앞서 참아내기 어렵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예민함을 보인다고 했다
말하기도 민망했을텐데..
생각지도 못 한 내 자신에 원망을 하며 미안함으로 너를 보자 네가 내 코를 앙하고 물고 코를 살짝 찡그렸다가 물었다
“나 위험한데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어, 어? 아니 갈, 가야지!”
얼굴이 확 달아올라 민망함에 네 품에서 벗어나 네 방문을 닫고 서둘러 나왔다
문 앞에서 겨우 심호흡을 하고 겨우 문에 가까이 손을 둥글게 말아 대고 더듬더듬 말을 내뱉었다
“자, 자, 잘 자 원우.. 야”
문 너머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 머리를 쥐어뜯고 도망치듯 방으로 향해
이불 속으로 숨었다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졌고
나도 모르게 사방에 넓은 우주같이, 어둠이 깔렸다
.
.
.
“.. 좋은 꿈꿔, 주인”
미래는 내 결정만으로 혼자 만들어 나가는 게 아니잖아
서로의 확신으로 단단해져, 힘든 길이라도 네 손잡고 천천히 걸어가고 싶다
기다릴게
◎ 열입곱봉오리 + |
사랑하는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열일곱봉오리 입니다! 암호닉, 신알신, 칭찬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엄지척 눌러주신분들도 사랑... 그리고 독방에서 제 글 추천 보고 눈물 흘렸습니다..네... 우리 봉들...♥
솔직하게 두번째화가 글이 매끄럽지 않고 일화형식같아서 지우고 다시쓸까.. 고민했지만 이제부터라도 발전해나가려고 해요!!:)
오늘 내용은 끝부분 조정하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어요.. 인티 규정상 수정이 많이많이 되었는데 나중에 수정전 내용 모두 메일링 해드릴게요 (흐ㅂ흐)
그리고!!!!!!!!!!!!!!!!!!!!!!!!
제가 감히.. 초록글에 올랐습니다 ㅠㅠ
초록글 기념으로 곧 [ 번외 : 햄찌같은 호랑이 권순영 ]편 데리고 오겠습니다!
다음편 스포는 SEA 입니다! 네.. 여행갑니다 원우랑 !! 다음편도 꼭 함께해요!
사랑하는 암호닉 분들! 〈!--StartFragment--> 헬륨 민들레홋씨 꽃단 마망고 미키 럽부 숭늉 신아 몬 봉봉주스 밤호시 꼬솜 멜팅 감자꽃 쿱스단무지 실공 세병 양양 토끼 1004 소다톡 쑤녕둥둥 0428 홍당무 인절미 조이 이월십일일 너누야 바나나에몽 헕 저너누♡ 권데레 호시십분 셉요정 논쿱스 유유 토깽이 우양 8월의겨울 리현 초록 Mr.아령 라루나 Mr.가방
♥
감사하고 애정합니다 !!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13/14/26677d66d3fd40a31927ce3faa53897a.png)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16/19/cb772f0e4a2d3d400b91289939e306b6.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16/19/bfa3aa3f61dbab4857770823301bb758.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06/1/7d3e87d09d9b5a0aecde1f443ef80252.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03/1/7f25e07aa4bdd110d6b1842dfe700857.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16/20/ed14a7aa050133bdd6ecdb00b31ed0d6.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3/24/18/450fa03a3c9c00be65c34c6eab48a784.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8/08/20/ae772ace28512245202648c283ee9e8a.gif)
![[세븐틴/전원우] 늑대 전원우 동거 : HORMON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9/16/20/84bc68a25174c7721e5fc1dcb550792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