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버스커버스커- 첫사랑
온도차 쩌는 법대생 지민이 썰
01.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죠
지민이와 탄소가 언제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냐고요? 글쎄, 평생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에요. 탄소네 엄마와 지민이네 엄마는 이 둘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친한 친구였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탄소와 지민이가 함께 붙어다니지 않았던 때를 찾는 게 더 힘들거에요.
<유치원>
-애기망개-
“탄소야아…!”
“흐아아아아아앙!!!”
“탄소야아, 왜 우러…”
“김태형이 내 짱구 인형에 낙서했어!!”
탄소가 유치원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세상 무너진 것처럼 서럽게 울자 지민이도 어쩔 줄 모르고 탄소 주변을 맴돕니다. 악을 쓰며 우는 탄소의 손에는 입술과 볼에 빨간 유성펜이 쭉쭉 그어진 짱구 인형이 들려있네요. 갈곳 잃은 동공에 지진을 일으키며 손가락만 꼼지락대던 지민이도 덩달아 주저앉더니 울먹이기 시작합니다.
“흐으으, 탄소야아아, 울지마…”
“끕, 흑, 흐아아아아앙!!!”
“으에에엥, 울지마아아아….”
너무 서럽게 어깨를 들썩이는 지민이 탓에 오히려 탄소가 울음을 그치고 끅끅거리는 지민이를 위로해줘야 했답니다.
“지미나, 괜차나. 인형 엄마한테 빨아달라고 하면 돼!”
“흐으, 너가, 흡, 막, 울어서, 흑,”
“괜차나, 내가 이따가 태형이 완전 혼내줄거야!”
친구 달래주러 왔다가 위로를 받는 건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요.
-아이스망개-
“여기 김태형 있어?”
박지민씨(만 5세)는 걸어갑니다. 개나리반으로. 한손에는 입술이 빨간 유성펜으로 칠해진 짱구 인형을 들고.
“응? 그거 난데! 왜 불렁?”
네, 저기 눈치없이 해맑은 친구가 바로 다섯살 태형이랍니다. 초코바를 물고 뛰어와서는 지민이를 한번, 짱구 인형을 한번 쳐다보네요.
“이거 김탄소꺼 아냐?”
“너 이거 왜 망쳐놨어?”
“…앙?”
“김탄소 간식시간 내내 울었는데. 너가 자기 짱구 망쳐놨다고. 왜 그랬냐고.“
“망쳐놓기는! 예쁘게 해준 건데?”
“그건 네 생각이고.”
원래도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편인데, 입까지 꾹 다무니 제법 엄해보이는 지민입니다.
“빨리 가서 사과해.”
“뭐?”
“빨리 가서 사과하라구. 그리고 이거 고쳐놔.”
“아 왜에,”
“고쳐놓으라고.”
인상을 쓰며 한발자국 다가가자 태형이 눈썹을 누그러뜨리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응답합니다.
아, 알았어어. 머리를 긁적이며 멜빵을 추켜올리는 태형의 어깨를 지민이 한번 툭 칩니다.
“꼭 사과해. 안그러면 선생님한테도 이를 거고, 너네 엄마한테도 이를 거야. 알겠지?”
.
.
.
“우와! 새 짱구다! 지미나, 이거 어디서 구해써?”
“몰라. 태형이가 미안하다면서 너한테 주라던데?”
“짱이다! 태형이랑 이제 다시 친구해야지~”
양갈래로 묶은 머리를 휘날리며 개나리반으로 뛰어가는 탄소의 등에 자그만 혼잣말이 따라붙습니다.
“치이, 그 인형 내가 엄마한테 사달라고 해서 준건데.”
언제부터였을까요.
지민이가 탄소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건.
아마, 이때부터였을까요?
<고등학교>
-애기 망개-
“…탄소야, 거기서 뭐하고 있어?”
“…야아, 박지민…, 나 진짜 어떡하냐.”
“어, 너 울어?”
“하, 내 인생 망했어어…마지막날까지 그냥 밤 샐걸, 이게 뭐야아, 흡, 엄마한테도 미안하고, 끕.”
수능날, 마지막 영역이 끝나고 가채점까지 마친 저녁은 유독 어슴푸레했답니다. 검은 머플러를 두르고 집에 가던 지민은 놀이터 그네에 맥없이 앉아있는 탄소를 발견했어요. 퉁퉁 부은 눈에 새빨개진 볼을 보니 이 추운 데서 한참 동안이나 울고 있었나봅니다. 눈썹을 팔자로 누인 지민이 미끄럼틀 위에 가방을 내려놓고 옆 그네에 털썩 앉습니다.
“괜찮아, 너 열심히 했잖아. 아직 등급 확정된 것도 아니고.”
“야아, 나 최저 못맞추면 어떻게 해? 논술 기껏 준비했는데 최저 때문에 다 떨어지면, 흑,”
“야, 그런 소리 하지마. 너 진짜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좋은 결과 있을 거야.”
“…나 법대 못가면 어떡해 지민아…허엉-,”
끅끅대던 탄소가 결국 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웁니다. 손톱을 물어뜯었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가. 귀를 붉히며 허둥지둥하던 지민이 얌전히 탄소의 등에 손을 얹고 토닥토닥 두드려줍니다.
“…랑…되지.”
“끄으, 뭐라,흡,고?”
“아,아무말도 안했어.”
“흡, 야 이 멍충아, 흡, 머플러를 왜 이렇게 맸어어…”
“…엉?”
“바람 다 새 들어오잖아, 끕, 빙신아. 대학가서, 어떡하려고 그렇게 애가 맹해, 끕.”
뒷목을 긁적이던 지민이 퉁퉁 부은 얼굴로 머플러를 다시 묶어주는 탄소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웃습니다. 아까는 세상 무너진 것처럼 굴더니, 남의 머플러를 걱정해주는 모양을 보니 다시 괜찮아진 모양입니다.
-아이스 망개-
“그러니까 너 지금, 법대를 넣겠다고.”
“예.”
“지민아, 너 수능 전국 상위 1%야. S대 경영학과도 거뜬히 들어갈 성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너, 진심이니? 재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로스쿨 체제로 바뀌어서 최상위권 대학에는 법대가 없어.”
“그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은 도무지 납득이 안되는구나. 부모님과 상의를 해봐야겠다. 우선 S대에 진학을 하고 나중에 로스쿨에 진학해도 되는 거고-,”
정시 면담시간, 담임선생님은 얼이 빠진 듯한 모습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학교의 기대주였던 3학년 7반 박지민이, 수능 만점을 받아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대학을 골라 갈 수 있게 된 그 박지민이 하필이면 법대에 간다니, 이게 무슨 일이냐구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어요.”
“너 인마,”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
“너 맞았다며.”
“응, 조금?”
“집에서도 쫓겨났고.”
“으응. 당분간은 집에 못 들어갈 것 같은데.”
“아오, 니가 언제부터 법조인을 꿈꿨다고 서울대를 포기해 서울대를! 진짜 내가 다 열이 뻗치네. 너네 엄마 드러누우셨겠다 이 멍충아!”
“애초에 딱히 경영학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던 걸. 별로 아쉽진 않아.”
헤, 눈을 접어 웃는 모양에 속이 끓어오른 탄소는 가슴을 퍽퍽 칩니다. 세상 천지에 거저 보내주겠다는 서울대를 포기하는 멍청이가 어디있냐는 말이에요. 후우, 숨을 겨우 고른 탄소가 팔짱을 끼고 묻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포기하고 어디로 넣었는데.”
.
.
.
“야, 그때 생각나? 너 수능 만점맞고 서울대 포기해서 학교 다 뒤집어진 거.”
“아, 맞다. 그랬었지,”
“또! 또! ‘아 맞다’ 타령이지. 아니, 너는 애가 기억력이 그 모양인데 어떻게 수능에서 만점을 맞았냐? 진짜 가끔 볼 때마다 어이가 없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대며 도끼눈을 뜨는 탄소를 잠자코 보던 지민이 푸스스 웃습니다.
“뭘 쪼개. 야, 근데 너는 진짜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서 법대를 왔어, 법대를. 어? 요즘은 경영대도 취직 힘든데.”
“그냥…,”
자켓을 걸친 지민이 뒷말을 얼버무리고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문을 밀자 카페 종이 딸랑, 울리고 가을 바람을 따라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나랑…살면 되지.’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통곡을 하던 그날의 탄소를 떠올립니다. 유난히 마른 등을 두드려주며 중얼거렸던 혼잣말을 떠올립니다. 나 법대 못가면 어떡해, 지민아. 울음 섞인 목소리가 귀에 울립니다. 벌개진 귀를 비비며 입술을 깨문 지민이 다시 작게 말해봅니다. 나랑 살면 되지. 나랑 살면 되지.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지민이가 탄소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마무리는 베프가 된 침치미와 태형이로@@)
<사담>
첫화에 이미 까발려(?)버리는 지민이의 속마음...이 곧이곧대로인 착한남자를 어쩌면 좋나 걱정되시나요?
후 걱정마세오 여러분 우리 찜니는 온도차가 쩔어주시는 조련킹이니까요!!
여주 앞에서 계속 얼굴 빨개지고 막 손가락 꼼지락대고 막 순둥순둥할 것 같죠? ㅎ...과연...?(의심미
앞으로도 우리 조련 지민 많이 애껴줘요^&^ 독자 여러분 전부 하트합니다!
<암호닉>
[@침침@]/[정꾹꾹이]/[콧구멍]/[자몽해]/[법대침침]/[이브이]/[*계란말이*]/[바다]/[입틀막]/[긍응이]/[고룡]/[뱁새⭐️]/[페페]/[연수생]/[나무야]/[0213]/[슈퍼침침]/[이월십일일]/[설]/[오빠미낭낭]/[문취]
님!
❤️이런 비루한 글에 암호닉 신청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샤랑합니다❤️
*여러번 확인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암호닉 빠지신 분은 댓글로 꼭꼭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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