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끝에 내 온기를 더해본다 by Omega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나를 품에 안은 경수에게서 은은한 코튼향이 풍겼다.그리고 지금 내리쬐는 햇살처럼 따뜻했다. 어미새가 아기새를 보호하듯 그렇게 꼭 안고있던 도경수는 내가 하지 못한 말을 대신 해주었다. 낯설다. 내 편에 서서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경수는 왜 ..내가 살인자라는말을 들었음에도 내 곁에 있어주는걸까.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난게 분명한데, 마치 몇년동안 알고지낸 사이처럼 든든한 기분이다.
"네가 무슨상관이야? 내가 김웬디한테 무슨말을 하든 말든, 너는 상관없는 일아닌가? 빠져"
"그러면 좋나? 너만 피해자인척, 불쌍한척"
"..............뭐?"
"내가 네 형이었으면, 너 쪽팔려서 얼굴 마주하기도 싫었을거야."
그렇게 말을 하고는 품에 가둔 나를 떼어내고 손을 잡고는 옥상에서 벗어나 운동장에 있는 벤치로 데려갔다. 경수는 웬디의 손을 꽉 잡고서 걸어갔다. 웬디야 울지마.괜찮아.라고 걸어가는 도중에 혼잣말 하듯 그렇게 말했다. 혼잣말 하듯 말하던 경수는 제 손에 느껴지는 온기에 그날을 다시 회상했다. 친한친구의 형의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가야한다며, 인사만 오겠다고 들어간 친구 종인을 기다리는데 하얀 병원복을 입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채 신발도 신지않고 자신을 스쳐 지나가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던 여자아이.
자신을 스쳐지나간 여자아이의 표정이 너무 절망적으로 보여서, 나도 모르게 장례식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여자아이에게 살인자라고 소리치던 변백현의 모습과,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던 종인. 그리고 여자아이의 옆에서 질문하는 기자로 보이는 사람. 공허한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뛰쳐나가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우는 남자아이보다는, 나는 다시 밖으로 뛰쳐나가는 여자아이가 더 안쓰러웠다. 상황상 여자아이의 부모가 저 남자아이의 형을 죽인 것 같았는데, 부모대신 여자아이가 온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밖으로 나오니, 어떤 의사선생님이 그 남자아이의 부모와 이야기를 하고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의사선생님을 붙잡아 물어보았다.
" 아까 어떤 여자아이가 왔다가 갔는데, 걔네 부모님은 어디에 계세요?"
"아....그 여자애....방금 돌아가셔서...저 피해자 가족의 장례가 끝나면 곧바로 장례식을 할거란다. 그 여자애도 불쌍하지"
"피해자라면...그 여자애 부모가 가해자예요?"
"뉴스 못봤니? XX고속도로 사고말이다. 그 승용차에서 즉사한 학생이 저 남자애 형이고, 저 여자애는 굴러떨어진 차에 있던 가족인데...
부모가 .. 중환자실에 있다가 오늘 떠나가셨지. 남자애는 여자애를 살인자라고 생각할 만하지...근데 그 여자애도 피해자니까 그건 사고였는데 안타깝지"
그렇게 의사선생님을 통해서 모든걸 듣게 된 나는 네가 너무 안쓰러웠어. 그래도 아무 상관도없는 내가 너를 찾아서 위로하기에는 주제넘는 짓이라고 생각해서 흘려보냈어.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김종인과 같이 학교를 다니던 내가 집안사정으로 전학을 왔는데, 네가 있었어.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 그리고 그 뒤에는 그때봤던 남자아이가 보였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도 네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 수 있었어. 그리고 화가 나더라. 왜 아무도 네 편에 서주질 않는건지.그리고 변백현이 너희 부모님을 살아계시는 것처럼 말하는데도 너는 가만히 있는지. 그래서 그 때 못했던 참견, 이제 마음껏 하려고. 그러니까 울지마. 괜찮아.
그때를 회상하며 생각하던 경수는 웬디를 벤치에 앉히고는 웬디 앞에 무릎을 굽혀 앉고는 눈을 마주쳤다.
".......왜.......도와준거야?........"
"그러는 너는 왜. 아무말도 안했어. 변백현이.........너희 부모님을 살아계신것처럼 그렇게 떠들고 다니는데, 피해자인척 널 괴롭히는데 가만히 있었어"
"..........어..........어떻게"
"그냥.....어쩌다 보니 알고 있었어. 그날......봤거든. 친구놈이 친구형 장례식장에 잠깐 간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거기서 널 봤어"
"................................"
"너도 피해자잖아. 너도 힘들고, 너도 슬픈데....왜....아무 말도 안했어"
알고있었구나, 눈을 맞추면서 조곤조곤 말하는 경수의 목소리에, 멈추었던 울음이 다시 터져나왔다. 어두운 공간에 혼자 웅크려있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주 밝은 빛을 내뿜으면서 나한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변백현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이,친구들이, 한명이라도 나를 믿어주기를 바래서. 나를 위로해주기를바래서.위로받고싶어서. 그런데 모두 떠나갔다. 아무 의문도 가지지 않고 단호하게 등을 돌려 변백현의 편에 섰다. 그렇게 내 공간은 어두워졌는데..다시 밝아지고 있었다.
울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숙이는 웬디의 모습에, 경수는 손을 내밀어 웬디의 손을 잡았다. 나는 네가 이제 그만...그렇게 지내는거 그만했으면 좋겠어.음....나는 비록 짝궁일 뿐이지만 앞으로 너랑 엄청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랑 같이 웃고, 고민상담도하고 그런 친한 친구.알다시피 전학와서 친구가 한명도 없어.라고 말하면서 웬디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그리고는 웬디의 턱을 잡아올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한 경수는 웃었다.
"나랑 친구할래 웬디야?"
오늘 처음 본 경수의 말에,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경수의 말에 마음이 환하게 밝혀지는 것 같았다. 너무 따뜻해서 내가 너무 원하고 원해서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 몇번이나 눈을 깜빡였지만, 허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한참을 눈을 깜빡이며 경수를 바라보던 웬디는 자신의 손을 꽉 잡은 경수의 손을 자기도 마찬가지로 꽉 잡고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응 친구하자....라고 말하면서 울면서 웃었다. 이제그만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쌀쌀하다고 느낀 공기가 이제는 너무 따스한 햇빛에 가려져 따뜻해 진것 같았다. 내 손을 잡으며 친구하자고 말하는 모습이, 이 손을 놓지않고 항상 옆에 있고싶다고, 옆에 있을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너무 따뜻해서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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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원래 연인은 친구부터 시작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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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김우빈 암 투병할 때 공양미 이고 기도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