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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은밀하게 백도하게 01 (부제: 북한 간첩 도경수) | 인스티즈

[EXO/백도] 은밀하게 백도하게 01 (부제: 북한 간첩 도경수) | 인스티즈

 

은밀하게 백도하게

01

 



 

꿈을 꿨다.

은은하게 빛을 밝히는 달 아래로 구름들이 몰려든다. 곧 구름은 하늘을 뒤덮어 달을 잡아먹었고 웅장한 소리와 함께 거친 비를 지상으로 쏟아냈다.

쏴아아, 차가운 빗방울이 머리 위로 떨어졌고 순식간에 온 몸을 적셔갔다. 들으라. 거칠게 쏟아지는 빗소리 사이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척, 젖은 흙을 박차고 팔을 올려 이마에 손을 붙였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남자를 향해.

 

 

"346 암살부대 조장 도경수. 남파임무 출정 시간이 다가왔다."

"……"

 

 

흐릿한 빗속에서 형체만을 보인채 말을 이어가는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남파임무 리스트에 적힌 그대로 행동강령을 따르도록.

그의 낮은 목소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빗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듣기가 싫었다.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존경했던 목소리. 여전히 존경하는 목소리. 그리고 원망하는 목소리. 하지만 사랑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로 날….

 

 

"하나만 물어도 됩네까."

"……"

"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겁네까."

"……"

"고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겁네까. 아바지…."


그저 쏟아지는 빗소리만 들릴 뿐, 퍼붓는 빗속에 서있는 두 남자는 적막을 이어간다. 곧 빗속에서 형체만을 보이던 남자가 척-! 팔을 올렸다.


"위대한 대공화국에 영광을!"

 


*

 

 

책상에 엎드려 끙끙대는 경수의 어깨에 손을 올린 누군가가 경수를 깨웠다. 경수야, 도경수. 잔뜩 힘을 줘 감고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떼어진다.

따가운 햇볓이 눈동자 위로 쏟아졌다. 잠에서 깬 경수는 미간을 좁혀 인상을 쓴채 눈을 굴려 자신을 깨운 남자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경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던 남자는 경수의 이마로 손을 뻗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냈다.

괜찮아? 가위라도 눌렸어?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남자의 가슴팍엔 변 백 현 이라고 써있는 노란색 명찰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아?"

"…응."

"시원한거 마실래? 내가 음료수 살께."

 

 

머리를 작게 흔들어 재수없는 꿈을 털어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변백현 이라는 동무는 날이면 날마다 내 손에 음료수를 쥐어준다.

간나새끼, 내가 적인 줄도 모르고 맛 좋은 음료수를 내 손에 쥐어주다니. 속으로 말을 뱉으며 문을 열고 기다리는 변백현을 따라 교실을 나섰다.

남조선에 내려와 이 고등학교라는 곳에 다닌지 벌써 3개월 째다. 내가 처음으로 등교를 한 날 에미나이들은 날 한번 보겠다고 복도에 몰려들어

벌레마냥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지들끼리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 남성 동무들은 아니꼬운 눈빛으로 눈알을 굴려 날 위 아래로 훑어댔다.

남조선의 남 녀는 새로운 동무를 이런식으로 환영하는건가. 지나치는 에미나이들은 복도를 거니는 우리를 향해 눈을 휘어가며 굉장히 친한척 인사를 건낸다.

요망한 에미나이, 치맛단 꼬라지 하고는! 남조선의 에미나이 들은 치맛단을 속옷 마냥 짧게 입고다닌다. 어제는 계단을 올라가다 앞서 올라가는 에미나이의 치맛속을 보았다.

보려고 본 것은 아니었다. 처음 남조선 에미나이의 치맛속을 보게 된 날, 남사스러워 시선을 돌렸지만 이제는 이 학교 에미나이들의 속옷을 하도 많이 보게되어 익숙해졌다.

 

 

"경수야, 어떤거 마실래?"

"응, 그냥 아무거나."

 

 

사실 남조선의 음료수는 맛으로만 따진다면 최고다. 종류도 그만큼 다양하다. 변백현이 건네주는 음료수를 받아 고리를 당겼다. 칙!

간나새끼, 덕분에 오늘도 잘 먹는다. 옆에서 따발따발 이야기를 뱉는 변백현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흘려들었다. 단독남파임무를 실행한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난 아마도 남조선의 윗대가리를 암살하기 위해서 이곳에 보내졌을거다. 그저 아바지와 오마니의 안녕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임무를 받았다. 

하지만 3개월 째 임무실행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바지…저는 오마니와 아바지를 위하여 그저 제 평생을 따라왔습네다. 그런데….

어느세 울적해진 경수의 표정을 읽은 백현이 이야기를 멈추고 경수를 살폈다. 경수를 바라보는 백현의 표정도 마냥 좋아보이진 않는다.

 

 

*

 

 

"모두 책 펴"

 

소란스럽던 교실이 산만한 덩치에 손바닥 만한 교과서를 끌어안고 들어오는 남선생에 의해 순식간에 정리됬다. 아이들은 곧바로 제자리에 돌아갔고

우악스런 남선생은 교탁위에 책을 던지다시피 올려놓고 교실을 한번 훑는다. 거, 아새끼 덩치만 산만한게 쎈 척 하기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고 경수는 하염없이 창 밖만 내다봤다. 그리고 경수의 책상 사선 끝에 앉은 백현이 창 밖만 내다보는 경수에게 시선을 고정시킨채로

종이 울렸고, 길었던 수업이 끝났다. 경수는 하품을 뱉고 책상에 엎드렸다. 순간 팍, 엎드린 그의 뒤통수를 누군가가 내리쳤다.

 

"…하."

 

짧은 한숨을 뱉은 경수가 미간을 좁힌채 허리를 들었다. 야, 내가 종 치면 우리 반으로 오라고 했지. 경수를 매섭게 내려다보는 남자의 가슴팍엔

오 세 훈 이라는 이름 석자가 세겨져 있었다. 이 팔척귀신 마냥 길쭉한 간나새끼는 내가 학교에 나온지 얼마 안된 날 부터 이유없이 나를 노리기 시작했다.

내래 자기보다 덩치가 작다고 낮춰보는거네 뭐이네? 기생오라비 같은 놈, 내래 언젠간 길쭉한 너의 사지를 찢어 발기갔어.

 

 

"헤헤…깜빡했어, 너무 졸려서."

"미친새끼, 웃음이 나와? 확 씨발."

 

 

곧 바로 표정을 펴 뒤통수를 어루만진채 헤실헤실 웃고만 있는 경수의 모습에 세훈이 화가났는지 금방이라도 때릴 기세로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탁, 그 뒤에서 팔을 잡은 백현이 굳은 표정으로 세훈을 빤히 바라봤다. 뭐냐 씨발? 변백현 쌔다, 응?

얘한테 왜 그래. 세훈의 팔을 던지다시피 놓아준 백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고 세훈은 기가 차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야, 넌 기다리고 변백현 너 따라나와. 백현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타이를 풀어 헤치는 세훈은 백현과 눈을 맞춰 서로를 응시했다.

 

 

"악!!"

"세훈이 손가락 여자같아 기생오라비."

"뭐, 씨발? 미친놈아 이거 안놔!"

"세훈이는 생긴것도 여자같아 기생오라비."

"아악!!!"

 

 

세훈의 손가락을 쥐어잡은 경수의 손에 점점 압력이 가해지자 세훈이 고통스러운지 욕지거리를 뱉으며 허리를 굽혔다.

세훈의 악소리에 교실안의 시선이 한순간에 집중됬다. 시선을 느낀 경수가 여전히 입꼬리를 올려 헤실헤실 미소지은채 손가락을 놔주었다.

떨리는 손가락을 쥐어잡은 세훈이 경수를 죽일듯이 노려보다가 너, 기다려 씨발. 이라며 욕을 뱉고선 도망치듯 뒤돌았다.

쯧, 어디서 내 음료 셔틀한테 손지검을 할려 들어, 개간나새끼! 경수의 힘에 놀랐는지 세훈이 비틀거리는 다리로 급하게 교실을 벗어났다.

 

 

*

 

 

훗, 가소로운 아새끼들, 저까짓게 뭐라고 호들갑은. 체육복을 입고 허들 앞에서 팔짱을 낀체 순서를 기다리는 경수의 앞에 선 남학생들이

손 발목을 털어가며 준비운동을 했고, 곧 한명 한명 번개같이 뛰어 허들을 넘어갔다. 쯧, 남조선 동무들. 운동실력이 그거 밖에 안돼서야.

자, 다음 38번 도경수.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경수는 쏜살같이 달려 허들을 짚었다. 그리고 그대로 고꾸라져 매트 위에 얼굴을 쳐박는다.

남조선 동무들의 비웃는 탄식이 들려왔지만 난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다. 난 행동강령에 따를 뿐! 행동강령 리스트 43번! 절대 눈에 띄지 않는다!

반 친구들의 비난에도 경수는 마치 자신은 이깟 허들 3개는 더 쌓아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유유히 사라졌다.

 

 

"경수 운동 좀 해야겠는데?"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고있는 경수의 옆으로 다가온 백현이 물을 틀며 말했다. 간나새끼, 날 모르면서 짓거리지 말라우!

역시 마음속으로 말을 뱉은 경수는 물을 마시면서 눈을 굽혀 백현을 향해 웃었다. 백현도 꼴꼴꼴 나오는 물에 입을 가져다 대면서 경수를 향해 미소짓는다.

…거, 아새끼 개 처럼 생겨 가지고. 사내새끼가 귀엽긴 한것이…그러니까, 순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경수가

 얼굴을 흔들곤 흘러 나오는 물에 머리를 가져다댔다. 교실로 돌아온 반 아이들은 집에 가고싶다고 쨍알 거려댔다.

 물론 단 한 사람만 빼고. 경수는 아이들의 말을 들으며 묵묵히 마음속으로만 말을 되뇌었다.

간나새끼들, 학교에 있으면 지식도 쌓고! 무엇보다 쌀도 나오는데! 배부른 남조선 아새끼들.

어느새 운동장 밖에 떠있던 뜨거운 해는 고개를 감췄고 밖이 어두워졌다. 경수는 야자를 하지 않았기에 종례를 하고 교실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경수야! 경수야!"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돈 경수는 가방끈을 쥐어잡고 뛰어오는 백현과 눈을 맞췄다. 해맑게 웃으며 뛰어오는 백현은 마치 주인에게 달려드는 개 마냥

아주 해맑디 해맑게 경수에게 달려왔다. 경수야 같이가자. 헥헥 숨을 고르며 말을 이어가는 백현을 빤히 바라보던 경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거, 아새끼! 운동은 동무나 쳐 하라우! 같이 가자, 너 버스타고 가지? 백현이 자연스레 경수의 어깨에 팔을 걸쳤고 화들짝 놀란 경수는 그를 팍 밀쳐냈다.

깨갱! 발길질을 당한 개 마냥 쳐진 눈꼬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백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 내래, 아니. 나는 버스를 타지 아니해. 그러니까 친구 먼저 가갔어?"

"…뭐라는거야."

 

 


나는 잘못한게 없다! 사내새끼가 징그럽게 들러붙는건 공화국에선 총살감이다! 난 본능에 따른 것 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경수는

자신이 밀친 부위를 어루만지는 백현을 보면서 미안한 내색이 역력하다. 학교 밖으로 나온 경수는 괜히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행동강령 27번! 자신의 은신처를 발각당하지 말 것! 책가방을 맨 경수의 표정이 쓸데없이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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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독방보고왔는데 짱재밋을꺼같다 선댓!!!!!!선신알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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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당장 다음 편을 쓰라우 이 애미나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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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뗴고리
ㅋㅋㅋㅋㅋ아죨라웃기자낰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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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웃겨쪄?ㅋㅋㅋㅋㅋㅋ더 보고싶은 내 마음을 표현해봐써...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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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좋으디 ㅣㅅㄴ알신누르고간당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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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진심잘썼다ㅜㅜ내래 2화를 가져오라우ㅜ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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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독방에서 보고왔다!! 신알신하고 갈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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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독방에서 왔다 헐 신알신 신청하고 갈게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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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이게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하고갈게 진짜 재미있다...하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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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hㅏ.....분위기완전...내취향저격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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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재밌어요!!!!다음편기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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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얼 취향저격 텅터어터어텅텅텅터엍어.,덜덜 떨리는손으로 신알신하고가요ㅛ,,,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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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내취향....신알신하고 갈깨!!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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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애미나이...? ㅋㅋㅋㅋ 백도버전 은위라니!! 넘 잼나여! 경수 넘 사랑스러워서 죽겠써여... (하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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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애미나이...? ㅋㅋㅋㅋ 백도버전 은위라니!! 넘 잼나여! 경수 넘 사랑스러워서 죽겠써여... (하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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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헐 독방 안 보고 그냥 끌려서 왔늠데 짱 재밌자냐 최고쟈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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