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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추워"    

 

 

"이제 겨울이니까"      

 

 

 

백현은 제 몸을 감싼 야상의 지퍼를 목끝까지 올리곤 옆에 서서 같이 버스를 기다려주고있는 찬열을 힐끔 쳐다보았다.      

 

 

 

"안추워?"    

 

 

"너야말로. 손 빨개졌잖아 장갑끼랬지"      

 

 

 

주머니에 푹 넣어두었던 찬열이 손이 백현의 손 위로 겹쳐지자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급하게 손을 빼내었다.      

 

 

 

"추울까봐 잡아줬더니 사람 무안하게"    

 

 

"아, 아..미안"      

 

 

 

그렇다고 미안할것까지야.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시 정면을 바라보는 찬열때문에 두근거렸던 심장이 덜컥 멈추는 느낌이들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옆에있는데도 찬열이 머릿속을 맴도는 느낌에 고개를 획획저었다. 

 

 

 

"야, 야 변백현"    

 

 

"으응?"   

 

 

"몇번을 불렀는줄 알아? 어디아파?"    

 

 

"아니.."    

 

 

"정신을 어디다놓은거야 버스한대 방금 그냥갔잖아"      

 

 

 

그정도로 정신을 놓고있었던가..  

찬열의 타박에 입술을 삐죽내밀던 백현은 뒤를돌아 정류장을 떠나는 찬열때문에 눈을 동그랗게뜨고 다급하게 찬열의 이름을 불렀다.      

 

 

 

"어디가?!"    

 

 

"약속있는데 늦을거같아서. 그래도 버스한대 올때까진 기다려줬잖아 다음차 5분 뒤에 온다니까 혼자 조금만 기다렸다 타"      

 

 

 

너무해. 기다려준다했으면서  

입안에서만 맴도는 툴툴거림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찬열에게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주곤 운동화 끝을 바닥에 툭툭치며 다음버스를 기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찬열이 도가 지나칠정도로 너무 좋다. 

찬열이 다정하게 대해줄때면 어쩔줄을몰라 얼굴을 붉히게되고, 멀어질때면 아쉬운마음에 눈물이 울컥 솟아오르려고 할때도있다.  

방금전에도 서러운마음에 달려가 팔을 왈칵 끌어안고 싶었지만 당황할 찬열이 눈에 선하여 간신히 발을 땅에 꼭 붙여놓고있었다.  

찬열이 여자친구를 사귈때면 겉으론 축하해주는척 온갖 난리를 부리고선 집에 돌아오면 침대에 얼굴을 가리고 소리내어 엉엉 운적도 한두번이아니다.  

한번쯤 좋아한다 말해도 괜찮을것같은 기분에 용기내어 전화를 걸면 찬열의 목소리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설렘으로 머리가 찡하고 울려 그저 친구해줘서 고맙다는 정도밖에 하지못했다. 그것도 실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지만      

 

 

 

"앗, 차거"      

 

 

 

눈 바로밑으로 느껴진 차가움에 눈을 찡그리곤 하늘을 바라보자 흰 눈이 천천히 내려오고있었다.  

찬열이랑 같이 눈 맞을수 있었는데.. 조금만 빨리내리지  

괜한 투정을 부리며 손을 뻗어 눈을 잡으려할때 버스가 도착해서 아쉬운 마음을 접곤 버스에 올라탔다.  

맨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니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의 모습과 엄마와 함께 놀러나온 꼬마아이들도 보였다.     

 

 

 

"나도 찬열이랑 애인사이로 놀러다니고싶다.."      

 

 

 

또 찬열이 생각이라니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불쌍하여 눈을 감고 눈물을 억지로 참아냈지만 계속 떠오르는 찬열의 얼굴에 더욱 서러울 뿐이었다.  

고백은 안했지만 내 마음정돈 알아줬으면 싶어..  

그 상태로 한참을 생각하던 백현은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찬열이를 안만나야겠어.  

다짐과 함께        

 

집 근처 정류장까지 세개정도 남았다. 짧은시간에 모든 생각을 정리해내었다.  

찬열이를 만나선 안되겠어 내가 너무 힘들다..  

마음의 정리를 완벽히 끝내고 고백한뒤 차여도 괜찮을때, 그 때쯤에 다시 찬열의 얼굴을 봐야지.  

이 순간부터 찬열과 연락을 끊고, 다음에 만나자마자 고백을 해야지.  

용기가 필요했다 자신에겐.. 

그리고 갑작스럽게 느껴질 찬열이 당황할것을 생각하자 괜히 자신의 이기심으로 본인에겐 친구가 떠나갔다고 생각할지도모르겠다, 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니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했다.  

빨간버튼을 다급하게 누르고 삐-소리를 듣자마자 계단앞으로 가서 손잡이를 잡았다.  

순식간에 정리를 하려니 정신이없었다.  

찬열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않아 눈물이 흘렀다.  

버스가 멈춰섰고 계단을 조심히 밟으며 눈물을 닦아내곤 버스에서 내려왔다.      

 

 

 

"변백, 왜 이렇게 늦어?"   

 

 

 

 

익숙한 목소리에 스스로 미쳤다며 누가 눈물을 볼새라 고개를 숙이곤 천천히 걷기시작했다.      

 

 

 

"너 나 무시해?"      

 

 

 

그제서야 고개를 든 백현은 빠르게 뒤를 돌았다. 

눈이 세상에 내려앉고 눈처럼 하얀미소를 짓고있는 찬열을보니  

 

 

 

"울어? 왜울어?"      

 

 

 

괜한 용기가 샘솟는다. 

 

 

 

"안추워?" 

 

 

 

춥겠다. 라며 목도리를 풀러 자신의 목에 걸어주는 찬열 때문에 말을 잇지못하던 백현은 찬열의 오른팔 옷깃을 꼭 잡았다.      

 

 

 

"찬, 찬열아"      

 

 

 

다음에 만나면      

 

 

 

"나..너, 좋아해"     

 

 

 

고백하기로했으니까 

 

 

 

 

 

 

+급하게 끝내려는 느낌이 엄청들어서 민망...부끄..창피.. 

그냥...읽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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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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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허걱. 찬열이 대답도 들어야지 여기서 끝내주시면 안 돼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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