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다름아닌 찬열과 엠버였다. 수정과 백현은 누가 뭐라할것도 없이 조용히 숨죽인 채 그들을 지켜봤다.
"흐흐 농구공이나 빨리 대령해놔라."
"정말 정말 주기 싫지만 어쩔 수 없지. 뭐 고맙긴 고마우니깐"
"그치? 고맙지? 이 형님이 뭐라했냐 이 소문하나면 다 된다니깐!"
'쟤네 사귀는 애들 맞아? 근데 소문? 농구공은 또 뭐고? 쟤네 도대체 뭐라 하는 거야?'
그러다가 슬쩍 옆에 있던 백현을 바라봤는데 이 녀석, 눈빛이 심상치 않다. 꼭 오래도록 짝사랑했던 사람을 잃어버린 눈빛이랄까. 그 눈이 향한 곳을 따라가보니 그 곳엔 엠버가 아닌 찬열이 있다. 설마. 수정의 입가에는 동질감의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러니깐 너와 내가 사귄다는 소문 하나에 금새 내 소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줄이야."
웃고 떠드는 소리속에서 수정과 백현의 얼굴이 한결 밝아진다. 좀 전까지의 슬픔은 말끔히 사라지고 희망으로 가득찬 채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고 동시에 느꼈다. 너나 나나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구나. 잠시후 찬열과 엠버가 사라지고 곧바로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친다. 벽뒤에 숨어 있던 백현과 수정은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온다.
"아 다리아퍼. 오래 쑤그려 앉아 있었더니"
"혹시.. 너.. 박.."
"찬열 좋아해.."
"역시-"
"그럼 넌 유엠..""
"버 좋아해."
둘은 동시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같은 동지네 우리. 그래서 말인데 우리.. 수정이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의 내용은 이러하다. 찬열과 엠버의 연애소식이 사실은 둘이 짜고친 고스톱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으니 우리한테는 코딱지만큼의 희망이라도 남아 있다. 그러니 서로의 사랑을 도와주자는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백현은 특유의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하이파이브를 청해온다.
"솔직히 지금까진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는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라면 당연히 오브 콜스지-"
"그럼 계약성사된거다?"
"of 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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