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제3병동에서 만나요 02
W.피치
˝아 춥다. 형, 추운데 오래있으면 안되는거아니예요?˝
˝이정도로 무슨…괜찮아.˝
˝어? 이제 점심나올시간이다. 밥먹으러 내려가요 형, 나배고파.˝
그래, 그러자 하고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린 후 다시 싱글벙글 웃고있는 녀석을 따라 병실로 내려갔다. 간암 3기라고했던가? 3기씩이나됐으면 많이 아프고 힘들텐데도 넌 웃음을 잃지않는구나, 항상 생글생글. 진짜 특이한애야….
˝어? 오예! 오늘 반찬 불고기예요. 나 불고기 진짜좋아하거든요. 형, 형침대에서 같이먹어도되죠?˝
˝내가 싫다면 안올거야?˝
˝헤헤…그건아니지만.˝
멋쩍은듯 머리를 긁적거리며 예쁘게 눈웃음을 짓고선 제 식판을 들고 쫄래쫄래 내 침대로 올라오는게 꼭 어린애같다. 넌 나없었을땐 심심해서 어떻게 살았니?
˝아맞다,형은 반찬중에 뭘 제일좋아해요?˝
˝…멸치볶음.˝
˝멸치? 으으…싫다. 멸치가 왜좋은데요?˝
˝그냥…, 누가생각나서.˝
7살. 7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일찍 아빠를 잃고난 뒤부터 나는 제나이에 맞게 살아갈수가 없었다. 아직 학교도 채 들어가지 않은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가 뭘 알았겠냐만은, 적어도 아침에 일어나 눈을뜨면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안에 덩그러니 놓인 찬밥과 멸치볶음. 그리고 ´미안해´라고 적힌 쪽지 한장으로 나는 앞으로 내가 짊어지고 살아야 할 삶의 무게가 얼마만큼인지 배우게되었으니까.
˝…! 형! 아까부터 무슨생각을 그렇게해요, 곧 밥치우는 아주머니들 오시겠다. 그 아주머니들은 좀만 늦어도 눈치주니까 얼른먹어요.˝
˝아,응….˝
표지훈이 자꾸 밥먹는데 빤히 쳐다봐대는통에 제대로 밥도 못먹고, 대충 배만 채우고선 ´나 화장실좀 갔다올게´하고 일어나려는 찰나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띈다. …엄마.
˝…지호야.˝
못본사이 더 수척해져버린 엄마의 모습에 숨이 턱 막혀온다. 괜찮다는듯 억지로 웃어보이며 응,엄마. 하고 대답하자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흘러내린다.
˝엄마 왜그래. 나 진짜괜찮아. 좀만 쉬면 금방 나아질거랬어, 의사선생님이.˝
˝엄마가…미안해 지호야…조금만 기다리고있어…푹 쉬고, 엄마 금방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지호…˝
애써 괜찮은척 씩씩하게 대답해봐도 어느새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온다. 고개를 들고 밝게 웃으며 엄마 나 괜찮아, 걱정하지마…. 하고는 멀어지는 엄마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형…괜찮아요?˝
˝아…응 괜찮아 나 잠깐 누워있을게.˝
˝…네 형….˝
얼마쯤 잠들어있었을까. 내 머리칼을 쓰다듬는 녀석의 손길에 부스스, 눈을떴다.
˝…너 뭐해?˝
˝아 형, 깼어요? 형 진짜 보기싫게말랐다. 60키로는 되요? 맨날 멸치만먹어서그런가 멸치같이 말랐네.˝
˝풉…멸치는 무슨.˝
˝…있잖아요 형, 나 여기 18살때부터 있었거든요. 처음 아팠을땐 정말 너무 힘들었었거든요? 그래도 내 옆에 항상 엄마아빠가 있어줘서 힘들어도 버틸수있었는데…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어느순간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 옆에 남아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더라고요. 죄다 바쁘다는 핑계뿐이고….˝
투둑-, 눈앞이 뿌옇게 아른아른대다 따뜻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항상 웃고있어서 몰랐는데 너도 나못지않게 많이 힘들었었겠구나. 표지훈이 내 얼굴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형이 여기와줘서 사실 좀 고마워요, 그동안 외로워도 내색못하고 아무렇지않은척하는거 너무 힘들었거든…좀 이기적인가? 암튼 형, 내가 형한테 힘이되줄게요. 우리…같이 힘내요.˝
˝…그래…그러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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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제가 생각해도 분량 너무 적네요ㅠㅠ 학교다니면서 쓸려다보니까 시간이 너무..흡.... 분량 적어도 이틀에한번씩은 꼭 글 올릴수있게 노력할께요♥
아근데 이번편 너무 우중충하다ㅋㅋ그쵸 다음편부턴 달달해집시다 피!코!행!쇼!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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