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영화관 알바 썰로 왔던 쓰니임 기억하려나 모르겠네 ㅠㅠ
잊지 말아 줘... 오늘은 더 흥미진진하단 말야... (영업)
저번에 내가 전정국이라는 신입 남자 분 썰 풀었었는데
베이비 시트 가지고 투닥댄 것까지 썼었나????? 아 그런 것 같음 ㅇㅋ
그렇게 같이 청소하고 나와서 계속 같이 일하고 이것저것 알려 주다 보니까 한 두세 시간쯤 지남
사람들이 좀 많이 왔다 가서 쓰레기통도 가득 차려고 하길래
이 참에 이거 비우는 법도 알려 줘야겠다 하고 내가 먼저 쓰레기통 가서 본 다음
정국 님! 하고 오라고 손짓 함
얇은 게 나 굵은 게 신입
정국 님 이 포지션 하다 보면 쓰레기통도 비워야 돼서 알려 드릴게요
지금 이렇게 보면 쓰레기가 많이 찼죠? 그럼 이 쓰레기 봉투로...
하면서 이케 이케 알려 줌
눈 초롱초롱 빛내면서 내가 설명해 주는 거 듣는데 아이컨택 쩌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쓰레기통 비우는 법 알려 주는 건데 왜 내 눈을 그렇게... 혹시 내가 쓰레기라...?
그냥 진짜 별거 없어요 이렇게 봉투 바꿔 주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이제 원래 봉투는 아래층에 놔야 되는데 지금 시간 괜찮으니까 아예 지금 놓으러 갑시다
네 그거 저 주세요
이 사람은 남의 손에 뭘 들려 있는 걸 못 보나 봄
베이비 시트 때도 그러더니 내가 낑낑거리면서 쓰레기 봉투 하나 바닥에 끌면서 들고 있으니까 뺏어가려고 함
(이거 내숭 아니고 쓰레기 봉투 진짜 엄청 커서 그래 내숭 ㄴㄴ 쓰레기 가득 차면 왕 무거움)
아녜요 괜찮아요 ㅎㅎ (속마음은 들어 주세요였다고 한다)
무거워서 낑낑거리시는데 뭘... 그리고 이거 바닥에 쓸리면 봉투 안 터져요?
어유 그러게요 터지면 안 되니까 이번 한 번만 들어 주세요 ^^ 절대 무거워서 그런 거 아닙니당 ^^
내가 마지막 말 뱉자마자 나 쳐다보면서 막 웃더니 그 신입이 ;;;;;;;;;;;;;
-미리 심쿵 주의-
한손으로 내가 봉투 쥐고 있던 손 잡고 편 다음에 다른 손으로 그 봉투 가져감 ㄴㅁ이ㅏ험;ㄴ어아ㅓ
그냥 달라고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이렇게 가져가는지 아시는 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죽으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장 마비로 죽으라는 건가ㅏㅏㅠㅠㅠㅠㅠㅠ
어디로 가면 돼요?
엘리베이터 저거 타고 내려가면 돼여...
네 천천히 오세요
하고 성큼성큼 걸어서 가는데 뒤에서 보니까 쓰레기 봉투 든 팔뚝에 힘줄 솟아 있음 미친 듯
나는 무거워서 질질 끌면서 다녔는데 무겁지도 않은지 한손으로 번쩍 들어서 거의 천장이랑 닿을 기세로 감
그래요 좀 뻥이에요
암튼 진짜 그게 뭐가 무겁냐는 듯 들고 가볍게 걸어가는데 심장이 발끝까지 떨어졌다가 올라옴
잠깐 멍 때리고 있다가 정신 차리고 뒤따라서 엘리베이터 타러 감
그분은 이미 엘리베이터 탔고 빨리 와요 하면서 문 잡아 주는데 참나 ;; 이젠 하다 못해 문 잡아 주는 것까지 설레네 ;;;
그렇게 놓아야 하는 자리에 놓고 오고 입장 받을 시간이 다 돼서 같이 또 일하러 감
그러다 퇴근 한 40분 정도 남겨 놓고 시간이 비길래 매표랑 매점 있는 곳 내려갔음
원래 이렇게 시간 빌 때는 내려가서 도와줘야 함!
같이 내려갔는데 나는 신입이랑 좀 얘기해 봤어도 다른 사람들은 이분이 오늘 처음 나온 거니까 인사만 했잖음?
그래서 내려가자마자 서로 어색하게 인사하고 형식적인 안부 뭐 오늘 어땠어요? 일 할 만해요? 이런 거 물어보고 있었음
근데 뜬금없이 장난기 많은 나랑 좀 친한 오빠가 나 놀린답시고 나 가리키면서 신입한테
얘가 잘 가르쳐 줬어요? 얘 완전 악덕 선생님으로 유명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입들 군기 반장이에요
하면서 뻥치는 거임 ㅡㅡ 내가 성질 나서 죽는다 하고 그 오빠한테 주먹 날리는 시늉 하고 있었음
나는 신입 반응 기대도 안 함 그 전에 나한테 32살인 것 같다고 한 사람이기 때문에 ㅎ 맞다고 악덕이라고 맞장구 칠 줄 알았지
그
러
나
진짜 친절하시던데요 일도 되게 잘하세요 쪼그만 손으로 야무지게 척척 잘하시던데 ㅋㅋ 그쵸?
하면서 고개 틀어서 날 바라봄...........
순간 왠지는 모르겠는데 다 일동 정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굳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빛 그렇게 하지 말라고여 ㅠㅠ 설레니까
나머지 사람들은 나보다 더 굳어서 잠깐
????? 이거 뭐임???? 쪼그만 손????
이 표정으로 있다가
훠우~~~~~~~ 영화 솔로 탈출각? 이러면서 다 장난 침
영화관 알바끼리 사귀는 경우가 진짜 많아서 뭐만 하면 잘 엮는데 우리가 딱 좋은 먹잇감이 된 거였음
솔직히 좋았는데 티 안 냄 ㅋ 힝 ㅋ
아 하지 마 ㅡㅡ 뭐래 ㅡㅡ 하고 빨리 자리 옮겨서 신입한테 매점 일이나 알려 줄까 하고 이리 오세여 ㅡㅡ 하려고 그분을 딱 봤는데
벽에 등 기대서 팔짱 끼고 바닥 보면서 눈 내리깔고 씨익 웃고 있었음
짜증 나게 그러는 것도 멋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외모의 힘이란
집요하게 끝까지 영화 정국 사내 커플 가나요~~~ 하면서 웃고 있는 무리들 싹 다 무시해 준 다음
열심히 신입 분 일 가르쳐 주다가 퇴근할 때 돼서 퇴근 찍고 사람들 다 모임
우리가 끝나고 매점에서 뭘 자주 사 먹어서 그날도 뭐 사 먹을 거냐고 묻고 있었는데
누가 정국 님도 뭐 먹고 가세요! 했음
근데 왜 그 소리 듣자마자 날 쳐다보는 거??
나 보면서
그러죠 뭐
아 ㅎ 나 원래 오늘은 그냥 가려고 했는데 오징어라도 사 먹어야겠다 ㅎ 하고 옷 갈아입으러 여자 남자 갈라짐
옷 갈아입는데 동기들이 자꾸 그 신입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다 사귀어라 내가 엮어 준다 뭐다 하길래
역시 그렇지? 이 매력 오또켕 >_< 했다가 신고 있던 구두로 맞을 뻔함
옷 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매점 앞에서 모였는데
그 신입... 사복 간지... 입을 못 다물었음...
회색 후드티에 블랙 스키니(그것도 내가 딱 좋아하는 핏 너무 달라붙지도 않고 너무 헐렁하지도 않은!@!!!!!!!!!!!!!)에
검정 지갑 들고 이쪽 보면서 웃는데 역시 패완얼 패완몸이라는 걸 뼈 저리게 느낌
사실 저 코디가 엄청 신경 쓴 코디도 아니잖음????? 그치???
헐떡이는 심장 부여잡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가서 나는 오징어 먹을 고양 ㅋ 함
다들 엄청 다양한 거 먹음 뭐 프레즐 팝콘 음료수... 근데 그 신입은 나랑 똑같은 오징어 먹는다 함
다 같이 가서 왁자지껄 주문하고 왜냐면 다음 타임 사람들도 다 친한 사람들이니까
각자 자기 거 기다리는데 오징어는 구워야 돼서 좀 오래 걸림
그래서 나랑 신입만 오징어 굽는 기계 근처에 서 있었음
하염없이 구워지는 내 오징어만 보고 있는데 신입 분이
영화 님
네?
여기도 사람들끼리 단톡방 있죠
아 네!
저 그거 초대 좀 해 주세요
네 근데 저 정국 님 카톡에 없는데...
네 핸드폰 주세요
하더니 내 손에 있는 핸드폰 거의 강탈하듯 가져감 그리고 비어 있는 내 손에 자기 핸드폰 쥐여 줌
영화 님 번호도 주세요
이렇게 번호까지 따게 되는 건가 ^^ 첫날 진도가 너무 빠른걸... 야레야레 하면서 번호 입력해 줌
그냥 아예 지금 초대해 드릴게여
네 감사합니다
초대하고 오징어가 딱 나왔길래 맛있게 둘이 냠냠 다 같이 모여서 냠냠 하다가 헤어짐
다 같이 나가면서 신입 분 어디 사는지 고맙게도 누가 대신 물어봐 줬는데 나랑 같은 방향이었음
어머 이렇게 둘만 남아서 같이 가는 건가 부꾸러웡 ㅠㅠ 하고 있었는데 같은 방향인 사람이 두 명이나 있다는 걸 알게 됨
솔직히 좀 절망스러웠음 ㅎ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같은 버스 탔고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제일 먼저 내림
인사 다들 ㅃㅃ 하고 집에 도착해서 화장 다 지운 채로 자연인의 상태로 침대에 벌러덩 누워 있는데
카톡! 울리길래 어휴 또 누가 하트 요청하는 거야 별 기대 없이 미리보기로 봄
근데 이름에 전정국 뜨는 거임
영화 님
엥 뭐지? 아까 단톡 다 초대해 줬는데 뭔가 싶어서 빨리 답장함
네?
집에 잘 들어갔어요?
미친 대미친 지금 내 안부 물어보는 거? 단톡 초대 말고?
ㅋ 짜식 ㅋ 나 맘에 들었구나 행복한 마음으로 답 보냄
네 지금 자연인 상태로 쉬는 중~ (뒹굴뒹굴 이모티콘)
정국 님은요?
저도 잘 들어왔어요
오늘 저 가르쳐 주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니에요 뭘 고생까지야 ㅎㅎ
정국 님이야말로 고생 많으셨어요 첫날인데
첫날이라 그런지 재밌었어요
영화 님도 재밌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계속 카톡이 이어짐
아나 진짜 이러다 사귀는 거 아닌가 몰랑 김칫국 한 사발 흡입하는데
갑자기 신입이 뭐라고 보냈는 줄 앎?
다음 편에 공개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대한 빨리 써서 돌아오겠음 기다려 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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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망상은 날로 늘어만 갑니다
진짜 이런 알바생 들어오면 저 진심으로 한 달치 월급 받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막상 그 상황 닥쳐 봐야 알겠지만 ㅎ ((((((내 월급 소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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