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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피아노 포엠 - 달의 정원에서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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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꿈에서 나는 하루 종일  뿌연 안개 속을 헤맸다. 그것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히 뭔가 더 있었는데'하고 떠올리려 해봤자 내 머리만 아파올 뿐이었다.


"종인아, 무슨 생각하고 있어?"


저 한마디에 다시 생각을 접고 현실로 돌아온 나는 손바닥에 이유모를 땀이 느껴졌다.

찝찝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나는 다시 작업실에 엉망진창으로 놓여있는 그림을 하나둘 정리하며 전시에 내걸, 아직 정하지 못한 마지막 작품을 찾기 시작했다. 한 점 만 채우면 전시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그려왔다. 먹고 살기 어렵다는 회화답게 동기들 중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이 미술학원 선생님 등 돈을 벌기 위해 다른 길을 선택했다. 나는 운 좋게도 작품 한 점이 엄청난 호평을 받아 반짝 뜬 작가였다.

단지 운이 좋을 뿐이었다.


한참이고 그림을 뒤적거리던 중, 구석에 뽀얗게 먼지가 쌓인 이제는 기름내조차 나지 않는, 여러 그림들 사이에서 꽤나 오래된 듯 한 유화 한 점이 보였다.

그냥 다른 그림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똑같은 그림 한 점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나의 시선은 자꾸만 그리로 향했다. 혹여나 실수로 그림을 훼손할까 조심히 먼지를 털어낸 나는 그림을 보며 허탈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냥 비오는 풍경을 그린 풍경화 한 점일 뿐이었다. 내가 언제 이런걸 그렸나 싶다. 가랑비? 이슬비?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얕은 빗줄기가 그림 속에서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이 그림은 뭐야? 처음보네."


같이 그림정리를 돕던 경수가 가만히 그림을 보던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나도 뭔지 모르겠어.


"내가 그린 게 맞긴 한데……."


분명 그림에 남겨진 저 서명은 자신의 것 이니까.

하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서 저런 그림은 없었다. 그저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지는 풍경일 뿐.


그런 그림 신경 쓰지 마 얼른 정리하자. 나 이 그림으로 할래. 응? 이거 전시할 거야.......정말? 응.


나는 이 풍경화를 전시회에 걸 마지막 작품으로 결정했다.

그저 가슴이 시킨 일이였다.




그림 정리를 마친 뒤에도 먹먹한 기분은 그대로였다. 밥을 사주겠다고 몸 상한다며 잔소리하는 경수를 뒤로하고 무작정 집으로 돌아왔다. 그냥 그림이 그리고 싶었고, 그림을 그려야 할 것 같았다.

무작정 캔버스를 이젤 위에 올려놓고 붓을 들었다.

한참이고 붓질을 하던 중 캔버스의 한 지점에서 나는 전혀 손을 댈 수 없었다.


내가 그리던 건 지금에서야 떠올린 꿈속의 소년 이였고

그 소년의 얼굴은 전혀 기억나지 않으니까.



내 이름은


이름이 뭐야?




신경질 적으로 붓을 내려놓고, 기름으로 붓을 닦은 뒤 미완성인 그림을 보며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이대로 자버릴까. 자면 꿈에서 그 소년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나도 모르게 정말 잠이 들고 말았다.


이번에도 꿈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름이 뭐야. 이름이.


저 멀리 또 소년이 보인다. 이번에는 낯설지 않다.


너 이름이 뭐야 좀 크게 말해봐.


준-


준? 뭐?


준면! 김준면!


김준면 내 이름은 김종인.


알아!


어떻게 알아?


그건



삐비비빅- 귀에서 낯익은 알람이 들린다. 아무래도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바닥에서 자버린 것 같다. 하지만 바닥에서 잤다는 것 보다, 제 시간에 울려버린 알람한테 화가 났다. 꿈속의 소년에게 중요한 말을 못 들은 것 같아서.

이번에도 역시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답답하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모자란 글 들고 왔습니다. 분량이 좀 적네요^^;;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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