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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첸] 런웨이 k
W.홀리데이

 

 

 

 

큰일이다. 또 없어졌다.

런웨이 오픈까지 30분이 채 남지 않았는데, 이 놈의 모델은 또 사라지셨다. 그것도 메모 한 장 없이.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무슨 범인이라도 된 것 마냥 자기가 앉아있던 화장대 앞에 정말 알아볼 수 없는 악필로 자신이 있을 곳을 휘갈기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쌩하니 사라졌다. 종대씨, 얼른 좀 찾아봐요! 스탭들의 말에 종대는 그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미치겠네, 어떡하지? 화장실에는 이미 다녀왔고, 옥상에는 그 사람이 갈 리가 없었다. 편의점? 아닌데, 한국말 하기 귀찮다며 제게 잔심부름을 다 시키던 그였기에 마트에 있을리도 없었다. 크리스가 1번이라 제일 처음을 장식해야 하는데, 처음을 장식 할 모델이 사라져 버리니 백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크리스를 찾지 못한 죄로 매니저인 종대만 죽어났고.

 


"아, 빨리 좀 찾아 오라니까! 멀뚱히 서서 뭐 해요?"

"으아, 네! 잠시만요!"

 


스탭의 호통에 종대가 허겁지겁 뛰쳐 나갔다. 보나마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1층 남자 화장실은 물론이고, 혹시나 해서 여자 화장실도 기웃거렸지만 헛수고. 비상구 계단을 아무리 뒤져봐도 190의 장신인 남자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무대 전 까지 약 10분이 남은 상황에서 종대는 울고 싶었다.

 

매니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이 아니라 모델이라서 매니저 일이 훨씬 쉬울거라는 말에 현혹되어 무작정 이력서를 냈다. 크리스의 매니저 일을 시작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은 정말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 온 것 치고는 한국말을 꽤 잘 했기에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고, 같이 길을 지나다니면 크리스를 알아보는 사람은 있었지만 졸졸 따라붙는 팬은 거의 없어서 생각보다 관리가 쉽다고 생각해 나름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가졌었다.

 

근데 이게 뭐야. 잦은 해외 출장은 물론이고, 런웨이가 있기 며칠 전 부터 크리스는 신경에 날이 서 있어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다. 덤으로 크리스는 런웨이 오픈 30분 전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기 때문에 그를 찾아 오는 건 전부 매니저의 몫이었다.

 

이 건물에 뒤질 수 있는 곳은 다 뒤져봤지만 크리스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넉넉잡아 15분 가량 남았지만 그 사이에 또 이 건물 안을 둘러보기란 쉽지 않았다. 내일 사직서라도 낼까…. 종대는 비상구 계단에 걸터앉아 "매니저" 라고 씌여져 있는 목걸이를 부채삼아 제 얼굴에 바람을 부쳤다. 잡히기만 하면 진짜, 흠씬 때려줘야지. 얼굴만 빼고.

 


"종대, 여기서 뭐 해."

 


아? 순간 제 목에 닿는 차가운 무언가에 종대가 몸을 움츠렸다. 큰 손, 긴 다리, 그 끝에는 크리스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허얼. 진짜, 어이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 종대가 멍하니 크리스를 돌아보자 그는 씩 웃으며 종대의 이마에 음료수를 꾹 가져다 댔다. 어디 아파? 크리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종대의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음료수 캔을 얹어두고 옆 계단에 걸터 앉았다. 종대가 흠칫 움직이자 음료수 캔이 떨어져 그대로 계단을 굴러 내려갔다.

 


"뭐야, 음료수 굴러 갔잖아."

"아니, 지금 그게 중요…."

"음료수 싫으면 말로 하지. 아이스크림 좋아해?"

 


뻔뻔해도 저렇게 뻔뻔 할 수가! 종대는 순간 화가 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비상구 문에 부딪힌 캔을 집어들어 크리스 쪽으로 소심하게 던졌지만 크리스는 아랑곳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종대를 따랐다. 오던 말던, 내 알 바 아냐! 크리스가 뒤에 졸졸 따라오는 게 느껴졌지만 종대는 일부러 무시한 채 백스테이지로 향했다. 런웨이가 임박한 스테이지 뒤에서는 급하게 크리스를 잡아다 앉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과 헤어 아티스트들이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크리스의 집으로 가는 동안 종대는 말이 없었다. 원래라면 크리스 진짜 멋있더라! 너두 네가 멋있는 거 알지? 와, 진짜 앉아서 보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하더라니까? 짱이야, 진짜! 등의 온갖 말을 꺼내며 아부를 떨어 댈 터인데 오늘따라 조용한 게 크리스는 마음에 걸렸다. 저기, 종대, 하고 입을 열어 봐도 종대는 묵묵부답이었다.

 

종대도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다.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를 못 하고 계속 안절부절 하는 게 맘에 걸렸지만 그래도 오늘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매번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성격 좋고 순한 종대일지라도 참을 수는 없었다.

 


"크리스, 할 말 있어."

"할 말? 뭔데?"

 


드디어 입을 연 종대에 크리스는 꽤나 반가운 눈빛이었지만 종대의 표정이 밝지 않은 걸 보고 저도 따라 입이 굳었다. 할 말이라고 해 놓고 어디 때리는 건 아니겠지, 싶었지만 종대가 그렇게 못된 사람이 아닌 걸 잘 알기에 크리스는 말 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

 


"너어,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나 매니저 그만 둘 거야. 매번 너 찾으러 다니기도 힘들구, 또…. 음, 심부름 시키는 것도 귀찮구. 내가 매니저지, 네 봉은 아니잖아? 어, 또…."

 


차마 모진 말을 할 수 없어서 눈을 내리깔고 말을 이어가던 종대는 멈칫했다. 어어, 그러니까…. 그게…. 크리스의 얼굴이 코 앞까지 와 있었다. 말 해 볼 테면 말 해 봐라, 이런 식이었는지 제 얼굴을 쥐고 코를 맞대고 있는데 종대는 그냥 입술만 꼬물거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또 뭐?"

"어…. 그…."

"한 번만 더 매니저 그만 두니 어쩌니 해 봐. 혼난다."

 


크리스의 손이 종대의 얼굴을 놓아주자 그제서야 숨을 내 쉰 종대가 멍한 눈으로 크리스를 올려다 봤다. 늦었다, 들어가. 큰 손이 쓸고 간 종대의 정수리는 갈색 머리칼이 잔뜩 헝클어 져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종대의 입에서 계속 피식피식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간만에 목욕까지 하고 나온 크리스는 징징거리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발신자가 종대로 되어있는 문자 한 통이었다. 이 시간에 웬일이래. 크리스는 문자를 확인하던 순간 입에 있던 맥주를 그대로 뿜어버렸다.

 

-실장님! 저 크리스 매니저 하기 잘 한 것 같아요^^. 다음 주에 출근 해서 스케줄 받아 갈게요!-

 

 

 

클첸 말구 홈에서 다른 커플링도 연재 할 예정이예요

많이 찾아주세요ㅠㅠ

[EXO/클첸] 런웨이 K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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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귀여워요!ㅠㅠ달달한 모델물이라닝!매니저와 모델이라닝!취향저격 빵야빵야입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으허휴ㅠㅠㅠㅠㅠ 모델 크리스에 매니저 종대라니!!!'!!!!!ㅠㅜㅜㅠㅠ 좋네요ㅜㅜㅜㅠㅠ 으아ㅠㅜㅠㅠ 마지막 종대문자..^^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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