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조각글 3개
36.5 |
표지훈 이태일
*
-형 어떡해요. 저 좀 늦을 것 같은데. 출발했어요? 응. 나 이제 곧 도착인데. -진짜 미안해요. 내가 늦을려고 그런건 아닌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어떡해요 진짜 미안해요. 괜찮아.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 있을께. -그럼 제가 도착하면 연락줄께요. 진짜 미안해요. 형 사랑해요! 으응. 빨랑 오기나해.
았다. 빨개진 코끝을 만지며 광장을 둘러보니 지훈과의 첫데이트가 생각이 난다. 사귄다는 이유로 조금 어색해져서 말도 더듬고 손을 잡기까지 참 오래걸렸던 표지훈이었 지 아마. 영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 의지하고 지냈던게 벌써 일년째라니 감회가 새롭다. 이 광장의 많은 커플들 중 하나가 되어 손도 잡고 키스도 하고- 한국에서는 시도도 못해볼 일들이지만 영국이라는 개방적인 곳에 있다보니 모든게 자유롭고 자연스러웠다. 지이잉-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형 저 도착했는데 지금 어디에요? 나 여기 광장 시계탑. -어디 들어가 있는다면서요. 어 저깄다. 형 보여요. 금방 가요!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표지훈이 입구에서 손을 흔들며 뛰어온다. 태일도 가까이 오는 지훈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오자마자 자신을 꼭 안아버리는 지훈이 라 뻘쭘해진 손을 지훈의 등뒤로 옮겼다.
왜 추운데 여기있어요. 미안해 죽겠잖아요. 그냥. 옛날 생각나고 좋잖아. 그리고 너 많이 미안해하라고. 으이구 이태일 진짜. 그렇다고 이렇게 얼굴이 빨개졌는데 계속 여기 있어요? 기다리게 한 것도 이렇게 미안한데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태일을 품에서 떼어놓은 지훈은 자신의 목도리를 풀더니 태일에게 둘러줬다. 이거 하고 있어요. 귀빨개진거 봐. 진짜 마음아프다.
오글거리는 소리 자꾸 할래? 그리고 너도 춥잖아. 난 장갑있어서 괜찮아. 장갑이랑 목도리가 같아요? 그냥 둘러줄때 군말 말고 해요. 전 형보다 키도 크고 등치도 커서 이런 추위 별거 아니에요.
게 웃는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아니 그냥 내 선물.
* |
| 그쯤에서 해 |
우지호 표지훈
*
있는건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왜 불러, 할매.
칠대로 거칠어진 손을 꼭 잡고 고개를 푹 숙였다.
... 할미가 미안해... 할미가 미안해... ...
하지말라고 해야되는데, 그런 소리는 입에 담지도 말라고 해야되는데 눈물이 올라와서 흐느낌밖에 나오질 않았다. 아랫입술을 아무리 짓이겨봐도 교복바지 위로 뚝뚝 떨 어지는 눈물은 멈추질 못했다.
*
잠든 할머니를 두고 병원밖으로 나왔다. 돈이 필요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제일 먼저 생각난건 아직도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그 새끼 전화번호라는게 역겨웠지만 끝내 쓰레기 더미로 훌훌 던지지 못했다. 참 타이밍도 엿같네. 당장 필요한 입원비에 다음학기 수업료도 못낼 처지가 되버렸으니 떨리지도 않는 손으로 종이에 적혀있는 숫자를 핸드폰 자판 위로 꾹꾹 눌렀다. 하지만 통화버튼에서 주춤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심호흡을 하고 누른 통화버튼 뒤로 그가 안받길 내심 바랬지만 몇번 신호가 가더니 이내 역겨운 말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 -누구야. 말 안하면 끊어버린다. 자 잠시만.. -뭐야 표지훈? 그 후로 평생 안볼 것처럼 말하더니 왠일이시래? 그게... -말 똑바로 안하면 끊는다. 왜 돈필요해? ...어 -졸라 거지새끼가 그럴 줄 알았어. 너 같은 놈들은 뻔하지.
도 기어코 뒤집혀서 참았던 눈물이 닭똥같이 뚝뚝 흘러내렸다. 아직도 팔과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아 움직일 수 없었다. 역겹다. 그리고 너무 무섭다. 하지만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돈을 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걸 나는 뼈저리게 알고있었다.
길이라 쉽게 걸어 올 순 없었지만 결국 도착해버렸다. 무서웠지만 다시 당당해져서 '등칫값은 해야지 표지훈'이란 생각으로 벨을 누르고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스윽 문이 열리고 다신 보고 싶지 않았던 우지호의 얼굴이 날 마주했다. 말없이 문만 열어주고 다시 안으로 들어간 그를 따라갔다. 그는 소파에 척 앉아서 따라 들어온 날 올려봤다.
얼마 필요한데. 너 얼만데. 많이... 많이 필요해. 너한테 많이는 나한테 많이가 아니야. 아직도 몰라? ...
않고 두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벗어. ... 안들려? 벗으라고.
* |
제목없음 |
안재효 우지호
*
재효는 자신의 집에 와서 엄마처럼 설거지를 하고 있는 우지호의 등짝을 보려니 현기증이 났다. 왜 이렇게 등빨은 죽이고 난리인지.
재효형. 왜. 나 쳐다보고 있죠? 다 느껴진다구요. 내가 아무리 멋있어도 그렇지.
재효는 부엌의자에 앉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니 전혀. 못생긴 우지호 김칫국 마시지마. 그 말에 살짝 토라진 지호는 피-하고 입을 쭉 내밀더니 설거지에 열중했다. 안 고 싶다. 토라진 그 표정,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 하는 뒷모습 그리고 우리집에 홀로 와있는 우지호. 재효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지호를 만지고 싶었다. 그것도 사랑스럽 게. 우지호는 행동 하나하나마다 재효를 미치게 했다. 지호의 뒤에 앉아 혼자 고뇌를 거듭하던 재효는 벌떡 일어나 지호를 뒤에서 안았다. 심장이 미친듯 뛴다. 피가 한곳 으로 모인다.
아... 형;;
지호가 당황한듯 재효를 불렀다.
거기.. 느낌 난단 말이에요. 아..;; 진짜. 뭐 어때.
재효는 간단하게 대답을 마치고 지호의 티셔츠를 벗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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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꺼는 예~전 익연에 짧은 답글로 달아줬던 거시라 많이 짧아요.
작가는 피코러지만 우표도 거리낌 없는 올어
수위마크 못달아주는 고자라 미안해요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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