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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llharmonic orchestra(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 어린 소년은 얼마나 큰 상처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소년이 감당할 수 있는 상처이긴 할까. 상처가 이미 소년을 잡아먹어버린 것은 아닐까. 
 여느때처럼 바이올린을 키는 소년의 새하얀 손이 흔들리기 시작했던건, 어느순간 소년이 꾹 잡고있던 바이올린 현이 예전처럼 떨리지 않는 것이 보였던건 언제부터였을까.
'나 아파요. 힘들어. 죽을 것 같애.'하고 말하고 있는 소년의 손을 그의 바이올린이 '아직은 아니야.'하고 잡고 있는 것만 같아 보였다.
소년은 여전히 나를 슬프게 한다. 처음들었을때 내게 충격을 안겨준 그 연주와 같이.
소년의 연주는 여전히 완벽하다. 슬프게도.





2009年 05月 17日
따스한 봄날 세베스 강당에서

the pillharmonic orchestra의 단원을 모집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1명.


-안녕하세요. 


하얀 A4종이에는 sehun oh라 적혀있는 짧은 이름과 증명하진 하나. 그리고 간단한 인적사항이 전부였다. 이게 전부야? lay 니가 1차로 다 골라냈잖아. 그런데 콩쿠르 입상은녕 아무 것도 없는걸. 투정부리듯 중얼거리자 lay가 대답했다.

"베오르가 특별히 넣은 걸로 알고 있는데."

뭐? 베오르가? 어린 소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한번 더 pr종이를 보았다. 91년생이면... 19살, 저 소년을 베오르가 특별히 뽑았단 말이야? 이유는? 왜 너한테만 말한거야? 궁금증이 가득한 말만을 쉴 새 없이 내뱉자 lay는 웃음 섞인 한숨을 내뱉았다.

"일단 들어 보자고, 나도 잘 모르니까."

lay가 팔을 살짝 들어 연주를 시작해도 좋다는 사인을 보냈다.


소년은 텅빈 표정으로 자신의 손에 들린 바이올린을 한 번 쳐다보더니 목언저리에 가져다댔다.
소년의 나이와는 맞지 않는 공허한 표정이었다. 순간 저런 표정을 짓는 소년이 궁금해져 어린나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하고 생각하려는 찰나 소년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나는 어떤 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았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소년의 바이올린은 해일과도 같았다. 평화로이 해변가를 걷고 있던 내 시야를 예고도 없이 가득채워버린 해일은 아무런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저 온 시야를 가득 채워버린 눈 앞의 해일을 바라보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그렇게 소년은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덮치고 쓸어버렸다. 6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소년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소년의 바이올린에 잠식당했다.

우리는 소년의 연주가 끝나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모든 지원자들에게 했던 "연락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건냈을 뿐이었다. 오늘 지원자들에게 수도 없이 말했던 저 말은 아무런 의미를 담지 않은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소년에게 건낸 말은 달랐다. '당신을 꼭 우리 오케스트라에 데려오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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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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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게 모야... 이끌리듯 들어왔는데 브금과의 매치보소... 이건 진짜 대작의 스멜...ㅎ... 비회원이지만 댓글 남겨여... 그나ㅈㅓ나_나도_잠식_당할_기세.txt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저장용님의 글도 해일같네요..S2 예상치못한 대작의 향기..킁킁!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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