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my soul
![[인피니트/현성] 음악 속 나와 나는. 中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f/5/4f5f6d4772a297ce4abe5cb3509fcc23.jpg)
"제 20회 서울 국제 피아노 콩쿨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상은 나중에 발표되오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피아노 콩쿨이 모두 끝났음을 알리는 안내음이 들렸다. 무대가 텅 비어 지고, 심사위원들은 심사숙고 하며 채점을 하고 있었다. 대기실에서는 두 남자가 서로 인사를 나누는듯 보였다. 하지만 두남자의 맞잡은 두손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상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며 웃는 남자가 손을 맞잡고 있는 상대 남자에게 살갑게 말을 걸었다.
"김성규씨, 좋은 음악 들려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
"제 이름은 남우현입니다. 당신의 열렬한 팬이예요."
"..아, 네.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 부탁드릴게요."
"..네."
"그럼 나중에 또 뵈었으면 좋겠네요, 혹시나 모르니까 연락처 드리고 갈게요."
"...네"
명함을 건네는 남자는 여전히 웃으면서 대했으나, 받는 사람은 왠지 모르게 표정이 좋지 않았다. 명함을 받으며 언제 꼭 연락드릴게요. 라는 말을 남겨두고는 뒤를 돌아 대기실을 나갔다. 등을 돌아 나가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서있기만 했던, 그 남자는 곧이어 웃음을 터뜨리고는 대기실을 나갔다.
"귀엽네. 김성규."
대기실 안에 반쯤 차있던 물병은 어느새 새 물병으로 바뀌어 대기실 쇼파위에 예쁘게 올려져 있었다.
대기실이 따뜻해졌다.
copyright. 강작
"김성규씨, 좋은 음악 들려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얼굴을 숙이고선 악수를 받던 나는, 위에서 들려 오는 소리에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눈 끝이 살풋 접혀져 웃는 그의 얼굴이 퍽 이뻤다.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그런 얼굴을 하지 못하는게 너무나도 비참해졌다. 웃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다시 울리는 저음에 목소리에 얼굴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제 이름은 남우현 입니다. 당신의 열렬한 팬이예요."
놀랐다. 내 팬이었다니. 사실 그냥 내게 예의상 뱉은 말 일수도 있지만, 기분은 굉장히 좋았다. 뭐 누구든지 칭찬을 받게 되면 기분이 좋은것 처럼. 나도 그런것 때문에 기분이 좋은것이라 생각되었다. 나에게 대답을 바라고 하는 말 같아, 나도 화답을 했다.
"..아, 네. 감사드려요"
내 목소리가 들리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우현은.
"앞으로도 좋은 음악 부탁드릴게요."
라며 또 다시 웃는 것이 아닌가. 아아, 너무나도 이쁘다. 어떻게 저렇게 이쁘게 웃을수 있지. 만약 저 남자랑 같이 있게 되면 나도 저렇게 웃을 수 있나? 궁금증이 생겼다. 만약 내가, 만약에 내가 저 남자를 계속 보게 된다면.
"...네."
그렇게 된다면야.
"그럼 나중에 또 뵈었으면 좋겠네요, 혹시나 모르니까 연락처 드리고 갈게요."
계속 슬프지만은 않을것만 같아, 아마 계속 좋은 음악을 하지 않을까. 저 남자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있지 않을까.
내가 행복해 질 수 있지 않을까.
"...네."
계속, 계속 만나고 싶다.
**
역시 콩쿨의 우승자는 나였다. 박수소리가 점점커지며 내가 단상위에 올라가자 꽃다발과 함께 상을 주며 축하한다는 아주 식상한 말을 나에게 건넸다. 상을 받고 나서 감사의 의미로 객석을 향해 다시한번 인사하자, 앞에 앉은 남우현이 눈에 띄였다. 아까 봤던 그 환하디 환한 웃음을 보여주며 두손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내 눈과 마주치자 입모양으로 무얼 말하는데, 뭐지.
"잘"
남우현의 두툼한 입술이 작게 벌어지며 아까의 음성이 귀 옆에 생생히 들리는 것 같았다. 콘서트 장안에 웅웅히 들리는 박수소리는 이미 남우현이 입을 벌리고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점점 사라지고 나는 오직 남우현의 입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했"
첫번째와 두번째 단어가 내 귀에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모양을 보며 어떤 말인지 추측을 하던 나는 내표정에 남아있던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안그래도 내 무표정이 점점 더,
"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생소한 느낌이 눈 앞에 다가와 나를 흔들어 놓는 기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요"
난 그때 눈물을 흘렸을까.
'잘했어요'
그의 목소리가 크게 공명이 되어 머릿속에 가득히 울려 퍼졌고, 내 눈은 눈물로 인해 따끔거려 눈을 뜰 수 없었다. 물론 쪽팔림도 한 몫하긴 했다. 그저 눈을 꼭 감고는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한번도 상을 받고 운 적이 없었던 나는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마 이 콩쿨을 보러 온 사람들조차 내가 이 크지도 않은 콩쿨에서 상을 받았다고 울 이유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되었다.
어째서 내가 운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눈물때문에 감고 있었던 눈을 갑자기 남우현이 보고 싶다는 마음에 잠시 눈을 떳지만, 내 앞에는 얌전히 앉아있던 남우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나에게 혼란을 주듯 텅 빈 빨간 의자만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가슴이 그 의자 만큼이나 텅 빈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 아파. 눈이 아프다. 아, 마음도 아프다.
"왜 울어요, 울지마요."
앞에서 보지 못했던 얼굴이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로 들리니 고개를 돌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내 어깨를 감싸올려 자신의 품에 안정되게 기대게 하는 동작이, 괜찮냐며 다정하게 물어오는 중저음의 톤이, 등 가득히 닿아오는 남우현의 체온이.
내 마음을 동글동글하게 깎아놓았다. 무언가 가슴 깊이 차오르는 만족감에 털썩- 남우현의 어깨에 기대 몸을 편안히 했다.
기분이 몹시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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