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로봇 0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a/6/ea6bf93bef883f4f3a640ed9af0f6499.jpg)
너무 늦었나요ㅠㅠ
급하게 쓰다보니 뭐가 뭔지....ㅁ7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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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03 |
[블락비/피코] 로봇 03
추억이라는 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막대한 것이라는 거.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도 없다는 거. 자신이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저 로봇이 과연 우지호를 대신해줄 수는 있는지, 지훈은 혼란스러웠다. 목도리를 푹 얼굴을 묻힌 채 벤치에 앉아 제 옆자리에 앉으라는 듯 탁탁 치는 지호에 몸을 옮겨 엉덩이를 붙이는 지훈. 눈을 느리게 끔뻑대던 지호는 졸린 지 제 눈을 비빈다. 졸려? 지훈의 물음에 지호가 고개를 저으며 몇 번 다시 눈을 끔뻑댄다. 혹시 배터리가 부족해서 그런건가…, 라는 생각에 미친 지훈이 미간을 좁히는데 지호가 넌지시 물어온다.
" 추워? "
" 아니. "
" 난 추워. "
로봇은 추위 못 느끼잖아. 입김을 후, 하고 내뱉는 지호. 멀뚱히 그 모습을 보던 지훈이 옷을 벗어주려고 몸을 움직이는데 지호가 그런 지훈을 제지한다. 왜 그래? 지훈이 묻자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눈을 흘기는 지호. 그리곤 이내 안 춤다며 고개를 저어 보인다. 아까 춥다며…. 안 추워. 지훈의 물음에 무뚝뚝하게 답하고는 시선이 맞은 편 빈 벤치에 머문다. 그때 지훈의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에 작게 진동이 울렸고 문자를 확인하는 지훈을 지호는 벤치에 머물었던 시선을 돌려 입을 삐죽 내밀며 지훈을 가만히 쳐다본다. 문자에 정신 팔린 지훈에 지호는 홱 다시 벤치에 시선을 두다가 이내 몸을 일으켰고 갑자기 일어서는 지호에 지훈이 고개를 든다. 답답한 듯 목도리를 풀고는 총총 걸어가 맞은편 벤치에 혼자 털썩 앉는 지호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지훈은 당황스러웠다. 어디 가.
" 여기가 편해. "
" 갑자기 뭐야. 빨리 여기 앉아. "
" 싫어. 여기가 편해. "
" 벤치가 다 그게 그건데, 뭐가 편해. 내가 갈까? "
" 오지 마. 나 혼자 앉을 거야. "
쓸데없이 고집을 피우는 지호에 지훈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심통 난 듯한 표정으로 푼 목도리를 다시 서툴게 두르는 지호. 지훈이 서둘러 몸을 옮겨 목도리를 바로 매주려 하자 재빨리 몸을 일으키더니 다시 처음 앉았던 벤치로 뛰어가 털썩 앉는다. 민망하게 허공에 머문 손을 내리고는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다시 몸을 옮겨 지호 옆자리에 앉으려니 재빨리 몸을 누워 벤치 자리를 다 차지하는 지호. 허, 어이없는 듯 짧게 무의미한 소리를 내며 누워서 몸을 한 번 뒤척이는 지호의 손을 잡고 끌며 일어나라고 하니 싫다며 되지도 않는 고집을 피운다. 아, 정말 애도 아니고, 왜 이래.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좁히는 지훈. 이내 억지로 몸을 지호의 몸을 일으키자 신경질적으로 일어나 목도리를 지훈에게 내미는 지호. 이거 답답해. 존나 짜증 나. … 존나?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지훈이었다. 그냥 잘못 들었겠지, 라며 대충 넘어가려는데 지호의 쫙 째진 눈이 바닥으로 떨군다.
" …병신. 진짜 병신. "
"
발장난을 치던 태일이 이내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손을 움직여 입력해대는 박경에게 시선이 박혔다. 야, 오랜만에 보러 와줬는데 눈길 하나 안주네. 태일의 중얼거리다시피 내뱉는 말에 바삐 움직이던 손이 멈춰 몸을 돌리는 박경. 손에 들린 뜨뜻한 코코아를 홀짝홀짝 마시며 거추장스럽게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발로 휙휙 쳐댄다. 정리 좀 하고 살아. 태일이 짧게 타박하자 박경은 머리를 긁적이며 발로 계속 옷을 쳐대는 태일에게 움직이지 마. 발 냄새나, 라며 정색한다. 예상치 못하게 박경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은 태일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코코아를 마저 다 마시고는 탁, 소리 나게 컵잔을 내려놓는다. 박경이 몸을 일으켜 널브러진 옷을 다 정리하고는 문득 창가에 시선이 머물렀다. 비 오려나 봐. 박경의 말에 태일이 고개를 돌려 따라 창가를 바라본다. 오든 말든.
" 우리 쫑이. 요즘 꼬리를 안 흔들어. "
" 데리고 와. "
" 막 계속 낑낑대는데 잘 때 괴로워서 죽겠어. "
" 너 물에 잘 빠트리잖아. 또 빠트린 거 아니야? "
" 미친. 내가 빠트리는 것도 한 두 번이냐. "
" 쫑이도 거의 1년 가까이 됐지. "
박경의 말에 나불거리던 입을 삐죽대는 태일. … 최대한 빨리 맡기러 와. 박경의 말에 태일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태일을 한 번 쳐다보곤 잠시 고민하는 듯 태일에게서 쉽사리 눈을 못 떼는 박경에 태일이 왜, 라며 짧게 대꾸하자 박경은 정리한 옷을 아무렇게나 올려두고는 입을 연다.
" 표지훈도, 부탁하더라. "
" … 뭔지 알겠다. 우지호 만들어달라고? "
" 어. "
" 표지훈도 존나 또라이 같은 게 아직까지 못 잊어가지고. "
태일의 말에 박경은 핸드폰을 들었다. 아무 문자도 안 와있는 걸 확인하곤 다시 내려놓자 태일이 아무렇게나 벗어 둔 야상을 재빨리 입고는 가방을 메었다. 가게? 박경의 물음에 태일이 고개를 끄덕인다. 쫑이, 다음에 데리고 와. 박경의 말에 대답 않고 박경을 향해 인상을 찌푸리는 태일. 오해는 하지 마. 나 이제 표지훈 안 좋아해. 태일의 말에 박경을 짧게 실소를 터트렸다. 누가 뭐라냐. 눈을 흘기는 태일을 향해 박경이 손을 휘휘 저으며 빨리 나가라며 실실대니 씨… ! 발을 동동 뛰면서 오해하지 마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태일. 아, 안다니깐….
" 그런데 로봇 우지호, 상상이 안 간다. "
계속 병신, 병신거리며 중얼거리는 지호에 당황한 지훈이 응? 이라며 되묻자 떨군 고개를 빳빳하게 들어 병신이라며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내가 왜 병신이야…. 의문이 가득 찬 지훈의 뺨을 아프지 않게 탁, 치는 지호. 갑작스러운 지호의 행동에 쉽게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멀뚱히 일으킨다고 잡은 손을 살며시 놓고는 목도리를 얼떨결 하게 건네받으니 잠시 지훈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이내 자신의 목을 가리킨다. 해줘. 지호의 말에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가 이내 알아차리곤 건네받은 목도리를 지호의 목에 정성스레 둘러준다. 다 두르곤 꼼꼼히 정리까지 마친 지훈이 다 됐다며 한 번 발을 뒤로 내딛으니 지호가 그런 지훈의 손을 꽈악 잡는다.
" 추워. "
아깐 다시 안 춥다며. 계속 변덕스럽게 행동하는 지호의 태도에 인상을 구기는 지훈.
" 옷 벗어줄까? "
" 추워. 추워. "
" ……. "
안아 줘. 꽈악 잡은 손을 풀곤 팔을 살짝 벌리는 지호에 지훈이 크게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입김이 여리게 서렸다. 쉽사리 안지 못하고 가만히 바람에 마구 헝클어진 지호의 머리에 손을 뻗어 정리해주는 지훈에 지호의 얼굴이 묘하게 찡그려진다. 그리곤 먼저 지훈을 안아버리는 지호. 옷 벗으면 표지훈…, 이 춥잖아. 잔뜩 뭉개진 지호의 중얼거림과 함께 지호의 눈이 미세하게 감겼다가 떴다. 그런데 나 배가 너무 고파.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공기가 지훈의 몸에 훅 끼쳤다. 지훈의 뒤를 따라 들어와 현관문을 잠그는 지호. 그리고 이내 바로 소파로 총총 달려가 추욱 몸을 늘어트려 눕는다. 배고파. 배…. 지호의 칭얼거림에 지훈은 지호 몰래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충전 방법이 존나 좆 같다고…. 소파에 몸을 누워 가만히 자신을 보고 있는 지훈을 발견하곤 킁, 코를 한 번 들이킨다. 밥. 지호의 단순하고도 짧은 말에 지훈은 미칠 지경이다. 그 동시에 약간의 호기심이 감돌았다. 로봇도, 가능한가. 답답한 목도리를 느릿느릿 풀고는 아무렇게나 던진 지호가 답답한 듯 잔뜩 껴입은 옷도 하나하나 벗었다. 반팔차림이 된 지호가 그제야 좀 살 것 같은지 얕게 웃어 보인다. 점점 행동이 느려지는 지호의 모습이 지훈은 휴,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더는 지체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뒤로 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소파에 누워있는 지호에게 다가갔다. 「니가 직접 해주던가. 아님 그냥 하라고 시키던가.」박경의 무심한 듯한 말이 지훈의 머리에 스쳐갔다. … 그냥 시키면 되지 않을까?
" 니가 충전해. "
" … 충전? "
" ……. "
" 나 충전할 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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