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속보입니다. 오늘 5시 00광장에서 ...'
광장에서 한 소동이 일어났다.
광장에서의 인질극.
겁에 질린 한 남자의 인질극이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강하게 밀치며 지나갔는지.
내 귀에는 얼마나 많은 비명소리들이 들렸는지.
그 남자의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도 기억나고.
그 남자로부터 도망치는 사람들의 여러 표정도 기억난다.
나는 그저 총을 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도망치기 위해서 길을 확보하려는 거겠지, 나는 그리 생각했다.
그랬기에 사람들을 밀치며 쫓아갔고
사람들을 향해 비켜달라고 소리를 질렀으며
나도 총을 꺼냈으며
그 놈을 겨누었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했어!'
그와 정면으로 마주쳤을 때.
'더 가까이 오면 죽여버릴 거야! 다 물러나! 오지마!'
그제서야 볼 수 있었다.
'오면 쏠거야! 총 버려!'
겁에 질린 한 여자의 얼굴을.
'총 버려! 버리라고!'
머리에 겨누어져 있는 총을.
"살려주세요."
나를 향한 외침도 들을 수 있었다.
'알려드립니다. 부상자는 10명으로… 사상자는...'
딸깍-
밖에서 여러날을 밤새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씻고 싶지도 옷을 갈아입고 싶지도, 그동안 굶주린 배를 채우고 싶지도.
줄여서 말하자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방 안에 들어서면서 탄소의 몸은 기울어갔고 침대에 다다르기 전, 바로 앞에서 넘어져 버렸다.
시트 위에 머리를 파묻고 무릎은 스스로 꿇어졌다. 어쩌다 한쪽 팔만 침대에 오르고, 반대쪽은 바닥에 닿아 있는 꼴이라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o:p>〈/o:p>
동시에 헛웃음과 함께 남아있던 기운도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o:p>〈/o:p>
정말로 지쳤다.
문득 생각이 나 손을 움직여 보았다.
검지. 중지. 움직여졌다.
이번에는 주먹을 쥐어보았다. 된다.
탄소는 생각했다. 된다고.
이불을 잡아당겼다. 그와 함께 탄소는 뒤로 넘어갔고 손에 끌려온 이불은 탄소의 위로 덮여졌다.
다시 한번 쓰러졌다. 쿵.
이불을 덮은 채로 생각했다. 차라리 내 손가락이 이상했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텐데.
〈o:p>〈/o:p>
설마 했는데 우려했던 게 사실이었다. 최악이었다.
〈o:p>〈/o:p>
〈o:p>〈/o:p>
‘자책하지 마.’
〈o:p>〈/o:p>
탄소를 달래주던 호석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미안. 그게 안돼.
탄소는 이불을 더욱 잡아당겼다. 탄소는 최악이었다.
쿵.
쿵?
그는 생각했다. 어떤 새끼야.
도대체 누가 이 시간에 깨어있을까. 그는 짜증내 듯이 물음을 던졌다.
방음이 안된다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하루종일 다 된 밥에 재뿌리는 일에 예민해지고도 예민해진 그였다.
몇날 몇칠을 밤새며 일을 진행시켰거만 겁에 질린 어떤 새끼가 실수하는 바람에 다 쫑이 난 일.
그를 잠에서 깨운 소리가 실수라해도 그의 입가에 욕이 맴돌았고, 고의라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심정이었을 것이라.
내일 말 좀 해야겠다. 그는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러나 한번 깬 잠이 쉽게 오겠는가.
억지로 청해봐도 안오는 잠에 다시 짜증이 올라왔다.
그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꼭 내일 직접 말할 거라고.
"잠깼네."
두 남녀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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