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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kerBell



















Tinker, Bell.
버려진 물건들을 모아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팅커,
그리고 팅커벨의 진짜 이름인 벨.
나뭇잎을 예쁘게 칠하는 일도
바람을 다루는 일에서도 아닌
오직 저 분야에서만 빛을 발한다.
마치 원래 하나의 이름이었던 것처럼,
저 수식어가 붙어야만 제일 빛나는 이름이 되듯.
내가 말하는 팅커벨은
권순영 너였다.





[세븐틴/권순영] TinkerBell 10 | 인스티즈

가수, 권순영.
니가 원하던
니가 제일 예쁘게 날 수 있는 무대에서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누가 봐도 팅커벨이 하나의 이름이었던 것처럼
너도 누구에게나 가수 권순영으로 빛이 났으면 했다.
너도 팅커벨처럼 빛이 났으면 했다.
그런 너에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덮치지 않았으면 했는데.







-








[성이름, 오늘은 안 나오는 게 나을 것 같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선배에게서 온 문자에 의아했다.
부재중 전화도 11통이나 찍혀 있었다.
선배에게서만 온 게 아니라 여러 사람한테서.
이게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오늘 왜..]

뭐 잘못한 거 있었나..?
설마 이렇게 잘리는 건가 싶어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괜히 잘못이 있는 것 같아 초조함에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본 지 10분이 지나서야
느릿한 답장이 핸드폰 화면을 밝혔다.

[아직 인터넷 안 봤구나]

...설마.
심장이 쿵 떨어져 버린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왜 항상 안 좋은 예감은 이렇게도 딱 들어맞는지.











세븐틴 호시, OOO 라디오 작가인 일반인과 비밀 열애 중









떨리는 손으로 창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권순영의 이름.
이미 내가 일하는 방송국과 내가 라디오 작가인 것까지 모두 쓰여 있었고
내가 아프던 그 날 양손 가득히 챙겨 우리 집에 들르던 권순영의 모습과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던 그 길에서의 장난기 넘치는 권순영과 나까지
다 찍혀 있었다.
우리 둘만 아껴도 모자랄 시간들이
모든 사람이 알아버린 시간이 되어버렸다.

나 때문에 모든 게 꼬여버렸다.
내가 밝게 빛나던 너의 빛을 가두는 어둠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지 말자고 수천 번을 다짐했었는데.

머릿 속 모든 것이 지우개로 지워진 듯 멍해졌다.
아무한테라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냥 나 혼자 좋아했던 거니까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권순영은 그냥 친구로 나를 대한 것 뿐이라고.

무작정 전화를 걸어버렸다.





- ...여보세요.

- ...

- 일단 우리 사귀는 거 아니라고 빨리 얘기 좀 해봐.

- 일단 얘기 좀 하자.

- ....아니, 아니야.

- 아니면 5분만이라도.

- 지금 나랑 만나면 또 손해보는 건 무조건 니 쪽이잖아. 미안.

- 성이름..

- 이제 앞으로 만나자고 하거나 데려다 달라고 안 할게. 내가 미안해. 정말로.

- 야.

- 앞으로 아프면 내가 알아서 병원 갈게. 약 안 챙겨줘도 돼. 권순영 고마워, 고마웠어.





그냥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인터넷엔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와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걱정했던 것들까지도.

'아예 대놓고 둘이 있네. 알려지고 싶었나 봐. 연애하는 거.'
'비밀 연애..? 그냥 공개 연애 아닌가..'
'그래도 조심 좀 하지'

눈물이 난다.
지금까지 니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뭐라고 이런 일까지 나게 만들었는지.
이미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말까지 들었는데도 혼자 마음 정리 못 하고
이 지경까지 일을 키운 것 같아 너무 화가 났다.
나는 니 옆에 있어 봤자 도움 되는 게 없구나.




[전화 좀 받아줘.]
[그냥 대답 안 해도 돼. 듣기만 해도 되니까.]
[성이름 제발.]
 












-

















그 일이 있고 난 후, 이기적인 시간은 또 그렇게 혼자 흘러가기 바빴다.
바보같이 혼자 설레버리고 조금이라도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하는 터무니 없는 기대에서
계속 헤어나오지 못할까봐
그 날 이후로 바로 번호도 바꿔 버렸다.
내가 어디서 일하는지도 다 알려졌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방송국도 옮기게 됐다.
물론 권순영 입장에선 의지할 수 있던 오랜 친구 한 명을 잃은 게 되겠지만
이런 내가 이기적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미워하지만 않았으면 했다.
이렇게까지도 아니면 계속 내가 니 옆에 있고 싶어하니까.

어느 때보다 추웠던 겨울이 천천히, 그리고 어느 때보다도 아프게 지나가고 있었다.











-











열애 중이라는 기사가 뜬 후, 며칠 뒤 연인 사이가 아닌
오랜 친구 사이라는 정정 기사가 공식적으로 떴다.
왠지 모르게 권순영에게 두 번이나 까여버린듯한 기분에
그 예전 기억이 또 다시 되살아나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났다고 조금 무뎌진 걸까.
시간이 지나자 날카로웠던 반응들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다행이다.




[세븐틴/권순영] TinkerBell 10 | 인스티즈

여전히 너는 가수 권순영으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 이미 친구로만 널 보기엔 너무 늦어버린 내가 니 옆에 있으면 안돼.
앞으로도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조용히 응원할게.
우리 여전한 거 잘하잖아.
너도, 나도.









-










[세븐틴/권순영] TinkerBell 10 | 인스티즈

끝이 안 보일 것 같았던
너와 내가 주인공이었던
그동안의 길고 긴 이야기의 끝을 드디어 쓴다.
난 니가 말했던
영원히 시간이 가지 않는 네버랜드 속에서 한 사람만 바라보는 팅커벨이 될게.
넌 내가 말한
벨보다는 팅커벨이 잘 어울리는,
권순영보다는 가수 권순영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항상 그대로 밝게 빛나줬으면 좋겠다.






-







그렇게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따로,
또 혼자.


























더보기

오랜만에 왔죠 하핳ㅎ.. 음.. 짧다면 짧고...ㅎㅎ

일단 지금까지 여러분들ㅎㅎ 그니까 여자 주인공이 생각했던 팅커벨의 의미가 오늘 밝혀졌네요..!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여 설명하자면

일단 팅커벨이라는 영화가 실제로 있습니다..! 피터팬말고 팅커벨이요!

팅커벨같은 요정들이 모여 사는 세계에 대한 이야긴데 팅커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인간으로 따진다면 직업이죠 하하 

팅커말고도 여러 일이 있어요 

근데 이게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선택이 돼요 그 아이가 제일 잘하는 분야로. 

그걸 순영이한테 적용을 하고 싶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가수가 제일 잘 어울리는 순영이니까~

네 그렇습니다ㅋㅋㅋㅋㅋ어떻게 끝마쳐야 할 지...

몇 분이 읽어주시는 지는 몰라도 항상 기다려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댓글을 안 달아주셔도 한 줄이라도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글 예쁘다고 칭찬해주셨던 분들도 모두모두..

사실 별 거 아닌 칭찬이어도 저한테는 엄청난 힘이거든요!!! 감사했어요ㅠㅠ


아 그리고


뒷이야기가 있다면 있을까요..?(의미심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저는 왜 이 글을 이제서야 본걸까요...ㅠㅠㅠㅠ 너무 슬퍼여 자까님 으에에에ㅠㅠㅠㅠㅠㅠ 따로라니....(읍읍) 잘읽고갑니다! 정주행하러 가야겠쏘요 호호
9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29.123
에스제로입니다 ! 윽 넘이뻐요 ㅠㅠㅠ 팅커벨의미도 알고 ... 윽그ㅡㄱ..이대로 끝내주진말아쥬세요 ㅠㅠㅜㅠㅠㅠㅠㅠ이쁜사랑봐야쥬 ㅠ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8.225
헐 작가님 슈크림이에요 ㅠㅠㅠㅠㅠㅜ 해피엔딩일 줄 ㅏㄹ았는데 이렇게 끝나다니ㅠㅠㅠㅠㅠ 역시 동화랑 현실은 별개인가요 8ㅅ8.... 뒷이야기로 꼭 와주셨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ㅠ 제가또 비회원으로 언젠가는 보겠죠...? ㅋㅋㅋㅋㅋㅋㅋ저 진짜 의지박약인가봐요 .... 예쁜 글 써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작가님 :)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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